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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21
“독신주의는 문명의 변태이다.”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임어당(林語堂)은 “동양중(불교의 스님과 비구니)이든 서양중(천주교의 신부와 수녀)이든 모두 문명의 변태이다.”라고 지적했다.
임어당의 이 지적은 인도, 유럽문명과 중국문명의 충돌에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중국문명전통은 음양조화가 핵심이기 때문에 독신주의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불교의 유입과 기독교의 유입에 따라 독신주의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다.
그럼 여기서 독신주의의 원시적인 유래와 독신주의 이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인류가 일부일처제 가족제도가 생겨난 이후로 독신상태의 발생이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즉 여자가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일정 기간(중국인은 100일 동안 섹스를 금함) 남자는 독신상태로 살아야 한다. 도올 선생은 그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에서 “사실 인류학적으로 상고해보면 오늘 신부, 수녀, 비구, 비구니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쎌리바시(독신상태)의 형태는 이 해산전후 쎌리바시의 확대해석에서 생겨난 전통들이지만 물론 그 문화적, 종교적, 철학적 의미는 제각기 다르다.”고 지적했다.
도올 선생은 이어서 쎌리바시를 성립시키는 네 가지 철학적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기독교의 경우 거룩함과 관련해서 외재적 측면이 강한바, 신부는 하나님과 예수가 모두 독신이기 때문에 독신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책임이자 공경이라 인식한다. 수녀는 하나님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속세의 남자들과의 혼인과 정사를 불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도문명의 경우는 신성이 존재자로서 외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속에 내재한다고 생각한다. 즉 성교를 하지 않고 그 에너지를 나의 몸에 정결하게 축적시킴으로써 어떤 신적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둘째 심신이원론에 의하면 육체는 인간의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다. 섹스는 이런 감옥을 계속 생산하는 행위임으로 저주의 대상이다.
셋째 도덕성과 비범성의 문제 측면에서 볼 때 주기적으로 성교를 해서 생리적 욕구나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짓이라는 것이다. 거꾸로 그런 일을 하지 않음으로서 보통사람이 못하는 어떤 도덕성을 획득하게 되고, 그런 도덕성은 비범한 어떤 신적 모습으로 독신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넷째 생활의 번잡성 문제이다. 즉 가정이라는 제도를 나의 몸에 얽매게 되고, 이 가정이라는 제도는 근원적으로 사심이 발생하게 되어 종교적 생활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상 독신주의 이념이 아무리 성스럽다 해도 이는 인도와 유럽인들의 것일 뿐, 음양의 조화가 핵심으로 된 중국문명은 “남자가 장성하면 장가가고 여자가 장성하면 시집가는 것(男大當婚, 女大當嫁)”이 천륜이었다.
허나 오늘날 이 천륜이 종교적, 철학적 이념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여지없이 깨져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30~40대 노총각과 노처녀들이 수 없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이러한 현상은 그들이 경제시대에 먹고살기 힘든 문제도 있고, 다른 한 방면으로 볼 때 오직 자신들의 편리와 개성을 위해서 독신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상은 인구감소 문제가 대두되고, 불륜문제가 사회의 잇슈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모택동시대까지만 해도 시집장가를 못가는 폐단이 없었으나, 개혁개방이후 독신자들이 생기고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국의 00교수는 “2020년이 되면 중국에 장가가지 못하는 노총각이 4,500만 명이 될 것이므로 그들의 범죄를 막으려면 정부에서 마땅히 공창을 세워 그들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들은 독신주의자가 되고 싶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사회 빈부격차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독신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폐단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하고 있는바, 시골총각과 도시 하층민 총각들이 장가가지 못해 중국, 몽골, 동남아 등지로부터 여자를 데려오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새로운 3고 여성(三高女性) 독신주의자들이 새로운 한 사회족속으로 살아가고 있다. 3고 여성이란 고학령, 고전문직, 고소득자인 노처들을 말한다. 그녀들은 시집가지 않고 혼자 살면서 남자생각이 나면 임시 만나 식사하고 섹스를 즐기고 하면서 그 어떠한 남자에게 책임을 지지 않고 부담 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편리한 삶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 3고 여성들은 종교적 이념을 지닌 독신주의자들이 아니라 그냥 번잡하고 거추장스런 삶을 회피하고 나만 편리하고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자’들이다.
이 3고 여성 독신주의 현상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조류(흐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독신주의자들의 출현과 흥행 현상이 또 하나의 새로운 현대문명의 변태라고 본다.
가령 현재 추세대로 독신주의자들이 늘어난다면 사회질서는 더 문란해지고 인구는 감소되고 인류사회는 최악의 저조기에 진입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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