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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诗集 游在景致中的风儿
련꽃21-30
2013년 06월 15일 11시 47분
조회:1234
추천:0
작성자: 허동식
련꽃21
오래 머무를 겨울은 아니지만
해빛은 조금 주눅이 들어있고
잠자리 그림자 사라진 호수가 누우런 풀밭은
어딘가 행색이 람루하다
불룩하던 가슴이 퍼그나 꺼져내린 호수가에서
남으로 북으로 오르내리던 기러기들이
좋은 울음소리와 시맛 나는 행적을
어디에 남겼을가는 생각을 해종일 더듬고 있노라면
멀리 사는 누이가 그립다
련꽃22
너를 좋아하면서도
너의 이름을 깜빡 까먹는 시간을 만난다 먼
옛날 어느 어르신은
아름다워서 꽃이 아니라
피어서 꽃이라고
누구의 이름을 지은적이 있으리라
아침이면 해빛이 줄지어 내리고
자정에는 별빛이 스치는 들창가에 서서
빈 몸을 지키는 련습을 하고싶다는
작은 리유 하나로서
너를 좋아하면서도
너의 이름을 깜빡 까먹는 나를
대견하게 생각해본다
련꽃23
노을이 너처럼 불타는 연유는 무엇일가
좋은 답을 찾아내지 못하지만
작은 이야기라도 만나야 한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서쪽 하늘가 안개속에
륜곽이 유치한 산발들을
손잡고 유치원에 가는 조무래기들로
쳐다본다
련꽃24
신장은 꽤나 우거졌지만
봉우리가 야윈 놈이 있고
잎은 여리지만
피움이 건방지도록 희한한 놈도 있다
그들은 하늘을 흐르는 흰구름 아래
철부지가 락서한 그림과 같은
기법을 아주 버린 조화들을 만들어낸다
기법을 아주 버린 조화들을
투정없이 바라볼수 있음이
나로서는 시간을 잊는 시간이 아닐가
련꽃25
가을이면
하늘이 훨훨 비상하고
너는 늘씬한 과정을 남기고
멀리로 려행을 떠난다
가을이면
그리움의 열매는 영글어서
봄을 다짐하는데
여름을 키우던 개구리 나비 잠자리는
고운 작별을 한다
가을이면
해놓은 일은 없지만
신들메 조이고 어데론가 멀리멀리 가고싶다
간다는게 영원한 기억이 아닐가
가을이면
엉뚱한 즐거움을 한다
련꽃26
출렁이는 바람속
조용한 몸가짐이
네가 전시하는 그림이다
홀로 고요를 지킴이
어딘가 외로울지도 모르지만
조용한 내용을 탱탱한 풍경으로 만듬은
네가 먼 옛날로부터 오늘까지 걸어온
순례의 성적(聖跡)이다
련꽃 27
창대비가 내린지 며칠이 될가
너의 발부리에서 꼬랭이를 흔들거리는 미꾸라지가
마침 보인다
너를 사귄지 며칠이 될가
하늘 아래서 가슴을 펼치고 심호흡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보인다
어이 친구들아
이런 날에는 코맹맹이 노래라도
힘차게 불러보자
련꽃28
물에만 씌여지는 시 한수일가
아름다운 정원에만 전시되는 그림일가
고적하다 하더라도
사랑이 마차를 절렁절렁 몰고
하늘길을 달리는 날이면
나는
언제 어디에서나 너를 만난다
오늘밤도 베란다에 홀로 서서
너의 이름을 불러주자
밤빛에 젖어든 빼곡한 빌딩사이로
파아란 풍경들이
번뜩번뜩 지나간다
련꽃29
초원에 가면
설산아래 바위틈을 살면서
눈빛을 힘껏 머금은 설련(雪蓮)들이
말타고 장사하는 개구쟁이들의 용돈으로도 되고 있음을
만나기도 한다
표고가 낮은 지역에 태어나면
약은 아니라고
석련(石蓮)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주고
가짜약이라는 평판을 하지만
먼 옛날부터 높은 산정에
우리가 좋아하는 야야기를 번식한다는 고마움 때문에
석련 한송이를 살수도 있었다
련꽃30
이른봄 석굴속은 차지만
발아래는 따끈하다
바닥에 누운 서하시대 벽돌들에
새겨진 련꽃들이 무럭무럭 타고 있어
온몸이 화끈하다
언젠가는 어느 똘맹이 스님이
련꽃벽돌우에 선정하여
우러러르는 작업을 하시다가
아빠 엄마를 그리워하시였겠지 하는 생각끝에
석굴을 나서면
오아시스 하늘에는
엄마구름이 새끼구름들을 거느리고
뭉게뭉게 련꽃을 피우고 있었다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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