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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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장편소설 몽강진

몽강진(23)
2014년 08월 07일 11시 12분  조회:1404  추천:1  작성자: 허동식
 23   
   어제밤 김선옥이가 위험에서 구해준 일이 없었더라면 그의 침대에 올라 뻐둥-뻐둥을 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것이다.둘이서 독한 고급양주 한병을 다 마셔버리고 맥주 여러병까지를 마시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았을것이다.또는 그가 나의 “사자머리”로 되여가는 더벅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지 않았더라면….그러나 그러나 무슨 일이든 할아버지 말처럼 “고추개구리산보다도 높고 큰 리유를 들이댄다 하더라도 결국은 자기가 설친 일”임은 틀림없다.
   창문이 나있는 벽체 전부를 막아주는 붉은 카텐 너머로 늦가을 해가 높게 붙타고 있음이 느껴졌다.전신에 땀이 질벅하게 흐를 정도로 침침하게 더웠다.재복은 녀고리대업자의 침대우에서 벌거벗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자기가 어딘가 우스웠다.갑자기 연희가 생각났다.눈앞에 커다란 눈동자를 생글생글 웃어주는 연희의 흰 얼굴이 훤히 떠올랐다.그런데 어째서인지 연희의 오른쪽 볼우에 나있는 개살구씨만큼한 모반은 찾아볼수가 없었다.
   김선옥은 글쪽찌 한장을 남겨두고 일보러 나가고 없었다.재복은 침대머리 탁상우에 챙겨진 아침끼니들을 멀거니 바라보았다.
   엄마가 한국으로 로무를 나간지가 몇해인가? 8년이다.그동안 누가 베개머리에 놓아주는 아침끼니를 먹어본적이라곤 없다.몽강진에 돌아가서는 아침마다 내가 아침밥을 지었다.연길에서는 거의 아침끼니를 굶으면서 살았다.그런데 오늘 아침 누나라고 불러달라는 녀고리대업자가 챙겨놓은 아침끼니를 바라보는 느낌은 이상야릇하기만 하다….
   김사장은 재복과 연희가 아주 비뚤어진 일을 알고 있었다.때문에 그는 장춘 고추개구리그림 작품전이 실패한것은 재복이가 장춘 고추개구리그림 작품전 기일을 예약된 일주일로부터 2일로 고쳐버리자고 주장하였기 때문이다고 하였다.그는 “동방”에서 후무려받은 10만원 찬조금은 입밖에 내지도 않았고 장춘 고추개구리그림 작품전 8만원 적자를 메꾸어주겠다는 말은 전혀 없었다.그는 재복이가 회사에 사표를 내자 그 자리에서 인츰 동의해주었다!
   재복은 “꿈공간기획”을 등록하기로 하였다.그가 “꿈공간기획”을 “원거리고용”방식으로 운영하려는데는 그로서의 리유가 있었다.“환우”의 회계는 북경에서 온 기획전문가들에게 내주는 년봉이 “환우”의 임금비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하였었다.그런데 높은 년봉을 타먹는 그들은 필경은 여러 분야를 다 먹어치울수가 있는 통재는 아니였다.그들도 가끔은 전국에서 유명한 기획전문가들로부터 가르침과 도움을 받고 있었다.때문에 재복은 “환우”를 일하였을적에 이미 회사는 인터넷을 통하여 전국각지 기획전문가들을 “원거리고용”한다면 임금비를 많이 줄일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였었다.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원거리고용”은 국내외에 흥기되고 있다.“원거리고용”은 임금비를 줄여줄뿐만 아니라 시간소모를 줄이고 기획서작성 효률을 높여준다.그것은 사이버 자본운영 등 순수가상세계를 리용하여 떵대돈을 목적하는 사기업은 아니다.때문에 전국 각지 유명한 기획전문가들을 “원거리고용”하고 빈틈없는 관리만 진행하면 임금비를 포함한 운영자금을 절약하고 기획효률을 높일수 있을것은 당연한 일이였다.
   “꿈공간기획”을 등록하고 운영하려면 적어도 50만원이 요구되였다.“환우”처럼 사무실을 번듯하게 차려놓을 생각이 없었지만 기획기업소 등록비와 전국 각지에서 찾아낸 5 명의 기획전문가들에게 기획서작성 예약금만 선불하는데만 하여도 30만원은 요구되였다.그러니 사무실 장소라든가 내장이라든가 사무용설비같은것은 따져볼 필요도 없었다.
