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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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강진(14)
2014년 07월 23일 10시 09분  조회:1301  추천:1  작성자: 허동식
14 
  몽강진에서의 회사의 일은 첫단계 마무리를 지었다.“동방”은 “환우”가 작성제공한 《몽강류역 고추개구리경제산업발전기획서 기본요점》의 기획원칙과 기본줄거리에 동의하였고 그 실행세부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충설명을 해줄것을 요구하였다.몽강진정부는 회사와 “동방”의 합작이 진전되는 정황에 따라 회사와《몽강진 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발전기획서작성 협의서》를 정식체결할것이라고 하였다.
   재복은 래일이면 연길로 돌아가야 하였다.회사로 돌아가서 “동방”과 몽강진의 “형상 및 이미지 디자인” 설계와 작성을 착수해야 하였다.연희 곁으로 돌아가는것은 말할것도 없이 기쁜 일이였다.그러나 활기가 감돌기 시작하는 고향을 떠나간다는것은 재복은 어딘가 유감스러웠다.
   김사장은 “환우”의 몽강진주재 림시사무실을 없애버린다고 하였다.림시사무실에서 사용되던 컴퓨터 등 사무용품들은 다시 연길로 실려가야 하였다.재복은 오전내로 림시사무실 정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그는 오후에는 화구들을 챙기기 시작하였다.접이식 삼각대에서 그림틀을 벗겨내리고 초벌유화도 시작못하여 선화소묘만 그려진 캔버스를 둘둘 감았다.유채 물감,유화붓,그림칼 등을 화구상자에 집어넣자 핸드폰이 울렸다. 생각밖에 최진장 전화였다.
  재복은 몽강진정부에 일보러 갔다가 최진장과 마주친적이 몇번 있었다.최진장은 그때마다 웃으면서 머리를 끄덕거려주었다.그러나 “환우”와 몽강 진정부가 상담하고 있는 일에 관해서는 말 한마디 없었다.재복은 자기가 회사와 몽강진정부를 소통시키는 련락원을 담당하고 있음은 최진장에게는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다행이《몽강진 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발전기획서작성 협의서》와 관련된 구체적 사무는 부진장이 전담하고 있었다.부진장은 재복과 최진장 관계를 아주 모르는것 같았다.그때문에 재복은 편하였다.
   최진장은 연희한테서 얻어듣고서 재복이가 래일 연길로 돌아가야 하고 할아버지가 오른손으로 식사를 들수 있게 된것까지를 알고 있었다.그는 재복이더러 저녁에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시고 몽강진 최고급 식당인 “금수강산”으로 나오라고 하였다.최진장은 사돈어른신께 병문안도 못하였는데 한턱을 쓰겠다면서 사양하는 말들을 떠듬거리는 재복에게 약속시간만 말해주고는 전화를 아주 놓아버렸다.
   아버지는 재복의 전화를 받고 고추개구리 양식장으로부터 일찍 돌아왔다.
   “최진장 그 량반이 인사를 챙겨준다는데 이럴 변이라구야! 고추개구리가 꽁-꽁 얼어든 땅속에서 뒤똘(윷놀이에서 퇴진하는 급수)걸음을 곤두박질하듯이,아니아니 그림에 그려넣은 몽강이 거꾸로 흐르듯이 오는 인사가 아닌가! 나는 사돈보기(약혼식)도 못해주었는데 난처해서 어떻게 할가?”
   아버지는 이불장아래 궤속을 뒤집었다.깔끔한 옷가지를 찾는다고 하였다.그는 나중에는 재복이가 몇번 입고 내버린 티셔츠를 차려입었다.조금 헐렁하였지만 색상이 회색이였으므로 그의 까맣게 타버린 넓은 얼굴과 괜찮게 어울리는듯 하였다.할아버지는 몽강진에 돌아오자마자 이불장 아래 궤속에 넣어두었던 흰 운동화를 또 끄집어내였다.그는 큰사돈앞에서 줄방귀를 참아내지 못할가봐 근심이 태산이였다.
