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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조선족사회 결혼관 (김정룡)
2007년 09월 23일 09시 32분  조회:5735  추천:97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1부 사례로 본 한국인-조선족 국제결혼실태분석
-국적이 뭐길래?

1. 무너진 조선족사회 결혼관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한국통계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5년도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의 혼인은 총 31,180건으로 그중 중국 여성과의 혼인이 20,635건(66.2%)이며, 2005년도 한국 남성이 외국인 처와의 이혼은 2,444건으로 전년 1,611건에 비해 51.7% 증가하였고 그중 중국 여성과의 이혼이 1,431건(58.6%)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중국 여성은 그 절대다수가 조선족이며, 이 통계수치는 조선족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수도 많고 이혼한 수도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한국에 시집온 조선족 여성 중에 위장결혼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고 또 진짜결혼으로 왔으나 가출하여 이혼하게 될 여성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통계한 한국인 배우자와 조선족 여성간의 9%의 이혼율보다 잠재적 이혼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하여 한국 사회에 “조선족 여자들이 한국에 시집오면 거개가 도망간다.” “조선족 여자와는 결혼하지 말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조선족은 본래 중국이란 거대한 다민족 국가에서 살아오면서 개혁개방 전인 1970년대 말까지 전통적인 유교사상에다 공산주의 금욕사상이 뿌리 깊어 결혼관과 정조관이 가장 보수적이였다. 그리하여 조선족 사회는 중국 내의 타민족에 비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조선족여성들은 가장 순결하고 ‘깨끗하다’는 호평이 자자했다. 

 그러던 조선족 사회가 개혁개방을 맞아, 특히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결혼관과 정조관은 타민족의 추종을 불허하는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 일례로서 이혼한 조선족 여성은 물론이고 남편과의 생활에서 자그마한 마찰이 생겨도 재빨리 이혼정리하고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으로 코리안드림에 나섰다. 더욱이 멀쩡하게 잘살던 부부가 부인이 한국에 오기 위해 가짜이혼하고 위장결혼으로 한국행에 가세한 수도 적지 않다. 

 조선족 여성들이 앞다투어 결혼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유형이 있다.

 <유형 1.> 한국인과 결혼하면 한국행이 쉽다.

 김아무개 여인(연길시)은 한국에 오려고 수차례 이리저리 수속을 접수시켰으나 ‘퇴자’를 맞고 돈만 날렸었는데 남편과 가짜이혼하고 한국인과의 결혼수속으로 한국행을 이루었다. 

 <유형 2.> 한국입국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장아무개 여인(안도현 )은 한국에 오고 싶은 욕망이 간절했지만 수속비를 마련할 돈이 없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역시 남편과 이혼하고 15년 연상인 한국인과 결혼하여 전혀 돈을 들이지 않고 한국에 올 수 있게 되었다.

 <유형 3.> 한국인의 경제적인 덕을 보기 위해서. 

 한아무개 여인(오상시 )은 한국에 온지 7년이나 되는데 여태껏 일을 하지 않고도 해마다 중국에 보낸 돈이 천만원이 된다고 한다. 허나 그녀의 걱정은 남편이 다른 애인을 사귀고 남편의 자식들이 새엄마를 못마땅하게 여겨 언제 쫓겨날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며 결국 그녀도 이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정아무개 여인(가목사)은 남편이 번 돈으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자기가 버는 돈은 몽땅 중국에 송금하는데 2년반 동안 4천만원을 챙겼다. 그녀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든 무슨 불쾌한 일이 있든 참고 견디면서 돈을 착실히 벌고 또 이미 국적취득을 신청해 놓았는데 일단 국적을 취득하면 남편과 이혼할 타산이다. 

 <유형 4.> ‘아들만 둔 집은 망하고 딸을 둔 집은 부자가 된다.’

 딸을 한국에 시집보내고 잇따라 부모들이 돈을 들이지 않고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부자가 된 사례도 많지만 강아무개양의 가족처럼 박산난 사례도 적지 않다.

 강아무개양(용정시 )은 20세 나이에 대학입시에 낙방되자 부모들의 압력에 못 이겨 18살 연상인 한국인과 결혼했다. 그녀는 소개받을 때 들었던 한국 남자의 생활조건이 정작 한국에 와 보니 완전히 다르게 몹시 구차했다. 하지만 그녀는 부모를 초청하기 위해 꾹 참고 살다가 나중에 이혼하고 말았으며 윤락업소에 전전했고, 엄마는 한국에 와서 한국 영감과 바람이 나서 고된 노동으로 인하여 병든 남편을 버렸다. 애초에 딸을 한국에 시집보내고 잇따라 덕을 보면서 잘살아보려는 꿈은 다 깨지고 단란하고 오붓하게 살아오던 가족이 한국바람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유형 5.> 조선족 여성들이 한국에 시집오는 것은 한국국적취득이 목적. 

 한국에 시집온 조선족 여성 중에 물론 결혼생활이 순탄하게 국적을 취득한 분들도 있지만 어떤 여성들은 매 맞고 무시당하고 살면서도 불구하고 지옥 같은 생활을 꾹 참고 있다가 일단 국적을 취득하면 곧바로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 

 박아무개 여인(심양시)은 국적은 취득하였으나 남편에게 심한 학대를 당해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정신이 이상해졌다. 페인이 되고나서 국적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사례분석>

 이상과 같이 조선족 여성들이 결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결혼으로 코리안드림에 나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적인 추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조선족 사회는 경제보다 체면을 더 중히 여기고 얼굴이 깎기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였다. 심지어 강력한 종교를 갖고 있는 위글족, 짱족, 회족 등 소수민족들은 한족과의 통혼이 잘되고 있는데 반해 조선족은 그렇다고 할만한 자체 종교도 없으면서도 불구하고 한족과의 통혼이 극히 드물 정도로 자민족끼리만의 혼인을 고집해 왔다. 그래서 조선족 결혼관과 정조관은 매우 순결했다. 

 그러나 한국에 시집온 조선족 여성들의 이혼율이 높아져 한국 남성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을뿐더러 조선족 사회는 막대한 비극을 초래하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순결했던 조선족 사회 결혼관과 정조관이 제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게끔 하고 또 순결한 결혼관과 정조관으로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에 임하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한국과 조선족 사회가 깊이 고민해야할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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