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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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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장편소설 졸혼 제3권 (39) 김장혁
2022년 09월 04일 12시 31분  조회:1390  추천:0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작
대하장편소설 졸혼 제3

 
           49. 오누이

     나나는 춘희 질책을 받고 세집으로 돌아오자 맥없이 2층 침대에 털렁 드러누웠다. 그녀는 반지하굴이나 다름없는 쪽방세집을 둘러보자 가슴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해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세집은 어둠침침하고 우기에 습기 차서 벽에는 얼룩덜룩  콤팡이 껴서 악취가 코를 찔렀다. 애나게 알바를 해서 번 돈을 한잎이라도 남으려고 엄마가 암으로 사망한 후에 부득불 이런 반지하세집에 이사했던 것이다. 진짜 세집에는 아래위로 된 2층 침대를 놓고나니 돌아설 자리도 없었다. 주방도구를 내놓고 서발막대를 휘둘러도 걸칠게 하나도 없었다.
나나는 쓰라린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이런 쥐구멍만한 세집에도 해볓이 들 날이 있을가?)
금방 춘희 질책하던 목소리가 귀전을 때렸다.
“아무리 살기 힘들어도 어쩜 새파란 나이에 인격 팔고 색을 팔아 사니? 넌 인격도 없니?  창피한줄도 몰라?!”
나나는 반발심이 났다.
(누가 무슨 그렇게 살고 파 그랬는가? 흑, 흑. 카레점이나 편이점에 가서 알바나 해서야 언제 학잡비와 세집 값을 마련하겠는가?)
나나는 머리를 옆으로 돌려 눌물 고인 눈으로 반토굴 차창으로 흐리멍텅한 하늘을  내다보며 탄식했다.
(알바를 하고나면 언제 공부할 새 있겠는가?)
순간, 나나는 금방 다이로교수가 병실에서 하던 말이 떠올랐다.
 
모모에와 춘희가 자리를 비우자 다이로교수는 측은한 눈길로 나나를 바라보면서 침대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나나는 두 손을 가슴에 모아쥐고 침대 가까이에 다가갔다.
“앉아라. 조용히 말할게 있어.”
나나는 눈물이 글썽해 다이로교수를 바라바며 곁에 가 마주 앉았다.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손을 잡고 나직이 말했다.
“너네 오누이 얼마나 힘겹게 살면서 공부하는냐? 생각하면 내 마음이 아프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이로교수는 자애로운 할아버지 같았다.
나나는 코마루 시큼해 훌쩍이며 머리를 다소곳이 숙였다.
“나나야, 너네 오누이 다 우리 집에 들어와 살면서 공부하면 어때?”
“아니, 괜찮아요.”
나나는 도리머리를 가로 흔들었다.
“왜?”
“아니, 그저… “
나나는 도리머리를 홰홰 저었다.
그녀의 눈 앞에는 모모에와 춘희의 표독스런 눈길이 떠올랐던 것이다.
“곰팡이 낀 반토굴셋집에서 어떻게 살아? 거기서 살다간 병에 걸려.”
다이로교수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전날 밤에 카레점에 갔댔다. 그는 나나가 퇴근하기를 기다려 자기 도요다찌프에 나나를 세집에까지 실어다주었댔다.
그는 그날 밤에 처음 나나네 반토글 같은 세집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다이로교수는 여러번이나 나나 오누이를 보고 자기 집에 와서 살라고 했던 것이다.
다이로교수는 나나 손을 놓으면서 한숨을 후- 땅이 꺼지게 내쉬였다.
한참 납덩이 같은 침묵이 흘렀다.
      다이로교수는 머리를 천천히 들어 나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물었다.
“혹시 내 본댁이나 춘희 무서워서 그러잖느냐?”
나나는 다이로교수를 흘끔 쳐다보더니 머리를 폭 숙였다.
“아니예요. 절대 아니예요.”
그러나 다이로교수는 콧방귀를 뀌였다.
“흥! 그년들 다 뭐 그리 대단해?”
뒤이어 그는 대성질호까지 했다.
“그년들 이젠 애도 낳지 못하는 페허소야, 페허소! 알만해?!”
