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http://www.zoglo.net/blog/xudongshi 블로그홈 | 로그인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딘편소설

육신과 영혼이 피랍되는 아침
2015년 04월 25일 13시 31분  조회:668  추천:0  작성자: 허동식
                       단편소설 육신과 령혼이 피랍되는 아침
   1
    서재 창문으로 흘러드는 겨울 아침 해빛은 밝았고 퍼그나 따뜻하였다.
    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소설을 쓰는 흉내를 내보였지만 아직 은 소설작품으로 문학상이라는것을 타본적이 없다.그런데 아무 렇게나 갈겨낸듯한 시작이 월간지의 문학상을 받게 되였다니? 그것은 사실 강길도 넘겨본적이 없는 일이였다. 소설을 쓰는 사람이 시작으로 월간지 문학상을 평받는것은 어딘가 미적지근하다.그것은 아마도 강길과 친분이 괜찮은듯한 문우들인 월간지 문학상 심사위원들이 아무런 문학상도 평받은 적이 없는 강길의 얼굴을 보아주려고 상론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큰 문학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아이들 장난은 삼가함은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강길은 며칠내 여러가지 뒤말들을 얻어듣고 있었다.그는 마음속 어딘가가 켕기였다.월간지 문학상을 평받으려고 그런것은 아니였지만 월간지 문학상 심사위원들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해온것은 사실이였다.올해의 월간지 시작 문학상을 평받은것은 그런것들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할수는 없다.흔해빠진 작은 명예 하나를 탐낸것도 사람의 마음을 지저분하게 만들어주다니? 그러나 소설작품으로 평받는 문학상이든 시작으로 평받는 문학상이든 나에게는 필경은 문학상이 아닌가!
   며칠전 오늘 오후 2시에 백산호텔 회의실에서 월간지 문학 상 시상식이 진행될거라는 련락을 받았다.강길은 대학을 졸업해서부터는 정식 장소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서도 시랑송이라는것을 해본적이 없었다.그런데 상례대로라면 오늘 오후 월간지 문학상 시상식에서도 시작 문학상 수상자는 자기의 수상작품을 랑송하여야 할것이다. 괜찮은 시랑송 재기를 지니고 있는것도 아닌데 어떻게 할건가? 토끼꼬리만큼한 시랑송 경험은 있지만 골초여서 이제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잠겨버렸다.하지만 월간지 문학상 시상식에서 아주 멋진 시랑송은 아니더라도 근사한 시랑송은 해내야 한 다.그것은 글쓰는 사람의 얼굴이고 례절일것이다.
    여러날 생각끝에 강길은 오늘 사무실에 하루 청가를 내였고 아침부터 아파트 서재내를 비좁게 서성거리며 시랑송을 련습하고 있었다.
   어머니 /저는 캄캄한 밤마저도 무섭지 않는/나이가 되였습니 다/그러나 어머니/저는 이 아침이 무섭습니다/해빛이 밝은 아침은 왔지만/저는 공포속에 매장되여 있습니다/거리에는 아직 가로 등들이 온통 번뜩거립니다/해가 뜨면 빛을 잃어야 할 가로등들 이/어째서 아직도 저렇게 두리번거리고 있을가요/가로등들을 관 리해준다는 누군가의/ 지난밤 과음의 불찰일지는 모르지만은/저는 우리의 눈길같은 가로등들이/지꿎게 번뜩거리는 이 아침이 무섭습니다/텔레비죤방송 아침뉴스에 떠오르는것들과/조간지를 기여오르는것들에는/어째서 꽃들이 피여나는 이야기는 적어지고/ 육신과 령혼이 피랍되는것들이/큰 잔치를 벌리고 있을가요/어머니/육신과 령혼이 피랍되는 아침/저는 공포에 떠는 육신을 이끌 고/령혼을 보자기에 싸들고/어데론가 가보고 싶습니다/먼지를 먹 고 사는 가로등아래 꽃들은 /해빛을 쳐다보며 경악을 표연하고 있고/가로등 빛에 끄슬린 바람은 엉뎅이에/오래전에 퇴화되였다 는 긴 꼬랭이를/길게길게 드리우고/우리의 그림자를 짓밟으며/ 큰 거리와 골목길들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목에 피줄까지 세우며 목소리를 돋구어 거듭 랑송하고나니 강길의 이마에는 땀방울 몇개가 맺혀올랐다.시랑송가 수준까지 를 따라잡으려는 생각은 없었다.하지만 시랑송이란 대학교 재학시절에 시랑송을 몇번 경험해본 강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 니였다. 대학교 재학시절 선생님은 시랑송에 있어서 랑송시 선택이 아주 관건이라고 말씀하셨었다.그런데 <<육신과 령혼이 피랍되 는 아침>>은 랑송시로 씌여진것이 아니다.그러니 <<육신과 령혼 이 피랍되는 아침>>을 큰 목소리와 빠른 템포로 랑송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고저,그리고 약간 느린 템포로서 랑송하는 편이 좋지 않을가? 혹시는 내가 몽롱하게 감오한 그러한 이미지가 진실되게 더욱 독특하게 표현될지도 모른다.
