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
해우소란 단어를 난 대한민국에서 처음 들었다.
그것도 어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가 내글을 보시는 애독자 한분이 나의 글을 보시고 한마디 적어 놓았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씌였다. "주정배님의 글은 항상 잘 나가다가 해우소로 간다." 고。
난 정말 무슨 말인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아는것처럼 "ㅎㅎㅎ" 하고 웃어 넘겨 주었다. 물론 그 “해우소”란 뜻도 모르는 나는 내글을 잘 썻다는 뜻인지 나쁘다는 뜻인지 모르고 그저 ㅎㅎㅎ 했다는 말이다. 얼마후에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고서야 오~ 이런 명사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우소란 중국글로 쓰면 해:해방할 해, 다시 말하면 해방군 해자에 우: 근심우자에 소: 장소 소자를 합친 단어로서 근심을 해결하는 장소란 뜻이 되겠다.
어떻게 보면 내글에 독자가 달아놓은 댓글은 조금 독자가 내글에 대한 비웃음의 뉘앙스와 의도가 틀린 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하면 고민을 해결하는 장소란 뜻이라면 내글은 정말 괜찮은 글, 다시 말하면 마지막, 다시 말하면 내글의 결말에 가서 고민을 해결하는 장소로 간다는 뜻이 아닌가?
그러나 내글에 단 댓글은 그저 측간이란 말을 멋지게 나도 모르는 단어를 골라 쓰는라 골라쓴 단어인것 같다. 아니면 그 댓글을 다신 님은 아마도 그런 해우소가 있는 절을 즐겨 다니는 분이 거나. 목탁을 두드리며 나미아미타블을 부르는 분이였던 모양이다. 하여간 난, 이 주정배 글의 애독자 때문에 이 해우소란 단어를 배우게 되였다.
솔직히 말하면 고향에는 이단어를 모르는 분들이 적지 않다. 왜냐면 이단어는 전자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단어로서 절이나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커서 말하는 명사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나의 글은 대부분 이렇게 독자를 잘 끌고 가다가 나중에 이독자의 말마따나 해우소로 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내글의 중점은 항상 마지막 단락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찰이나 절에서 언제부터 화장실을 해우소라 불렀는지 몰라도 우리 선조는 옛날부터 화장실을 여러가지로 불렀다.
변을 보는 곳이라고 변소라! 똥을 누는 곳이라고 똥수간? 뒤에서 보는 뒤를 보는 곳이라 뒷간, 항상 앞쪽에 있지 못하고 집 가장자리나 측면에 차지 하고 있다고 해서 측간? ...
하여간 이 화장실에 대한 이름은 많기도 하였다. 이런 저런 이름중 어느것 하나 현시대에 맞는 이름이 없었던지 아니면 종양미외 하는 한국분들이여서 그런지 그들은 그대로 외국식으로 화장실이라고 부르게 되였던 모양이다. 어쩐지 우리연변 사람들은 맨처음 이화장실이란 명사에 거부감이 적지는 않았었다.
어쩌면 사람이 죽으면 화장하는 화장터를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 또 거기에 중국사람들은 위생간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으니 ... 종내는 고향에서 한국에 다녀오는 사람이 백프로?에 달하더니 그대로 한국식?! 화장실이란 단어가 그대로 입에 붙었던것 같다.
저 두만강 건너 북한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 아직도 우리 할아버지 때처럼 측간이나 똥숫간이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모르긴 해도 앞으로 멀지 않아 북한에서도 화장실이라 불러질 것은 의심할 나위조차 없는듯!하다. 혹간 모른다. 북한식 우리말 만들기 달인들이 모여 연구하면 멋진 우리말 명사가 탄생할지도.
전번에 서장에 유람갔다오다가 난 죽는가 했다.
기차가 처음 떠날때는 그런대로 괜찮은 화장실, 아니 화장실이라기에는 너무해서 변소라고 하자.
오 ~ 말도 말라. 기차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인간의 오물이 찰랑 대는데 남자들은 그런대로 작은 것은 서서 보기에 별문제인데 여성들, 모든 볼일을 앉아서 보는 여성들은 정말 어떻게 볼일을 보았는지 ... 정말 불가사의하다.
정말 서장으로 가는 화장실에 몰래 파파라치족들이 있었다면 별 멋진 동작, 희한한 자세, 어찌보면 이번 올림픽에 탄생한 한국체조선수의 xxx 1 보다 못진 않은 동작도 나오지 않을 가 싶었다. 서장행 기차에 앉은 이튿날 부터는 난 아예 맥주를 먹지 않았다. 화장실을 가기 싫어서 말이다. 될수록이면 마시는 물도 줄이고 그저 침대에 누워서 잠만 억지로 청했다.
