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http://www.zoglo.net/blog/jinzhenglong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풍요속의 빈곤
2011년 10월 10일 09시 18분  조회:6531  추천:2  작성자: 김정룡
 
 
“世風日下, 人心不古, 今不如昔”
‘효(孝)’와 ‘예(禮)’는 중화문명의 산물이며 아울러 동방문화에 있어서 비중 높은 전통이다. 특히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는 우리민족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효’와 ‘예’를 매우 중시해왔다.

‘효’는 자식이 부모에게 공경하고 효도하는 것이며, ‘예’는 사회적으로 어린 사람이 연장자에게 존경하는 태도로 깍듯이 대하는 것이다. 우리선조들은 조선조 518년 동안 유교확립을 통해 ‘효’와 ‘예’의 정신이 타민족에게 비해 굉장히 밝았다.

19세기 60년대부터 만주에 이주하기 시작한 조선인은 낯설고 물선 땅에서 선조들의 ‘효’와 ‘예’의 정신을 지키고 살아왔기에 신중국 건립 후 56개 민족가운데서 가장 사리가 밝은 민족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렇듯 ‘효’와 ‘예’의 정신이 으뜸이던 조선족이 문화혁명이란 10년 동란을 거쳐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린 사람이 연장자를 존경하는 예의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특히 1978년 말 중국이 개혁개방을 실시함에 따라 조선족은 돈을 쫓는 사회로 전환되어 전통적인 ‘효’와 ‘예’의 정신이 크게 타격을 입어 현재는 위·아래의 사회질서가 말이 아니게 변해가고 있다.

1992년 중한수교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불어친 한국바람, 일명 코리안드림을 살펴보면 재한조선족사회가 얼마나 ‘예’에 굶주려 있는가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지난 9월 12일 우리민족전통명절인 추석날에 서울구로고등학교운동장에서 하나은행 주최로 ‘추석맞이중국동포노래자랑’이 열렸다.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에서 새로 무섭게 스타로 떠오른 백청강이 출연하여 노래자랑무대가 한결 빛났고 수천 명의 관객이 환희에 휩싸여 들끓었다. 이 행사는 실로 재한조선족에게 큰 명절선물이었다.

그러나 그렇듯 좋은 행사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건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의자에 버젓이 앉아 구경하고 지팡이에 의지하는 불편한 할머니가 땅바닥에 주저앉아 구경하고 있는 광경이 동북아신문 장헌국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잡혔다.

필자는 이 사진 한 장이 경제적인 풍요 속에서 정신적으로 빈곤하게 살아가는 우리재한조선족사회를 가장 잘 반영하였다고 진단하고 싶다. 혹시 젊은이들이 자리를 양보해드렸는데 할머니가 괜찮다고 거절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할머니를 땅바닥에 방치해둔 결과만으로도 우리는 깊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 알다시피 코리안드림은 우리조선족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를 안겨주었다. 부모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 자녀들의 공부뒷바라지를 하고 심지어 유학까지 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아파트까지 장만해주고, 자신들의 노후에 쓸 돈을 마련하였다. 한편 경제적인 부를 쌓은 동시에 우리는 정신적인 것을 너무 많이 잃었다. 이를 잘 나타내는 물증이 바로 노래자랑에 있었던 광경이다.

중국어에 다음과 격언이 있다. “세상기풍이 날로 못해 가고 인심이 예전과 같지 않으니 오늘이 과거보다 못하구나(世風日下, 人心不古, 今不如昔).” 이 구절이 곧바로 우리 재한 조선족사회현실을 말하는 것 같아 맘이 서글프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2 ]

2   작성자 : ㅓㅓㅔㅔ
날자:2011-10-11 05:47:33
点으로 面을 분석하기 어려운 화면인 것 같다 대회장은 분명 질서 잡힌 정연함인 데 안로인은 분명 지각생으로 보인다 관중석 뒤편에서 구경하다가 자 구경할려고 앞으로 무대앞까지 나오신 모양인 것 같으구만 관객들은 분명 무대연출에 집중되여 있고 일점화면으론 분석하기 어렵고 어떤 안로인들은 의자보다 맨 땅에 앉기 좋아하는 습관도 있고요...무얼 깔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은 ...만일 연출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안로인이 땅에 앉아 있고 관객이 하나같이 의자를 권하지 않았다면은 세상기풍은 질타를 받아야 하겠다
1   작성자 : abcd
날자:2011-10-10 23:35:32
재한조선족이란 한국인을 포함한 현재 한국땅에 있는 지구상의 모든 조선족을 다 말하지않는가요?
Total : 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5 백의민족과 개고기 단상 2021-10-11 0 1608
84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2019-11-22 5 2804
83 대한민국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 가수 조영남 2019-10-18 7 3811
82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1) 2019-10-08 2 2874
81 조선 소설『벗』을 읽고서 2018-06-06 0 3650
80 '뽀뽀 원조', 향토작가 김유정 2017-11-12 5 4271
79 조선족을 추악하게 만드는 추악한 한국영화들 2017-09-14 3 4726
78 일부 한국 언론이 재한조선족사회 망쳐놓는다 2017-08-31 3 4231
77 야단법석과 원효대사 2017-05-05 1 4118
76 영화 단평 <죽여주는 여자>를 보고서 2016-11-07 1 4397
75 재산이 얼마만큼 있으면 행복할까? 2016-08-17 1 4647
74 윤동주의 정체성은 2015-09-01 5 5985
73 "재기 재기 옵소" 2014-11-18 2 5610
72 영화 소리굽쇠 주인공 왜 죽였을까? 2014-10-28 0 5943
71 재한동포의 生日 ‘중국동포의 날’ 탄생에 부쳐 2014-05-06 5 6285
70 동포사회 이해 키워드 찾아야 2014-02-03 2 6769
69 재한조선족 왜 주눅 드나? 2013-10-22 48 8962
68 월세, 전세에 우는 재한조선족들 2013-10-17 0 6583
67 연변지명유래 해석 오류 2013-10-11 1 6703
66 조선족 將棋실력 어디까지 2013-10-08 2 6784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