    강길은 창밖에 뛰노는 겨울 해빛을 지켜보면서 한동안 생각 에 잠겼다.그는 이번에는 목소리를 낮추어서 약간 느린 템포로 시랑송을 련습해보려고 작심하였다.그런데 심호흡이 거듭난 그 의 입으로부터 “어머니...” 가 금방 흘러나오려는 순간이였다.탁상우에 놓인 핸드폰이 자지러지게 울려터지기 시작하였다. 누구의 전화일가? 혹시는 월간지 문학상 시상식 일때문에 걸어오는 전화일지도 모른다. 강길은 시랑송 련습을 그만두고 전화를 받았다.
    --강길아,강길아,나를 살려다오! 제발 나를 살려다오!
   핸드폰을 흘러나오는 울음섞인 애처로운 목소리는 생소하였 지만 어딘가 듣던 목소리 같았다.
   --누구세요? --강길아,나 최군철이다.나를 살려다오! 제발 나를 살려다오!
  --최군철이라니?
  --어-어,강길아,너 나를 아주 잊어버린거야 아니겠지?! 도문 고무공장을 일하던 최군철이다.
  강길의 머리속에는 드디어 긴 머리카락들을 어깨까지 드리우고 얼굴에 큼직한 싸구려 선글라스를 낀 외사촌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형이 어떻게?
  --어어,이제는 생각나는 모양이구나.나는 지금 남녕에 피랍구속되여 있어!
  --아? 남녕에 피랍구속되여 있다니?!

   2
  약간 긴장된 탓이였을가? 암송준비는 어느 정도로 되였었지만 강길은 월간지 문학상 시상식에서 <<육신과 령혼이 피랍되는 아침>>을 떠듬떠듬 읊어내는 랑패상을 만들어내고 말았다.거의 백여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랑패상을 만들어내였지만 그는 다만 얼굴이 잠간 뜨거워지는듯한 느낌만을 받았다.나이를 먹으니깐 얼굴마저도 엄청 두터워진듯 하였다. 떠듬떠듬 시랑송을 끝내고 작은 무대를 내려서면서 장소를 피끗 둘러보았다.몇명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수근거리고 있었다.
  아직도 내가 시작으로 월간지 문학상을 평받은 일을 수근거리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나의 시랑송 랑패상을 비웃는것인 가? 허참,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비웃고 싶으면 실컷 비웃어보 라지.