나나는 다이로교수한테 솔직히 내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선생님, 저를 항상 돕는 지극정성은 마음 속으로 고맙습니다. 그러나 제가 어찌 댁에 가서 살기까지야 하겠습니까?”
다이로는 의아해했다.
“왜 안돼? 넌 가장 사랑하는 제자야. 넌 나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었다. 늙은 내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네가 옆에 있으면 기쁘고 즐거웠다. 널 영원히 우리 집에 두고 살고 싶다.”
나나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근본 안될 말씀입니다. 본댁과 춘희 놔두자 하겠습니까? 마끼 가만 있겠어요? 날마다 티격태격 싸우면서 어떻게 산다고 그래요? 우리 오누인 다 하루라도 눈치밥을 먹기 힘들거예요.”
다이로도 머리를 끄덕이며 가슴을 쾅쾅 쳤다.
나나는 다이로교수 무릎에 이불을 덮어주면서 물었다.
“선생님, 몸 좀 괜찮죠?”
“오- 그래. 그간 내 뒤바라지를 하느라고 수고 많았다.”
“별 말씀을. 선생님한테서 숱한 사랑을 받았는데요. 당연히 해야 할 효성이죠.”
나나는 일어나 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 침대머리에 놓아주었다.“선생님, 한가지 부탁합시다.”

“뭘? 백가지라도 부탁해라. 뭐든지 해줄 수 있어.”
나나는 정색했다.
“선생님, 다신 안락사 같은 걸 하지 마십시오. 겁나 죽을 번했어요.”
“허허허.’
다이로교수는 너털웃음을 웃었다.
“근심하지 말라. 난 아들딸을 보기 전에는 절대 죽지 못해.”
나나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미심해 물었다.
“전번엔 왜 후지산에까지 가서 그랬는가요?”
다이로교수는 희죽이 웃더니 정색했다.
“한번 연극 논 거야.”
나나는 눈이 데꾼해졌다.
“네? 어쩜 목숨을 가지고 연극 다 놀아요?”
다이로교수 얼굴에는 준엄한 표정이 서리였다.
“모모에와 춘희 어떻게 노는가 속뽑이를 해본 거야. ㅎㅎㅎ.”
그제야 나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도 본댁이 진정이야.”
다이로교수는 무거운 어조로 뒷말을 이었다.
“춘희는 봐라. 전번에 내 안락사를 하면서 남긴 유서를 감춰놓고 내놓지 않는다.”
“유서요?”
“그래.”
“유서에 뭐라고 썼기에?”
“유서에 유산을 본댁한테 5분의 2 주고 춘희와 마끼한테 5분의 2 주겠다고 했지.”
나나는 들을수록 오리무중에 빠져 다이로교수를 쳐다보았다.
“춘희박사는 왜 유서를 감추는가요?”
“유서를 잘 보관해 뒀다가 내 진짜 죽으면 유서를 내놓고 내 유산을 나눠가지자는 꿍꿍이이겠지.”
“네-“
나나는 그제야 머리를 끄덕였다.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손을 잡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하나 있어.”
“네?”
“유서에는 나머지 5분의 1 유산을 너와 마끼한테 나눠준다고 명확히 써놓았던  거야.”
나나는 두 눈이 화등잔만큼 휘둥그래졌다.
“네? 마끼와 저에게?”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손을 으스러지게 쥐였다.
“그래. 내 죽으면 유산을 꼭 너한테 줄 거야.”
“제가 무슨 자격으로 유산을 다 가져요?”
다이로교수는 정색했다.
“너네 오누이 반토굴에서 살면서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니? 너네 오누이 고생하는 거 보면 내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다. 난 어떻게 하나 너네 오누이를  반토굴에서 구하고 싶다. 너희들도 남들 못잖게 잘 살게 하고 싶다.”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손을 잡고 진정에 찬 눈길로 마주보았다.
“먼저 우리 집에 들어와 살아라.”
나나는 다이로교수 품에 안겨 흐느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은정을 죽어도 잊지 않겠습니다.”
“래일 당장 우리 집에 들어오라.”
나나는 다이로교수의 품 속에서 머리를 들더니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요. 건 안돼요.”
다이로교수는 한참이나 창 밖을 내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럼 세집 값을 대줄게.”
나나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다이로교수는 의아해했다.
“왜? 그것도 안돼?”
