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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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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면 용서받는다
2014년 06월 19일 09시 47분  조회:7507  추천:8  작성자: 넉두리

이쁘면 용서받는다

 
김희수







 
 
어느날에 반금련이 빗장을 잠그다가 실수로 빗장을 떨구었는데 그것이 공교롭게도 창문 아래로 지나가던 서문경의 머리에 떨어진다.
“앗! 어느 놈이야?”
서문경이 욕설을 퍼부으려고 바라보니 경국지색의 미녀인지라 웃으며 반금련의 실수를 용서해준다.
 
이는 《수호전》이나 《금병매》를 읽어본 사람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만약 반금련이 예쁘게 생기지 않았더라면 용서받을수 있었을가? 아니, 적어도 서문경과 같은 호색한에게는 용서받지 못했을것이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우를 경험한적이 있다. 만원뻐스안에서 웬 녀자가 하이힐로 내 발을 밟았는데 몹시 불쾌했다. 일부러 그런것이 아니라는것을 알면서도 내 입에서는 욕설이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머리를 드는 순간 나는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욕을 꾹 삼키고말았다. 내 발을 밟은 녀인은 반금련 같은 미인이였던것이다. 나는 서문경 같은 바람둥이는 아니였지만 반금련 같은 미인의 실수를 용서해주었던것이다. 서문경처럼 그녀에게 첫눈에 홀딱 반하여 엉큼한 마음을 먹은건 더구나 아니였다. 잘못을 했어도 이쁘면 용서해주고싶은 마음이 생기는것이다.
 
그러나 이쁘다고 해서 꼭 용서를 받는것도 아닐것이다. 이쁘면 이성에게는 용서받을수 있으나 동성(동성애는 제외)에게는 용서받지 못할수도 있다. 또 이성이라고 해서 다 미인을 용서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이성이 모두 서문경이나 나와 같을수 없기때문이다. 그리고 이쁘다고 해서 다 용서받는것도 아니다.
 
어느 맥주집에서 목격했던 일이다. 건너상에서 맥주를 마시던 한 녀자가 일어서서 화장실로 가려고 하다가 그만 발을 빗디디였다. 그 바람에 그 녀자는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한손으로 앞의 술상을 짚고 다른 한손으로 한 남성이 마시던 맥주잔을 쳐버렸다. 맥주잔에 가득 채워졌던 맥주는 고스란히 남성의 옷에 쏟아졌다. 순식간에 맥주벼락을 맞은 남성은 벌떡 일어서 그 녀자를 쏘아보았다. 그러던 그 남성이 도로 앉아버렸다. 노기충천했던 표정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실수로 맥주잔을 뒤엎은 녀인은 양귀비나 서시 같은 미인이였던것이다. 아마도 남성은 녀자가 이뻐서 용서해준것 같았다. 그런데 다음순간이였다. 그렇게 이쁜 녀자의 입에서 나왔을가 의심되는 말이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나왔다.
“아 씨… 재수없다!”
남성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듯 그녀의 입을 멍하니 쳐다보는데 그녀의 입에서 다시 험한 말이 쏟아져나왔다.
“이 씨, 쉬털이야!”
그 말에 남성이 너무 기가막혀 한마디 했다.
“이 녀자가? 사과하기는 커녕…”
“이 씨…내 잘못도 아닌데 사과는 무슨…”
이쁜 녀자는 “아 씨, 이 씨”란 말을 습관처럼 내뱉었다. 그 녀자는 원래 이뻐서 용서받을수 있었는데 고약한 행실때문에 결국 남성에게 귀쌈 한대를 얻어맞았다.
 
“아무리 큰 잘못을 했어도 이쁘면 용서받는다”는 말은 이런 경우에는 통하지 않는다. 이쁘면 작은 실수는 용서받을수 있지만 큰 잘못은 용서받을수 없다.
 
그러면 이쁘지 않으면 용서받을수 없는가?
얼마전에 퇴근길에 있은 일이다. 내가 금방 비가 그친 인행도(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량사이로 차도 다니고 오토바이도 다니고 사람도 다니는 길이여서 인행도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로 걸어가다가 앞에서 우산을 들고 서있는 한 녀인의 곁을 지나려던 순간 그 녀인이 뒤를 보지 않고 갑자기 홱 돌아섰다. 그 바람에 그녀가 들고있던 우산이 내 어깨죽지를 강타했다.
“아이쿠!”
내가 아픔을 호소하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면 연신 “미안합니다”하고 사과했다. 그런 그녀를 다시 보니 뚱뚱한 몸매에 얼굴까지 밉상이였다. 내가 이마살을 찌푸리자 그녀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몹시 다친것 같은데 병원에 같이 갑시다.”
“아, 괜찮습니다.”
“그럼 약방에 가서 약이라도 발라야 되잖을가요?”
그녀는 앞에 있는 약방을 가리키며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사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가 거듭 사과하는 바람에 조금전까지 따끔따끔 아프던 어깨죽지의 통증도 어느새 가셔진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그녀를 용서해주었다. 그녀는 얼굴이 이뻐서 용서를 받은것이 아니라 마음이 이뻐서 용서를 받은것이였다.
 
얼굴이 이쁘면 일부 사람들에게서 용서받을수 있고 마음이 이쁘면 모든 사람들에게서 용서받을수 있다. 마음이 이쁜 사람은 용서받지 못할 큰 잘못은 하지 않을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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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5 ]

5   작성자 : 창란한 해살
날자:2014-06-21 14:05:29
항상 님의글 감명깊게 보고갑니다.
정말 님의 글처럼 이쁜 미모에 마음도 이쁜 여자들 있는가 하면 얼굴은 이뻐도 말은 돼지주둥이만도 더 더럽게 하는 여자들 저도 수두룩하게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배운 교윧돠 수양차이라 할까요?
반면에 못생긴 여자들일지라도 마음씨 이쁘고 언어와 행실이 고우면 그런여자도 돋보이고 이뻐보이는것이 아니겟습니까? 허허
4   작성자 : 넉두리
날자:2014-06-20 14:43:44
이상이라는 닉네임을 쓴 2번님
워이씬에서 중문글로 보았다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똑똑히 밝혀주시죠. 없는 소문을 날조하지 마시죠. 그건 비방죄입니다.

3   작성자 : 말말
날자:2014-06-20 14:34:56
1번님
님의 말처럼 잘났다고 하는 여자는 다 자신의 한 실수에 대해 용서를 빌지 않는가?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하시지. 우리 주변에는 얼굴이 예쁘지만 소양도 높아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는 여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여자를 목격하지 못했다면 그건 당신이 불행, 아니면 당신은 예쁜 녀자는 모두 거만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아주 불쌍한 사람입니다.
2   작성자 : 이상
날자:2014-06-20 11:20:38
어느 워이씬에서 본 중문글인데 제목도 똑 같네
1   작성자 : 앙ㅇㅇㅇㅇ
날자:2014-06-19 21:38:51
미안하지만 그 밉상의 여자는 자기가 못났기때문에 용서를 빌지않으면 안되였던것이다.
잘났다고 해봐라. 그 여자가 용서를 빌었겠는가. 그것도 말이라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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