   강길은 지정된 자리로 돌아왔다.걸상에 주저앉자 복잡해지던 생각들은 가뭇없이 사라져버리고 머리에는 외사촌형의 일만 떠올랐다.그는 며칠내로 남녕으로 달려가서 피랍구속되여 있다 는 외사촌형을 구해낼건가 아니면 그냥 모르는척 지나쳐버릴건가는 생각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월간지 문학상 시상식뒤에 있는 만찬회에서 강길은 자기의 생각을 굴리느라고 평소에 즐기던 권커니작커니 하는 술맛도 아주 잊어버리고 말았다.문학상으로 받은 5천원 현금은 수십명 문우들이 모인 만찬회 비용으로 쓰고나니 2천원 정도가 남았다. 그러나 그것은 필경은 10만원이 아닌 2천원이였다. 외사촌형은 전화에서 무슨 <<순수자금운영>> 조직의 빚을 지고 피랍구속되여 있는 자기를 빼낼려면 10만원이 요구된다고 말하였었다. 10만원!? 강길은 처음에는 자기는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구속되여 있다는 외사촌형을 꼭 구해내야 한다는 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었다.때문에 그는 전화에서 외사촌형 에게 “형은 나에게 시시껄렁한 그런 일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한마디 소리질러 주었다.하지만 나중에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는 외사촌형이 슬프게 흐느끼는 울음소리외에도 사람 몇이 외사촌형을 마구 때리며 구박질하는 소리가 크게 섞여있는것 같았고 또 외사촌형이 “어-어,강길아,나는 외독자여서 종래로 사촌도 외사촌도 친형제로 생각해 왔거든! 강길아,강길아,나를 살려다오! 제발 나를 살려다오!”만 애처롭게 울부짖었으므로 여하를 불문하고 우선 사람을 구해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만찬회가 끝나고 친분이 좋은 일여덟명만 노래방까지 들리고나니 강길은 밤이 늦어서야 귀가하였다.잠을 청할수가 없었으므로 그는 서재에 앉아 줄담배를 피워대면서 생각에 잠겼다.
  생사람이 다단계판매조직인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구속되여 인신자유를 잃고 날마다 학대받고 있는듯 한데 그냥 모르는척 지나쳐버릴수는 없다.소문에는 다단계판매에 잘못 걸려들면 진짜로 생명위협까지 받는 일도 발생한다고 한다.그러니 어떻게 하든 방법을 대여 남녕으로 가서 외사촌형을 구해내야 한다. 외사촌형은 전화에서10만원 빚만 갚아주면 <<순수자금운영>> 조직은 무조건 사람을 풀어줄것이라고 말하였고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10만원을 지정된 은행카트거나 은행계좌에 넣어주지 말어야 한다고 당부하였었다.그리고 외사촌형을 곁을 감시 하는듯한 <<순수자금운영>> 조직의 한작자는 넘겨받는 전화에서 경찰신고 같은것은 생각도 하지말고 남녕에서 만나되 “돈과 사람을 직접 교환하자(一手交钱一手交人)”고 말하였다.그러니 외사촌형을 구해내려면 나는 빠른 기일내에 남녕행을 하여야 한다.급한 사정때문에 사무실에 일주일 정도의 청가를 내는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하지만 내가 무슨 재간으로 하루이틀내로 10만원을 장만해낸단 말인가? 소위 월광족(月光族)인 나의 월급은 달마다 싹쓸이로 거덜 나버린다.나의 은행카드에는 기껏해야 몇천원이 남겨졌을것이다. 나로서는 친지들과 친척들로부터 당장으로 10 만원을 꾸어낸다는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친지들과 친척들속에는 현금 10만원을 내놓을만한 경제능력을 갖춘 사람이 한사람도 없는듯 하다.한다면 한사람 한사람 찾아내여 한사람에게서 1-2만원씩 꾸어내는 것은 방법일것이다.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10만원 수자를 만들려면 남녕행 시간이 지체된 다.
