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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개 성지 ㅡ 이해인 수녀 시비(詩碑)
서울 용산구 신계동 당고개 순교성지에서
이해인 시비(詩碑)
...제막식에서 이해인 수녀는 “암투병을 하며,
일상에서의 순교정신이 더욱 필요하다는 묵상 안에서 이 시를 쓰게 됐다”며“
우리가 지금 이 순간 실천할 수 있는 순교의 삶은 매일 긍정적인 생각을 더하고,
이웃에게 고운 말을 건네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살아있는 날은
이海仁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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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1. 연필은 볼펜이나 사인펜으로 쓴 것처럼 뚜렷하지도
않고 색색이 곱지도 않은 부드럽고 연하고, 검은 톤
하나 뿐입니다. 진실되고 수수한 모습으로 신을 섬기
겠다는 뜻이지요. 눅눅하지도 않은 '마른 향내' 난다는
건 소박한 준비나마 충실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봅니다.
2, 연필은 쓰면 쓸수록 줄어들고, 끝을 날카롭게 새우려면
깎아야 합니다. 그런 연필은 지은이의 신앙심을 나타냅니
다. 자신을 희생해 가면서라도 신을 섬기겠다는..
그런 연필을 전혀 아끼지 않고 몇 번이고 지웠다 다시 쓰
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지요. 신실함을 나타내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3. 그 의지를 굳건히 합니다.
정직한 삶에의 소망.
4. 5 시인으로서 또한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더욱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 즉, 신에게 자신의 의지를 천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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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시 문학관은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한국철학을 대표하는 김형석 안병욱선생의 철학을 이해인 시인(수녀님)은 수많은 시들로 희망과 위로를 주신 분이며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시며 암투병 후에도 따뜻한 글, 씩씩함 잃지 않아서 “국민이모”라는 별명까지 얻으신분 교통카드와 주민등록증이 전 재산이라는 분 하늘나라로 이사를 간다는 분 아품과 연민과 사랑과 기쁨이 함께 들어있고 바람과 비와 했살이 함께 녹아있는 이해인님 시들로 문학관을 채우고... 언제 읽어도 편안하고, 그리고 시인의 감정이 그대로 잘 전달되는 이해인님의 시...
중 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양구군 파로호 상류에 위치
첫 시집 인 민들레의 영토 나의 시가 민들레 솜털처럼 미지의 독자에게 날아가 위로와 희망을 줬을때 행복하다고 말함
어머니로 부터 물려받은 유품과 원고
사회를 살아가노라면 꼭 필요한 말이겠죠
2층엔 북한 평안도가 고향인 한국철학을 대표하는 김형석 안병욱선생의 철학을 테마로한 공간과 조망대 청춘 관 으로 꾸며져 있음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이자 시인인 저자는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나 1964년 수녀원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 1976년 종신서원을 한 후 오늘까지 부산에 살고 있다. 필리핀 성 루이스대학 영문학과, 서강대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제9회 새싹문학상, 제2회 여성동아대상, 제6회 부산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
나의 삶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얼음처럼 차갑지만
오랜 사귀다 보니
내가 어느새
고맙다는 말을
당신은
가장 가까운 벗들이
노여워하거나
쓰라린 소금을 삼키듯
제 곁을 떠나지 말아주세요
아직 살아 있기에
꿈꾸지 말라고
나는 매일
오늘의 이야기도
꿈이 없는 삶
죽으면 꿈이 멎겠지만
꿈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가르쳐 주시지 않아도
가볍게 춤추는 나에게도
눈멀 듯 부신 햇살에
빛나는 하늘이 훨뤌 날으는
행복은 가난한 마음임을 가르치는
수없는 들꽃에게 웃음을 가르치며
부디 꿈꾸며 살게 해 주십시오
들릴 듯 말 듯한 나의 숨결은
당신을 향한 맨 처음의 사랑
가끔은 아주 가끔은
큰일 나닌데도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누구에게도 얼굴을
괜찮아 괜찮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에게 조금 더
사랑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언제쯤 당신 아에 꽃으로 피겠습니까. 불고 싶은
내 잘못을 참회하고 나서
때로는 눈물도
눈물도 아름다운
나와의 첫 만남을
너를 너무 사랑하게 될까봐
나를 기다려주어 고맙고 그래서 지금은 내가 울고 있잖아
내가 누구인지
밤길을 걷다
이젠 내가 나와 친해질 나이도 되었는데
나를 찾지 못한 부끄러움에
벗이여
내가 죽더라도
이 또한
우정보다 더 길고 깊은
사랑보다 더 높고 푸른
생전 처음 듣는 말처럼 보고 싶은데......
비오는 날의 첼로 소리 같기도 하고
들들 때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보고 싶은데......
나에게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모랫벌에 박혀 있는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죽음의 쓴잔을 마셔
당신을 닮지 않고는
당신을 사랑했기에
빛이신 당신과 함께 잠들어
은밀히 감겨간 생각의 실타래를
앉은뱅이 몸으로는 갈길이 멀어
꽃씨만한 행복을 이마에 얹고
태초(太初)부터 나의 영토(領土)는
애처로이 져다보는
바람이 스쳐가며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당신의 맑은 눈물
흐려오는 보고 싶은 얼굴이여
꽃들을 다 보낸 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가슴에
누구에세도 문 닫는 일 없이
희망의 잎새 하나
넌 왜
고맙다고
오늘도
봉숭아 꽃나무에
언제라도
어느 계절에나
사랑하고 싶을땐
나는 누구의 마음도 다치지 않으면서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겹겹이 싸매 둔 장미의 비밀은
살아서도 죽어 가는
이웃과 악수하며 웃음 날리다
꽃밭에 불밝힌 장미의 향기보다
별로 뜨는 사랑
마른 향내 나는
사각사각 소리나는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깍이어도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나무 안에 수액이 흐르듯
빛까로 냄새도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어
여행길에 나를 따라오는 달처럼
슬픔때도
나는 문득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깔끔하고 단정해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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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에선
안으로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남루한 옷을 겇친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당신의 가리마같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까만 씨알 품은
자기의 아픈 이야기
다른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
해야 할 일 뒤로 미루고
저 세상으로 떠나기 전
건강하지만 인색한 사람들
정말 오 그럴까
넌 왜
속으로 아픈 만큼
밤낮의 아픔들이 모여
어느 날 내가 네게 주고 싶던
우울한 날은
장미 앞에서 나의 나눔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가 물 주고 가꾼 시간들이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살아야 해, 살아야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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