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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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 이상 조선족의 비애
2011년 09월 06일 17시 46분  조회:7978  추천:5  작성자: 김정룡


1990년대 중반부터 연길에서 은행, 우체국을 비롯해 이른바 철밥통이라 믿었던 공직자들이 45세가 되면 내부퇴직을 강요받았다. 육체노동이 필요한 기업에 근무하던 45세 이상 노동자는 대량 퇴직을 면치 못했다. 연길골목마다 ‘노인활동실’ 간판을 건 마작청이 수백 개 업소가 있었는데 도박행위로 신고 되면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여 신분증검사를 한다. 45세 미만자는 연행하여 조사하고 벌금을 안기는데 비해 45세 이상자는 연행도 벌금도 없다. 연길시교에 새로 일떠선 양로원이 여러 군데 있는데 45세 이상자는 입주가 가능하다. 결론을 말하자면 조선족사회는 45세가 되면 노인으로 취급받는다는 것이다.

40대는 불혹의 나이로서 안정된 일자리와 고정수입으로 위로는 부모를 섬기고 아래로는 자녀를 키워야 하는 막중한 의무를 짊어지고 인생에서 고비를 맞는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족사회는 45세가 되면 노인취급을 받으면서 일자리를 잃게 되자 이들은 일가족의 생계를 위해 코리안드림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국정부의 변덕스런 정책에 의해 55세 이상 조선족의 코리안드림에 비상이 걸려 조선족사회가 크게 술렁이게 되었다. 여기서 한국정부가 55이상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두 가지 정책에 대해 지적하려 한다.

한국정부는 무연고동포들을 한국어능력시험을 보게 하고 입국시키는 정책을 2007년부터 펼쳐왔다. 하지만 이 정책은 로또식 추첨이 문제였다. 즉 제비노름처럼 추첨에 걸린 자는 직접 방취제비자인 H-2를 발급받고 한국에 올 수 있는 반면에 똑 같이 성적은 합격되었으나 ‘로또’에 탈락되어 C-3단기종합비자를 발급받고 한국에 와서 기술교육이수 과정을 걸쳐 H-2로 변경 받는다. 문제는 지난 2010년 1월 13일부터 55세 이상자는 기술교육이수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55세 이상자는 한국에 올 수는 있어도 발을 붙일 수가 없게 되었다. 이들은 한국정부에서 시험에 참가하라 하여 머나먼 남방도시에까지 장거리 여행을 걸쳐 시험 보는 고충을 겪으면서도 한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정책의 변화에 의해 한숨만 짓고 있다. 55세 이상자가 결국 한국정부한테 농락된 것이나 다름없다.

다음 지난 8월 17일 법무부와 고용노동부의 합의 하에 H-2만기자에 대한 후속정책이 확정되었는데 55세 미만자는 재입국유예기간을 1년(제조업과 농축수산업에 종사하는 자는 6개월로 하였음)으로 규정하고 재입국하면 역시 H-2비자를 발급해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찬반양론이 떠들썩하지만 어찌되었든 재입국하여 또 4년 10개월 체류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55세 이상자이다. 이번 정책에 의하면 55세 H-2만기자는 재입국할 수 있되 C-3단기종합비자로 한국에 왕래할 수는 있으나 한국에서의 취업을 불허하여 결국 그들은 한국에서 정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55세 이상 H-2만기자 중에 자녀들이 한국에 있어 그들은 중국에서의 생활기반을 상실하고 한국에 정착하여 살아가야 하는 처지인데도 한국정부는 한국정착을 불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55세 이상자 중에 한국회사에서 숙련공으로 자리를 잡은 것도 있고 한국회사도 그들을 수요하고 있으나 한국정부는 이런 구체적인 사실을 전부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55세 이상자에게 또 다시 H-2비자를 발급하면 5년 후 이들이 전부 60세 이상 노인이 되기 때문에 한국정부가 부담으로 여기고 한국정착을 불허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45세 이상자는 중국에서 노인취급 받고 55세 이상자는 한국정부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조선족사회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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