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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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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글로카테고리 : 문학 -> 발표된 작품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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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정론
2015년 10월 12일 12시 42분  조회:1890  추천:0  작성자: 회령
     수필                                             
                                                    개관정론 
                                                                                                             회령 

    이런글을 자주 써서 빈축을 사며 타매를 받긴하지만, 아는것과 재간이 그뿐이다보니 궁냥이 트지못해서 또 이런글을 쓰게 되였다. 누가 쓰라고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그 무슨 사명감 같은것이 북받쳐서 자꾸 쓰기는 쓰는데, 나로서도 답답할때가 있다. 순전한 실화도 아니고 그런가하면 소설, 수필, 잡문도 아니고… 글은 글이지만 어느 문체에 집어넣었으면 좋겠는지(합당하겠는지) 가름할수 없는 범벅잡탕 이런글 때문에 나는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그중 비슷할것 같은 모자를 씌우고 천방지축 써 갈기는데, 문체는 어떻게 되여먹었든 뚝배기보다 장맛이 좋다구 알맹이가 있으면 나는 만족이다. 걸작이요 명작이요 하는데는 꿈도 꾸지않고 아예 견줘본 일도 없지만(워낙 어방사촌도 않되는걸 안다.) 알맹이가 있는 글을 씼다고 생각이 되면 참으로 무척 기쁘다. 지금 쓰는 이 글에도 될수록이면 깸알같은 알맹이를 몇개 넣어보자고 고심을 한다만, 모든것은 보는이들의 입에 달렸다. 내가 말하는 알맹이란 사회적 가치(효과) 를 말한다.

    일전에 우리부부는 잔치집에 갔었는데 신부가 안해의 11촌조카라 했다. 그러니까 신부의 아버지가 안해의 10촌동생인데 나는 10촌처남이 그날 초면이였다.

    나는 재수없게도 독신이다보니 늘 혈육을 부러워한다. 원래는 친가 외가가 모두 조선남북 에 많았다고 했는데 조선전쟁통에 몽땅 행방불명이 되고 말았다. 이젠 반세기도 지나서 나는 혈육찿는 일을 포기했다.

    대신 처가마을은 대가문인데 5촌까지만 꼽는다해도 100명은 거이된다. 그런데, 지내보니까 집안이 많아선지 패가 많았다. 말하자면 친해서 거래를 하는 집이 있고 개, 닭울음소리는 들려도 전혀 거래가 없는 친형제, 4,5촌들도 있었다. 그 원인을 대강 들어보니 계급성분때문에, 계급투쟁을 깡으로 하던 년대의 투쟁사건때문에, 리해관계때문에, 감정알륵때문에… 두루두루 그러루한 과거지사때문인데 그매듭을 풀지못하고 있었다. 나의 가시집도 한마을 어느 사촌네와 쓰겁두루하게 지내는것 같았는데 한집은 땔나무를 도적질해간 비행때문이고(찿았지만) 다른한집은 두부를 앗거나 어쩌다 순대를 해 먹을때 타남은 청해들여 먹이면서도 사촌형님은 문접관도 없은것이 그런일들이 괘씸했고 두고두고 속에서 내려가지 않았든 것이다. 나는 문객이다보니 “파쟁”에 들지않고 중립을 지키며 팔방미인이 되기에 주의를 하였다. 사람이면 누구나 다 우,결함이 있는건데 위법인것은 법지법대로 처리하면 될거고 아닌것은, 말하자면 인내모순은 틀린것을 고치면 좋고 고치지 못해도 별 대단한 것이 아니니까 너그럽게 대해주며 우호적으로(友善)지내는것이 옳다고 나는 인정하기에 누구와도 하하허허 비교적 잘 지낸다. 그리고 가문, 문중화목에서 녀인들의 작용이 상당한데 워낙 정직하고 어진 안해는 부창부수 나를 잘 따라 주었다. 하여 누구네와도 우호적이고 위신이 있어 군일이면 청하는 처가친척이 많았다. 청첩을 받으면 나는 중대사안으로 정중히 꼭꼭 참석을 했는데, 친척들은 5촌이상 군일에는 빠지기도 하라면서, 부담도 부담이겠지만 수고가 너무 많다고 하였다. 부자간 부부간 형제간 친척간 타남과도 인정은 엎픔갚품 오고 감이다. 우리부부의 생일에는 청하지 않았는데도 오는 친척이 많다. 안해가 감탄을 하면 나는 내가 적덕을 잘해서 그런거라고 하며 우스개를 한다.