   재복의 은행카드에는 엄마가 보내온 20만원에서 남은 12만원이 들어 있었다.그러나 그것으로선 “꿈공간기획”을 만드는 보증금도 모자랐다.그는 여러날 생각끝에 나머지 40만원은 고리대를 꾸기로 마음먹었다.고리대란 리자가 높았지만 화페자본이 급히 요구될 때에는 “방법이 아니면서도 방법”일수는 있었다.
   김선옥은 먼저번 거래에서 신용을 지켜주었으므로 40 만원을 준비해보겠다고 답복하였다.
   재복은 전자계산기를 수십번 눌러보았다.번마다400,000/100-(5%*6)=571,4286이 나왔다.월리자률이 5푼인 고리대를 반년 꾸어서 40만원을 마련하려면 원금액과 리자금을 포함하여 57 만원에 작은 꼬랭이가 달렸다.그러니 고리대업자로부터 40만원을 받으면 반년뒤에는 57 만을 갚아주어야 한다.
    57만원은 연길에서 괜찮은 아파트 2-3채를 장만할 돈이다.내가 “꿈공간기획”을 만들어 57만원 빚을 물어낼 승산이 어느 정도로 될가? “환우”가 《몽강진 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발전 기획서》획책작성비를 150만원으로 요구한것은 알고 있다.5명의 기획전문가들을 “원거리고용”하면 임금비는 30만원정도 될것이다.150-57-30=63만원인데 운영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또 기획기업소 등록비는 보증금으로 많이 사용되니 운만 좋으면 떵대돈을 꽤나 내리울수가 있다.
   운영비용은 사무실 임대비가 제일 많이 들것이고 다음에는 사무실설비들을 마련하는것일것이다.연길은 사무실 임대비가 너무 비싸다.만일 “꿈공간기획”을 연길에서 등록하고 일은 몽강진에서 사무를 본다면 사무실 임대비가 큰 절약이 된다.《몽강진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기획서》획책작성이므로 몽강진에서 일을 진행하는것은 많은 편리를 가져다줄수가 있다.그리고 사무실설비들은 사지말고 사무설비임대회사로부터 빌리는것도 방법이다…
   재복은 하루밤을 뜬눈으로 새웠다.새벽무렵에야 겨우 쪽잠이 들었다.그는 어렴풋한 잠속에서 고추개구리 재수꿈을 꾸었다.
 
   재복은 고추구개구리산을 등정하고 있었다.어디에서 솟구친 힘이였는지 올리막 산길을 마구 내달리고 있었다.《수호전》신행태보 태종의 축지법이라도 배원낸것일가? 재복은 잠간 사이에 고추개구리산 산정에 이르렀다.재복은 고추개구리 바위돌우에 훌쩍 뛰여올랐다.
   고추개구리 바위돌은 사람이 등때기에 올라타자 건뜻 쳐들었던 대가리를 흔들어대며 긴 울부짖음을 해보였다.그것은 말울음소리가 아니라 끼끼꿀-끼끼꿀-이였다.재복은 영화에서 초원을 내닫던 기수처럼 고추개구리 바위돌 등때기우에서 가슴을 번듯하게 내밀고 머리를 번쩍 쳐들었다.그리고는 왼발로 놈의 등을 콱콱 굴러주었다.재복의 요구를 알아차린 고추개구리 바위돌은 또 한번 끼끼꿀-끼끼꿀-을 크게 울부짖었다.그리고는 마치도 날개가 돋혀난 한마리 천마처럼 고추개구리산 산정으로부터 몽강벌로 내리닫았다.
   내려다보니 푸르른 몽강벌이 한눈에 안겨왔고 지평선에는 수레바퀴만큼한 해가 금빛찬란하게 불타고 있었다.귀가에는 바람이 쌩쌩 흘러지나갔고 “사자머리”는 멋지게만 휘날렸다.
   바위돌 고추개구리는 몽강으로 달려갔다.바위돌 고추개구리가 뚜벅뚜벅 내닫는 강뚝길에는 먼지가 자오록하게 휘날렸다.신났다! 그런데 몽강에는 수만마리 아니아니,마 리수를 헤아릴수도 없을 고추개구리들이 질서정연한 대렬을 짓고 있었다.마치도 재복이와 바위돌 고추개구리의 검열이라도 받는듯이 앞발로 쨕!쨕! 쳐주었다.그리고는 끼꿀! 끼꿀! 대합창을 불러주었다.
   몽강 강곬을 떠나가는 바위돌 고추개구리는 날개는 없었지만 날개를 퍼드득-퍼드득 나래치는 소리를 내였다.그리고는 재복을 싣고  “아픔을 잊는 생명의 질서”에 그려진 완숙된 고추개구리와 올챙이 고추개구리의 퉁방울눈빛을 떼여닮은 높은 하늘속을 멀리 멀리 비상해갔다….