   오늘 오후만 해도 외사촌형이 남녕에서 걸어오는 울음소리가 섞인 재촉 전화를 다섯번 받았다… 모레 아니면 적어도 글피에 남녕행을 하려면 외사촌형의 말처럼 고리대라도 꾸어야 하는것이 아닌가? 외사촌형은 리자가 생사람을 잡아먹는 고리대라 할지라도 자기는 풀려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방법을 대여서 본전과 리자를 갚아줄거라고 말하기는 하였지만…
  강길은 이런저런 생각끝에 서랍속에 깊게 감추어졌던 저축 통장 하나를 끄집어내였다.저축통장내 5만원은 강길의 돈이 아니였다.그것은 로무 겸 안해찾으러 미국밀항을 간 동생이 재작년에 송금해온 돈이다.동생은 5만원을 형이 키워주는 자기 아들 의 생활비와 교육비로 사용하라고 말하였지만 강길은 한국로무 를 나간 안해와 전화에서 상론해보았다.안해도 5만원은 절대로 챙겨두었다가 조카 이결이가 대학교를 가게 되면 사용하자는 강 길의 제안을 크게 동의하였었다.그러니 동생이 미국밀항 본전을 겨우겨우 갚아버리고 힘들게 모은 몇년간 피땀을 마음대로 사용할수는 없었다. 강길은 펼쳐졌던 저축통장을 접어서 다시 서랍내에 깊게깊 게 감추어두었다.그는 누가 자기의 일거일동을 훔쳐보기라도 한것처럼 서재내와 캄캄한 창밖을 둘러보다가 자기의 행위를 피씩 웃어주고 말았다. 그렇다면 안해에게 전화라도 걸어볼가? 뭉치돈을 만든다면서 거의 2 년동안 송금을 해오지 않았으니 안해에게 10만원 정도는 잠겨져 있을것이다.그러나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 구속된 외사촌형을 구해내는데 10만원이 필요하다면 안해가 어떻게 말할가? 동의해줄가?    자정인데 핸드폰은 자지러지게 울려터졌다
  --강길아,강길아,나를 살려다오! 제발 나를 살려다오!
  핸드폰을 흘러나오는 외사촌형의 울음섞인 목소리는 여전히 애처롭기만 하였다.그러나 강길은 참지못하고 소리를 버럭 내지 르고 말았다.
  --형,가난뱅이 나에게 어디에 10만원이 당장 나지겠어? 무조건 참아서 기다리라니깐.돈만 마련되면 인츰 남녕으로 내려갈게! 나이도 적잖은 사람이 현재 그게 무슨 꼬라지여? 작년 년말에 어쩌다가 나에게 전화를 해주면서 나더러 무슨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참가하라고 말했었지,그때 나는 다단계판매 같은것은 진짜로 그만두라고 오래오래 부탁해주었는데!
  --어-어,그때 나는 사람 정신이 아니여서 너까지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끌어넣으려고 한번 전화를 했었지…
 --그런데 형,형수는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길래? 이런 일에는 형수가 발벗고 나서는게…
  --어-어,너 형수는 말도 말어라,내가 빠져나가면 너 형수의 일도 너에게 알려줄게…
   
   3
  강길은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구속된 외사촌형을 꼭 구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언제부터는 외사촌형으로부터 받았던 좋았던 인상을 거의 말끔하게 지워버리고 있음은 사실이였다.
  고급중학교를 다닐 때 있었던 일이였다. 어느날 긴 머리카락들을 어깨까지 드리우고 얼굴에 큼직한 싸구려 선글라스를 낀 외사촌형이 고급중학교 기숙사를 찾아왔 다.그는 강길을 이끌고 거리로 나가서 맛있는 저녁밥 한끼를 사주었고 강길의 옆구리에 돈 10원까지를 질러주었다.
   --강길아,학교 식당 밥이 맛없지? 생활비도 많이 모자라지? 나는 그럭저럭 월급 48원을 받는 도문고무공장 로동자라는게 힘들게 공부하는 너한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혹시는 너하고 까불대는 거리바닥 애들이라도 있으면 내가 혼내 줄테니깐 나를 찾아라!
  강길에게 큼직한 주먹까지를 불끈 흔들어보이는 외사촌형은 할일 없어서 강길을 찾아온것은 아니였다.그는 어느 처녀의 꽁무니를 쫓아다니고 있는듯 하였는데 강길에게 련애편지 한통을 대필해줄것을 요구하였다.강길은 련애편지를 써본적은 없었다.그러나 그는 평소에 련 애소설들을 꽤나 읽어본 경험에 비추어서 외사촌형의 련애편지를 한통 대필해주었다.그뒤에 사촌형은 꽁무니를 쫓아다니던 처녀와 끝내는 약혼했다고 소식을 전해주었고 가끔은 고급중학교 기숙사로 찾아와서 강길에게 돈 10원씩 질러주었다. 그 다음해 겨울방학때였다.강길은 외사촌형의 결혼잔치에 참가했다. 그리고 아주 몇년뒤에는 외사촌형과 외사촌형수가 강길의 결혼잔치에 참가해주었다.그때는 이미 애기 엄마로 된 외사촌형수는 수집음을 잘 타던 모습을 잃어가고 많이 잃어가고 있었다.
