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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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없이 못 사는 한국인
2013년 02월 18일 09시 00분  조회:5849  추천:3  작성자: 김정룡

커피 없이 못 사는 한국인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웬 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속을 태우는 구려

8분이 지나고 9분이 오네

1분만 지나면 나는 가요

내 정말 그대를 사랑해

내속을 태우는 구려

 

오~그대여 왜 안 오시나

아~내사랑아 오~기다려요~~

오~기다려요~~ 오~기다려요~~~

 

1968년 발표된 김추자의 노래이다. 당시 굉장한 인기를 끌었고 현재까지도 줄곧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설을 해보자. 당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를 ‘차 한잔을 시켜놓고’로 바꿔 불렀다면 어떠했을까? 나는 자신 있게 말하노라. “인기는 고사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다” 왜일까?

차는 한반도에서 1300년 역사가 된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차문화가 발전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한반도사람들은 냉수를 즐겨 마시기에 뜨거운 찻물은 인기를 끌지 못했기 때문이고 차를 마시려면 번거로워 복잡한 과정을 시끄럽게 여기는 한반도사람들은 다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커피는 한반도에서 역사가 극히 짧기 때문에 신생사물(新生事物)에 반하는 민중 심리가 있을뿐더러 차는 동양의 고유문화인데 비해 커피는 한국인이 동경하는 서양(실제로 미국)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커피가 전파되기 시작한 시기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다. 1896년 고종황제가 처음으로 러시아공관에서 마셔보았다는 주장이 있고, 그 이전에 중국을 통해 이미 커피가 조선에 있었다는 유길준의 말도 전해오고 있다. 매체 보도 자료에 의하면 최초의 커피로 1923년 명동의 후타미(二見) 다방을 꼽지만, 실제 구한(舊韓)말의 역사 자료에는 1913년 남대문역에서 문을 연 ‘남대문역 다방’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커피가 시중에 나왔다는 증거이고 최초의 커피전파가 다방을 통해서였다는 증거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극소수의 ‘귀족’들만 커피를 접할 수 있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커피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 당시 미군을 통해서였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 시기 한국인은 미군한테 두 가지를 몹시 부러워했는데 쵸콜렛과 커피였다. “우린 언제 쵸콜렛을 맘대로 먹을 수 있고 커피를 맘대로 마실 수 있을까?”가 꿈이었다.

한편 커피는 한국인에게 있어서 고급스런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중화가 되지 못했다. 그래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가 민중의 꿈을 담은 노래로서 인기가 좋았던 것이다.

한국인의 ‘커피꿈’이 산업화 후기인 1980년대부터 실현되기 시작했고, 1990년대는 커피가 거의 대중화 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부터 커피 없이는 못 사는 나라로 되어버렸다.

현재 한국엔 2000개 업소의 커피숍이 있고 직장마다 커피가 유행이고 거리마다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다. 한국인은 매일 평균 3~6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한국인이 커피에 열광하는 이유는 선진문화에 대한 동경을 현실화시키는 욕망이 강한 것도 있고 또 한국인은 ‘멋’을 추구하는 민족으로서 세계적으로 유행을 가장 잘 타는 특징 때문인 것도 크게 한 몫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인이 커피에 열광하다 보니 다방이 찬밥신세로 되어버렸다. 최초 커피가 다방에서 판매되었으나 현재 한국 다방은 고급차를 맛보기 위한 장소나 커피의 향수를 즐기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동네 못 사는 아저씨들이 혹은 중년 최하층 블루칼라들이 마담과 시중드는 아가씨들과 걸쭉한 농담이나 하는 장소로 전락되었다. 때론 아가씨를 사는 티켓다방도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동네 사무실 아저씨들이 커피 배달하는 아가씨들의 젊고 야들야들한 손을 만져보고 야한 엉덩이나 건드려보기 위해 커피를 주문받는 다방도 많다. 다방이라 하면 퇴폐업소가 떠오르고 있다. 물론 한국 다방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사회에서 차는 촌스럽고 커피가 세련되고 ‘멋’져 보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차 한잔 시켜놓고 연인을 기다리면 촌스러워 보인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연인을 기다려야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인다. ‘멋진’ 인간이다. 차 한잔 시켜놓으면 마치 연인이 도망가고 커피 한잔 시켜놓아야 연애가 잘 되는 것처럼. 이것이 현재 한국인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직장에서 점심 먹고 차 한잔 마시면 촌스럽고 키피를 손에 들고 있어야 ‘멋’져 보인다. 그래서 점심 후 커피 한잔이 기본생활규칙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더욱 그렇다.