 
   재복은 연희와 갈라지게 된 일과 “환우”에서 당한 일을 “고추개구리 성형수술게임” 과 “고추개구리껍질 쟁탈전” 재수꿈에 비추어 보았었다.그 다음부터는 고추개구리 재수꿈들이 많이 역겨워졌었다.그런데 바위돌 고추개구리를 타고서 하늘을 비상한 몽경이 너무 신기하였으므로 인터넷에서 해몽싸이트들을 찾아내였다.해몽싸이트들에는 고추개구리꿈 해몽은 없었고 뚜꺼비꿈 해몽설은 잡다하였다.뚜거비는 길상물로만 떠올랐고 강가에서 두꺼비를 잡아타고 비상한것은 “개천에서 룡이 나온다!”로 뛰쳐나왔다!고추개구리가 두꺼비 친척임은 누구도 아는 일이다! 재복은 끝내는 결심을 내렸다.
   “안녕하세요,전번에 문의하였던 40만원을 2-3일내로 꾸어주시겠나요?”
   “계산해보았나요? 반년 리자가 엄청 나올건데.”  
   “예.리자가 17만원에 작은 꼬리가 달려나오던데.어쨋든 도와주십시요.”
   “잘 생각해봐요.17만원 리자는 젊은 사람에게는 힘에 부칠 일인건데.차라리 먼저 20만원 빌리고 일이 되는것을 보면서 나머지를 꾸던가…”
   고리대업자면 간교가들과 횡포가들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김선옥은 “나자빠져서 굶어죽을 고추개구리는 몽강에서 벌레비빔밥을 얻어먹고 뙈기습지에서 장가를 든다.”는것처럼 여기에서 슬금슬금 떼여먹고 저쪽에서 홀짝홀짝 빨아먹는 고리대업을 운 영하지만은 어딘가 무척 인정스러웠다.
   재복은 또 전자계산기를 여러번 눌러보았다.20만원만 빌리면 “꿈공간기획” 등록은 된다.다음에는 몽강진정부로부터 기획서 획책작성비 예약금을 수십만원 받을수 있다.그러면 5명의 기획전문가들에게 선불금을 지불할수도 있고 회사운영금도 거의 원할하게 돌아갈것이다.
   재복은 좋은 귀뜸을 해준 녀고대리업자가 고마웠다.그한테서 20만원만 빌려왔고 “꿈공간기획” 등록에 바삐 돌아쳤다.그는 몽강진정부를 찾아갔다.최진장이 암암리에 도와주었으므로《몽강진 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립체식진흥발전기획서작성협의서》를 정식체결하는 일은 순리로왔다.
   재복은 “환우”가 몽강진정부와 체결하려고 노력하였던《몽강진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발전기획서》와 똑같은 명목으로 기획서작성 협의서를 체결하기가 싫었다. 때문에 그는 “산업”과 “발전” 사이에 “립체식”과 “진흥”을 끼워넣었었던것이다.
   연길로 돌아온 재복은 “립체식”과 “진흥”을 끼워넣은 기획서작성협의서 서류들을 들여다보다가 할아버지의 그림서명이 생각났다.할아버지는 일생에서 제일 무서운 일은 万자가 无자로 되는것이였으므로 郑자와 哲자 사이에 조선글 만자를 끼워넣는 뒤범벅 싸인을 만들어내였다.그런데 나는 무엇이 무서워서 기획서작성 협의서에 “립체식”과 “진흥”을 끼워넣는걸가? 김사장은 내가 몽강진정부의 장사거리를 낚아버린것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가? 재복은 너부죽한 얼굴에 질벅한 웃음을 띄어올렸다.
   김사장은 정보에는 신통하였다.전화를 걸어온 그의 목소리가 많이 떨렸다!
   “화가선생,‘꿈공간기획’이 몽강진정부와 <몽강진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립체식진흥발전기획서작성협의서> 정식체결하였다는 정보를 얻어들었어! 그런데 화가선생은 그렇게 내용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기획서를 만들어낼 재간은 없잖은가? 내가 ‘동방’의 찬조금을 후려먹고 장춘 고추개구리그림 작품전 8만원 적자를 매꾸어주지 않은건 물론 잘못이기는 하지.그런데 사람이란 돈앞에서는 때로는 그럴수도 있는거야.‘환우’가 <몽강진고추개구리경제문화산업발전기획서>를 도맡으려고고 오래동안 힘써온것은 자네도 잘 알고 있으니 서로 기분좋게 해결하자구.”
