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나의카테고리 : 한국의 시

[시]물도 불처럼 타오른다(김기택)
2008년 09월 26일 14시 51분  조회:1433  추천:10  작성자: 김철호
아직 김이나 수증기라는 말을 모르는 아이가
끓는 물을 보더니 물에서 연기가 난다고 소리친다
물에서 연기가 난다?
그렇지, 물이 끓는다는건 물이 탄다는 말이지
수면을 박차고 솟구쳐 오르다 가라앉는
뿔같이 생긴, 혹같이 생긴 물의 불길들
그 물이 탄 연기가 허공으로 올라가는거지
잔잔하던 수면의 저 격렬한 뒤틀림!
나는 저 뒤틀림을 닮은 성난 표정을 기억하고 있다
심장에서 터져나오는 불길을 견디느라
끓는 수면처럼 꿈틀거리던 눈과 눈썹, 코와 입술을
그때 입에서는 불길이 밀어올린 연기가
끓는 소리를 내며 이글이글 피어오르고 있었지
그 말의 화력은 바로 나에게 옮겨 붙을 듯 거세였지
물이나 몸은 기름이나 나무처럼 가연성이었던 것
언제듯 흔적없이 타버릴수 있는 인화물이었던 것
지금 솥 밑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솥 안에서 구슬처럼 동그란 물방울이 되어
무수히 많은 뽈처럼 힘차게 수면을 들이받는다
악을 쓰며 터지고 일그러지고 뒤틀리던 물은
부드러운 물방울 연기가 되어 공기속으로 스며든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9 [시]님의 침묵(한용운) 2008-09-26 31 1606
58 [시]소(김기택) 2008-09-26 26 1432
57 [시]혼자가는 길(허수경) 2008-09-26 29 1390
56 [시]봄(김기림) 2008-09-26 27 1712
55 [시]가난한 새의 기도(이해인) 2008-09-26 29 1405
54 [시]접시꽃 당신(도종환) 2008-09-26 24 1396
53 [시]너 없음으로(오세영) 2008-09-26 23 1421
52 [시]목마와 숙녀(박인환) 2008-09-26 11 1430
51 [시]별들은 따뜻하다(정호승) 2008-09-26 14 1315
50 [시]아름다운 수작(배한봉) 2008-09-26 14 1341
49 [시]와리바시라는 이름(이규리) 2008-09-26 15 1592
48 [시]잘 익은 사과(김혜순) 2008-09-26 11 1497
47 [시]녹색비단 구렁이(강영은) 2008-09-26 11 1619
46 [시]능소화(강영은) 2008-09-26 14 1633
45 [시]비의 뜨개질(길상호) 2008-09-26 9 1532
44 [시]먼 길(문정희) 2008-09-26 12 1308
43 [시]콩나물의 물음표(김승희) 2008-09-26 17 1496
42 [시]벌레 잡는 책(유홍준) 2008-09-26 13 1713
41 [시]물도 불처럼 타오른다(김기택) 2008-09-26 10 1433
40 [시]등(김선우) 2008-09-26 16 1419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