“제가 선생님께 아무것도 해드린게 없어요. 받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괜찮아.”
다이로교수는 머리를 끄덕였다.
“사람이란 신세를 질줄도 알고 은혜를 갚을줄도 알면 돼. 황선희랑 춘희랑 다 내 사랑하던 제자였지. 지금 봐라. 모두 배은망덕하고 날 배신하고 고향으로 달아나지 않았어?”
다이로교수는 무거운 표정을 짓는 나나를 보고 어루쓸어주었다.
“난 결코 네한테서 보답받자고 이러는 건 절대 아니야. 부담 가지지 말라. 이렇게 하자.”
그는 카드를 꺼내 나나한테 주었다.
“여기서 2백만엔 찾아 근사한 세집을 맡고 생활비로 써라. 이제부터 절대 반토굴에서 살아선 안돼.”
그러나 나나는 그 카드를 차마 받을 수 없었다.
“그럼 좋다. 세집을 잡아주마.”
“그러지 마세요.”
다이로교수는 카드를 지갑에 되넣으면서 결단을 내렸다.
“세집 잡아놓으면 그리로 이사해라.”
나나는 대답 대신 그저 묵묵히 자리를 떠났던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나나는 꽤나 근심됐다.
“계속 다이로교수 신세를 지는 건 아닌데. 그가 또 무슨 일 시키자고 그러는지 어떻게 아는가?”
그녀는 아까 다이로교수가 “아들딸을 보기 전엔 절대 죽을 수 없다.”던 말이 상기됐다.
“다이로교수 꿈은 아들딸을 보는 거구나. 그래서 그는 애도 낳지 못한다고 본댁을 내놓고 춘희를 후처로 들여앉힌게 아닌가. 지금 춘희가 애를 낳아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않는가. 심지어 본댁과 춘희를 페허소라고까지 욕하지 않는가.”
(무서운 일이 아닌가?)
그러나 나나는 이번에도 녀제자에 대한 동정심에서 그러는 건 아니겠는가는 막연한 미련도 남았다.
(다이로교수는 동정심이 많고 자애로운 할아버지였어.)
나나는 이전에 다이로교수가 자기를 동정해 도와주던 일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다이로교수는 손수 찾아와 어머니 시신에 옷도 갈아입히고 입관까지 시켰다. 심지어 장례비까지 다 대주고 자기 동생 이찌이로까지 데리고 와서 후사까지 말끔히 처리해주었다.
       나나는 오누이 학잡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하학하면 카레점에 가서 알바를 했다.
      어느날 그가 부지런히 카레초밥을 부지런히 손님들한테 가져다 줄 때였다.
     “복화!’
나나가 머리를 들어바라보니 다이로교수가 아니겠는가.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서 앉으세요. 어떻게 돼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다이로교수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밤중까지 여기서 일하고 곤해 어떻게 공부했니?”
나나는 쌔무룩이 웃으며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다이로교수는 마사지방에 갔다가 오랜만에 카레 먹으려고 들렸던 것이다.
그는 보스 앞에서 복화 위신을 올려주려고 카레에 고마이구이, 광어스시에 술까지 가득 청했다.
카레점 주인은 복화 인연 때문에 매상고를 올리게 돼 입이 함박만해졌다.
다이로교수는 광어스시에 술을 마시고 고마이구이는 한점도 다치지 않았다.
나중에 그는 식당 주인 보고 비닐주머니를 가져 오라고 해 고마이구이를 담아 나나에게 주었다.
"동생과 함께 먹어라.”
나나는 고마이주머니를 받아들고 다이로교수가 사라질 때까지 문 밖에 따라나가면서 허리 굽혀 인사했다.
후에 다이로교수는 이 카레점의 단골손님이 돼버렸다. 그는 나나 생각만 나면 숱한 생물학자까지 데리고 이 카레점에 왔다.
그는 이 카레점에만 오면 관례를 깨고 절약이고 뭐고 다 집어던지고 점점 더 많은 료리를 시켰다.
주인은 다이로교수가 오기만 하면 입이 함박만해졌다.
다이로교수는 고마이구이나 광어스시는 입에 대지도 않고 남겼다가 나나한테  챙겨주군 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이로교수는 나나가 카레점에서 알바를 하느라고 숱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공부할 시간이 없다고 여겼다. 그는 학교에 말해 나나와 광문의 학비를 절반이나 삭감하게 해주었다.
