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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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과 음양사상
2012년 09월 04일 08시 51분  조회:9212  추천:1  작성자: 김정룡

음력 7월 7일은 중국 전통명절 중 하나인 칠월칠석이다.

칠월칠석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하늘나라 궁전의 은하수 건너에 부지런한 목동 견우가 살고 있었다. 옥황상제는 부지런하고 착한 견우와 손녀인 직녀가 결혼하도록 했다. 그런데 결혼한 견우와 직녀는 결혼 후 사이가 너무 좋아 견우는 농사일을 게을리 하고 직녀는 베 짜는 일을 게을리 했다. 이렇게 되니, 하늘나라가 혼란에 빠져 지상의 사람들이 천재와 기근으로 고통을 받게 되고, 옥황상제가 크게 노하여 견우와 직녀를 은하수의 양쪽에 각각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래서 견우와 직녀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애만 태울 수밖에 없었고, 이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이 만나도록 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게 되었는데 이를 '오작교'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칠석날이 되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일 년 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져야했다. 칠석 다음날이 되면 까마귀와 까치의 머리가 모두 벗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오작교를 놓기 위해 머리에 돌을 이고 다녔기 때문이다. 칠석날에 비가 내리는데 하루 전에 내리는 비는 만나서 흘리는 기쁨의 눈물, 다음날 내리는 비는 헤어지면서 흘리는 슬픔의 눈물이다.

이 이야기는 민간에 널리 알려진 전설이다. 그런데 이팔청춘의 남녀가 왜 하필이면 음력 칠월칠석에 만나게 하였을까? 이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중국문화는 세상만물을 음양 사상으로 풀이하는 것이 주류로 흘러왔다. 본 이야기와 연관 지어 말하자면 1년 중 양이 왕성하던 여름이 가고 음을 만나는 날이 곧 음력 7월 7일이며 남자는 양, 여자는 음이며 인간을 자연법칙과 조화를 이루는 맥락에서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을 곧 자연의 양과 음이 만나는 날로 설정하게 되었던 것이다.

결혼이란 ‘婚’은 본래 女변이 없었는데 후세 사람들이 붙여놓은 것이다. 즉 결혼이란 ‘혼’은 본래 어슬녘을 뜻하는 황혼의 ‘昏’이었다. 그것은 ‘昏’은 하루 낮의 양기가 쇠하고 음을 만나는 시각이 곧 어슬녘이기 때문이고 따라서 이러한 음양 사상에 의해 양인 남자가 음인 여자와 결합하는 시점도 역시 어슬녘으로 맞추는 관습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옛날 결혼식은 햇볕이 짱짱 내리비추는 한낮이 아니라 어슬녘에 거행한다고 해서 ‘結昏’이라 불렀던 것이다.

우리민족의 고전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춘향전’은 곧바로 이러한 음양 사상과 그에 따른 농경문화를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라 필자는 판단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춘향전’을 권선징악 관념으로만 평가하고 있으니 고대문화의 정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 유감이다.

중국학자 조국화 선생이 그의 《생식숭배문화사상》에서 “중국문화는 생식숭배문화를 핵심으로 형성되었다”고 지적하였는데 현재 중국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문화의 영향을 극심하게 받아온 한반도 문화도 생식숭배문화로 풀이하면 진정한 문화의 정수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예하면 본래 달의 숭배는 생식문화에서 유래된 것이고 따라서 ‘강강술래’와 같은 민속이 생겨난 것인데 우습게도 400년 전 이순신 장군이 창안해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니 한국의 민속학자들이 도대체 뭘 연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동양의 고유문화본질을 파악하고 우리의 옛것을 찾아내 현재 우리문화로 만드는 작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요, 발렌타인데이요, 화이트데이요 하는 서양명절에 열광하고 있으니 참말로 아이러니다. 중국에선 ‘애인절’을 2월 14일이 아닌 중국고유 민속을 상징하는 칠월칠석으로 정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성공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회복하려는 움직임 하나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것이다. 한국은 자체 고유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는데 중국과 같은 전통회복움직임이 미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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