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청첩이나 전화초대도 없는 친구의 손녀 첫돌생일잔치에 참석하였다. 아이들의 첫돌생일에 종종 초대되여 몇번은 다녀왔는데 번마다 철부지를 놓고 어른들이 “극”을 노는구나는 인상이였다. 그런데 금번에 다녀온 “리예진 첫돐생일파티”는 명절의 분위기가 가득한 동네잔치였다. 주인측의 옷 단장은 물론 례식장 꾸밈, 방영하는 비디오, 하객을 맞는 언어례절 및 그에따른 하객들의 정서와 행사내용 등 모두가 화애, 열정, 다감, 창도의 문화파티였다.
잔치는 예진네 온 가족의”가족집체인사”를 이어 손녀의 생일선물로 예진의 친할머니(박미옥)가 작사하고 친할아버지(리종환)가 작곡한 노래—“우리아기 고운 예진” 가족합창으로 막을 열었다. 첫돌생일잔치에 두루 다녀보면 전업(?)사회자를 청하여 사회를 담당하게 하는데 이네들은 친할아버지가 사회를 맡고 “오늘은 우리 가문의 가장 즐거운 명절”이라며 이날 배경을 소개했다.
이들은 가족이나 친척들이 내는 축의금도 “예진이 교육기금”이라 칭하고 “우리는 이 교육기금을 엄격히 관리하여 후대인재양성을 위해 값지게 사용할것입니다”고 담보했다. 그에 따라 하객들도 그 제날의 “부조돈”을 우리 민족의 후대양성을 위한 교육기금이라 칭하며 보람을 느끼는듯 환한 얼굴을 피웠다. 오죽하면 여느 잔치집들의 춤판은 거의 친척들로 나서는데 금번의 춤판은 하객들로 자리를 메웠겠는가.
뜻밖으로 꼬마생일주마저 그렇게도 배합을 잘했다. 하객석에서 볼라니 생일주가 제일 먼저 쥐는것이 확실히 연필이였다(흔히는 어른의 조작에 따라 제일 먼저 무엇을 쥐게 하고는 그에 따라 어른들이 무엇을 잘하겠다는 예언설화를 하는데). 그리고 때때로 하객들에게 고사리 같은 두 손을 쳐들고 박수를 치며 웃는 통에 례식장은 때때로 폭소 로 차 넘쳤다. 그야말로 잘 째인 축하연이다.
붉은꽃에 푸른잎이 피였다고 할가. 마침 생일상에 올린 어느 하객의 붉은 봉투에는 “오늘은 귀가문의 가장 즐거운 명절입니다. 축하합니다!”는 글문이 씌여있어 명절의 기분을 한결 돋보였다. 이 시각《길림신문》에 실린 강효삼(흑룡강성 상지)의 글 “손자 출생 피로연이 주는 계시”가 떠 올랐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돈에만 집착하고 민족의 생존의 디딤돌인 후대 출생 에 관심이 없다.”
“뒤를 이어 갈 민족의 후대가 없는데 아무리 많은 재부를 창조해 놓는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이제부터 우리 민족은 아이생일을 축하하는 날을 가장 즐거운 민족명절로 정하고 큰 잔치를 벌려 온 동네가 축하하는 새로운 풍속을 만들어 우리 민 족 의 후대들이 더 많이 태여 나도록 공동히 노력하자”
오늘 필자는 강효삼의 제의가 만당함을 느끼며 우리들의 “가장 즐거운 명절”이 많기를 기대한다.
(《길림신문》20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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