    시시껄렁 범벅잡탕소리는 이만하고, 그날 처11촌조카의 잔치이야기를 집중해서 해보자.

    손님격관(초대, 대접)은 한상에 10명씩 둘러앉게 되였는데 우리부부가 앉은 상에는 열넷이나 앉았다. 석상에는 아즈바이 아재도 있고 처남 조카 손자벌도 있었다. 한자리에 앉지못한 친척들은 번갈아 와서 술을 부어주었는데 까놓고 말한다면 우리부부를 보고 그런것이다. 저쪽상에 앉았던 6촌처남 되는 사람이 술을 붓고 간후 우리상의 천만장자 조카가 엉뚱한 말을 끄집어 냈다. 잠간, 여기서 이 조카를 간단히 소개를 한다면 그는 환갑나이가 갓 넘었는데 공장을 세개나 운전하는 기업가다. 앞에서 말했지만 그는 천만장자로서 처가일편에서는 제일 대단한 부자다. 한마디로 찍어 말한다면 이 조카는(신통하게 안조카도 같다.)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그는 문중에서 자기가 제일이라고 어깨와 목대에 잔뜩 힘을 주고 다니지만 일가친척들은 될수록이면 그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말그대로 중판친리(众叛亲离)상태다. 그는 그 누구와도, 지어는 부모형제간에도 일체처사를 계산적으로 하는데 일전이라도 리득을 보아야 심리평형을 찿는 사람으로서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선행위같은건 꿈도 꾸지않을뿐만아니라 종래로 누구에게 공술 한잔 먹인일이 없다. 형제간에 돈을 좀 뀌워줘도 꼭 고리자를 받는다. 공장기지땅을 살때, 세금납부, 공인대우…그러루한 일들에서 어떻게 처사를 했고 어떻게 부자가 되였는가… 그는 뒷말을 많이 듣는 사람이다.