    “예? 기분좋게? 해결할 일이 뭐가 있나요?”
    “사람이란 몽강진 고추개구리도 할줄 모르는 뒤걸음질도 때로는 필요하거든.내가 챙긴 ‘동방’의 10 만원은 자네한테 금방으로 돌려줄테니깐! 그리고 그 기획서 작성은 우리 두 회사가 합작해서 끝내고 리윤을 똑같이 나누자구.왜냐하면 북경에서 온 기획전문가들이 아니면 완성도 못할건데! ‘꿈공간기획’이 ‘환우’의 장사거리를 중간에서 무조건 가로채가는것은 좋은 일은 아니야.작법이 내가 ‘동방’의 10만원을 가로챈거와 다를바가 없지!”
    “흐흐,완성하든 완성못하든 상관은 없을건데요! 그리구 ‘핍박에 량산박에 오른다.’ 는 말도 있잖아요!”
    “글쎄,그건 내 잘못이기는 해.그러나 몽강진건 내가 다 삶아놓은것이 아닌가? 나는 몽강진에 림시사무실까지 만들어놓으면서 노력했는데! 그런걸 화가선생이 중간에서 챙 겨먹는다는것도 역시 나더러 량산박에 오르라는 말과 다름이 없잖은가? 아직 나이가 젊으니깐 그렇지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심할건 무조건 조심해야 해!”
    “예? 위협공갈까지 하는건가요?!”
    “나도 산전수전 다 겪어본 사람이야.너무 고집부리지 말라구.나도 그렇게는 만만치는 않아! ”
    “예,알만해요,이만합시다.”    
   “위협공갈책략”까지 사용하는 김사장은 너무나도 렴치없었고 가증스러웠다.재복은 김사장과의 통화를 끊어버렸다.그러자 이번에는 북경에서 온 기획전문가들이 전화를 걸어서 김사장이 하던 이야기를 또 곱씹어주었다.
   재복은 “환우”가 이때쯤에는 난장판이 되여있을거라는 생각에 또 얼굴에 질벅한 웃 음을 띄어올렸다.그러는데 김선옥이 전화를 걸어왔다.녀고리대업자는 할말이 있으니 저녁에 만나서 맥주 한잔을 나누자고 하였다.재복은 김선옥과 고리대거래를 두번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거래할 가능성이 없는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그에 대한 인상도 많이 개변되였으므로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
   “꿈꾸는 푸른 들판”으로 나온 김선옥은 “거지청바지”를 입고나왔다.머리를 짧게 다듬었으므로 전보다는 많이 젊어보였다.재복은 녀고리대업자가 “누나니깐 해주는 말인데 조심할것은 반드시 조심하라!”는 말을 꺼내였을 때에는 어리벙벙하였다.그런데 일은 다방을 내려와서 그와 헤여진 다음에 발생하였다.
   녀고리대업자는 빨간 “혼다” CR-V퍼스터카로 집에까지 실어다주겠다고 하였다.그러나 재복은 걸어서 세집아파트로 돌아가겠다고 하였다.재복이가 다방아래 길목을 굽어들어서 좁은 골목길에 들어섰을 때였다.갑자기 어디에서 뛰쳐나왔는지 괴한 여라문명이 재복을 둘러쌌다.그들은 꺼칠꺼칠한 손으로 재복의 입을 다짜고짜 틀어막고 그의 두팔 을 힘껏 뒤로 비틀었다.그리고는 사람 옆구리에 차고 선뜩선뜩 예리한것을 갖다대면서 재복을 어둠컴컴한 곳으로 끌고갔다.
   갑자기 당하는 일이였고 분위기가 살벌하였으므로 재복은 공포에 질려버렸다.몽강진 쌍다리를 날릴수도 없었고 “사람 살려줘요!”를 고함쳐야 하겠다는 생각만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그러나 꼼짝 달싹할수가 없었고 틀어막힌 입에서는 으-응 소리만 약간 흘러나왔다.
괴한들은 사람의 정갱이를 콱콱 걷어찼다.재복을 어둠컴컴한 곳의 땅바닥에 꿇어 앉혔다.그 순간 재복은 이제는 지갑을 겁탈당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런데 괴한들은 돈을 내놓으라는 말은 없었고 지갑을 찾아내는 몸수색도 하지않았다.그들은 다짜고짜로 재복을 향하여 구두발길들을 높게 쳐들었다.
   바로 그때였다.“마구잡이를 그만두어라! 나는 김철수사장의 친녀동생이다!”라는 녀고리대업자의 목소리가 귀가에 전해왔다.야무진 그 한마디에 괴한들은 생사람잡이를 그만두고서 자기들끼리 수근덕거리더니 어데론가 금방 사라져버렸다.
