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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60
2015년 02월 11일 15시 55분  조회:1772  추천:0  작성자: 죽림

591□배고픈 웃음□박상률, 시와시학 시인선 18, 시와시학사, 2002

  감정이 과잉됐다. 지나친 감정이 순화되지 못한 채 그대로 쏟아져 나온다. 그런 까닭에 이미지들이 차분하게 가라앉지 못하고 들떠서 서로 긴밀한 연결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특별히 중요하달 것도 없는 주제에 아둥바둥 매달려있는 시들이 적지 않다. 이것은 시가 될 만한 주제와 그렇지 못한 주제를 분별하는 힘이 적은 탓이다. 따라서 애초부터 시가 될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별한 다음에 시를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 시가 되지도 않을 것을 붙잡고 다듬어 봤자, 시 비슷한 모양만 내지 정작 시가 되지는 않는다. 많이 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일이다.★☆☆☆☆[4337. 6. 5.]

 

592□우포 늪 왁새□배한봉, 시와시학 시인선 17, 시와시학사, 2002

  시가 한 곳을 향해 집중된다는 것은 여러 모로 보기 좋은 일이다. 시인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고, 한 세계를 가지런히 갖추고 있어서 좋고, 이미지들이 흩어지지 않아서 좋다. 이 시집은 그런 시집의 전범을 보여준다. 굳이 생태의 문제를 들지 않더라도 한 지역의 자연 환경과 시가 만나서 시인이 읽은 한 독특한 세계를 독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모로 즐거운 일이다. 다만 중간을 넘어가면서부터 긴장이 풀려 타성에 젖은 표현들이 곳곳에 나타난다는 것이 좀 아쉽다.★★★☆☆[4337. 6. 5.]

 

593□봄은 소주를 마신다□이은채, 푸른 시떼 9, 시와시학사, 2004

  곳곳에 공들인 흔적이 여실한데도 깨끗이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은 이미지와 말을 혼용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기껏 묘사로 잘 끌어가다가도 할 말을 쏟아놓고 마는 상황에 이르기 때문에 애써 가꾼 이미지가 혼선을 일으킨다. 그리고 주제가 다소 빈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할말을 좀 더 분명히 정하고 거기에 맞는 이미지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렇게 되려면 인식과 생각이 대상의 뒤쪽으로 한 겹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4337. 6. 5.]

 

594□탱자가시로 묻다□송희, 푸른 시떼 8, 시와시학사, 2003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내어 시로 만드는 능력은 좋다. 하지만 너무 세세한 묘사에 치중하면서 표현하는 맛에 취하다 보면 나중에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모른다. 작은 것을 보다가 큰 것을 놓치는 수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시 한 편의 완성도 중요하지만 시집으로 꾸몄을 때 시집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놓여있는가 하는 것을 잘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남들도 다 아는 내용을 시로 옮길 때는 상상력의 빛깔이 드러나야 시가 아름다워진다. 따라서 내용이나 형식 모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감당이 안 되는 한자부터 버릴 일이다.★☆☆☆☆[4337. 6. 5.]

 

595□나의 키로 건너는 강□정채원, 푸른 시떼 5, 시와시학사, 2002

  착상도 묘사도 아주 좋다. 시에서 이미지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것을 아주 잘 아는 시인이다. 그런데 너무 자세한 묘사가 때로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한 번 생각해야 할 시집이다. 독자는 시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상황과 이미지를 재구성해서 읽는다. 그런데 독자가 재구성할 그 그림이 너무 선명하면 오히려 독자의 상상력을 고정시켜 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틈을 주어서 독자의 상상력이 파고들어야 할 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는 나그네가 되고 만다. 너무 자세하게 묘사를 하면 독자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어진다. 그 틈을 남기는 것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확고함과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이다. 그리고 시집 전체에서 말하는 주제의 방향을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애써 얻은 귀한 이미지들이 그저 그런 결론으로 그치고 만다면 아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자는 그보다 먼저 버릴 일이다.★★☆☆☆[4337. 6. 5.]

