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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운걸기자문집
범이 사람을 해쳤나 사람이 범을 해쳤나
-악덕사냥군의 옹노에 걸린 동북호랑이 구급실기
윤운걸
2002년 1월 29일 훈춘시인민병원에서 호랑이한테 오른 팔을 물린 환자를 응급치료
2002년 2월 2일 훈춘시자연보호구에서 호랑이가 한 녀성을 잡아먹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
2002년 2월 3일 저녁 훈춘시인민병원 외과전문가 김수철 주임의사 등이 옹노에 걸려 생존력을 거의 상실한 동북호랑이를 수술치료
2002년 2월 9일 12시 45분경 동북호랑이는 구급에 효험을 보지 못하고 끝내 숨졌다. 나이는 10-12살로 추정
왜 동북호랑이는 사람을 해치게 되었는가?
중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건인 동북호랑이가 선후로 사람을 물어놓았고 잡아먹기까지 한 끔찍한 사건이 훈춘시자연보호구에서 생겼다.그럼 이 사건은 우연한 사건인가?
올해 연변에는 50여 년래 보기 드문 폭설이 내렸다. 이로 하여 한시기 동안 연변 각지는 교통이 마비되였고 부분적인 가옥과 대부분의 남새비닐하우스가 무너졌으며 수천마리의 소와 양이 잃어졌거나 굶어죽고 얼어 죽었다.한편 폭설에 의해 산짐승들이 먹이를 찾아 대량으로 하산했다.
지난 1월 29일 오후,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시 춘화진의 농민 곡창희(47살)는 본촌에 거주하고 있는 흑룡강성 오상시의 농민 윤석종(34살)과 함께 다른 촌에 일보러 갔다가 오후 2시경에 스키타고 되돌아 오던 중 한 초막집(빈집)옆에서 범의 발자국과 큰 사슴()의 잔해를 발견했다.범이 금방 큰 사슴을 잡아먹고 자리를 떴던 것이다. 그들은 범이 먹다남은 큰 사슴의 다리와 고기를 주어 배낭에 넣고 계속 마을로 향하던 도중 약 2시간 후에 뒤에서 범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범이 뒤를 따랐던 것이다. 곡창희가 웃옷을 벗어 불을 달아 범을 쫓으려 했으나 라이타가 켜지지 않았다. 범은 곡창희의 뒤잔등에 덮치기 시작, 본능적으로 오른팔로 덮치는 범을 막으려는 순간 범은 오른팔을 물었다. 범은 뒤이어 넘어진 곡창희의 뒤잔등을 허비기 시작,윤석종은 급기야 스키를 벗어 범의 머리를 쳤으나 범은 끔쩍 안했다. 범을 당해 낼 길이 없게 된 윤석종은 동료를 구하지 못한 채 줄행랑을 놓았다. 팔을 물린 곡창희도 어쩌는 수가 없어 숨도 감히 쉬지 못한채 눈우에 죽은듯이 누워 있었다. 약 반시간 지나니 범은 웬 영문인지 그 자리를 떠났다.범이 떠나갔다는 것을 의식한 곡창희는 단숨에 집으로 달려왔고 당지 사람들이 곡창희를 훈춘시인민병원에 호송했으며 지금까지도 치료중에 있다.
련달아 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2월2일 훈춘시 삼도구림산작업소에서 범이 사람을 잡아먹었다는 비보가 날아왔다. 사연은 이러하다 훈춘시 삼도구림산작업소의 3명종업원이 산에 올라가 작업하고 돌아오던 도중 맨 앞에서 걷던 양모(34살,한족)녀인이 옹노에 걸린 범한테 물려 뜯기우기 시작햇다.기급해난 두 남성은 줄행랑을 놓아 훈춘시자연보호구 삼도구자연보호소에 가 신고했다.
구급대원들 현장에 도착
제보를 받은 훈춘시자연보호관리구와 훈춘시림업국에서는 즉시 구급대를 조직, 한편 이 사건을 길림성림업청에 보고, 길림성림업청에서도 즉각 국가림업부에 보고, 이번 돌발사건을 감안해 급기야 연길동물원의 마취수의사 김광수도 훈춘시에 도착했다. 양모의 시체는 찾았지만 이미 뜯어 먹히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구급대원들은 훈춘시 삼도구의 삼림에서 옹노에 걸린 범을 발견, 구급대원들이 3메터 가까이 접근했지만 사람에게 덮쳐들 맥을 잃은 상태였다. 만일의 경우를 고려하여 범에게 마취총을 쏘았다.약 반시간 지나 범은 완전히 늘어졌다. 철옹에 범을 싣고 하산할 때는 이미 어둠이 깃들기 시작한 때였다.이제 범을 장춘까지 호송하면 도중에 숨이 끊어질 가능성이 많았다. 긴급구급이 시간을 다투었다.그러나 그때까지 바라던 북경,할빈 등지의 수의전문의들이 훈춘시에 도착하지 못했다. 후에야 안일이지만 북경등지의 수의들이 긴급제보를 받았지만 북경-연길행 비행기표는 이미 매진되여 하는 수 없이 2월3일 북경-장춘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에 장춘-연길-훈춘행 코스를 잡게 되어 2월5일에야 훈춘시에 도착했던 것이다.