또 나나와 광문이 장학금을 타게 하려고 암암리에 나나한테 시험출제를 사전에 미리 알려주군 하였다. 그리하여 나나와 광문은 해마다 손쉽게 의과대학 장학금을 탈 수 있었다.
그때 나나는 다이로교수가 자기 명예에 위태로운 것도 무릅쓰고 자기네 오누이를 도와준 일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였다.
다이로교수는 나나를 보고 학교 생물연구실험실에서 실험관을 씻고 실험쥐를 키우는 알바를 시켰을뿐만아니라 실험용피를 뽑아 팔게도 하였다. 전번에는 아끼하바라 큰 길에 가서 자기와 함께 거시기조각상을 떠메고 시위행진하게 하고 두툼한 보수를 주기도 했다.
그리하여 부모도 없이 의지가지 없이 사는 복화와 남동생 광문은 다이로교수의 도움을 여러 모로 받아 기적적으로 생존하면서 대학공부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다이로교수는 나나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돈을 벌게 하려고 들었다.
어느날 그는 나나를 조용히 자기 연구실험실에 불렀다.
다이로교수는 나나를 보자 반색하며 손짓했다.
“그래. 복화, 여기와 앉아라. 한가지 협상할게 있어.”
나나가 마주 앉자 다이로교수는 정색했다.
"전번에도 말했지만, 일본에서 발을 붙히자면 일본 국적으로 고쳐야 해. 그러자면 일본 귀화신청을 해야 해."
"아니, 일본에 귀화하다니요? 저는 당당한 중국 국민인데요."
"그래, 장차 고향에 돌아갈래?"
"글쎄요. 일본에서 살아도 저는 중국 공민으로 살려고 하는데요."
다이로교수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귀화하지 않으면 일본에서 어데 가나 민족기시를 받는다. 그래도 괜찮겠느냐?"
"네. 민족기시를 하는 일본인들이 나쁘죠. 지금 우리 중국 세계에서도 제2경제강국이 아닌가요? 선진국으로 발전한 중국을 잘 모르면서도 우리를 기시하는 일본인들이 가소롭죠."
다이로는 무거운 입을 뗐다.
“일본귀화는 더 강요하지 않겠다. 그러나 곰곰히 잘 고려하기 바란다."
다이로교수는 다가앉으면서 나직이 뒷말을 이었다.
"또 한가지 있다. 래일 학생들에게 인체해부학을 배워줘야겠는데 맨 시체뿐이여서 그래. 네가 실험용모델을 할 수 없겠느냐?”
“네?”]
나나는 금이발이 번쩍이는 다이로교수의 헤벌린 입을 바라보면서 저으기 놀랐다.
“보수는 푼푼히 줄게. 한달 동안이나 힘들게 알바할게 있느냐?”
“네-”
나나는 기실 인체해부학은 사체로 해도 얼마든지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또  다이로교수가 쉽게 돈을 벌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도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다이로교수는 정색했다.
“인체구조 표면을 설명하려면 각을 뜯는 건 아니지만 라체모델을 전시해야 더 생동하고 설복력 있어. 라체모델 설 수 있겠느냐?”
다이로교수는 기대에 찬 눈길로 나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나나는 한참만에 한마디 물었다.
“사체로는 안되는가요?”
“사체로 설명할 순 있어. 그런데 생동하지 못해.”
다이로교수는 구구히 설명했다.
“보통 사체 여럿을 전시해야 돼. 그런데 불시에 사체기증자가 나지지 않아서 그래.”
나나는 머리를 끄덕이면서도 통쾌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숱한 학생들 앞에 라체로 나서기는 숫처녀로선 너무나도 창피한 일이 아닌가.
나나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다이로교수는 나직이 이런 말을 했다.
“내 스승은 참 대단한 생물학자였어. 그는 일찍 미국에 가서 생물학을 전공해 유명한 생물학 박사로 됐지. 그런데 그때 아프리카에서 홍열병이 만연해 흑인들이 무리로 죽어갔지. 그때만 해도 의료과학이 발전하지 못해 지구상에 새로 터진 홍열전염병도 제대로 치료할 수 없었지.”