   “떨러덩-떨러덩을 뚝 따버리기만 하면 달린놈을 뻔뻔돌루두 만들수 있다는 이 세월에 과학기술이 고추개구리산보다도 높아진건 사실이겠지! 그런데 어째서 줄방귀를 진짜로 치료해주는 령단묘약은 없을가?!”
   재복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시고 “금수강산”을 찾아갔다.그런데 호화롭게 내장된 개실에 들어서자 아버지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최진장을 와락 끌어안았다.
  “이크,쿨룩쿨룩… 최작곡작사가가 어떻게? 이렇게도 몸이 났어?”
   최진장은 아버지의 잔등을 텅텅 때려주었다.
   “아니 이럴수가 있나? 이럴수가 있나? 당신이 재복의 부친이라니? 항일영웅 박철을 연기하던 연극단 배우를 떼여닮았다고 고아대기도 하던 당신이! 숙소 온돌우에서도 몽강진 쌍다리까지를 들썽들썽 날려서 보여주던 당신이! “
   아버지와 최진장은 원래는 “연극배우학습반”에 참가하였다가 이미 결혼한 일 때문에 연극배우 시험장에도 입장못하였던 단짝패였다! 어느새 거의 30 년이란 시간이 흘러가버렸다.그러나 단짝패들은 그적에 밤낮으로 얼굴을 맞대고 친하였으므로 서로 잊지 않고 있었다.최진장은 지금까지도 귀에 못으로 밖혀있다는 “사람이란 잘 생길라면 항일영웅 박철역을 하는 연극단 배우처럼 죽게-죽게 잘 생기고 못생길라면 고추개구리처럼 죽게-죽게 못생겨야 한다.”는 “정홍일명언”까지를 한글자 빠짐없이 줄줄 외워보였다.
   아버지는 먼길을 떠나본적이라곤 없었다.가보았다는 제일 먼곳이래야 고작 연길이다.그래서 그는 엎드리면 코앞이라는 안쪽(연변에서 연변바깥 지역을 이르는 말)에도 발길을 밟아본적이 없는 자기를 달래보느라고 그랬는지 “세상은 해빛이 수천만억년 뛰여다니게 넓다고 하지만도 작아질 때에는 땡글-땡글 호박새끼보다도 작디작은 참새 알보다도 올챙이 고추개구리 손바닥보다도 작디작은 법이다.”라는 “정홍일명언”을 떠들기도 좋아하여 왔었다.최진장을 풀어준 아버지는 쇡쇡거리는 목소리로 또 세상크기에 관한 “정홍일명언”을 시작하다가 아들이 허리를 슬쩍 질러주었으므로 “세상은 해빛이 수천수억만년”만 내뱉고 말았다.
   “최진장,아니 큰사돈,아니아니 최골초! 나는 당신한테서 배운 담배 몇대로 시작한게 지금은 이 몽강진에서도 유명한 골초로 되여버렸으니!”
  할아버지는 아들과 최진장이 거의 30년전부터 알고지냈다는것을 알자 기뻐서 입을 다물지도 못하였다.
   “허허,기차기도 하지.이 세상이 작기도 하다.‘작디작은 지구에서 파리 몇마리가 벽에 부딛쳐서 앵앵거린다(小小寰球,有几个苍蝇碰壁。嗡嗡叫).’고 하더니!”
   최진장은 사돈될 분들과 맥주나 몇잔 나눌 생각이였는데 이제는 사돈이고 뭐고 단짝패끼리 고급배갈을 힘껏 마셔보자고 건의하였다.
  재복은 아버지와 최진장이 단짝패로 지냈다는것을 알자 그때까지도 아주 멍청해져 있었다.인간세상은 클때는 크고 작을때는 작아서 인연이란 생각밖의 일일수도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아버지와 최진장은 오래전의 단짝패라니? 생각밖의 일이다.너무나도 생각밖의 생각밖이다! 연희가 이 생각밖의 생각밖을 알면 무어라고 말할가?… 여러가지 료리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재복은 그제야 정신을 챙기고 최진장과 아버지 술잔에 고급배갈을 부어올렸다.
