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는 다만 詩다워야 한다...
2015년 05월 05일 22시 15분  조회:4292  추천:0  작성자: 죽림

시를 제대로 쓰는 방법 / 김동렬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이 시는 인간을 긴장시키고 흥분시켜 강한 인상을 주는 테크닉이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영화의 결말을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의 재미 차이는 매우 크다. 똑같은 영화라도 완전히 상반된 평가가 나오곤 한다. 특히 마지막 반전이 중요하다. 초반에 재미있다가 결말이 흐지부지 하는 영화와 초반에 지루하다가 결말에 기가 막힌 반전이 있는 영화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잘못된 시는 결말을 알려주고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 잘못된 건 잘못되었다고 누가 말해줘야 한다. 지하철 시를 비판했는데 대개 결말을 알려주고 있었다. 자작 스포일러다. 이걸 시라고 할 수 있나? 아닌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바뀐다. 

특히 마지막 연에 전체 내용을 압축하여 해설해주는 산문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 구절이 있음으로 해서 시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거 절대로 빼야 한다. 

모든 예술의 기본전제는 서술이 아니라 묘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서술이 들어가더라도 강한 임팩트를 주는 부분은 절대적으로 묘사여야 한다. 묘사가 뇌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다. 묘사가 없는 시는 반전이 없는 소설과 같다. 실패다. 

1. 라임과 리듬이 있어야 한다.(패턴의 반복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뇌를 흥분시킨다. 분명히 뇌가 물리적으로 반응한다.) 

2. 대칭구조가 있어야 한다. (대칭은 글자 수의 대칭, 발음의 대칭, 의미의 대칭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칭은 역시 긴장을 유발한다. 뇌를 흥분시킨다.) 

3.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이미지는 시간을 공간화 하는 것이다. 길게 이어진 사건을 나열식으로 서술하는 대신 하나의 시각적 이미지로 떠올리게 한다. 묘사가 시각화 되어야 한다.) 

4. 보편적인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개인적인 감상은 곤란하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출발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너도 그랬니? 나도 그랬어.’ 하고 공감할 내용이어야 한다.) 

5. 집단의 공분이 있어야 한다.(보편적 호소력이 이백의 시라면 집단의 공분은 두보의 시다. 시는 자기 감상을 전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감상을 대신하여 전달하는 것이다. 시는 제사장의 신탁이어야 한다. 역사의 무게를 실어야 시다.) 

6. 비유, 은유 등은 절제되어야 한다.(억지 수사법 구사는 역겨울 뿐이다. 대개 삼류 시인이 자신이 그래도 무려 시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억지 은유를 남발하는데 때려죽일 행패다. 언어학대다. 언어가 운다. 제발 비유 좀 하지 마라. 요즘은 시크하게 가야 한다. 찌질이는 용서 안 된다. 건조하고 굵고 짧게.) 

7.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폭풍처럼 휘몰아치는 구절이 없으면 시를 쓸 이유가 없다. 글자 한 자로 한 놈씩 쏴 죽인다는 결기가 보여야 한다. 헌걸찬 기개가 있어야 한다. 너 죽고 나죽기다.) 

8. 뜻을 앞세우면 안 된다.(선전구호라면 곤란하다.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들키면 시가 아니다. 메시지는 그냥 산문으로 전하는 게 맞다. 메시지보다는 위트와 패러독스가 앞서야 한다. 말장난이 앞서고 메시지는 숨겨야 한다. 언중유골이다. 말장난인줄 알았는데 뼈가 숨겨져 있네..로 가야 한다. 뼈가 드러나 보이면 안 된다.) 

9. 끝부분에 산문해설구가 있으면 곤란하다. (시의 자기부정이 된다. 잘 나가다가 막판에 불필요한 사족을 달아놓은 경우가 너무 많다. 알 듯 모를 듯 하고 끝내야 오히려 보편성이 있다. 해설하면 타겟이 되는 특정 상황으로 좁혀진다. 시가 죽는다.) 

10. 왜 그 부분에서 끝나는지 납득되어야 한다. (언어는 전제와 진술의 대칭구조, 질문과 답변의 대칭구조, call과 why의 대칭구조, 명사와 동사의 대칭구조, 주어와 술어의 대칭구조로 되어 있다. 언어가 원래 대칭구조이므로 시 역시 대칭이 있어야 한다. 대칭에 의해 완결된다. 시는 타인에게 말을 거는 형식이므로 왜 말을 걸었는지 납득시켜야 한다. 의미의 대칭, 맥락의 대칭, 운율의 대칭, 지평의 대칭, 곧 관점의 확대에 의한 깨달음으로 완결시킬 수 있다. 이는 점에서 선, 선에서 면, 면에서 입체로 관점을 상승시켜서 완결시키는 것이다. 깨달음으로 끝내기다.) 

11. 서술보다 묘사여야 한다. (시간을 따라가는 서술은 산문에 맞는 형식이다. 공간을 파헤치는 묘사는 운문에 맞는 형식이다. 서술로 가더라도 묘사로 끝내야 한다.) 

