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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서점앞에서
2013년 12월 29일 11시 27분  조회:1515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신화서점앞에서
 
고층건물 숲을 이룬 네거리에
상점,술집,유흥업소 으시대는데
설자리도 못찾아 몸부림치는
핏기잃고 메마른 서점의 몰골
 
밥 한끼 굶더라도 책없인 못살아
신이 닳게 찾아들던 지혜의 창구
불효자께 쫓겨나 떠돌이하는
쪽박든 할미신세 웬 일이냐?
 
안일과 허영의 마약에 취해
시대의 뒷골목에 쓰러졌어도
눈뜬 봉사신세에 답답한줄 모르고
저 잘났다고 허풍치는 고얀 인간들
 
 
술집에 돈 뿌릴 땐 호걸이지만
책 한권 사보라면 두손을 떨고
"장성"쌓기 밤새울 땐 눈이 밝지만
글 한줄 읽으라면 머리가 터진다지.
 
 
책이 밥인가고 코웃음치며
작가,시인 비웃는 한심한 족속
문명의 혜택받고 문명에 썩어
날따라 높아지는 쓰레기더미
 
배는 남산이고 골수는 말라
치매로 히히 웃는 후손들을 보고
공부자의 혼령이 통탄을 한다,
황혼에 까마귀가 구슬피운다
       2007.5
           (연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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