 “재복이 할아버지,맥주 한컵만 받으시지요!”
 “그럴가? 술 한방울 못넘기는 ‘남자색시’이지만 큰사돈 맥주는 받아드려야지…,어–카-어-카-,세상에 이처럼 맛좋은 술맛이 어디에 있을가!”
 할아버지는 맥주 한모금을 마시는척 하고서 손자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손자 그림을 잘 그리지,내가 화장실 보는것까지 시중들어줄 정도로 효도를 잘하지…”
 아버지와 권커니 받거니 하던 최진장은 재복을 건너보고서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허허허,우리 딸 연희에게 효도까지를 잘 아는 미술가총각이 차려지고…”
  고급배갈이 두병째로 들어오자 재복은 개실 바깥으로 나와서 연희에게 전화를 해주었다.그에게 아버지와 최진장이 거의 30년전에 이미 “연극배우 학습반”의 단짝패였다는 일을 알려주었다.개실에 돌아오자 최진장은 생각밖의 일을 하나 꺼내놓고 있었다.
  “재복이 할아버지,그 몽강진공안분국에 다니시구 정부신방국 사무실에도 마실다니시는 일말입니다! 그건 영향이 나쁘다고 우에서부터 저한테도 전화가 내려왔는데.제가 생각해보아도 우리 몽강진형상과 이미지에도 다소는 영향이 끼쳐지고 또 하늘에 막대기를 대보는 일이니 그만두셨으면 좋겠는데!”
   “엉? 그것이 큰사돈 얼굴에 먹칠을 만들수도 있는 일이라면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어느 잡귀신에게 홀리운 일은 이제부턴 집어치워야 하지!”
   최진장은 재복을 곁에 불렀다.
   “새회사가 어때? 자네 마음에 들어?”
   “예…”
    “마음들면 됐어! 근데…”
   최진장은 말끝을 약간 흐리웠다.
   “허허,내가 왜 이럴가? 벌써 취했나? 이런 일이야 다음번에 천천히 이야기해도 될건데.”
   몽강진정부 기사는 승용차로 그들을 집까지 실어다주었다.
  아버지는 곤드레만드레 취하였으므로 온돌우에 눕자마자 깊게 잠들었다.정주간 재복의 곁에 누운 할아버지 숨결은 어느때보다도 고르로웠다.재복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잠들수가 없었다.
   최진장은 무슨 말을 내놓으려다가 끝을 흐리우면서 그만두었을가? 아주 요긴한 일이라면 전화를 해서라도 나에게 말해줄건데… 아버지와 최진장은 거의 30년전 “연극배우학습반”에서 알고 지내면서 임신한 연희 엄마 배속에 들어있는것이 계집애이기만 하면 서로 사돈을 맺을 우스개 약속까지 해보았다는데 흐흐,나하고 연희는 진짜로…
   열려진 창문으로 밝은 달빛과 끼꿀끼꿀 고추개구리 울음소리가 실내로 밀려들었다.오늘밤 하늘에는 할머니가 계란을 모아두던 항아리보다도 큰 보름달이 걸려있었다.달빛 좋은 이 밤에 달빛속에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명창이 녹아들면 어떤 이미지적인 효과를 보여줄가? 아늑한 색조와 대자연의 원초적인 목소리가 짙게 어울려지면 한폭의 특이한 그림을 보여주지 않을가? 재복은 몽강 강뚝우에 앉아서 달빛속 고추개구리 울음 소리를 흔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복은 잠자리를 기여일어났다.자전거를 타고 몽강 강뚝쪽으로 내달렸다.익숙된 길이였고 달빛이 크게 밝았으므로 자전거는 빨랐다.재복은 눈깜짝할 사이에 몽강 강뚝길에 올라섰다.개똥벌레들이 반짝거리는 강뚝 아래서 개굴개굴 울어대던 개구리들과 끼꿀끼꿀 울어대던 고추개구리들은 인기척에 놀라 모두가 울음소리를 멈추어버렸다.그러나 달빛속에 길게 늘어지는 자전거와 사람의 그림자가 지나가버리자 뒤로부터 또다시 개굴개굴과 끼꿀끼꿀을 전해주었다.멀리 앞에서는 마치도 사람을 부르기라도 하듯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이 무르익고 있었다.