12. 어순이 바뀌어야 한다. (시는 혼자 떠드는 게 아니라 타인에게 말을 거는 형식이므로 어순이 바뀌게 된다. 이는 말을 걸 때 ‘있잖아요.’하고 시작하는 것과 같다. 술어가 앞에 온다. 문법을 바꾸라는 게 아니라 보통의 진술과 차례가 달라야 한다는 거다. 가장 중요한 게 맨 나중에 와야 한다. 그래야 임팩트가 있다.) 

산문 - 불장난 하면 산불이 난다. 운문 - 산불 났네. 불장난 때문에. 

산문 - 북과 장구가 깨졌다. 운문 - 깨진 것은 북장구요. 

13. 한 편의 시에 하나의 대표 단어, 대표구절, 대표연이 있어야 한다.(지나치게 화려한 문장은 기억나는 게 없게 한다. 찌질해진다. 건조하게 가야 한다. 임팩트를 줄 한 문장, 한 단어, 하나의 표현에 집중하게 하고 나머지는 되도록 비켜주어야 한다.) 

시를 잘 써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기교부린 것 보면 짜증난다. 다만 시여야 한다. 시가 아닌 것을 시라고 우기면 곤란하다. 자작 스포일러 곤란하다. 일단 제목부터 스포일러다. 산이라는 제목을 걸고 산을 노래하면 그게 어찌 시냐? 미쳤지. 


............................................... 
*스포일러(영어: spoiler)는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의 주요 줄거리나 내용을 관객, 독자, 또는 네티즌에게 미리 알려주는 정보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줄거리 구조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다음 상황을 알 수 없다는 긴장감 속에서 더욱 강화되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영화나 소설을 감상할 때 느끼는 흥을 깨뜨릴 수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43 생태문학과 소통해보다... 2016-02-01 0 4544
1042 력사속의 시인 모윤숙... 2016-01-31 0 4603
1041 력사속의 시인 노천명... 2016-01-31 0 5126
1040 詩는 언어를 통해 언어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2016-01-31 0 5617
1039 예쁜 詩는 좋은 詩가 아니다... 2016-01-31 0 5697
1038 詩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 2016-01-31 0 6501
1037 詩씨기에서 동심적 발상을 하라 2016-01-31 0 4648
1036 詩쓰기에서 고정관념 깨고 상상의 날개를 활짝... 2016-01-31 0 4497
1035 독서광 - 책벌레 - 1억1만3천번 읽다... 2016-01-26 0 4772
1034 문덕수시론 2016-01-22 0 5662
1033 詩를 왜 사랑하는가?! 2016-01-22 0 4454
1032 (자료) 중국조선족문학 개요 2016-01-22 0 5152
1031 잊혀진, 잊지말아야 할 조선족천재시인 - 주선우 2016-01-22 0 5152
1030 건국후, 조선족시인으로서 첫 개인시집 출판한 주선우 2016-01-22 0 5306
1029 詩의 시대, 詩의 위기, 詩의 소멸... 2016-01-21 0 5568
1028 詩와 함께 평생을 살기로... 2016-01-21 0 5816
1027 詩는 언어로 짓는 寺院 2016-01-21 0 5788
1026 '2016 신춘문예 童詩 당선작 2016-01-21 0 4320
1025 (자료) - 현대시 흐름 2016-01-21 0 5214
1024 詩를 주문제작해 드리는 시대가 왔다... 2016-01-21 0 4708
1023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리유?- 2016-01-21 0 4860
1022 문학을 기존안에 가두려는것 폭력? 전통시는 死亡? 2016-01-21 0 4095
1021 <론쟁> = 시인는 언어질서 파괴자? / 극단적 "미래파 시"는 사기? 2016-01-21 0 4230
1020 시문학의 현주소? / 오감도! 육감도? 2016-01-21 0 4453
1019 이상한 시나라에서 이상한 시인모임 2016-01-21 0 4166
1018 김철호 詩評/ 최삼룡 ... 김철호론/ 김만석... 2016-01-20 0 4574
1017 시에 안부를 묻다... 김영건 시인 2016-01-20 0 4338
1016 미래파 = 전위예술운동 2016-01-20 0 4136
1015 사전에 없는 말, 장난처럼 꺼낸 말... 2016-01-20 0 4351
1014 <<서정시파>>냐?! <<미래파>>냐!?... 2016-01-20 0 3996
1013 미래파시와 미래파시인은 미래가 있을가... 2016-01-20 0 4982
1012 詩밖의 詩의 낯선 세계에로 들어가 보다... 2016-01-19 0 4343
1011 왜 미래파?... 시, 시인, 독자... 2016-01-19 1 6340
1010 詩를 보면 詩人을 알것 같은, -시의 문을 두드려라... 2016-01-19 1 4261
1009 미래파 시인들과 다시 보는 李箱, 그리고 白石 2016-01-19 0 4538
1008 시, 시인, 그리고 그 가족들 - 이육사시인 형제들 2016-01-18 0 7151
1007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형은 시인, 동생 둘 中 한사람은 소설가, 다른 한사람은 극작가... 2016-01-18 0 6224
1006 시다운 詩, 시인다운 詩人을 찾아보기... 2016-01-17 0 4684
1005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이은상 시인 2016-01-15 0 9746
1004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황지우 시인 2016-01-14 0 5029
‹처음  이전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