다이로교수는 아주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스승님은 그때 미국에서 지위가 없는가 명예가 없었나? 그는 연구소 일을 그만두고 처자를 미국에 남겨둔 채 홍열전염병환자들을 구하려고 아프리카로  날아갔지. 그는 전염병이 도는 현지에서 흑인환자들의 몸에서 전염병균을 채집해 연구했지. 그런데 새로 터진 그 홍열전염병균을 제대로 연구할 수 없었지. 그러자 스승님은 그 홍열전염병균을 자기 몸에 주사한 후 수시로 증상변화를 연구했지.그는 반복적으로 병균연구하고 치료약물을 제조해 자기 몸에 주사해 실험했지.  스승님은 끝내 홍열전염병치료약을 제조해냈어. 그런데 스승님은 제때에 자기 몸의 홍열병은 치료하지 못해 끝내 사망했지. 그가 발명한 약은 끝내 전세계에 만연된 홍열전염병을 제때에 치료해내 숱한 생명을 구했다.”
다이로교수는 손수건을 꺼내 눈확에 흘러내린 눈물을 닦았다.
“참 대단한 분이구만요.”
나나도 감동돼 눈시울에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그래, 그래서 우리 일본 화페에도 그 유명한 샘물학자, 내 스승님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지 않겠느냐? 난 스승님 초상화를 새긴 돈을 쓸 때마다 스승님을 기리게 돼. 우리 인류는 바로 이런 자기 희생정신이 있는 스승님과 같은 의료과학자들이 있어 새로운 전염병을 하나하나 전승해나가고 있는 거야. 지금 코로나도 언젠가는 그런 의료과학자들에 의해 꼭 전승할 거야.”
나나는 다이로교수의 말에 머리를 끄덕였다.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손을 잡고 정중하게 말했다.
“너도 후배들 수업을 위해 자기 헌신정신을 한번 발휘해보면 어떠냐?”
나나는 인차 대답했다.
“네. 교수님, 의료과학교수를 위해 학생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 쯤이야 아무 것도 아니죠.”
“고맙다.”
나나는 선선히 대답해놓고서도 뒤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교수선생님,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게 있는데요. 그 학급에는 저의 남동생이 있는데요. 그 애 앞에 어떻게 라체로 나서겠는가요?”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일어났다.
“네가 누군지 모르게 복면하면 어때?”
“네- 그럼 좀 나을 거 같아요.”
    그후부터 인체해부학시간이면 나나는 라체모델을 섰다.
나나는 다이로교수가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했다. 다이로교수는 교내외 일본인들과는 달리  복화(나나)가 조선인이라고 민족기시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정하고 지극정성을 다해 여러 모로 도와주었다. 나나는 다이로교수가 더욱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나나는 수치감을 눈물과 함께 삼키면서 인체해부학시간에 실험실에서 복면하고 학생들이 들어오기 전에 옷을 한겹한겹 벗었다. 그녀는 실 한오리도 걸치지 않은 라체로 인체해부대에 누워 숨을 죽이고 누워 있었다.
뒤이어 실험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용히 발걸음소리들이 다가오는 것이 들렸다. 
나나는 그 발걸음소리 속에 광문의 발걸음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니 수치감에 못이겨 저도 몰래 두 다리를 오무렸다. 
광문은 녀라체모델을 보고 첫눈에 누나 아닌가고 의심했다.
(저 목의 기미 너무나도 같애. 누나 아닐가?)
다이로교수는  복면한 녀모델의 다리를 벌리고 핀센트로 그녀의 생식기를 여기저기 집어번지며 녀성 생식기구조를 설명했다.
     순간, 광문은   차마 더 볼 수 없었다. 그는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외면하고 말았다. 

나나는 광문이도 자기 몸을 보는 것 같아 창피해 두 다리를 자꾸 오무렸다.
다이로교수는 나나의 오무린 다리를 손으로 내리눌러놓으며 생식기해부학을 구구히 설명해나갔다.
     나나는 저도 몰래 복면한 두 볼에 수치심에 젖은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광문은 혹시나 누나 아닌가 미심해 하학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누나 목부터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나나는 혹시 뭘 눈치채지 않았는가 해 광문을 훌 밀어놓았다.
