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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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강진(30)
2014년 09월 28일 23시 49분  조회:1491  추천:2  작성자: 허동식
30
  때아닌 초여름 장마비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날이 지속되였다.할아버지는 밤마다 멀리 몽강 강곬내 고추개구리 양식장들로부터 무성하게 전해지는 고추개구리들의 끼꿀기꿀 울음소리가 싫었으므로 아주 신경질만 부리였다.
   “어이고,어이구,저 굶어죽을 고추개구리놈들이 어째서 아가리들을 다물어버리지를 않는걸가? 사람이 발편잠도 못자게 울어대기만 하는 저놈들! 누가 폭탄을 쾅-쾅 터치워서 저 피똥이나 갈겨댈 빌어먹을 놈들을 몽따당-몽따당 몰살시키면 얼마나 좋을가!”
  할아버지는 아들을 떠나보낸 뒤로부터는 어째서인지 줄방귀가 아주 없어진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하루가 다르게 쇠잔해지고 있었다.재복은 지금은 할아버지 얼굴을 지켜보는것마저 싫었다.할아버지 주름살투성이 얼굴은 작게 쪼그라들면서 홍수에 패인 흔적들을 가로세로 드러난 몽강 강곬내를 방불케 하였다.할아버지는 집에 떠도는 침울한 분위기를 내쫓으려고 손자에게 억지웃음을 지어줄 때도 간혹 있었다.하지만 그의 이빨들은 회색빛만 얼른거렸다.
  점심식사때였다.할아버지는 삶은 계란과 장물열콩료리를 씹다가 입속에서 무엇인가를 끄집어내였다.그것은 할아버지 이빨이였다.그처럼 희고 가쯘하던 할아버지 이빨이 삶은 계란과 장물열콩료리에마저도 견뎌내지 못하다니? 재복은 수저를 놓고 집밖으로 나왔다.그는 넘어져가고 있는 가둑나무 울바자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그러다가 또다시 아버지가 생각나는 바람에 아예 흐느껴지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집에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고,어이구,재복아 오늘부턴 울지두 말어라,네가 울어준다구 죽은 사람이 다시 살어나겠니? 그러지 말구 너 애비가 쓰던 핸드폰을 좀 내놓거라.”
  아버지 장례날,재복은 아버지 삼성애니콜 U608은 그가 크게 애중지중하던것이였으므로 그것을 아버지 골회함과 함께 고추개구리산 산중턱에 있는 할머니 산소곁에 묻어주려고 하였었다.그런데 할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았다.
  “어이고,어이구,헝겊신을 신고 장가간 네 애비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아마도 제일 비싸고 제일 고급인 개인용품일거다.그러나 너 애비 산소에 묻어줄것은 없잖느냐? 네가 어디로 일보러 나가면 너와 내가 서로 전화할수도 있으니 내가 사용할수 있게 간단하게 조절할수 없느냐? 그리고 내가 죽으면 너 애비가 쓰다가 남긴것을 나도 썼으니 너에 게는 기념이 될지도 모르지.어이고-어이구,고추개구리 바보같은 놈새끼,죽기는 뭐라고 죽어서 핸드폰때문에 내가 손자와 이런 요구를 내놓아야 하는걸가?”
   재복은 근일에 머리에 아무일도 떠오르지 않았으므로 할아버지의 그날 부탁을 잊 어버리고 있었던것이다.그는 할아버지가 이불장아래 궤속에 넣어둔 삼성애니콜 U608을 찾아내였다.
   “할아버지,핸드폰벨이 울릴때면 터치건판우 아무거나 다쳐주면 전화를 받을수가 있고 푸른색 전화발 송건판만 슬쩍 누르면 나의 핸드폰이 울리게 설치할가요?”
   “어이고,어이구,그래라,어이고-어이구,내사 너만 련락이 되면 되는거지.”
   삼성애니콜 U608의 통화설정을 조절하던 재복은 핸드폰속에 저장된 사진 두장을 발견하였다.한장은 아버지가 빨간 “혼다” CR-V퍼스트카를 배경으로 해볓에 탄 시커먼 얼굴을 드러낸것이였고 또 한장은 아버지가 녀자의 상반신을 껴안고 있는 장면을 찍은것이였다.그런데 아버지가 껴안은 녀자는 김선옥이였다!