   --우리 애들 아버지 련애편지는 생원이가 대필한거라면서 요!? 호호, 나는 생원이가 대필한 련애편지에 적힌 “나는 저당잡힌적이 한번도 없는 나의 령혼을 아름다운 그대에게 피랍당했노라!”는 한구절에 반해서 애아버지와 약혼했고 결혼했는데요! 그런데 피랍이라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외사촌형수의 한마디에 강길은 그때에야 자기가 대필하였던 그 련애편지 한통이 외사촌형의 련애에 꽤나 도움을 주었음을 알게 되였던것이다. 또 몇해뒤 강길은 외사촌형이 도문고무공장이 도산되여 실업자로 되였고 친구들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오는 사람들 장사” 를 하고 있다는 소문을 약간 얻어들었었다.그러다가 어느날에 는 외사촌형이 두만강건너 군인들에게 피랍되였다가 열흘만에 풀려나왔다는 소식까지 얻어들었다.그때부터 강길은 외사촌형에게 좋은 생각을 품어주지 않았고 그가 연길로 찾아와도 되도록이는 만나주지도 않았던것이다… 그런데 사람들 눈에 나는 일들을 많이 저질렀기에 연변을 떠나서 북경 천진쪽으로 빠져나가 꽤나 번잡하게 산다는 소문도 가끔 전해주던 외사촌형이 남녕의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구속될줄은 생각도 못한 일이였다.

   4
   이틀간 강길은 10만원을 장만하려고 온갖 방법들을 대보았다.친지들과 친척들에게 되사정해서 꾸어온 돈은 5만원은 되였다.그는 나머지 5만원 차액을 장만하려고 생각끝에 지하은행들을 찾아갔다.어느 지하은행도 10만원 고리대를 내는데는 집문서를 맡기거나 보증인을 내세워야 한다고 하였다.강길은 지하은행에 감히 아파트 집문서를 맡길 생각은 없었다.그리고 그 누구에게 보증인이 되여달라는 부탁을 내놓을 자신과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고리대를 꾸는 일은 포기해버리고 이번에는 평소에 거래도 없었던 교우들과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다녔다. 강길은 돈꾸는 전화를 걸거나 돈을 꾸려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처음에는 남녕의 <<순수자금운영>> 조직에 피랍구속된 외사촌형을 구해내려고 돈을 차용한다고는 말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였다.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돈을 꾸어주지도 않으면서 꼬치꼬치 캐여묻기만을 즐기는듯 하였다.강길은 나중에는 참아내지 못하고 몇명에게 돈차용 용도를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다.몇명 에 한둘은 다단계판매 조직의 일에 대해서도 꽤나 알고 있는듯 하였는데 그들은 강길에게 조언들을 해주었다.
   다단계판매 조직들은 깡패조직과 거의 다를바가 없는 조직이여서 서뿔리 건드렸다가는 큰일을 만든다.우리 연변에도 다단계판매 조직에 가입했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적잖다.그러니 남녕을 찾아가되 되도록이는 경찰신고를 해서는 안된다.소문에는 다단계판매 조직중에는 현지 경찰들과 손잡은것들도 많다고 하는데 연길도 아닌 산설고 물선 남녕에 가서 마구 덤벼대였다간 피랍구속된 사람을 구해내기커녕 생사람을 더 큰 불구뎅이에 밀어넣을수도 있겠다.다단계판매 조직에 피랍구속되였던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피랍구속되면 모진 매를 맞아야 하고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차라리 피랍구속된 사람을 건져내는 기일이 지체되지 않도록 요구하는 돈을 주고 사람을 건져내는것이 상수일것이다…
   여러가지 조언들을 얻어들을수록 강길의 속은 바질바질 타 들었다.그의 꿈에는 <<순수자금운영>>조직에 얻어맞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사촌형의 얼굴까지 나타났다.그런데다가 남녕으로부터 걸어오는 전화는 하루에도 대여섯번 울려터졌으므로 강길은 얼굴색이 말이 아니였다.그것을 보아낸 사무실 주임은 그더러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아보라고 하였다.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으라니? 내가 무슨 겨를에? 강길 은 남의 심사를 잘 모르는 사무실 주임에게 무거운 웃음을 웃어 보이고는 그에게 급건때문에 오후에는 사무실을 나올수 없다는 량해를 구했다.