     “뭘 그리 눈자리나게 들여다 봐?”
그녀는 눈을 곱게 흘기면서 옷깃을 들어 목의 기미를 가려버렸다.
광문은 낯색이 단통 새까맣게 변했다.
그는 토굴집에서 바깥으로 훌 나가버렸다.
광문은 자전거를 타고 해변가에 가서 백사장을 주먹으로 꽝꽝 치면서 대성통곡쳤다.
“누나!”
그는 누나가 한없이 불쌍했다. 그러나 이제껏 생활고에 허덕이면서 누나한테 기대 사는 그는 용빼는 수 없어 눈을 감고 모르는 척 했다.
광문은 그때부터 자기도 알바를 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러나 남자애들이 알바를 찾아 하기 어디 그리 쉬운가.
하여 광문은 하학하면 자전거에 고기그물을 싣고 교외에 달려나갔다. 그는  시내물에 뛰여들어 그물로 팔뚝 같은 잉어랑 붕어랑 잡아왔다.
     일본 사람들은 바다 물고기만 먹고 시내물 물고기를 잡아 먹지 않아 시내물에는 물고기가 늙어죽을 지경이였다.
광문이 시내물가에 이르러 보니 맑은 시내물에 팔뚝만한 잉어가 지느러미를 하늘거리며 헤염치고 있었다. 잉어들은 광문이 그물을 들이대는 것도 겁내지도 않고  달아나지도 않았다.
광문은 그물을 슬슬 밀다가 훌 들었다. 팔뚝만한 잉어와 손바닥보다도 더 큰 붕어가 그물에서 펄떡펄떡 뛰였다.
광문은 한식경이나 그물을 들고 역사질해 한초롱 꼴똑 잉어랑 붕어랑 손쉽게 잡았다.
나나는 광문이 잡아온 잉어를 쥐여들고 보면서 너무 기특해  오라비를 대견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광문이 잡아온 물고기 밸을 따 칼판에 놓고 식칼로 토막토막 잘랐다. 뒤이에 전기신선로에 낫또를 풀고 물고기장국을 보글보글 끓였다.
오누이는 마주 앉아 잉어낫또장국을 숟가락으로 떠서 후후 불면서  맛있게 먹었다.
나나는 밥반찬이 없어 근심했는데 물고기로 밥반찬을 하게 돼 오라비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광문은 잉어장국을 숟가락으로 떠서 후후 불면서 먹다가 엉뚱한 걸 물었다.
“누나, 맛있는 물고기장국을 먹자니 부모 생각이 절로 나오. 어머니 있었으면 이 잉어물고기장국을 대접하겠는데.”
나나는 저도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렇다. 오누이는 부모도 없이 의지가지 없이 이국 타향에서 얼마나 고생하며 눈물겹게 사는가!
오누이는 그 얼마나 부모의 자애로운 품이 그립겠는가.
“할머니랑 다 무사히 계시는지? 자꾸 보고 싶소.”
“그래. 나도.”
나나는 숟가락질을 멈추고 반쪽땅이 내다보이는 쇠살창 되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세상떴다더라.’
“양?”
나나는 눈물을 훔쳤다.
“할머니는 우리 아버지를 잃은데다가 어머니마저 암으로 세상 떴다는 비보를 받고 불시에 뇌출혈이 와서 세상떴다더라. 할아버진 홀로 외롭게 살아계신다더라. 너도 알겠지만 할아버진 우리 친할아버지 아니잖니?”
“그럼 우리 친할아버진 어떻게 세상떴소?"
"우리 아버지 태여나기 전에 뇌출혈로 세상떴다고 하더라.'

"할아버지나 아버지나 다 단명이구만. 아버지는 어떻게 세상떴소?"
"나도 잘 몰라."
기실 나나는 아버지가 에이즈에 걸려 세상떴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속상해 차마 동생한테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젠 우린 중국에 친척이 하나도 없소?”
“있어. 넌 작은할아버지를 기억하는지 몰라.”
“누구 말이오?”
“성호 작은할아버지 말이야.”
“모르겠소. 한번이나 본 적이 있소?”
“있지. 우리 어릴 때 성호 작은할아버지는 우리 세집에 찾아와 우리한테 돈 200원씩 주었댔지.”
