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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필) 사이비“만능렬차”
2015년 03월 17일 11시 46분  조회:5081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사이비“만능렬차”


                                      최 균 선


   아이들이 저저 오르지 않을수 없고 한번 오르면 내리기도 어려운 “렬차”가 있으니 그게 무어냐 하면 바로 “사교육렬차”이다. 유치원 학전반학생부터 고중3학년에 이르기까지 점수라는 차표를 들고 오르는데 종착역은 대학입시라는 곳이다. 무관한 학부모들에게는 비정상으로 보이지만 한번 오르면 내리고 싶어도 내릴수도 없는 막무가내한 렬차, 제동장치가 아예 없는 사이비한 렬차이다.
아이들도 이 렬차에 기꺼이 오르고 여러가지 여건이 미달이여서 오르지 못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생활에서 무엇이 부족한듯 불안해하고 시대풍조에 뒤떨어진듯 조바심을 가지게 된 이상한 교육환경이 되였다. 아이들의 심신과 학부모들의 경쟁심을 코꿰여 끌고가는 사교육, 미워도 숭상하지 않을수 없는 점수, 점수의 노예로 사는게 불만이여도 장차 부대껴야 할 학벌사회에 자리를 마련하려고 모지름쓴다.
   아이를 좋은 대학에 보내는것만이 신분확보의 사다리에 오를수 있는, 아니 최소한 부모세대만큼의 사회적지위라도 유지할수 있는 유일한 도경이라고 굳게 믿고 일편 단심이고 일심불란이다. 현시대 아이들이 걷고있는 공부의 길이 정도(正道)가 아니란것을 누가 확답해줄수 있는가? 이게 바른길이 아니였다는것을 뒤늦게 깨닫고 회심의 미소가 아닌 일종 비애를 씹어야 할 때는 일찍하지도, 늦지도 않는 대학가에 들어선 순간이다. 혹여 내심으로 언녕 알았다하더라도 도저히 외면할수도 없었을게다.
   래일은 삼수갑산 가더라도 로무로 아글타글 번돈을 아낌없이 학원에 들이밀며 로후대비는 뒤로뒤로 밀린다. 아이들은 점수에 동년을, 청춘을, 미래를 맡겨버리고 학부모들은 사교육에 전반생을 저당잡힌 형국이다. 하지만 리론적으로 어떻게 시비하든 자신들은 가장 바람직하고 합목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 생각한다.
   학습성적이 올라가지 않거나 원래 좋던 성적이 내려가면 근본원인이 학원에 다니지 않기때문이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원인을 확정하는 사람은 해당교원들 이다. 자신의 로동을 무효로동이라고 스스로 선포하고 다니는격이랄가. 만약 그의 로심초사를 부질없다고, 차라리 학원에 전탁하라고 하면 천정에 올라붙을것이련만… 정규교육에 반신반의하며 성적을 올리려면 밉던곱던 그래도 학원에 붙박혀야 한다고 믿게 된 오늘의 학부모들, 그러나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그러면 누구의 잘못인가? 유관부문에서 무슨 단속같은것을 가끔가다 떠올릴때면 주마등처럼 휘익 돌다가 “이상없음”으로 락착짓기가 일쑤이다. 자식에 대한 투자에서 지력투자는 의심할바없이 가장 확실한 투자이고 본전을 수십백배로 뽑아낼수도 있는 보람찬 투자이지만 왜 그게 꼭 학원투자여야 할가? 점수에 사활을 걸만큼 준엄한 경쟁적인 학습분위속에서 아이들은 “적수”의 존재부터 배우며 “약육강식”,“우승렬패” 의 엄혹한 생존계률을 너무나 일찌기 몸에 익혀가고있다. 우리 아이들이 인간상정과 조화는 눈에 띄지 않게 “초한계선”을 넓혀가며 성장하고있다.
   학벌이 낮거나 없는 학부모들은 경쟁사회에서 학벌렬등감을 뼈저리게 느끼다보니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식으로 한사코이다. 이런 공동된 심리를 교묘하게 리용하 여 학원을 꾸린 “특수한”교수자들이 누이좋고 매부좋은데 누가 곁에서 흥흥거리냐? “태공이 낚시질하노니 원하는 자는 물릴지어다”를 외우지만 재미가 짭짤할것이다.
   물론 학교 정규교육이 주도로  되고 수요되는 자가 자기 선택을 하는것은 비리가 아니지만 지금 날이 갈수록 학원교육의 실태가 점점 별랗게 꼬여간다. 나름대로인 학원교육에 단맛을 보는 애들도 있고 그냥 다녀도 개 바위에 갔다오는식의 아이들도 있으니 학원교육이 기대하는것처럼 만사통이 아니고 무소불위가 아닌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넓은 마당쓸기에 내몰지 않고 제아이가 부족한 학과목에 점을 찍고 해당학원에 보낸다고 하지만 그게 누구탓인가? 학교과임은 그저 45분수업에 빈탈곡기를 돌리고섰는가? 하고 질의하지 않을수 없다. 내터밭은 내가 가꾸는게 전통관념이다. 내터밭엔 뜯어먹을만한게 없어서 남의 터밭에 들어가 이것저것 뜯어먹고 배가 불룩해지면 원터밭임자의 심정은 어떨가? 모르긴해도 면괴, 자괴, 실책감 등 각이한 심리현상이 반죽될것이다. 그마저 전무후무하다면 자격상실자이고,