   재복은 등골이 서늘해짐을 느꼈다.거의 어깨까지 내려지는 “사자머리” 머리칼들이 다짜고짜로 곤두서는것 같았다.아버지와 김선옥이 련애사진 비슷한 사진을 찍다니? 재복은 작년봄 고추개구리 양식장 오두막속에서 아버지와 고추개구리 쌍년이 거의 벌고벗고 껴안고 누워있던 장면이 생각났다.자전거를 타고 몽강 강뚝길에서 오토바이를 피하다가 자전거가 넘어가고 빨간 “혼다” CR-V퍼스트카 곁에 주저앉아버렸던 일도 생각났다.그리고 그날 김선옥이가 침대우에서 첫사랑이였던 남자를 다시 만났고 커플용 고급 핸드폰을 사주었다고 말해주던 일도 생각났다.
   김선옥의 핸드폰도 삼성애니콜 U608이다! 그리고 자가용은 빨간 “혼다” CR-V 퍼스트카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좋아한다는 고추개구리 쌍년이 김선옥이라는 말이 아닌가? 외나무다리에서 무엇을 만난다는 말은 있지만 세상에 어떻게 이처럼 공교로운 일까지 있을가?! 하지만 하지만…
  재복은 두손바닥만을 무섭게 마주비벼대였다.하늘땅이 빙글빙글 돌아가는듯 하였다.그는 “사자머리” 를 마구 흔들어대다가 갑자기 입술을 깨물었다.너부죽한 얼굴에는 근육들이 마구 푸들거리는 경련이 일어났다.
   “할아버지 한가지 물어보아도 되나요?”
   “어이고-어이구,물어보렴.”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와 엄마가 리혼한다구 싸우고,아버지가 엄마가 시집오면서 들고왔다는 큰 거울을 박산내버리던 일이 있었잖아요?”
    “어이고-어이구,그런 일두 다 있었던가?”
   “그날 할아버진 ’단결,긴장,엄숙,활발’로 아버지와 엄마를 타일렀잖아요?,그리고 할아버진 아버지의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떼여줄거라고 보증까지 서주고요.”
   “어이고-어이구,네가 어릴때 일인데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
  “그날 내 종아리에 깨여진 거울쪼각이 날아들어서 피를 좀 흘려거든요.”
   “어이고-어이구,내 손자 총기가 좋기두 하다.”
   “그런데 할아버지,저에게 진말씀을 해주시겠나요?”
   “응?!”                                  
   “할아버지,그때 아버지가 진짜루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했나요?”
    “어이고-어이구,갑자기 그런걸 어째서 물어보는거냐?”
    “아니,꼭 알고싶어서요”
    “어이고-어이구,너도 이젠 다 컸으니 말해주어도 괜찮겠지.그랬네라.그해 너 애비 가 굶어죽은 고추개구리를 잡아먹은 어느 잡귀신에게 홀리웠는지 어느 처녀하구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앓은거지!”
    “할아버지,이 녀자는…”
   할아버지는 삼성애니콜 U608에 저장된 아버지와 김선옥의 얼굴을 잠간 들여다보 았다.
   “어이고-어이구,바로 이 녀자야.그해 너 애비가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하다가 너 엄마한테 들킨거지,내가 한번 만나서 줄욕을 해주었지! 내가 눈이 멀었다 해두 까딱 했더라면 너 애비와 너 엄마를 뜯어놓을번 하였던 이년의 얼굴을 기억해두고 있지.그런데 …,이제  알고보니 이놈들이 또다시 들어붙은거구나! 이 고추개구리 쌍년이 바로 그적에 너 애비와 결혼까지 하겠다구 덤벼들었던… ”
  재복은 뒤통수에 굵직한 가둑나무 몽둥이가 떨어지는듯한 느낌에 머리가 찌릿찌릿 아파났다.생각들이 삼검불로 엉켜지면서 가슴이 콱콱 막혀지였고 피가 거꾸로 흐르는듯 한 느낌에 눈앞의 모든것들이 빙빙 돌아갔다.입술을 죽어라고 깨물고 침묵만을 지키던 재복은 집을 왔섰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질렀는가? 아버지와 고추개구리 지랄병을 한 녀자와 사귀였고 좋아하였고 침대우 뻐둥-뻐둥까지를 하였다.아버진,그때문에 아,바로 그때문에 그날 나에게 “망할놈자식!”을 련거퍼 욕해주었고 몽강진에 돌아와서는 고추개구리 양식장 낮은 둔덕우에 쭈크리고 앉아 통곡하였고 “고추개구리 팔자는 살멋이 없다!”를 부르짖은것이다.아버지는 내가 누나급을 넘기는 아줌마급 녀자와 거래하는것도 싫었을건데 내가 그와 좋아하였던 김선옥을 껴안는것까지를 목격하고나니 생의 욕망을 내버리고 아, 그래서 쥐약을 먹고 고추개구리 양식장으로 물웅뎅이속에 뛰여든것이다!
   재복은 어데론가 정처없이 가고만 싶었다.그는 발길이 가는대로만 걸었다.