그러나 그게 어디 될말인가? 서장을 가자면 2박 삼일을 가야 하는데 ... 굶고서 갈수가 없는데 ... 먹으면 볼일이 생기는데 ... 막~ 처음에는 누가 일회용 쓰레빠를 주어서 반갑게 받아 신었는데 장강을 넘어서면서부터 화장실엔 오물이 장강처럼 출렁대는데 쓰레빠를 신고 들어 가기는 틀렸고 그대로 여행간다고 반짝반짝 닦은 구두를 다시 신고 화장실을 다니는데 ... 그다음부터는 점점 불어 나는 인간의 배설물! ... 정말 말도 못하겠더라. (다음에 기차 여행을 할때면 꼭 장화를 챙겨가리라 !) 고 결심할 정도였다.
서장에서 이박삼일을 구경하는 내내 나는 돌아 올때의 뒷일, 그 뒷근심이 태산 같아서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이미 돌아오는 티켓은 끊어 놓은 터이라 ... 울며 겨자 먹기로 또 그기차를 타고 돌아 오는데 ... 기차 타기 전에 화장실을 갔다오고 ... 금방 검표를 시작하기전에 또 갔다 왔으나 기차를 타고 좌석을 정하자 마자 또 화장실 가고 싶은데 ... 난 정말 환장하겠더라.
이런것을 두고 아마 노이로제라고 하지 않는가 싶다. 나는 화장실 노이로제가 걸렸던 것이다. 정말 난 돌아 오는 길에는 빵 밖에 먹지 않았다. 그것도 마른 빵을 억지로 씹어서 삼키면서 ... 물한모금도 먹지 않고 ... 2박삼일 큰 것을 참아 왔다.
오늘 특히 이 해우소에 더불어 화장실 생각이 떠올라 타자를 치기 시작한 것은 우리 연변에 지금 이런 화장실이 변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오락터나 광장이나 공원등 요즘은 생활이 좋아지니 이런 오락 장소도 많이지는 추세인데 어디던 즐기다 보면 이 화장실 걱정이 태산 같다.
더욱이 이 주정배 나는 어디가나 먹기 좋아 하고 놀기 좋아 하는 이주정배인데 ...
요즘은 정말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않는다. 전번 서장여행 후부터는 화장실 노이로제가 와서 그저 기차만 탔다~ 하면 화장실을 가고프고, 장도뻐스만 탔다해도 화장실이 그립고, 길만 떠난다면 차타기전에 화장실을 꼭 들어가 앉았다가 나오는 난, 정말 화장실 노이로제가 걸린 병신이 된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일본이 그립기도 하다. 일본엔 뻐스에도 화장실이 있고 전철에도 화장실이 있다. 정말 말그대로 일본 전체가 해우소인것 같기도 하다.
요즘 고향의 변화는 정말 천지개벽이다. 전번에 글에 썼듯. "십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시대"가 아니라 하루만에 고향이 변하는 "천지개벽의 시대"가 열린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 화장실 노이로제가 있는 주정배 같은 사람들은 제쳐 놓고도 보통 시민들을 위하여서라도 우리 연변에는 고향의 발전에 알맞게 해우소가 좀 많아야 되겠다.
저 하남다리, 연신교... 등 놀이터에 마다에는 밤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놀러 오는데 화장실이라곤 다리 밑에 숨겨져 있는 변소 뿐이였다. 어쩌면 변소를 측간이라 불러온 우리, 사돈집과 변소는 멀어야 된다는 우리민족의 풍습상 뒷간을 다리 밑에 숨겨 놓은 것은 좋으나 어쩌면 그것도 아닌것 같다. (어쩌다 새것이 하나 있던데 그마저 개방되지 않고 있었다.)
우리 연변에 하나 밖에 없는 강, 고향의 강, 어머니강에 화장실 오물이 그대로 방치 되지 않았는가 싶은 근심도 없지 않아 생기기도 한다. 요즘은 그래도 그 화장실을 없애 버리는 것 까지는 좋은데 그 화장실이 없으면 또 많은 주정뱅이, 나같은 주정배들이 그대로 부르하통하에 쉬 ~ 하고 노상방뇨하지 않을 가 싶기도 하다.
요즘 적지 않은 화장실을 자치주 성립을 앞두고 부셔 버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빨리 연변의 의식수준에 맞게 화장실을 지었으면 좋겠다. 멋지게 ... 깨끗하게 ... 아름다운 화장실, 진정 해우 할수 있는 해우소를 말이다.
어쩌면 돈 받는 화장실이라도 추진시켜서 개인적인 경쟁이라도 시켜서 깨끗한 화장실!이 있었으면 ... 어쩌면 돈을 좀 받더라도 저 진달래 광장에도, 아리랑 광장에도, 공원에도, 여기 부르하통하반에도 ... 근심걱정없이 깨끗한 화장실 다운 해우소를 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깨끗한 화장실, 진정 화장실 다운 화장실!
절에서 일커는 해우소!
근심을 해결하는 이런 해우소!
해우소다운 해우소가 정말 그립고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