   재복은 고추개구리 양식장들이 집중된 근처에 이르자 자전거를 내렸다.강뚝우에 퍼더리고 앉았다.그는 기척소리를 내지않으려고 숨소리마저도 가늘게 만들었다.사람이 도착하자 식어지는듯 하던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은 조금 뒤에 또다시 터져올랐다.그런데 그것은 몽강진에까지 전해지던것과는 많이 구별되였다.
  몽강진에서 들어온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은 누가 쥐휘봉을 내휘두르며 이끌어주듯이 질서정연하였고 하나의 흐트럼이 없었다.하지만 금방 근처에서 사납게만 울려터지는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은 이쪽이 낮으면 저쪽이 높고 저쪽이 조급하면 이쪽은 느릿하였다.때문에 오리오리 찢어진듯한 음색들의 집합은 무질서적이였고 그 합성음속에 내재된 절주와 률동의 맥락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멀리에서는 운치가 좋았었는데 가까이에서는 잡음처럼 느껴지다니? 이런것을 두고 음의 거리적인 심미효능라고 말하는건가? 음악만 아니다.그림에서도 거리감은 심미효능을 만들어내는 요소의 하나이다… 그런데 오늘밤은 색조만은 너무나도 아늑하다.은빛 달빛아래에 누워있는 몽강벌은 아름다운 녀인이 풀어진 흰 비단필을 뒤집어쓴듯한 정경을 내보이고 있다.만일 이 숭엄하고도 순결한 색조와 몽강진에서 들어오던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의 고르로운 절주와 력동적인 률동의 기복을 융화시킨다면 어떤 그림으로 될수가 있을가?
  가없는 초원에 양떼들이 한가히 풀을 뜯고 푸른 하늘에는 흰구름이 둥둥 떠다니고? 바람없는 겨울의 사막에서 높낮은 사구들이 늘씬한 곡선들을 교차시키면서 신비감만 차넘치는 아늑함을 전시하고? 아니면 백설에 뒤덮힌 관목숲이 이루어주는 깨끗한 동면의 세계? 그런데 그러한 고요한 풍경화들로 상상해보려면 밝은 달빛을 그림바탕으로 해야 할가? 아니면 고추개구리 울음소리 대합창음속에 깃든 정서적인것을 그림바탕으로 해야 할가?
   재복은 고요한 이미지를 대표할수 있을듯한 여러가지 풍경들을 상상해보다가 눈길을 쳐들었다.고추개구리산이 바라보였다.밝은 달빛속에 잠겨버린 고추개구리산은 우중충한 모습을 희미하게 드러내고 있었다.산등성이 기복들과 기복선 교차점들이 몽롱하였으므로 그것은 계절을 불문한 한폭의 동양풍경화로 생각되였다.
   고추개구리산 산정의 고추개구리 바위돌은 이 밤에도 하늘을 풀쩍 뛰여오르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을것이다.그런데 몽강발원천은 흰 달빛아래 가둑나무 숲속에서 무슨 꿈을 퐁퐁 솟구치고 있을가?
  고추개구리 바위돌과 몽강발원천에 생각이 미치자 재복의 눈앞에는 연희 얼굴이 떠올랐다.연희의 흰 얼굴이 떠오르자 그날 고추개구리 바위돌우에서 있었던 장면들도 하나하나 생각났다.재복은 갑자기 자기와 연희가 메아리장난을 해대다가 뻐둥-뻐둥까지를 하였던것도 아름다운 그림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재복은 할아버지 곁에 누었다.그는 꿈속에서 몽강의 고추개구리들 을 만났다.
 
  몽강벌에 황혼이 찾아들고 있었다.고추개구리산에는 저녁노을 몇자락이 붉게 걸려 있었다.