   얼마동안 걸었을가? 누군가 어깨를 다독여주었다.생각밖에 김사장이였다.김사장은 멍청한 눈길로 자기를 마주보는 재복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악수나 한번 하자구.아버지가 돌아간걸 나도 알게 되였어.경제문화기획서작성같은것은 지나간 일이니 죄다 흘려보내자구.할말이 있어 찾아왔어.그리고 녀동생 부탁도 받았는데 우리 조용한 곳을 찾아갈가?”
   재복은 김사장의 자가용을 올라탔다.차는 어느새 몽강 강뚝길을 달리고 있었다.
   둘은 강뚝우에 퍼더리고 앉았다.
   “사실 나는 자네 아버지 친구야! 우린 사이가 좋았지.자네 아버지와 자네 엄마가 련애할 때 내가 련애심부름을 몇번 해준게 인연이 되여서 우리는 잘 친했어.자내두 생각해보라구.내가 늘 말하던 ‘왼손오른 손땡땡부자리론’도 ‘왼손오른손 땡땡사업가리론’도 자네 아버지 “왼손오른손 련애리론”을 본딴거지.
   자넨 30여년전 저 몽강 강곬내에서 벌어진 ‘몽강진류망건달무리싸움사건’을 얻어 들은적이 있지? 내가 바로 ‘몽강진류망건달무리싸움 사건’에서 생억울함을 당하고 옥살이한 그 농사군총각이야.
   내가 감옥에서 풀려나오던 해였지.자네 아버지는 말이야,내 녀동생과 함께 연길역까지 내 마중을 해주었어.쓸데없는 말이지만 내가 알건대는 아마 그때 자네 아버지와 내 녀동생이 한번 눈맞은것 같아.
   장춘고추개구리그림작품전을 끝내고 연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자넨 나와 장춘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구 물었잖아? 나는 장춘에서 대학을 다니는 흉내를 해보기는 하였지만 정식입학생은 아니구 비싼 학비를 내는 자비생이였어.
   어째서 무깍지가 비싼 학비를 내면서 대학을 다니는척 하였을가? 나는 과거를 잊고만 싶었던거지.
   감옥을 나와서 나는 살길이 없더라구.그래서 목숨을 내걸구 도둑탄굴을 운영했어.돈 좀 벌었지.어떻게 돈벌었는지 알어?! 내 이마에 나있는 지렁이 흉터가 바로 감옥에서 감옥내 깡패 우두머리에게 얻어맞은 기념표식이야.벼라별 고생을 하였으니 돈벌어서 남들보다 잘살자는 생각외에는 사람이 무서운게 없게 되더리구.나는 원래 그렇게 고약한 사람은 아니였는데,도둑탄굴을 운영하면서 고약하게만 변해지더라구.내 도둑탄굴에 고용된 일군들 대부분은 관내에서 구치소에 들어갈 일들을 저지른 사람들이였거든.나는 되도록이는 그러루한 사람들만 고용했지.그들에게 죽게 일시키고 밥을 고추개구리 밥처럼 먹여주고 봉급은 일전한푼도 안주었어! 그들이 봉급을 달라면 그들을 공안국에 고발해버릴거라구 으름장을 해주면서 말이야.그러니 남들보다 많이 벌었지.그렇게 돈 벌고 옥살이 보상금도 받고 그러다가 나는 갑자기 과거가 너무나도 싫어지였어.그래서 장춘에 가서 돈내는 대학을 다니구 광고관리학이라는것을 배우는척 하였고 나중에는 ‘해란강’을 꾸리구 ‘환우’도 꾸린거야.그야말로 저 고추개구리산 산정에 있는 고추개구리 바위돌처럼 탈바꿈만을 원하면서 살아온거지.
   그런데 나는 자네가 몽강진태생인것을 알았지만 정홍일의 아들일줄은 정말 몰랐어. 나는 대학을 끝내서부터는 이 몽강벌만 보아도 이빨까지 아파날 정도로 이 동네가 싫어졌어.과거를 깨끗하게 팽개치려구 과거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담을 쌓고 살고 싶었던 거지.진짜로 고추개구리의 탈피같은 성형수술이라는것까지 욕심했었지.그러다가 고추개구리는 탈피를 하였단들 고추개구리를 면치 못한다는 생각에 성형수술욕심은 그만두었어.
   그리구 내 녀동생도 자네가 정홍일의 아들인것은 진짜루 몰랐지!.녀동생 말에 의하면 어느날 자네한테 전화를 걸었다가 전화에서 정홍일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것을 듣고서야 그것을 알았다는거야.나는 녀동생한테서 이런저런 일이 듣고서야 자네가 정홍일의 아들이라는걸 알게 되였어.