   김선옥의 손에 이끌려서 땅바닥을 기여일어선 재복은 110에 신고하려고 하였다.그런데 김선옥은 110 에 신고하면 기나긴 조사와 기록 등 시끄러운 일들을 겪어야 한다고 하였다.그리고는 다방같은 곳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불편하므로 자기 아파트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였다.재복은 김선옥이가 진짜로 김철수의 녀동생인가를 확인해보고 싶었으므로 빨간 “혼다” CR-V 퍼스터카를 올라탔다.
   김선옥은 독거녀였으므로 그의 호화로운 아파트내는 휑뎅그렁하였다.녀고리대업자는 객실 탁상우에 고급양주 한병을 내놓았다.재복이가 한잔을 받아먹자 그는 그제야 오늘 동생한테 빚재촉을 갔다가 김사장이 누구에게 “죽이지는 말고 정갱이뼈 하나는 부서지게 혼내줘라!”고 전화하는 고함소리를 엳들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김사장이 고용한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할번한것은 너무나도 분한 일이였다.그런데 김선옥이가 진짜로 그의 친녀동생일가?
   “저-,김녀사님,진짜로 김사장 친녀동생이신가요?”
   “김녀사? 차라리 누나라고 불러요! 나도 기분좋게! 내가 뭐라고 죽어서 나자빠지자고 거짓말을 하겠나요? 올해 ‘해란강’이 문을 닫던 일을 기억하고 있나요? 철문을 탕탕 걷어차던…”
   “예,그럼 언녕 나를 알아보신거 아닙니까?”
   “호호,나는 눈이 밝아서 세상물정까지 해말갛게 들여다볼수 있는데 멋진 총각 하나 를 못기억하겠나요? 그날 나도 ‘해란강’ 철문을 걷어차고나서 발목까지 약간 부었는데. 내가 왜서 그랬겠나요? 사실 김사장은 그때 나한테서 꾼 돈도 ‘강건너’ 도박장에 쳐넣었거든요.그래서 분김에 철문을 차주었는데.그런데 화가선생도 나와 함께 발길질을 하는건 무조건 싫더라구요.그래서 막아나섰거든요.필경은 친오빠가 하던 회사의 철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까만 그믐달 눈섭아래 두눈을 진지하게 떠보이는 김선옥의 말은 거짓말은 아닌것 같았다.재복은 침묵을 길게 지켰다.김사장이 비상수단까지 내세우는것은 진짜로 괘씸하다.그러나 그의 친녀동생인 고리대 업자의 신세를 졌으니…
   “김사장이 나쁜 일을 저질렀지만 참아주세요.저의 얼굴이라도 보아서라도 보복같은것은…,그리고 때를 보아서 둘을 마주세워서 화해도 시켜줄테니깐.”
   재복은 생각같아서는 당장으로 김사장을 찾아가고 싶었다.그에게 몽강진 쌍다리라도 몇개 날려주고 싶었다.그러나 김사장이 김선옥의 친오빠이고 자기가 그의 장사거리를 가로챈것은 필경은 미적지근하였으므로 생각이 착잡해졌다.생각이 착잡해지니깐 그는 김선옥이가 권하는 양주만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양주는 맥주처럼 마시는것이 아닌데…”
   김선옥은 자기는 양주에만 습관되였다면서 재복을 배동하여 고급양주를 많이 마셔대였다.둘이서 독한 고급양주 한병을 다 마셔버렸지만 재복은 계속 술을 마시고 싶었다.김선옥은 찬 맥주 여러병을 내놓았다.독한 고급양주에 많이 취하였는데 찬 맥주까지 엄청 마셔버리고나니 둘은 세상이 고추개구리 알만큼으로 고추개구리 손톱만큼으로 되여가는듯한 기분이였다.
   맞은켠 쏘파에 앉았던 김선옥은 갑자기 술취한 재복의 곁으로 다가왔다.화가선생의 “사자머리”로 되어가는 헤아칼라가 멋지기만 하다고 말해주었다.그러다가 그는 재복의 더벅머리를 어루쓸주었다.다음에는 재복의 허리를 끌어안고 몸을 기대여 왔다.그는  이미 빨간 원피스를 갈아입고 있었는데 하얀 종아리 하나를 재복의 다리우에 걸쳐놓았다.그의 몸에서는 연희 몸에서 나던 체취와 비슷한듯 하면서도다른 체취가 짙게 풍겨나고 있었다.
   재복은 김선옥의 종아리가 연희의 종아리보다는 가늘게 매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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