  부드러운 황혼빛에 휩싸인 몽강 언덕우에는 고추개구리들이 우글거렸다.그들은 괴이한 “고추개구리 성형수술게임”을 놀아대고 있었다! 놈들은 두마리씩 단짝패을 무어서 서로간에 등에 난 사마귀 혹들을 물어뜯고 있었다.그들의 너덜너덜 입에는 검붉은 피가 질벅하였다! 
  고추개구리들은 단짝패 몸뚱이에서 물어뜯어낸 사마귀 혹들을 삼켜먹지는 않았다. 놈들은 그것들을 강언덕우에 톨랑톨랑 뱉어내였다.너덜너덜입에서 내뱉어진 사마귀 혹들은 장물열콩알만큼한것이 많았다.그것들은 땡굴땡굴 나뒹굴며 유리알처럼 반짝거렸다.
   등에 난 사마귀 혹들을 죄다 물어뜯긴 고추개구리들은 퉁방울눈을 띠룩거렸다.모두가 사마귀 혹들을 떼여버린 자기의 등을 들여다보고 싶은지 뺑뺑 맴돌았다.그러다가 몽강으로 풍덩풍덩 뛰여들었다.
    몽강에는 “고추개구리 성형수술게임”을 마친 고추개구리들이 뽑아대는 끼꿀끼꿀 목청들이 울려퍼졌다.그 대합창음은 벌둥지를 터쳐놓는듯한 우-우-웅 우-우-웅 절정기 기세까지를 들려주었다.
   고추개구리들의 등에 난 상처를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를 감내하여 몽강은 빨간 그림물감을 풀어놓은듯이 시뻘겋게 흘러갔다…
 
  재복은 아침에 할아버지에게 어제밤 고추개구리 재수꿈을 이야기해주었다.
   “뭐라구? 꿈에 피를 본것은 께그름하구나,하지만 꿈은 정반대꿈도 많으니 꿈에 피를 본것은 길상스러운 일일수도 있겠지!”
  아들의 고추개구리재수꿈 이야기를 엿들은 아버지가 한마디 하였다.
  “응?! 재복아,근심말어,내 아들의 재수꿈은 틀림없이 좋은 꿈일거야!”
  아버지는 전에 재복의 고추개구리 재수꿈들이란 “돼지잠에 고추개구리꿈”이라고 롱담을 말하기를 좋아했었다.하지만 그는 오늘 재복이가 연길로 돌아간다니 아들에게 좋은 축복만 해주고 싶었던것이였다.
   재복은 아버지가 독한 고급배갈을 너무 많이 마시고 기침질이 심해질것이 근심되였었다.그런데 아버지는 최진장과 함께 독한 고급배갈 두병을 마시더니 아침부터는 기침 한번 짖지 않았다! 잠긴 목소리도 아주 나아진듯 하였다.
  전에 몽강진 깜둥이 삽쌀개 광부들은 독은 독으로 치고 만병은 술로 다스린다면서 된감기를 만나면 독한 술을 폭음하는 방법으로 된감기를 떼여버렸다고 하던데 술이란 진짜로 괴물약이 아닌가?
   아버지는 삼륜오토바이로 아들과 화구상자를 몽강진초대소까지 실어다 주었다.그는 림시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사무용품들을 작은 트럭에 싣는 일을 끝까지 거들어주었다.그리고는 작은 트럭 운전석 옆좌석에 앉아 몽강진을 떠나는 아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그런데 아버지 손에는 어디에서 생겨난것인지 검은색 삼성애니콜 U608 하나가 들려져 있었다.
   삼성애니콜 U608은 재복이도 연희도 탐내는 핸드폰으로서 하나에 몇천원이다.전에는 한국로무에서 귀국하는 사람들이나 들고다니는것이였고 연길에서 판매된지는 한달밖에 안된다.연희는 돈만 생겨나면 삼성애니콜 U608을 두개 사서 커플용으로 쓰자고 몇번 말했었다.고추개구리사료 구입금도 부족할건데 아버지의 삼성애니콜U608은 도대체 어데서 생겨난것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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