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단상
가을철 어머니 외(2수)
2016년 01월 22일 12시 18분
조회:2718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가을철 어머니(외2수)
박병대
단풍잎 하나 유람객 하나
울긋불긋 고향 산엔 꽃물결이 넘실
하늘 높고 볕 따스한 유람철이지만
산아래 저 배나무댁 어머니는
산행의 정취 아는지 모르시는지?
땀뿌려 가꾼 올망졸망 기쁨들이
느닷없는 서풍에 아미타불될까
팽이같이 돌아치는 불같은 마음
굽힌 허린 그대로 새우등 되고
거칠어진 손등은 솔껍질 닮았구나.
기습하는 밤서리에
파아란 희망 삽시에 물켜버릴라
빨간고추 처마끝에 초롱불 켜고
무오래기 발에 널어 볕사랑 주며
쉼 모르는 날파람에 해도 저우네
품떠난 사랑들에 애간장 만리
간이라도 떼주고픈 애절한 모정
한평생 다함없는 거룩한 베품
진 빠진 머리칼 눈서리 덮어써도
그물 새긴 얼굴에는 해살이 찰랑
길 바쁘다 달아나는 매정한 해야
발걸음 잠시만 멈추어다오
어머니의 젖은 손 보듬어다오
무정한 가을철아 쉬엄쉬엄 떠나렴아
어머니의 고달픔 덜어드려다오.
2015.11
차례상앞에서
기다리던 명절날,
모처름 한자리에 모인 가족들
하늘나라 멀리가신 선친을 모셔와서
차례상 정성껏 차려드렸네.
“허허, 그릇마다 넘친 효성
눈요기만해도 배부르구나.”
아버님 무언의 덕담에
빙그레 웃으시는 우리어머니
큰 절 받으신 부모님
잔 넘치는 술 향기만 맡으시고
고기 한점 과일 하나 안건드리셨는데
어이하여 저렇게도 환하게 웃고계실가
식향에 취하셨나
자식들 효성에 감동되셨나
아마도 그런것만은 아닐거야,
오로지 그때문만은 아니실거야.
자손들이 오순도순 천륜을 즐기니
선친께선 함박꽃 활짝 피우신거야
게구쟁이 흙투성이 철부지때처럼
한솥밥 먹고살던 옛시절처럼
혈육의 정 강물되여 마르지 않는게
선친께서 바라시는 효도일거야
2015.10
못난 내얼굴
아버진 헌헌장부 어머니도 예뻤는데
나는 왜 그 유전자 다 못받았을가?
거울에 비쳐진 내 몰골 보노라면
눈꺼풀 스르르 무거워지고
두 어깨도 맥없이 축 쳐지네.
내가 정말 그렇게도 못났는가?
허욕 좀 팽개치고 거울앞에 다시 서니
허 참, 내 모습이 어때서?
눈에 번쩍 옥면이야 모래속 금싸락이고
나머지 인간이야 다 그나물 그밥인걸
잘생기고 못생겼다는 표준
꼭 손바닥만한 낯짝으로 가릴거냐?
가슴이 후더우면 추남도 부처같고
시샘둥이 저 계집 양귀비 닮았어도
꼭 백년 묵은 여우가 둔갑한것 같구나
용모 좀 빠진다고 서리맞은 풀되여
미용원 찾아가서 돈타작 말아
덕행의 향기로 추한 꼴 다스렸더니
세상에 어느 눈도 째려 보지 않더라
부모님 남긴 최고유전자 덕행인줄 알았네
2015.11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