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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사회 이야기
1987년 흑룡강성 학강시에서 농민의 딸로 태여난 동영남은 할빈사범대학을 졸업한후 목단강시 한 중학교 교원으로 취직했다. 취직한지 한달만에 그녀는 2살 년상인 최개와 사랑에 빠졌다. 간부가정의 외아들로 태여난 최개는 이목구비가 번듯해 처녀들의 흠모를 받는 우수한 청년이였지만 동영남한테 푹 빠졌다. 동영남의 세집에 모기장이 없는것을 보고 손수 재료를 사다가 침대가에 모기장을 만들어주는가하면 여러가지 반찬들을 날라다주며 갖은 정성을 쏟아부었다. 이런 남자친구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동영남은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행복한 녀인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었다. 다름아닌 옛 정부때문이였다.
바로 1년전에 대학졸업을 앞둔 동영남은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련속 실패했다. 그녀가 한숨을 짓고있을 때 친구가 원립지라고 부르는 전문지도원을 추천해주었다. 할빈시운전학교 지도교원인 원립지(38살)는 슬하에 5살짜리 아들을 두고있었고 안해와 별거중이였다.
운전지도가 시작되자 동영남은 “이번에는 꼭 성공하리라” 속다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붐비는 바람에 하루에 한번밖에 차를 만져보지 못했다. 그녀가 한창 속을 태우고있을 때 원립지가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잠시 내 정부가 되여주면 운전면허는 물론 학비까지 면제해주겠소. 영남이 운전면허증을 따내는 날에 우리 관계도 끊나는거요.”
동영남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면허증을 따낼 간절한 마음때문에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활발한 동영남한테 홀딱 반해버린 원립지는 휴식날에도 그녀한테 운전기술을 가르쳐주었다. 2010년 5월에 “정부”의 세심한 지도하에 동영남은 순조롭게 운전먼허증을 따낼수 있었다.
2010년 6월에 대학교졸업이 눈앞에 닥쳐오자 동영남은 목당강으로 갔다. 목당강에서 그녀는 몇개 학교에서 면접을 본후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그녀가 어찌 짐작했으랴, “정부”관계를 끊은 원립지가 뒤쫓아올줄을… 그녀한테 깊이 빠져버린 원립지는 “정부”관계를 계속 유지하자고 고집을 부렸다. 그제야 동영남은 경솔했던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일시적인 유혹에 사로잡혀 유부남과 불정당한 관계를 가졌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통탄했다. 그녀는 다시 찾아오면 그의 안해한테 이 일을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랬지만 원립지는 “영남이한테 남자친구가 생기면 곧 떠나겠소”라고 맹세했다. 영남은 그의 요구에 응할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처럼 일은 간단하게 끝나지 않았다.
그후 1년동안 원립지는 하루가 멀다하게 그녀한테 전화를 걸어왔고 쉴새없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동영남은 끈질기게 달라붙는 원립지를 떼버리기 위해 아예 핸드폰번호를 바꿔버렸다. 그러나 원립지는 영남의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계속 련락을 해왔다. 겁이 난 동영남은 집에 들어서면 핸드폰부터 꺼버렸다. 동영남은 원립지를 피하는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최개와 사귀는것을 알면 원립지가 복수할가봐 겁이 났던것이다.
한편 최개는 녀자친구의 마음속 비밀을 알턱이 없었다. 달콤한 그들의 사랑을 “감시”하는 한쌍의 눈이 있을줄을 그가 어찌 상상이나 했으랴. 최개는 항상 불안해하는 녀자친구를 위해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 12월 9일에 동영남과 최개는 부모한테서 결혼허락을 받았다. 결혼날자가 다가올수록 동영남의 “마음속고통”은 깊어만갔다. 결혼후에도 원립지가 괴롭힐가봐 불안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고 남자친구한테 “비밀”을 털어놓을수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수업을 마친 동영남이 핸드폰을 열어보니 그동안 받지 않았던 수십통의 전화가 와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또다시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동영남은 구석쪽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다름아닌 원립지였다.
“우린 이미 아무런 사이도 아니예요. 다시 전화하지 마세요.”
말을 마친 동영남은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동영남은 안절부절못했다.
“무슨 일이 있소?”
관심조로 묻는 남자친구의 말에 동영남은 급기야 울음을 터뜨렸다.
한참후에야 감정을 추스린 동영남은 “낮에 학생들과 생긴 마찰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최개는 “괜찮아질것”이라며 서둘러 녀자친구를 위안했다. 자상한 남자친구를 보며 동영남은 심한 자책감에 모대겼다.
