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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지감
2017년 03월 15일 15시 09분  조회:1108  추천:0  작성자: 회령
         수필
                                                    송구영신지감
                                                                                                              회령
    세월이 류수와 같다고 누가 말했는지 명언중의 명언이다. 잰내비해를 맞으며 새해결의를 굴뚝같이 다진것이 방금 어제같은데, 수탉이 코앞에 와서 노려보고 섯다.

    작년이때 “올해는 좋은글 한편을 꼭 써낼거다!”하고 일기장첯장에 대서특필로 번듯하게 쓸때 나는 용기백배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도 모르고 김매는 농민처럼 부지런히 글을 썼다. 낮이고 밤이고 열심하였다.

    바야흐로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닥쳐오는 이 시각 한해 “농사”를 돌아보니 도대체가 이럴수 있는가?! 부끄럽고 어처구니없고 비참하기 그지없다. 평작도 아니고 흉작도 아니고 이건 완전페농을 한것이다. 이곳 저곳에 20여편의 글을 보냈으나 몽땅 퇴자를 맞은것이다. 해외에 보낸것이 네댓편이 활자화되고 두편은 무슨상을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입도 뻥끗 못했다. 그런데, 사정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친척, 친구들이 무슨 해외성과가 어쩌구 저쩌구 하며 축하요 기념회요 하는데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난감한 처지가 되였다. 내가 무슨 국제주의전산가. 나의 복무대상은, 나의상전은 국내의 독자님들이다. 해외의 성과보다 국내의 성과가 나에게는 더 기쁘고 값진것이다. 본분을 떠난 엉뚱한 짓거리를 가지고 마치도 장원급제나 한듯 칭송하는 작태가 심히 불편했다. 우리에게는 우리것이 더 필요하고 소중하고 좋은것이다. 해외의 것이라면 무턱대고 침을 한발씩이나 흘리는 몰골이 너무도 역겹다…

    내가 글을 쓰는 취지는 극히 간단명료하다. 그것은 보는이에게, 사회에 조금이라도 유익한 일을 하려는것이 전부다. 취지든 동기든 스스로 인정하건대 나쁘지는 않은데 왜서 번번히 코밥을 먹었는가? 년말년시 송구영신을 하면서 나는 깊히 사색하고 반성하였다. 내가 투고한 글들을 한편한편 꼼꼼히 검토해 보았다.

    허물을 찿자해서 그런지 온통 허물뿐이였다. 나는 교훈을 몇가지로 귀납했다.

    첯째는 사상성문제였다. 나의글들에서 주제사상은 선명하지 못하고 흐리멍텅 하거나 애매모호하였다. 어떤것은 착오적이였다. 사상을 해방하고 인권, 인성을 개방한다고 해서 원칙이 없는건 아니다. 글에는 정확한 령혼이 있어야 할것인데 내가 쓴 글들은 그렇지 못했든것이다.

    다음은 예술성문제였다. 글은 두말할것없이 재미있어야 하건만 내가 쓴 글들은 “정치과”도 아니고 “당과”도 아니고 목사의 “설교”도 아니였다. 무슨 “과”나 “교”를 할 수준과 능력도 없는것이 잔뜩 장황설을 늘여놓으니 어느 독자님이 보자고 하겠는가…

    세번째는 수평부족이였다. 이도 안난것이 콩밥에 갈비추렴을 하겠다고 덤벼들듯 쓰는 족족 지체할세라 여기저기에 투고를 했는데 어떤것은 페지를 빠뜨리는 망신까지 하였다.

    새해를 맞으며 나는 새롭게 결의를 다진다. 금년에는 우선 재충전에 공력을 들여야 하겠다. 힘써 학습하며 부지런히 사색하며 온당하게 실천할것이다. 금년에는 수량보다 질량을 추구하리라…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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