“작은할아버진 뭘 한다오?”
“개인 광고회사를 경영한다더라. 유명한 '정의용사', '사인정탐가'야.”
“에이유. 지금은 서로 거래하지 않으니깐. 남이 다 됐잖소?”
“아니야. 작은할아버진 아버지하구 동갑이였어. 대학동기란다. 작은할아버진 꼭 우릴 찾을 거야.”
“친숙질간에 동갑동기라구? 세상에, 별일 다 보겠다. 작은 할아버지 전화번호 수소문해 전화라도 하기오.”
"그래야지. 작은 할아버진 아버지와 배다른 숙질간이였어. 우리 친할아버지와 성호 작은할아버진 이복형제였지. 넌 딱 작은할어버지처럼 잘 생겼어.”
“오- 그래? 멀어서 닮지 않겠소?”
광문은 누나 말을 듣고 한탄했다.
“아버지도 작은할아버지를 딱 떼닮았잖았구 뭐야? 첫 인상에 아주 인정미 있어 보이더라. 지금도 꼭 우릴 보고 파 할 거야.”
“이후에 중국에 들어가면 작은할아버지를 찾아가 봐야지.”
“그래야지.”
“우리 중국에 돌아가 살면 어떻소? 여기서 섬나라 오랑캐들한테서 민족기시를 받으면서 살게 있소?”
“그래.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구 돌아가야 해.”
오누이는 비록 일본 타향에서 반토굴세집에서 살아도 생존능력만은 아주 강했다.
다이로교수는 또 나나한테 돈을 벌 수 있는 일감을 여러모로 제공해주었다.
그는 나나를 보고 때때로 해부학교수를 할 때면 자주 인체모델을 서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교타이모리 스시상에 라체로 나서게 해 생활비를 벌게 했다. 나나는 주저하다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한번만, 한번만 ,하면서 자꾸 교타이모리 스시상에 올랐던 것이다.
 물론 나나는 다른 알바를 그만 둔 건 아니였다. 그는 될수록 자기 두손으로 부지런히 일해 생활고를 이기면서 공부하려고 하였다.
 
여기까지 생각한 나나는 한숨을 땅이 꺼지게 내쉬였다.
“이번엔 반년 동안이나 다이로교수네 집에 가 있으면서 500만엔이나 벌었잖은가. 물론 숱한 아는 사람들 앞에 라체로 나서서 대변을 보면서 돈을 벌었지. 창피하긴 했어. 허나 내가 무슨 수가 있겠는가. 우리 오누이 살기 위해선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그녀는 나어린 광문이 불쌍해서라도 그만한 수치심은 감내해야 했다.
(카레점에서 온밤 일해도 한달에 20만엔 좌우야. 고렇게 벌어서야 우리 오누이 어떻게 공부한단 말인가?)
나나는 한참 궁리하다가 다이로교수가 세집을 잡아주면 일단 들고 보자고 마음먹었다.
(절대 광문이만은 마음에 주름이 가게 해선 안돼.)
그때 반토굴 문이 벌컥 열렸다.
“다녀왔소. 누나.”
“왔니?”
나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마중 나갔다.
“어째 오늘 이리 늦었니?”
나나는 오라비 손을 잡고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어깨에 묻은 흙먼지를  톡톡 털어버리면서 물었다.

“이게 뭐야? 먼지도 털지 않고.”
광문은 싱글벙글 웃었다.
“누나, 오늘 숱한 돈 벌었소.”
“무슨 알바 했니? 하지 말라는데두.”
“양. 옛소.”
광문은 지전 몇십장이나 꺼내 내밀었다.
“무슨 돈 이렇게 많느냐?"
나나가 세여보니 20만엔이나 되지 않겠는가.
“제대로 말해. 위법행윈 하잖았지? AN방 찍는데 같은덴 가진 않았지?”
“누나, 무슨 소리?”
“그래, 생활고에 허덕여도 절대 인격까지 팔아선 안돼. 법을 지키면서 제 두 손으로  부지런히 일해 살아야 해.”
광문은 머리를 끄덕이고나서 누나를 마주 바라보았다.
“누나, 내 말 듣고 절대 욕하지 마오.”