2011년 1월 16일은 동영남의 생일이였다. 동영남은 남자친구와 몇몇 친구들과 함께 할빈시스키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영남은 기쁜김에 남자친구와 부둥켜안고 수십장의 사진을 남겼다. 하루종일 신나게 노느라 녹초가 된 동영남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깊은 잠에 곯아떨어졌다. 한편 최개는 기뻐서 녀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과 영남의 QQ공간에 올렸다.
그런데 원립지가 그 사진을 보게 될줄이야. 그때까지 원립지는 동영남이 언젠가는 자신한테 돌아올것이라고 굳게 믿고있었던것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2011년 2월 26일에 철저하게 깨여져버렸다.
그날 아침 새벽 5시에 원립지는 영남의 QQ공간에 들어갔다가 46장의 사진이 새로 오른것을 발견했다. 사진을 보려 했지만 비밀번호가 있었다. 원립지는 비밀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동영남의 신분증번호, 핸드폰번호…하지만 하나도 맞지 않자 원립지는 새로 바꾼 동영남의 핸드폰번호를 입력해보았다. 결과 사진이 보이기 시작했다.
동영남과 영준한 남자의 다정한 모습을 보는 순간 원립지는 눈이 뒤집혀졌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다짜고짜 동영남한테 전화를 걸었다.
“동영남, 감히 날 속이고 남자친구를 사귀는거야?”
낯익은 목소리에 동영남은 식은땀이 쫙 났다. 피곤한 나머지 엊저녁에 미처 핸드폰을 끄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졌던것이다. 상대방이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최개도 잠에서 깨여났다.
동영남은 핸드폰을 꺼버릴수도 받을수도 없어 한참을 망설이다가 소리쳤다.
“그래, 남자친구가 생겼어. 그런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상대방은 “만나서 얘기하자”고 소리쳤다. 동영남은 황급히 핸드폰을 꺼버렸다.
그때까지 모든것을 듣고있던 최개가 입을 열었다.
“영남이, 무서워마오. 내가 있잖소. 우리 함께 해결해보기요.”
남자친구의 넒은 아량에 동영남은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았다. 최개는 녀자친구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대처방법을 강구해보자”고 다독였다.
바로 그때 원립지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 영남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나한테 네 라체사진이 있어. 날 만나주지 않으면 전부 인터넷에 올려버릴거야.”
순간 영남은 머리속이 하얘졌다.
(언제 라체사진을 찍었다는거야? 그럴리가 없어. 하지만 혹시 그게 사실이라면…)
순식간에 공포가 밀려온 영남은 결국 원립지와 만날것을 약속했다.
전화를 끊은 동영남은 사시나무떨듯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엄중성을 보아낸 최개였지만 내색하지 않고 녀자친구를 위안했다. 한편 대책마련에 머리를 짰다.
그날 오후에 최개는 사회경험이 풍부한 딱친구 리신량을 불러 셋이서 원립지를 만나러 갔다.
오후 1시경에 셋은 약속대로 원립지의 세집으로 찾아갔다. 최개를 보는 순간 원립지는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QQ에 올린 동영남과 최개의 다정한 모습이 생각나 삽시에 분노가 끓어올랐다.
원립지는 품속에 간직했던 과일칼을 뽑아들고 최개를 향해 돌진했다. 뾰족한 칼날이 사정없이 최개의 가슴팍을 찔렀다. 지나치게 힘주는 바람에 칼날이 절반으로 끊어져 최개의 가슴팎에 꽂혔다. 리신량과 동영남이 원립지를 덮쳤다. 한동안의 박투끝에 리신량은 칼에 두곳이나 찔렸고 동영남도 중상을 입었다. 이때 최개는 가슴팍에 꽂힌 반토막의 칼날을 뽑아 원립지의 어깨를 찔러놓았다. 하지만 대량의 피를 흘린 최개는 인차 피못에 쓰러졌다.
원립지는 미친듯이 주방으로 달려가 식칼을 빼들고 동영남을 향해 휘둘렀다. 리신량은 온몸으로 원립지를 제압했다. 간신히 몸을 뺀 동영남은 즉시 경찰에 사건을 제보했다.
제보를 받은 경찰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최개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동영남은 남자친구를 부둥켜안고 대성통곡했다. 원립지는 당장에서 붙잡혔다.
2 011년 8월 3일에 목당강시인민법원에서는 원립지를 고의살인죄로 사형집행유예 2년에 처한다고 판결했다. 어리석은 범죄자는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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