 

596□눈물은 푸르다□최종천, 푸른 시떼 4, 시와시학사, 2002

  2002년도에 이런 시집이 발간되었다는 것이 기적 같다. 이미 한물 간 추억으로 치부되던 노동자의 눈물과 한이 이렇게 시집으로 나온다는 것이 어쩐지 가슴 설레게 한다. 아직도 노동시를 쓰는 사람을 받아들일 여유가 한국 시에 남아있다는 증거인가? 아니면 생색내기인가? 적을 앞에 두고 쓰여지는 시는 모든 것이 명확하다. 명확한 대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묘사나 주제, 이미지 역시 확실한 것이다. 다만 그것을 어느 만큼 깊이 추려내는가 하는 것은 시인 개인이 감당할 몫이다. 이 시집은 아주 잘 쓴 작품들인데도 박노해나 백무산의 아류로 오인될 가능성이 아주 많다. 다만 선언성 발언보다 인식성 이미지가 주조를 이룬다는 점에서 한 가지 방향이 엿보인다. 안타깝지만 시의 본래 형식과 존재 근거에 좀 더 충실하는 수밖에 달리 대안이 없다. 그것만이 노동시가 살아남는 방법일 것이다. 부르주아지 냄새가 풀풀 나는 한자부터 버릴 일이다.★★☆☆☆[4337. 6. 7.]

 

597□그늘을 밀어내지 않는다□이진수, 푸른 시떼 6, 시와시학사, 2002

  관찰력과 사고의 깊이가 대단한 시인이다. 쉽게 놓칠 수 있는 것을 잡고 있는 것은 노력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고, 그것을 시로 만드는 것은 능력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인데, 그런 미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최대한 적은 양의 말을 동원하여 깊은 의미를 퍼올리는 재주가 있다. 시들이 그만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다만 제1부의 탄력과 긴장이 뒤로 가면서 풀어진다는 것이 문제인데, 그것은 시를 쓴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시간만 조금 더 투자한다면 큰 시인이 될 것이다. 시는 인식도 중요하지만 형상도 중요하다. 인식에 너무 경도되면 애써 얻은 깨달음이 자칫 설명으로 떨어지기 쉽다. 그런 아쉬움이 곳곳에서 보인다.★★☆☆☆[4337. 6. 7.]

 

598□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반칠환, 푸른 시떼 3, 시와시학사, 2001

  앞부분의 시에는 신화와도 같은 환상의 세계를 잘 정리해놓았다. 젊은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이만큼 정확하고 풍부하게 정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군더더기도 별로 없고 묘사와 취사도 절제를 아주 잘 이루었다. 그렇기 때문에 뒤쪽의 시들은 발랄한 상상력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마치 말장난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인식의 개념이 시의 전면으로 불거지면 시가 관념화된다. 이럴 경우에는 그것을 체험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속도에 대한 명상’ 같은 경우는 그런 우려를 많이 담고 있다. 인식이 깊으면 그것이 장광설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일이다.★★☆☆☆[4337. 6. 7.]

 

599□노랑나비 베란다 창틀에 앉다□주영만, 푸른 시떼 2, 시와시학사, 2001

  이미지는 실제의 사실과는 다르게 스스로의 논리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사실 세계로부터 조금만 떠오르면 자칫 이미지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 기능하게 된다. 그러면 시가 사실로부터 멀어지는 대신 환상이나 몽환 비슷한 분위기로 다가간다. 그것이 무의식과 연결되어 인간의 정신 밑바닥에 드리운 세계를 퍼 올리는 계기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자칫 허황한 것으로 오인될 수가 있다. 이 시집의 시들이 그러하다. 하고자 하는 내용에 비해 많은 이미지들이 등장하고, 그 이미지들이 이성의 적절한 통제를 받지 않은 채 떠올라서 퍼덕이고 있다. 언뜻 보면 자유로운 상상력 같지만, 자칫하면 기율이 없어 보인다. 이런 모습은 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에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시에 스스로 절망하게 된다.★★☆☆☆[4337. 6. 7.]

 

600□그리움이 때로 힘이 된다면□염창권, 푸른 시떼 2, 시와시학사, 2001

  시가 아주 단단하다. 한 이미지가 다음 이미지를 물고 가는 것도 그렇고, 그 이미지들이 모여서 전하고자 하는 전체의 그림도 짜임새가 좋다. 그래서 기교가 월등한 시이다. 시 한 편 안에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 말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감당하기 위하여 많은 이미지를 동원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전체의 구도에 집착을 하게 된다. 그래서 시가 단단해 보인다. 그런데 그 단단한 결구 안을 채우고 있어야 할 것들이 알차지 못하다. 바로 이 때문에 기교가 승하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미지가 주축을 이루는 시는 함부로 감탄을 하면 안 된다. 시 곳곳에서 넋두리 투의 말투가 느껴지는데, 그것은 이미지와 상반된 성격이기 때문에 결국 시 전체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된다. 시집이 깔끔한 이미지로 가득 차있으므로 끝까지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4337.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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