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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ualCross
우상렬
세상은 정말 돌고 도는 갑다. 언젠가 여자들이 남성억압 하에 죽겠다고 지랄이더니 이젠 남자들이 참 죽을 맛이다. 남성의 여성화, 남자들이 여자처럼 되어야 잘 나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세상이 딱딱한 하드-남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분명 부드러운 소프트-여자들의 세상으로 번져가니 말이다. 노지심이 왼 힘으로 나무를 뽑아버리고 무송이 맨주먹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던 시대는 언녕 지나가고 버튼을 누르거나 컴퓨터자판을 뚜드리는 시대가 아닌가? 아무리 껑껑 거리며 일해봐야 개밥에 도토리신세밖에 안되고 굽실굽실 ‘いらぃませ’쯤 해야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이 어떻게 되어 먹었는지 페미니즘의 여권신장 같은 것은 약과고 오히려 남성 스스로가 남성이기를 포기하고 여성화-SexualCross로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남자들한테도 무슨 매너니 화장이니 하는 거추장스러운 것들이 따라 붙는다.
무슨 남자가 그래, 매너 하나 없이. 요새 남자가 여자들한테 심심찮게 듣는 소리다. 여자들한테 반말을 썼거나 여자들 앞을 안면고시 없이 획 지나갔거나 엘레베이터 같은 거 탈 때 남자가 여자 먼저 탓을 경우에조차 이런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이런 소리를 듣는 남자는 이거 아닌데... 속으로 이렇게 되뇌이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거저 이거... 이렇게 우물쭈물하다가 거세당한 송아지새끼처럼, 아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노새처럼 제풀에 물앉고 만다. 못난 남자들 같으니라꼬. 이러니깐 나 같이 표정이 굳고 행동이 거친 남자들은 설 자리가 없지. 아니, 무슨 표정이고 행동을 떠나서 나 같이 험상굳게 생긴 놈은 아예 SexualCross에서 도태다.
요새 봐라, 남자들 화장하고 매니큐하고 여자들 흉내낸다고 야단들 아니냐. 거리바닥에 불티나게 팔리는 것이 남자들 화장품이란다. 아이고 화장품쯤이면 약과지, 정형외과까지 남자들이 붐빈다고 하니, 이것이야 말로 격세지감이로세! 그래서 결론적으로 요새는 꽃미남들이 잘 나가는 세상이다 말이요. 그리고 꽃을 든 남자들이 줄을 선 시대란 말이요.
참 우리가 대학교에 다닐 때까지만 해도 니는 내꺼야! 하며 남자들이 독점욕을 풍겨야 여자들이 따라주었는데 이제는 나는 니꺼야! 하며 아양을 떨어야 여자들이 받아 줄가 말가 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으니 ‘한심할시고’! 남자들이 백기를 든 분명한 여성상위시대. 내 친구 한 놈은 저녁에 그 일을 할 때도 여성상위시대, 올라옵소 한단다. 그러니 땀 뻘뻘 흘리지 않고 그 거창한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단다. 처음에는 남성상위시대, 올라탑소 해야 꼭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여성상위시대, 올라옵소로도 되니 희한하고 재미나고 좋더란다.
내 친구 더 기가 막히는 한 놈은 돈을 벌어서는 꼭꼭 마누라한테 챙겨주고는 여성상위시대, 올라탑소와 남성상위시대 올라옵소를 떠나서 여하튼 열심히 그 일을 해주어야 용돈으로 돈을 조금씩 타 쓴다고 한다. 나보다는 못한 놈! 아니 피장파장, 아니 그래도 나보다는 못하지.
여성상위시대, 여성동지들 좋캈소! 그런데 여성동지들 많이 남성화 되었구려~ 그래서 남자들 많이 기 죽는다 이거여. 아니 피장파장이구려. 남성의 자성화⇔여성의 웅성화, SexualCross의 본래적 의미도 이런 것으로 보아야지. 모계사회니 부계사회니, 모권제니 부권제니, 남권이니 여권이니 하는 우리 역사의 일그리진 면을 바로 잡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좀 矯枉過正으로 나가도 괜찮다. 남성중심을 폭파하고 올라탑소와 올라옵소의 논리도 폭파하고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키스의 원리로 SexualCross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이요, 해체주의요 하는 요즘 좀 아리숭한 얘기들도 이런 SexualCross의 확대판에 다름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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