외과전문의 범구급에 착수
범의 상태는 점점 위급해졌다.지휘부에서는 즉시 춘춘시인민병원에 구급치료를 요청, 병원의 부원장이며 외과전문가인 김수철 주임의사가 이 중임을 떠메게 되였다.범이 훈춘시내에 도착한 시간은 2월3일 저녁 7시 30분경,호송차가 100여킬로메터를 달려서야 도착했던 것이다.김수철 의사는 25년간의 의사생애에서 수백명의 사경에 처한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구급했지만 동물구급은 물론 범을 구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하기야 중국내에서도 이렇게 심하게 상처를 입은 범을 구해본 사례는 없다고 한다. 범에 대한 상관자료도 없는 상황이였다. 다급히 해당 부문에 동북범의 기본생활자료를 요청했다. 페스가 날아왔다.동북범의 기본생활에서 필수되는 실내온도는 5-6*C,체내온도는 38-38.8*C(사람은 36.5*C좌우)호흡은 8-16차/분,심장박동차수는 100-124차/분이였다.체중은 약 150킬로그람 좌우이고 10년내지 12년생으로 추정되였다.구급수술을 시작하자니 정규수술대처럼 네온등도 갖추어지지 못한 상황, 사람처럼 범을 반듯하게 눕히지도 못하게 된 처지였다.
2월3일 즉 호송된 당날 저녁 8시 30분부터 수술이 시작되였다. 그날 수술기록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범을 마취한 뒤 수술대에 좌측 모로 눕힘, 상처는 심하게 감염,상처를 탐사해보니 옹근 목이 둥그렇게 찢어져 있었고 목의 근육도 대부분 터지고 째여졌는데 깊이는 5센치메터,목의 경추뼈가 드러나 있었고 인두아래 기관(숨통)이 이미 3분의 2가 끊어졌음, 수술중, 수술후 호흡, 심장박동이 평온함.
3시간반동안의 수술을 거쳐 기관과 식도 및 근육 등 봉합이 잘 되었고 상처처리도 깨끗이 되었다.
2월 5일에 북경동물원 부원장 겸 고급목축사 장금국 등 2명, 할빈시해방군211병원(동물치료에 경험이 있는 병원임)의 2명 의사가 선후로 훈춘시에 도착했다.이들이 범의 수술정황을 검토하고 결과 수술이 아주 성공적이였다고 치하했다.한편 그들은 이렇게 상처를 심하게 입었고 피도 엄청나게 흘렸으며 상처입은 시간도 오랜 범을 구급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했다.
범은 사람과 달리 기초대사률()이 높고 수분과 약물의 수요량은 사람의 킬로그람당 3배라고 한다. 이에 대비해 김수철의사는 소염제,영양제,비타민제 등을 정맥주사하면서 치료에 진력했다. 한편 그는 감염으로 인한 페,간,콩팥 기능마비가 올가봐 크게 우려했다.날이 감에 따라 감염증세가 심해졌고 콩팥 기능이 점차적으로 쇠퇴해지면서 오줌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끝내는 최악의 상태가 나타나고야 말았다.
2월9일 12시 45분경,동북호랑이는 드디여 구급치료에 효험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피검사 결과 범은 불동간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이란 합병증이 왔던 것이다.사체해부에서 밝혀진데 의하면 량측 흉강내에는 농성()액체가 있었고 페에는 다발성 농양()이 있었으며 간은 충혈상태였고 콩팥에는 만성농양()이 있었다.
범을 죽인 장본인은 누구?
사건이 발생한 뒤 해당 부문에서는 즉각 수사에 달라붙었다.우선 1월 30일에 범에게 물린 곡창희와 윤석종을 혐의대상으로 짚었다.윤석종은 타고장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혔다.해당 부문에서 그의 집을 수색한 결과 범의 목에 걸렸던 옹노와 같은 강철쇠줄(직경이 약 손가략만큼 굵음)을 발견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하니 틀림없었다고 한다.그렇다면 곡창희의 팔을 물어놓은 범이 바로 2월2일에 재차 사람을 해친 범이 아니겠는가?첫 사건발생지는 훈춘시 춘화진의 한 산골,두번째 사건발생지는 훈춘시 삼도구의 한 산골,이 두곳의 거리는 수백킬로메터,그렇다면 범은 옹노에 걸렸다가 뛰쳐나와 첫 사건을 저지르고 몇백킬로메터를 헤매다가 두 번째 사건을 저질렀을가?혹은 첫 사건을 저지른 뒤에 옹노에 걸려다가 뛰쳐나와 두 번째 사건을 저질렀을가...지금 해당 부문에서는 계속 수사망을 조이고있다.
악덕사냥군의 행실로 처녀도 숨지고 범도 숨져
통계에 따르면 사육동북호랑이는 수십마리 되지만 중국내의 야생동북호랑이는 불과 몇 마리,그것도 훈춘시자연보호구에 4-5마리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있다.“자연재해는 바로 인재()”다 전문가들의 소개에 따르면 사람이 범을 해치지 않으면 범은 절대로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동북호랑이는 국가1급보호둥물이다.그래서 국가에서는 거액을 들여 훈춘시에 동북호랑이와 극동표범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보호구를 세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보호구안에다 몰래 옹노를 놓았으니 참으로 무지몽매한 행실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렇게 약손가락 굵기만한 옹노는 결코 토끼나 노루같은 것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다. 메돼지나 호랑이를 잡으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한편 악덕사냥군은 분명히 범이 다니는 길을 아로 옹노를 놓는 것이라고 추정하고있다.
이제 이 끔찍한 사건은 진상이 밝혀지면 악덕사냥군은 마땅히 엄한 법적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본문은 흑룡강신문 2002년 2월21자에 실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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