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http://www.zoglo.net/blog/jinzhehu 블로그홈 | 로그인

※ 댓글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한국의 시

[시]아내는 늘 돈이 모자라다(전기철)
2009년 02월 27일 09시 59분  조회:1419  추천:9  작성자: 김철호


아내는 나를 조금씩 바꾼다. 쇼핑몰을 다녀올 때마다
처음에는 장갑이나 양말을 사 오더니
양복을 사 오고 가발을 사 오고
이제는 내 팔과 다리까지도 사 온다. 그때마다
내 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두덜거리지만 아내는 막무가내다.
당신, 이렇게 케케묵게 살 거예요, 하면
젊은 아내에게기가 죽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만다.
얼마 전에는 술을 많이 마셔 눈이 흐릿하다고 했더니
쇼핑몰에 다녀 온 아내가 눈을 바꿔 끼라고 한다.
까무러칠 듯 놀라며 어떻게 눈까지 바꾸려고 하느냐, 그렇지 않아도 걸음걸이가 이상하다고 사람들이 수군거린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들이 구식이라 그래요, 한다.
내 심장이나 성기까지도 바꾸고 싶어하는
아내는 늘 돈이 모자라서 쩔쩔맨다.
열심히 운동을 하여 아직 절마고 해도
아내는 나를 비웃으며 나무란다.
옆집 남자는 새 신랑이 도었어요. 당신은 나를 위해서 그것도 못 참아요, 한다.
그때마다 시무룩해진 아내가 안쓰러워 그냥 넘어가곤 하는데
아침 일찍 아내보다 먼저 일어나
거울 속에서 내 자신이었을 흔적을 찾느라
얼굴을아무리 뜯어보아도 내 모습이 없으니
밖에 나가면 검문에 걸릴까 두려워 일찍 귀가하곤 한다.



《현장비평가가 뽑은 2008 올해의 좋은 시》에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9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9 [시]콤파스(윤휘윤[미국]) 2009-02-27 11 1515
78 [시]물이 햇볕을 이긴다(차옥혜) 2009-02-27 14 1421
77 [시]아내는 늘 돈이 모자라다(전기철) 2009-02-27 9 1419
76 [시]여자는 몸의 물기를 닦는다(이원) 2009-02-27 14 1373
75 [시]그래, 생각이 에너지다(이문재) 2009-02-27 9 1466
74 [시]너무 어두운 꽃들이여(강태동) 2009-02-27 14 1421
73 [시]겨울밤(강성은) 2009-02-26 12 1318
72 [시]落花(이형기) 2009-02-17 11 1500
71 [시]주저흔(躊躇痕 김경주) 2009-02-12 14 1734
70 [시]어머니(얌명문) 2009-02-11 10 1357
69 [시]길처럼(박목월) 2008-09-26 33 1643
68 [시]깃발(유치환) 2008-09-26 30 1743
67 [시]껍데기는 가라(신동엽) 2008-09-26 35 1562
66 [시]꽃(박두진) 2008-09-26 29 1723
65 [시]꽃나무(이상) 2008-09-26 31 1602
64 [시]꽃덤불(신석정) 2008-09-26 24 1706
63 [시]나는 바람으로 날아가오 2008-09-26 25 1570
62 [시]작은 만남(김남조) 2008-09-26 25 1565
61 [시]바람의 말(마종기) 2008-09-26 23 1707
60 [시]남해금산(이성복) 2008-09-26 22 152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