  오후내내 돈꾸러 연길시내를 한바퀴 돌아다녔지만 아무런 결과도 없었다.이제는 어떻게 하는건가? 아직도 5만원이 부족하다.인터넷을 들어가보니 연길과 남녕을 이어주는 제일 빠른 교통편은 그래도 항공편이였다.아침에 연길-북경행 국제항공편을 타면 북경공항에서 3시간뒤에 북경-남녕행 남방항공편을 이어탈수가 있어 오후면 남녕에 도착할수가 있었다.겨울 비수기여서 그런지 하루내로 이어지는 연길-북경-남녕 항공권은 생각보다는 쌌다.하지만 아직도 5만원 차액이 있는데 항공권은 예약하지는 못한다.그리고 사무실에 청가를 내지 못한다…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아파트단지내로 들어섰다.아파트 정원내 한그루 버드나무우에서 까치 한마리가 꼬리를 높게 쳐들고 이 가지 저 가지를 폴짝폴짝 옮겨다니는것이 눈에 띄였다.황혼이 찾아들고 있었으므로 밝던 겨울 해빛이 이미 어둑시그레해 지고 있었다.그러나 까치를 높게만 지켜보는 강길의 차겁고 어두워졌던 마음속 어딘가 따사로운것이 꿈틀거리는듯 하였다.
   겨울 까치는 울줄을 모르는가? 저놈이 한번 좋게만 울어준 다면 얼마나 좋을가?!
   한여름 푸른 잎들을 죄다 내버린 앙상한 버드나무였지만 그 버드나무우를 즐겁게 깝치는 까치를 쳐다보니깐 강길의 정서는 꽤나 돌아지는것 같았다.그러는데 호주머니의 핸트폰이 갑자기 울려터졌다.다행이 남녕으로부터 걸어온 전화는 아니였다.미국 밀항을 간지 오랜 동생의 전화였다.
   --형,축하하오.형의 <<육신과 령혼이 피랍되는 아침>>이라는 시가 월간지 문학상을 받았더구먼! --네가 어떻게 그걸 알고?
  --여기도 인터넷은 잘 터져서 연변소식도 금방금방이요!
  --허허,그런데 넌 잘 보내느냐? 아픈데는 없고?
  --쉴새는 없소!
  --그런데 형의 목소리가? 혹시 감기라도 온것이 아니요?
  --감기는 무슨 감기,요새 시끄러운 일이 하나 생겨나서.
   강길은 동생에게 외사촌형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뭐라고? 군철형이 남녕에 피랍구속되여 있다고? 돈이 5만 원 모자라면 내가 재작년에 보낸 5만원을 꼼쳐두지말고 어서 빨리 사용하오!
   --그 돈은 절대 안되지!
  --형,고집을 부리지 마오! 군철형이 피랍구속되여 있는데 사람을 빨리 구해내야지,나도 군철형의 도움을 크게 받았는데!
   --네가 무슨 도움을?
   --형한테는 아직도 이야기 안해주었구만! 이결의 엄마는 말이요! 그적에 군철형이 소개해준거요.그때 가격으로 적어도 1만원이였는데 내가 고향에서 덜먹총각으로 늙는다고 군철형은 1전 한푼 소개비도 안받았고,그리고 두만강을 건너온 녀자들중에서 그래도 곱게 생기고 인품이 좋은 사람을 나에게 소개해준다고…
   --그래? 진짜로 그랬나?