  사실 내 녀동생도 불쌍해.어린 나이에 자네 아버지와 좋아하다가 결혼이 불가능하니깐 뒤에 외국에 나가서 누구에게도 말하고싶지 않는 힘든 일들을 하면서 돈벌었어.귀국뒤 딸라장사루 돈벌구 지금은 고리대업과 지하은행업을 하는척 하면서 “몽강진끼” 같은것은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일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듯 하지만 나까지 빚을 갚 아주지 못하니 고충이야 많지.
아무튼 나도 좋고 내 녀동생도 좋고 자네와 자네 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하게 되였어.그리고 말이야.내 녀동생은 자네를 만날수는 없잖아?! 그래서 나더러 자네를 만나서 모든걸 이야기해주라구 부탁해서 내가 오늘 찾아온거야…”
   김사장은 떠나갔다.재복은 몽강 강뚝길에 계속 퍼더리고 앉아있었다.김사장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갑자기 마음속이 약간은 후련해지는듯도 하였다.
   재복은 고추개구리산이 치솟아 있는 하늘을 길게 쳐다보았다.할머니가 계란을 모아두던 항아리만큼한 시뻘건 해를 불태우는 하늘은 푸르렀지만 그 깊은 바탕속에는 “아픔을 잊은 생명의 질서”에 그려넣었던 밝으면서도 흐려진,투명하면서도 불투명한것이 두텁게도 징글스럽게도 깔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복은 고추개구리산 전설을 생각해보았다.눈앞에는 “몽강진사건”들이 하나하나 스 쳐지나갔다.그러자 고추개구리산 산정의 고추개구바위돌을 배경으로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그것들은 초상화그림이였고 이야기그림들이였 다.재복은 갑자기 고추개구리산 전설과 “고추개구리문자비석”을 꼭 그림으로 만들어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마비가 끝났지만 발아래 몽강은 여전히 시커먼 흙탕물을 흘러내리고 있음이 바라 보였다.뜨거운 해빛에 질리는 두눈을 내리감자 귀가에는 오리오리 찢어진듯한 음색들이 무질서적인 합성음을 이루고 내재된 절주와 률동의 맥락을 잃어버리던 고추개구리들 끼꿀기꿀 대합창이 환청으로 울려왔다.재복은 생각에 잠겼다.
   천년을 만년을 하늘만을 높게 내찌르고 있는 저 고추개구리산이야말로 높은 하늘과 ”고추개구리라는 놈은 도대체 개구리인가? 아니면 두꺼비인가?”를 쟁론하고 있는것 이 아닐가? 천년을 만년을 흘러가는 저 몽강이야말로 “고추개구리 올챙이가 먼저 나진 다음에 고추개구리가 나타난것인가? 아니면 고추개구리가 나진 다음에야 고추개구리 올챙이들이 나타났는가?”를 주절거리고 있는것이 아닐가?…
   집으로 돌아온 재복은 할아버지 무릎우에 엎드려서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다.그는 자기와 고추개구리쌍년 사이에 발생한 일들까지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해주었다.손자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는 할아버지는 주름살투성이 얼굴은 굳어져버렸고 눈길도 아주 굳어져버렸다.
   “할아버지,내가 아버지를 죽인거예요.내가 아버지를 죽인거예요…”
  재복은 할아버지가 된욕들을 퍼부어주고 크게 때려주기를 바랐다.하지만 할아버지 는 다만 손자의 “사자머리”를 오래오래 어루쓸어주었다.
  열려진 창문으로 고추개구리들의 끼꿀끼꿀 울음소리가 밀려들었다.자정이 되자 그것은 벌둥지를 터쳐놓은듯한 우-우-웅 우-우-웅 최고봉기세를 이루어내고 있었다.재복은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하면서 잠들수가 없었다.그러나 곁에 누운 할아버지는 숨결이 너무 부드러웠고 고르러웠다.
   아침식사 준비를 끝낸 재복은 할아버지를 불렀다.언제나 손자와 함께 기상하기를 즐기던 할아버지는 손자가 몇번 불러주는데도 아무런 대답도 아무런 기척도 내주지 않았다.재복은 때투성이 이불을 덮고 있는 할아버지를 들여다보았다.할아버지는 입을 꾹 다물고 주름살투성이 얼굴에 웃는것 같으면서도 우는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는 이미 숨을 거두어 있었다.          
  “어-엉-엉-,어-엉-엉,할아버지 내가 할아버지까지 죽인거는 아니지요?! 내가 할아버지까지 죽인거는 아니지요?! 어-엉-엉-,어-엉-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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