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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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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베를렌
2015년 03월 21일 20시 44분  조회:2476  추천:0  작성자: 죽림

베를렌 

1844~1896

 

 

프랑스 상징파의 시인

 

공병장교의 아들로 로렌 주에서 태어났다. 파리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부  에서 공부하였으나 중퇴하고, 20세에 보험회사에서 일하다가, 파리 시청의 서기로 근무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25세에는 18세기 프랑스의 우아하고

향락적인 꿈과 우수에 찬 풍속과 정경을

노래한 시집 [사랑의축제]를,

 

다음 해에는 '고운 노래들'을 내어, 자유롭고

대담한 율동적인 시형으로, 환상적이고

암시적.환기적인 그의 독특한 시풍을 확립.

 

시인 랭보와의 연애끝에 권총으로 그를

쏘아 2년간 옥중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의 시풍은 낭만파나 고답파의 외면적이고 비개성적  인 시로부터 탈피하여 무엇보다도 음악을 중시하고 다  채로운 기교를 구사하였다.

 

주요 시집: 우수시집(Poemes saturniens)1866,

           사랑의 축제(Les Fetes galantes)1869,

           고운노래(La Bonne Chanson)1870,

           말없는연가(Romances sans paroles)1874,

           예지(Sagesse)1881,

           사랑(Amour)1888,

           평행으로(Parallelement)1889 등.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에 눈물 내린다.

 

가슴 속에 스며드는 이 설레임은 무엇일까?

 

대지에도 지붕에도 내리는 빗소리의 부드러움이여!

 

답답한 마음에

 

아, 비 내리는 노랫소리여!

1. 

울적한 이 마음에 까닭도 없이 눈물 내린다.

 

웬일인가! 원한도 없는데?

 

이 이유없는 크나큰 슬픔은 무엇인가.

 

이건 진정 까닭 모르는 가장 괴로운 고통.

 

사랑도 없고 증오도 없는데

 

내 마음 한없이 괴로워라!

 

 

 

 

가을 노래

 

                  

가을 날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이

 

가슴 속에 스며들어

마음 설레고

쓸쓸하여라.

 

 

때를 알리는

종소리에

답답하고 가슴 아파

 

지나간 날의

추억에

눈물 흘리어라.

 

 

그래서 나는

궂은 바람에

이 곳 저 곳

 

정처 없이

흘러 다니는

낙엽 같아라.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끝간 데 없이 늘어선 생울타리

 

                      

끝간 데 없이 늘어선 생울타리

거품 인 맑은 바다 같네.

 

그 위로 맑은 안개, 향긋한

햇장과 내음 풍기고.

 

 

날렵한 망아지들이

와서 뛰놀며 흩어지는

 

부드러운 초원, 그 위로

가볍게 보이는 나무들과 풍차들.

 

 

일요일의 이 허허한 벌판 속에

다 큰 양떼들도

 

장난치며 놀겠다네,

저들의 흰 양모같이 부드러운.

 

 

그 위로 젖빛 하늘 속에서

방금 피리 소리 같은 종소리의

 

파장이 소용돌리처럼

궁글며 퍼져 나갔다.

 

 

 

시집 '예지'중에서

'하늘은 지붕 위로'와 더불어 또 하나의 걸작으로 꼽힘

 

 

 

캄캄한 깊은 잠이

                            

캄캄한 깊은 잠이

내 삶 위에 떨어지네.

 

잠자거라, 모든 희망아.

잠자거라, 모든 욕망아 !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선과 악의

 

기억마저 사라진다......

오, 내 슬픈 이력아 !

 

 

나는 어느

지하실 허공속에서 어느 손에

 

흔들리는 요람.

침묵, 침묵 !

 

 

 

랭보를 권총으로 쏜 사건의 초심 판결 언도를 받은 날

절망속에서 쓴 시.

 

 

가르파르 오제의 노래

 

              

부모님이 없는 나는 조용한 고아,

평온한 두 눈만 커다랗게 하고

 

큰 도시의 사람들에게 왔지요 ----

하지만 그들은 날 영리한 놈이라고 안하더군요.

 

 

스무 살 때 사랑의 열이라는

새로운 혼란이 찾아와

 

여인들이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

하지만 그녀들은 날 미남이라고 안하더군요.

 

 

조국도 없고 왕도 없지만,

그리고 용감하다고도 거의 할 수 없지만

 

난 전장에서 죽고 싶었지요 ----

하지만 주검도 날 안 원하더군요.

 

 

그러니 난 너무 일찍 났나요, 너무 늦게 났나요?

이 세상에서 난 뭘 해야 하나요?

 

오, 내 괴로움은 깊답니다 ---- 여러분들 모두

이 가여운 가스파르 위해 기도드려 주십시오.

 

 

 

* '캄캄한 깊은 잠이'와 마찬가지로 초심 판결 언도후

  쓴 이 시에서 베를렌느는 가련한 역사적 인물인

  가르파르 오제에 자신을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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