   순리대로 말하면 아무리 능력자라도 정규교육담당자의 우세를 넘어설수 없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되여가고 있지 않은가? 현상적으로도, 실질적으로도,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사교육렬차를 타서 장기훈련을 받았기에 어떨꿍이를 앞세우고 중간역에서 오르면 따라가기 쉽지 않다. 그래서 첫역부터 올라야하고 중간에서 내려도 다른 렬차 에 오를뿐이지 사교육이라는 강철궤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길은 한곬이지만 와중에 홍수에 철길이 타래떡이 되는 경우처럼 아이와 부모사이가 틀어지기도 비일비재이다.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관계도 그렇다. 내가 이미 여물을 먹였으니 네가 잘 소화하고 살찌는가 하는것은 전적으로 네할탓이라는 식의 가르침자세, 아이는 소화불량이 생겨도 “맨날 학원다닌다는게 웨 그냥 그꼴이냐?”하고 욱박지르는 부모들의  심리자세, 그래서 지레 기질리고 무슨 고민이 있어도 벙어리 랭가슴앓는 아이들…그 러다보니 아이는 탈선하려 하고 부모는 더 무리수를 두고 학원은 그냥 손짓한다.
   아이가 학습이 지겨워질정도로 사교육으로 내모는 학부모들인들 마음이 마냥 셈평좋을리 없지만 학력콤플렉스의 충격탓일까. 공연한 경쟁심의 꼬드김때문일가? 좋은 학벌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사나 의사같은 전문직을 가진 학부모도 적지 않다. 학력 높고 위치좋고 수입이 좋은 학부모들이 학원교육에서는 더 열성을 부리고 더욱 높은 점수의 고봉에 목숨을 건다.
   그러나 스스로 과열경쟁에 휘말려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애들이 숙제반으로 줄을 지어가게 되였으니 교원들은 점점 홀가분해지고 누구는 돈가방이 무거워지고…가나오나, 어디로 가든간에 아이들이 학원밖에 더 갈데가 없다는것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는것이 학습흥취의 체현일가? 흥취는 원초적으로 자발적이여서 곡식모가지를 잡아당겨 키를 늘이는 일도 아니다.
   하건만 학교도 완벽한 “진공상태”의 교육이고 나와서 숨이 활 나올것같다가도 곧장 다른 형태의 “진공속에”들어서야 하는 아이들, 현실생활에서는 두마리 토끼를 다잡을수 없다. 그러나 학원에서는 두마리 토끼를 별로 힘들이지 않고 잡고있다. 돈이라는 토끼와 돈나무아래 부딪쳐 까무러치는 토끼(학생) 말이다.
    물론 먹은 소가 똥눈다. 물론 대가없는 희생은 아니다. 아이들은 명문대, 그리고 졸업후 전직, 혹은 공무원이라는 성과로 부모의 대공무사한 희생에 보답한다.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어떤 수준의 애라도 딱맞는 수준(레벨?)의 수업을 하는 학원이 있는지 필자는 모르지만 별로 믿지도 않는다. 그저 “약자선수”비슷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딴밥을 먹이는수도 있겠지만 아침을 먹기전에 요기부터 시키고 그래서 밥맛을 잃게 하는 그런 방법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왜 학교가 아니라 학원에서 머리가 터야 하는가? 학원이 만능이 아니고 “구세군” 이 아니라는것을 증명하는 사례도 많다. 교문밖에서 자기애는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공부만 잘하니까 신경을 안쓴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놀며놀며 보리방아 한말 다 찧는다”는 그런 여유로운 자세가 돋보인다. 그러나 소수여서 경화된 학원추구 관념을 깨뜨리지 못한다. “달린다. 점수만세 웨치며 달린다, 사교육만능렬차가 달린다!”                         

                                            2012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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