   --그적에 군철형은 공부했고 글까지 쓰는 형은 자기가 “두만강을 건너오는 사람들 장사”를 하는것을 무조건 달가워하지 않을것이니 형에게는 절대로 비밀에 부치라고 말했거든.그래서 나는 형에게 감히 아무것도 알려주지를 않았거든.이런것들이야 다 지나간 이야기인데,형,무조건 그 5 만원을 사용해서 사람을 빼 내여 오라니깐.형은 군철형이 북경 천진에 빠져나가 살다가 일을 당한것도 모를건데?    --무슨 일?
  --그 우수개를 잘하던 외사촌형수 말이요,군철형과 북경 천진을 살다가 군철형이 가난하다고 그랬는지 군철형과 리혼했고. 그 녀자 말이요.정신이 빠져나간 녀자이지! 돈 많은 한국 령감 에게 붙어살다가 갑자기 거리바닥 사람들과 손잡고 그 한국 령감을 랍치해서 돈 따먹으려 했단 말이요.아마 그 녀자는 아직도 감옥에 갇겨 있을건데…
  --뭐라고? 그게 정말이니?
  --정말이지! 세상이 너무 작아서 나와 함께 미국밀항을 한 친구 하나가 그 외사촌형수네 친척이라 나는 다 얻어들었소!
  강길은 갑자기 큰 몽둥이에 머리를 얻어맞은듯한 느낌에 휩싸이고 말았다.
  --형은 얼른 은행에도 가보고 항공권 사러 가보오.
  --어-…,그럼 그렇게 하자!

5
 오늘 아침도 겨울 아침 해빛은 크게 밝았고 퍼그나 따뜻하였다. 공항에 도착하니깐 강길의 마음은 무척 가벼워졌다.어제밤 전화로서 다시 확인했었는데 <<순수자금운영>> 조직은 10만원만 갚아주면 사람을 무조건 풀어준다고 답복해주었던것이다.그리고 사무실 주임은 자기에게는 남녕에 동창들이 있으니깐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동창생들더러 사람들을 많이 불러서 강길의 <<순수자금운영>> 조직과의 조우를 동행시켜 줄거라고 하였던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니깐 강길은 탑승수속을 밟으면서 휘파람을 불어보았다.나이 먹은 사람이 한겨울에 휘파람을 불어대는것이 우스웠던지 곁의 그 누구도 킬킬 웃으면서 흘끔흘끔 눈길을 내보였다. 연길-북경행 비행기에 올라 핸드폰 전원을 끄려는데 핸드폰이 울려터졌다.한국으부터 걸어오는 안해의 전화였다.
   --일결 아버지 출근이세요?
   --아니,북경행 비행기를 올라탔소.
   --출장이세요? --어-어,하루이틀 출장이지.애들은 이웃들에게 잠간 부탁해두었소. 강길은 외사촌형의 일을 안해에게 말해주고싶지는 않았다.
   --여보,애들이 겨울방학을 하면 며칠이라도 집으로 오겠소? 인천-서울 항공권이 너무 비싸면 인천-대련을 리용해도 괜찮을건데.
   --그 일때문에 전화드리는건데요.아마 애들 겨울방학에 집으로 잠간 돌아가보려던 계획은 안될것 같은데요.
   --그게 무슨 말이요.오래전부터 애들에게 공부만 잘하면 애 들 겨울방학에 집으로 꼭 돌아와서 푹 쉬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는! 일결과 이결은 엄마를 얼마나 기다리는지 알기나 하오?!
  --말씀드려도 성내지는 마세요,저 말이예요,돈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가입했는데…
  현재 몇달 수입을 다 말아먹었어요.
  --무엇에 가입했길래?
  --화장품 다단계판매에 가입했는데…
  --뭐라오? 당신도 다단계판매에?
  --흑-흑… 핸드폰에서는 안해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강길은 안해가 울기 시작하자 더는 안해를 나무랄수가 없었다.
  --울지마오,그까짓것 몇달 수입을 날려보냈으면 날래보낸거지,좋은 소식이나 하나 알려줄게.내가 쓴 <<육신과 령혼이 피랍 되는 아침>>이 올해 월간지 문학상을 탔소! 그래서 5천원이나 받았는데…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3 육신과 영혼이 피랍되는 아침 2015-04-25 0 668
2 은저가락 2015-01-18 0 1550
1 [단편] 음력설 2015-01-16 0 171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