    “쟈네애비가 참 고약한 사람이였소. 동네허물은 크던작던 다 쟈네애비가 향에 패출소에 꼬장을 해서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했던게요. 한번은, 그때 대대단 서기땐데 마을청년들을 데리고 논김을 매다가 논두럭을 보니 물고기가 어찌두 많은지 그래서 서넛을 시켜서 고기를 잡게 했지. 고기를 두소래나 잡았는데 저녁에 술까지 떠다가 모두 잘먹었지. 그런데, 처음에는 나두 몰랐는데 아이글쎄! 쟈애비가 향에 꼬장을 해서 내가 대대단지부, 민병련대회에서 검사를 하고 비판을 받았소. 련속 이틀밤이나. 그래서 이티(2년)나 입당두 못하구.” 
    “세치네천렵을 할때 아바이를 청하지 않았겠구만.”
    “무슨소릴! 대대지부위원에 치보주임이구 대무위원인데… 두세번 아이들을 보내두 오지않더구만. 그래서 내가 잘보일겸 세치네국을 서너사발 소래에 담아들고 갔지. 그런데 웬걸! 썩 가져가라며 다시는 그런짓거리를 하지말라며 반나절 정치과를 하지 않겠소?!”
    “그래, 되들고 왔던가.”
    “어찌겠소. 호령이 추상같은데. 그때일을 생각하면 지금두 젖먹던 밸이 올라오우, 어찌두 난처하구 억이 막히던지.허, 그것 참.”
    “당신들은 잘 모를게오만 그 형님이(4촌) 토개때부터 나서서 공작을 했는데 후에 입당을 하고… 조금이라도 이건아니다! 라고 생각되는 일은 한가지두 하지 않았소. 사람이 그렇게두 꼿꼿하구 고정하기라구야. 참, 꼿꼿했지.”
    고중에서 수학선생을 하다가 정년퇴직을 한 나의 큰처남이 한 말이다.
    “꼿꼿해두 너무 꼿꼿했지. 네네(누구네) 아이가 옥쉬대를 꺽어 먹거나 두어이삭 뜯으면 이튿날로 핵교에 꼬장하고 바쁜일이 있어서 누가 몇푼도 않되는 조선밀수를 좀해도 그날로 패출소에 꼬장하고 누가 바람을 좀 피워도, 거치럭손질을 좀 해도 다 꼬장한단 말이우. 뒤에서 개라니, 특무라니… 모두들 얼매나 욕을 했수. 흥!”
    “욕하는 사람이야 있었겠지. 하지만 진짜루 미워하구 욕한사람은 극상해야 서넛일게우. 이젠 다 옛말이오만. 내가 그 형님과 진지하게 얘기를 나눈적이 있소.. 세치네천렵건두 그렇구 소구랑거리는 애들 일두 그렇구 밀수, 바람당사자들은 후에 류치장신세까지 졌지만, 그때는 초발이였는데 내가 말했지. 형님! 거, 웬간한 일은 슬쩍 두어마디 말해주고 우에다 꼬장은 하지 않는게 좋지 않수? 형님이 뭐랬는지 당신네들 알만하겠소?”
    큰처남은 좌중을 둘러보다가 이윽해서야 하던말을 계속했다.
    “형님은 정색해서 말하기를 동생! 내 속심소원을 좀 말하겠소. 동생도 잘 아는거지만 우리는 공산당덕분에 번신을 했소. 나는 당원이구 당에서 맡겨준 치보주임이요. 내가 당에서 하라는 대로, 령도에서 하라는 대로 해야하오 하지말아야 하오?... 바늘도둑이 쇠도둑이 된다구 나쁜일은 나쁜버릇은 초발에 단단히 잡져야 하오. 나는 우리마을이 화목하고 편안하고 마을사람들이 모두 좋은사람이였으면 하고… 그게 제일 소원이요. 나라의 주인이라며 집으루 말하면 호주처럼 해야하는게 아니우? 나는 더 할말이 없었소. 사람이야 정말로 바른사람이지…”
    “와느루(진짜로 정말로) 모범인물이구만! 그래 모범두 되구 후에 잘 됐겠지?”
    “무슨. 다른건 별게없구 앓아누울때꺼정 열몇해를 그냥 대대치보를 했지. 좌우간! 우리 동네와 대대가 치보모범은 몇번 되였어.”
    큰처남은 왜서인지 처연한 기색으로 대꾸하고는 술을 들었다.
    “지금은 그런사람이 적어. 모두 치보주임형님 같아야 하는데...”
    큰처남의 말에 좌중에서는 여럿이 머리를 끄덕이였다. 나도 깊히 동감이였다.

    비행을 보고도, 선색 혹은 진상을 알면서도 함구무언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나의 리익만 건드리지 않으면 상관없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 여럿이 먹을 찰떡을 한두놈이 다 처먹어도, 망당, 망군, 망국이 되여도 당신과 상관이 없는가?!...

    한뉘 농사군이던 당신이 서기, 촌장이 되더니 시가지에 집을 사고 하이야를 사고 아들은 미국에 딸은 영국에 류학이랍시고 로무를 보내고 당신은 무슨 백골난망의 대공을, 대은대덕을 입힌바가 있어서 300만원짜리 별장을 “하사”받았는가. 자네는 쬐꼬만 진 간부던것이 무슨 신통력이 있어서 일약 지구급 령도반즈에 발탁이 되였던가. 산기슭의 별장은 누가누가 무슨돈으로 지은건가. 당신은 어떻게 천만장자가 되였는가. 당신의 첩살림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그 누구의 비행이든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꼬장”바람이 아직은 약할뿐…

    당의일에 나라일에 등한해서 되겠는가… 나같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나라의 주인이 아닌가… 나는 힘차게 건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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