커피 한잔 시켜놓고 연인과 몇 시간 동안 연애했다는 이야기, 커피 한잔 시켜놓고 5시간 동안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는 이야기, 커피 한잔 시켜놓고 숙제를 할 겸 인터넷게임을 수 시간 동안 했다는 이야기, 네이버에 커피 한잔을 클릭하면 벼라 별 이야기가 다 뜬다. 유럽 커피숍 같았으면 진즉에 쫓겨 날 고객들이다. 그건 그렇고 커피는 보통 2~3분이 지나면 식어 ‘맛’이 간다. 아이스커피도 몇 분 지나면 ‘맛’이 간다. 그런데도 몇 시간 동안을 어떻게? 이러한 이야기들은 한국인이 커피의 ‘맛’을 즐기거나 커피를 마시는 묘미를 즐기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커피 한잔의 ‘멋’을 지나치게 추구하는데서 빚어지는 결과라 볼 수 있다.

요즘 언론매체에서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차는 커피보다 건강에 여러모로 이롭다. 중국인이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도 비만이 적고 고혈압이 적은 이유가 바로 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이런 도리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음식이 20년 전보다 엄청 담백해졌다. 간혹 한국인집에 초대받으면 싱거워 먹지 못할 지경이다. 음식이 싱거워야 건강에 이롭다는 논리이고 실천이다. 음식은 이렇게 바꾼다. 그렇지만 차는 촌스럽기 때문에 마시려 하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고 커피는 ‘멋’이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는 버릇을 버리기 어려운 것이 현주소이다.

며칠 전 한국에서 2년간 방문교수로 있던 중국인 학자가 한국인이 커피를 잘 마시는 현상을 ‘소국의식’이라 꼬집은 글을 읽었다. 물론 그 분의 시각에 의해 그런 식으로도 풀이할 수 있겠으나 나는 한국인이 커피를 잘 마시는 현상은 선진문화에 대한 동경 심리에 의해 생겨난 유행이고 ‘멋’을 지나치게 추구하는데서 빚어진 결과라고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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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9 ]

9   작성자 : 보따리
날자:2013-06-03 19:58:14
감칠맛 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차보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은, 차는 우려내는 시간이 길어, 급한 민족성에 잘 맞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커피도 시간이 걸리는 원두커피 보다 인스턴트 커피가 더 많이 판매되지요. 인스턴트 커피는 네슬레나 어떤 외국기업이 와도 다 패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고, 판매비율이 높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저는 카페인 효과가 더 빠르고 맛이 강렬한 커피를 더 좋아 합니다. 그런 면에서 급한 증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앞으로는 차도 많이 마셔야겠습니다. 한국의 차는 녹차, 홍차도 있지만 감잎차, 대추차, 덩굴차, 오미자차, 보리차.... 중국에도 있지만, 곡식이나 열매, 잎사귀 등으로 만든 다양한 차가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수국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제는 녹색, 건강 바람으로 다시 차로 많이 돌아오는 경향입니다. 커피는 활동적인 젊은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지만, 각종 잎차, 꽃차 등이 허브차의 이름으로 고상하고 품위있게 소비되고 있기도 하지요.

초기 인스턴트 커피는 말씀대로 미군에서 유래됐다고 하는군요. 인스턴트 커피 자체가 미군이 개발한 품목이었고... 6.25 이후 모든 것이 파괴되어 여려운 시기에 쵸컬릿, 껌, 커피가루 등은 아이들이 동경하는 품목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지금은 MRE(Meal, Ready to Eat)라고 이름이 바뀐 전투식량은 예전에 C-ration 이라고 깡통속에 포장된 것이 미군 px에서 유통되어 낚시꾼 사이에서 인기였는데요...그런 음식은 참 잘 만들어진 우수한 제품이라서 지금도 있으면 마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실용적인 측면에서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커피 문화 자체로 보아도 지금 한국의 커피 문화는 미국보다 더 앞서간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두커피의 품질과 맛과 향을 따지는 정도는 일본이나 유럽수준입니다. 미국 커피는 한마디로 막 커피입니다. 미국의 대중이 먹는 커피도 대충 우려내서 마시는 수준이지만, 한국은 원두커피의 종류와 볶음정도, 다양한 추출방법 등을 고려해서 마시는 층이 아주 두텁고 이 때문에 전문 커피점이 한집 건너 생길 정도입니다.

좋은 글 올려주신 데 대한 답으로 조금은 긴 문장을 써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8   작성자 : 커피와차
날자:2013-03-02 14:19:52
차에는 여러가지 한의성분 아로마테라피도 근원은 중의 한의 장의에서 기인하죠.. 중독성이 있는 차도 있지만 대체로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켜주고 혈액순환 콜레스테롤감소등 좋은 기능이 있으면서 다도문화는 맘을 안정시키고 잠시 휴식을 주는 좋은 시간을 가져다 줍니다.. 때로는 친구들과 가족과 지인들과 함께하며 담화를 나눌 수 있는 문화입니다..

