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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애 생일이 두만강으로 이어지다
생일을 앞둔 아들애의 최대소원은 연길역에서 렬차타고 차굴 다섯 지나 도문으로 가보는것이다. 그러던 아들애는 매일이다 싶이 생일이 온다며 그리도 기다리더니 생일을 하루 앞둔 8월 22일 오전에는 집안 여기저기를 오락가락하며 나의 눈치만 살핀다. 나를 쳐다보는 아들애의 두눈에는 절절한 기대가 어려있다.
“그래, 래일은 경원의 생일이고 아버지 대학동창들이 모이니까 오늘 도문으로 떠나보자!”
나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아들애는 두눈에 기쁨의 눈물이 고이더니 펄펄 뛰며 내심의 흥분을 드러낸다. 아들애의 눈빛이 절절한데 절절한 그 눈빛을 뿌리칠수야 없지, 나는 쓰던 글을 멈추고 배낭을 짊어지고 아들애와 함께 도문행 렬차에 올랐다.
연길~도문행 북경발 렬차는 연길역에서 오후 1시 25분 발차라지만 반시간나마 연착된데서 연길 출발은 오후 2시를 넘어선다. 렬차가 계동, 마반산 역을 지나고 산과 산사이 좁은 구내를 달리니 련속 두개의 차굴이 나진다. 아들애는 좋아서 온 얼굴이 함박꽃으로 되더니 위자구역이요, 곡수역이요, 도문역을 련달아 불러댄다. 이번 여름방학 남방과 북방을 일주하며 상해요, 항주요, 청도요~ 외우며 새기던 아들애에게 있어서는 고향 연변의 하나하나의 소역들이 류달리 정다운 모양이다.
렬차가 도문역에 이르니 언녕부터 지뿌둥하던 하늘은 잔잔한 비발을 내리 드리운다. 바람까지 가세해 을씨년스러운 날씨다. 잠깐 주저하던 나는 아들애의 손을 잡고 택시에 올라 도문아래 두만강가 신기동 구간으로 달리였다. 도문행에 오르매 나로말해 헛 다녀갈수 있을까, 스케줄에 없던 수석탐석에 나서 볼 판이다.
신기동 마을뒤 북쪽 두만강가에 이르니 강바람이 강하게 정면으로 덮쳐든다. 소스란 비로 내든 우산은 두만강바람을 이겨낼수가 없다. 우산을 거두니 흩날리는 비에 온몸이 오스스하지만 그것도 한참 뿐, 희넓은 두만강가 돌밭에 이르자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아들애를 찬바람이 으르렁대지 못하는 아늑한 나무그늘 아래서 쉬게 하고 본격적인 탐석에 나서보았다.
이곳 신기동 마을앞과 북쪽 두만강가는 돌밭이 많고 석질이 좋아 연변의 수석인들이 즐겨찾는 탐석지로 이름이 높다. 그만큼 수석이 고갈되여 가는데 바로 가까이에 크나큰 모래장까지 이루어지고 차량들이 많이 드나들어 탐석지는 앞뒤로 뜯기우는 살풍경이다.
(연변의 탐석지는 갈수록 줄어만드는구나!)
후유~ 나는 연변의 탐석지 현실을 개탄하면서 하나 또 하나의 자갈돌들에 눈을 박아갔다. 그사이 립석모양의 소품 하나를 주어들었다. 괜찮다는 수석한점 주어들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만함도 성과라고 보아야 했다.
비바람이 몰키며 제법 비가 쏟아질 판국이다. 시간도 늦은 오후 언덕을 넘어서는데서 귀로에 올라야 했다. 그래도 아들애덕분에 어찌구러 도문행에 오르고 두어시간 두만강 탐석에 나서보니 기분이 한량없이 좋기만 하다. 아들애 생일이 두만강가 탐석으로 이어진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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