“그래,”
광문은 침대에 앉으면서 우물쭈물 하다가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오늘 상가집에 가서 시체를 메내리웠소.”
“뭐라고?”
나나는 침대에 다가가 광문의 량어깨를 쥐여 마구 흔들면서 대성질호했다.
“아무리 곤난해도 그런 더러운 일 하잖아도 돼. 이 누나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다신 널 그런 일 시킬 수 없어. 알았니?”
“누나, 나도 이젠 대학생인데 밥벌이는 해야 잖소? 어찌 누나 번 거 넙쩍넙쩍 받아만 먹겠소?”
광문은 기실 전번에 세집에 돌아와 누나 목의 기미를 보고 인체구조해부학시간에 전시된 녀라체는 바로 누나라는 것을 확인했던 것이다.
그는 아직 누나가 교타이모리 스시상이나 라체로 변기에 오른 일까지는 몰랐다. 그러나 누나가 라체전시에 나서기까지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을 알게 된 그날부터 가슴이 미여지는 것만 같았다.
(뭐든 알바를 해야겠어.)
그는 오늘 일거리를 찾아 사처로 헤맸다. 그런데 남학생이 할 알바나 일감이 조만에 없었다.
그가 직업소개소 앞에서 서성일 때였다.
소개소 직원이 광문을 보고 물었다.
“한 상가집에서층집에서 시체를 메내려올 사람을 찾네. 삭값은 15만엔이라네. 어때? 뽀나스도 있을 거야.”
“내 하겠소.”
“나도!”
"나도!"
그 자리에서 중국 류학생 알바군으로 넷이 찼다.
상가집은 15층이나 되는 고층집이였다. 좋은 엘레베이터를 두고서도 이웃들이 사체를 실어내리지 못하게 했다. 상가집에서는 부득불 삯일군을 불러 사체를 담가에 담아 들어서 층계로 해  운구차에까지 내려가야 했다.
광문이랑 넷이서 시체를 담가에 들어 층계를 내려 갈 때였다. 이웃들은 모두 자기 집 문어귀에 서서 시체를 내려놓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들 넷이 세층 내려갔을 때였다.
“좀 쉬여갑세.”
시체를 여러번 나른 적 있는 동료가 시체담가를 내려놓으려고 했다.
광문은 눈치를 몰랐다.
“이제도 12층이나 내려가야는데 쉬긴 왜 쉬여? 어서 내리워가고 말기오.”
 동료는 눈을 찔끔했다. 그는 문어구에 떡 벋티고 서서 12층 집 주인의 눈치를 흘끔흘끔 보았다.
“여기서 내려놓지 마시오. 적은대로 팁으로 만엔씩 드리죠.”
12층집 주인은 부랴부랴 만엔짜리 넉장을 내밀었다.
동료는 제꺽 챙겼다.
“받으시오.”
집주인은 만엔짜리를 광문에게랑 매인당 한장씩 돌렸다.
일본인들은 사체를 자기 집 문 앞에 내려놓는 것을 불길하다고 자못 꺼렸다.
그리하여 광문이랑 넷은 15층에서 내려오면서 다섯번이나 시체를 내려놓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5만엔씩 팁을 더 벌었던 것이다.
광문의 말을 듣고나서 나나는 코마루가 시큼해나 뜨거운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그녀는 오래비 손을 잡고 두 볼을 타고 줄줄 흐르는 눈물을 훔치면서 신신당부했다.
      “얘, 다신 이런 힘든 돈 벌지 말라. 그러다 전염병에라도 걸리면 어쩌니?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아.”
      “누나, 나도 이젠 다 컸소. 내 두 손으로 밥벌이를 하고 싶소. 누나 창피한줄도 모르고 숱한 동기 앞에 라체로 더 나서게 할순 없소. 내 가슴이 막 미여지는 것만 같소.”
      나나는 깜짝 놀랐다.
     광문도 나나의 두 손을 꽉 잡고 대성통곡쳤다.
      “누나. 제발 다신 인격까지 팔면서 그런 돈을 벌지 마오. 창피해 못 살겠소. 양?”
      나나는 광문을 와락 끌어안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눈물을 하염없이 줄줄 흘렸다.
      곰팡이냄새 나는 세집에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오누이 흐느낌소리가 밤늦도록 간간히 들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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