커피는 영하 30도정도 되는 추운 곳에서는 좋은 역할을 합니다.. 저혈압을 완화시켜주됴 알콜같은 기능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몸에 해가 되는 것도 많고 중독성이 있습니다.. 콜라도 중독성이 있죠. 담배도.. 이는 돈과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돈을 벌려면 커피를 파는 거죠.. 문화를 즐기는 동양과는 달리 자신들이 편하고 싶어서 상인들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문화가 커피문화랍니다.. 중독성이니.. 계속 사먹게 되니까...저도 커피 중독입니다..
7   작성자 : 프랑스와 한국일본 그리고 중국
날자:2013-03-02 14:08:33
우리는 다 같은 문화줄기를 가지고 있답니다.. 모두 중원과 화샤에서 함께 성장 발전하고 미국의 무식한 막되먹은 문화를 멸시하는것인데.. 꼭 그래서는 안되죠.. 그들도 몸집크고 예술성있는 사람들 영성있는 사람들 과학적인 센스의 사람들이지만 야생성 때문에 문제도 많고 혼란스러운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존대말 한자까지는 전수하지 못하더라도.. 커피문화 차문화를 가르친건 잘 한 일입니다.. 앞으로는 젓가락까지 가르치고 좀 점잖은 문화 겸손한 문화도 가르쳤으면 그것이 우리들의 임무입니다..
6   작성자 : 安宁하세요?
날자:2013-03-02 14:03:44
아래서 말씀하신 분 이야기도 맞지만 커피건 차건 미국식 인스턴트 커피문화에 찌드신 한국 아줌마들 저도 그 한사람으로서.. 차문화안에 커피도 들어있고 다 동양에서 시작된 다도문화입니다. 물론 그렇게 정식으로 어렵게 즐기는 동양귀족식 차/커피 문화는 아니더라도 원조라도 알고 이야기 하죠.. 당연히 미국이 문화가 적으니까.. 동양인들과 교류하면 눌리죠.. 에구 천천히 갑시다.. 茶馆을 본따서 만든게 커피숖인데..
5   작성자 : 조선족
날자:2013-02-28 10:53:34
과연 조선족 ㅋㅋㅋㅋㅋ
한국인들이 평범하게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마져도 조선족의 시각으로는 이해 불가하단다.
조선족들의 한국인에 대한 끝없는 동경과 경외감은 언제나 되야 멈출까?
이젠 200원짜리 커피먹는것까지 언급하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한국병에 걸려버렸어... 중증이야
나믈 친절하게 해석까지 해가며 ㅎㅎㅎ
됐고, 오늘 날씨 맑은데 일 안하나?
4   작성자 : 차인
날자:2013-02-19 13:21:41
한국에서 차의 역사는 지리산 자생설, 김수로왕의 허황후 인도전래설, 당나라시기
대림공의 중국전래설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김선생께서 얘기하신 1300년 역사는
일본인의 기록에 따른 대림공의 중국전래설입니다.

한반도에서 차의 역사는 훨씬 이르며 우리의 전통중에 차례는 차와 관련이 있습니다.
다도는 일본의 것이며 한국은 다례 즉 차례라고 합니다.
차가 촌스럽지 않고 멋있는건 옛 문헌들을 들여다보면 쉽게 인식할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한국의 문화인들을 만나보면 거의 대부분이 차를 선호하지요.
3   작성자 : 쌍화차
날자:2013-02-18 22:03:34
글쓴이가 아직 세상 공부가 덜되었는데 입이 근질거려 자꾸 나불되는 격이네.

한국의 그 다방문화에서 빼놓을수 없는것이 '쌍화차'라고 합니다.
검색하고 검색해서 다방과 쌍화차와의 관계도 공부하고 연구해서 아는척 좀 하시오

김정룡씨가 한국인이 커피마시는 현상을 몇마디 말로 정리할 만큼 한국에 대한 요해가 깊다고는 보지않는다.

2   작성자 : 커피 한잔
날자:2013-02-18 12:01:48
요즘 한국인들 입장에서 동경할 선진문화도 없읍니다.
한국인들이 유럽이나 미국 가봐야 자신감만 얻게 됨니다.
오히려 유럽인이나 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는 한국의 발전에 놀라지요.
그리고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는 김추자가 아니라
펄 시스터즈가 부른 노래입니다.
1   작성자 : 정동
날자:2013-02-18 09:53:17
감칠맛 있게 쓴 글, 잘 읽고 감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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