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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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재한조선족
2007년 10월 06일 09시 53분  조회:5417  추천:68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문제연구
제2부  재한조선족의 삶의 실태      

1. 답답한 재한조선족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지난 6월 어느 토요일 오후 6시경 비가 출출히 내리고, ‘해도 지지 않은 시간대’에 남구로역 4번 출구에서 좌측으로 굽어드는 골목길 어구에서 40대로 보이는 조선족남녀 각각 2명이 술에 만취해 ‘길이 좁다’고 비틀거리면서 걷다가 흰바지를 입은 한 여성이 흙탕물이 질퍽한 길바닥에 덜컥 주저앉는다. 동행하던 여성이 “야, 창피하지도 않아!”라고 말하니, 그녀는 “야, 좋은 내 돈으로 술을 먹었는데 뭐가 창피하냐!”고 큰소리친다. 길을 오가던 손님들이 그녀의 흙탕물에 적신 흰바지가 구경거리였던지 모두 돌아다본다. 

 시선을 그녀에게 집중하던 길손들이 바로 지나가던 중국음식점에서 갑자기 우장창 땅땅, 쾅쾅하면서 그릇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서로 목소리를 높여 “죽이네, 살리네.”하며 야단법석이어서 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겨 일제히 그리로 눈길을 돌린다. 

 두 볼거리를 구경하던 부근의 한국인노점상주인이 “조선족들이 갈 데까지 갔구먼.”라고 말하면서 혀를 찬다. 

 조선족들의 이러한 추태는 조선족집거지인 가리봉, 대림, 안산, 안양 등지에서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 젊은 조선족남자(28세)가 버스요금을 내지 않겠다고 기사와 신랑이를 벌이다가 70세 되는 한국노인이 “우리 한국 사람은 버스요금을 내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자, 그 노인을 때려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사실을 어느 언론이 보도했다. 

 며칠 전 대림의 00노래방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조선족여성끼리 말다툼하다가 25살 먹은 여자가 주방식칼로 상대를 찔러 경찰에 잡혀갔는데, 그녀의 엄마가 “우리 딸을 구해줄 수 없느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하여튼 조선족들이 한국 땅에서의 여러 가지 추태상을 글로 옮기자면 몇 권의 책은 족히 될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즉 만약 한국에 와 있는 조선족들이 미국이나 일본에 갔다면 ‘시름 놓고’ 추태를 부릴 수 있을까? 답은 뻔하다. “어림도 없는 소리!” 

 그렇다면 왜? 이 문제에 관해 네 가지 측면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한국에 와 있는 조선족은 미국이나 일본에 간 조선족에 비해 소질이 차하기 때문이고, 둘째 언어가 통하니 행동이 자유스러운 것이고, 셋째 고국이니 같은 민족이니 하면서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넷째 조선족이 미국인이나 일본인보다 한국인을 만만하게 보는 면도 있을 것이다.    혹자는 “조선족이 한국에 와서 돈벌이를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러한 추태를 저도 모르게 부리게 될 것”이라고 변명할 것이다. 허나 이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어느 나라에 가든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세상에 없다. 총적으로 말해서 조선족의 소질문제다.

 조선족 소질에 관한 얘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해보자. 

 작년 제2차 동포 자진귀국지원프로그램 시행 시, 등기부를 저절로 작성할 줄 아는 조선족은 불과 5~10%밖에 안 되고, 대다수는 말귀조차 알아듣지 못하고, 반 정도는 자기주장만을 하고, 일부는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일보려 다니고, 만취한 상태에서 경찰조사 받으러 가겠다하고, 일부는 중국에서 밑바닥에서 헤매던 분들도 한국에 와 돈을 좀 벌었다고 사무원에게 큰소리치고··· 아무튼 참말로 답답한 면이 많다.
 조선족 가운데 비행기표를 예약해주는데 똑 부러지게 한두 마디로 끝날 수 있는 분이 극히 드물고, 대다수는 불필요한 말을 길게 하게 만든다.

이를테면 “비행기표 값이 얼만가?” “어디로 가려합니까?” “중국에요” “중국 어디예요?” “연길에요” “어느 날 가십니까?” “8월 10일이요” “왕복으로, 아니면 편도로 해드릴까요?” “가는 것만” “한국비행기로 할까요? 중국비행기로 해드릴까요?” “아무거나”  만약 “자리가 없다”고 하면 “서서가는 표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처음에 농담인줄로 알고 “바쁘니까 죄송합니다. 농담할 시간이 없습니다.”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면서 “내가 왜 당신과 농담을 하겠느냐? 기차는 서서가는 표가 있는데 왜 비행기는 없느냐?”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중국 내에서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고 밀입국이거나 배를 타고 한국에 온 분 중에 비행기도 기차처럼 서서갈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구나고 짐작할 수 있었다. 

 만약 한국 분의 경우 “몇 월 며칠, 인천-연길, 대한항공 (혹은 중국민항), 왕복 (혹은 편도)” 이렇게 한마디면 끝난다. 

 출입국 공무원을 비롯해서 무릇 조선족을 상대로 사무를 보는 일이 실로 쉽지 않다는 것을 필자는 체험으로 느꼈다. 

 재한조선족은 앞으로 귀국하여 조선족사회를 이끌어갈 주력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어두운 면만 보고 “한국도 별거 아니다”고 거만을 떨지 말고, 한국의 선진적인 것을 열심히 배워 스스로 소질을 높이기에 노력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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