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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연변 동시 한바구니
2015년 06월 02일 21시 46분  조회:4478  추천:0  작성자: 죽림
 
 



엉덩이수박( 4)
 
한석윤
 
 
할머니는
잠자는 내 엉덩이
토닥거리며
 
어—
우리 강아지 엉덩짝
7, 8월 수박처럼
통통 여물었네
 
그리고는
우리 강아지 마음도
수박처럼
뭉클 익어야겠는데
하신다
 
참, 할머니도
마음이 어떻게
수박처럼 익나?
 
 
 
 
모아산
 
 
아빠산이
아기산
목마 태웠다
 
모아산
 
휘휘
연길이랑
룡정이랑
둘러보는
 
모아산
 
 
 
아기참새
 
 
니들 엄마두
한국 간거니
떼돈 한짐 벌려고
한국 간거니
 
공항앞 비술나무
우둠지우에
오구구 모여앉은
아기참새야
 
니들 엄마두
오늘 오는거니
비행기 잡아타고
오늘 오는거니
 
꽃구름 몽실 피는
저 하늘 보며
신나서 재졸대는
아기참새야
 
 
 
지렁이들 반란
 
 
아빠트앞 꽃밭까지 파헤쳐
주차장으로 만든 날
발간 지렁이떼들이
주차장에 몰려나왔다
-우리 죽어도 된단 말이요?
우리한테도 살 곳 주시오
자동차바퀴밑에
척척 들어눕는
발가벗은 지렁이떼
 
지난 섣달
밀린 삯전 달라고
와와 소리치던
농민공아저씨들처럼
땅속에 숨어살던 지렁이들이
와글바글
주차장에 몰려나왔다
 
 
 
정상
 
 
정상은
맨 꼭대기에 있다하지만
그 정상은
높은 곳에만 있는게 아니예요
 
송송송
물방울들이 찾아가는 정상은
가장 낮은 곳
 
낮아도
혼자만으로는
갈수 없는 곳
 
돌돌돌
물방울들이 몸을 합쳐요
용용용
물방울들이 바다로 달려가요
 
늠실늠실
바다에서 춤추는 물방울
열길 스무길
하얀 웃음
쏘아올리는 물방울
 
으싸으싸
영차영차
 
물방울들이
어깨를 비벼대며
금빛해덩이 메여올려요
 
 
 
 
 
 
 
 
 
동시
 
 
그 마음 간절합니다( 4)
 
김득만
 
 
언니 오빠 그 이름
듣기만 해도
우리 마음
강물처럼 설레입니다
형님 누나 그 이름
불러만 봐도
우리 얼굴
해님처럼 밝아집니다
 
우린 모두
외동딸 외동아들들
동생 하나 바라는 맘
간절합니다
 
저 하늘의 형제별을
쳐다만 봐도
다정스런 그 모습이
부럽습니다
 
아빠형제 엄마자매
오고갈 때면
한피줄의 형제정이
그립습니다
 
우린 모두
외동딸 외동아들들
동생 하나 바라는 맘
간절합니다
 
 
 
잘록이들아
 
 
가느다란 허리에다
보짐을 지고
길가에 줄늘어선
개미무리들
 
장마철 두려워서
피난을 갈가
고개너머 장터에
장보러 갈가
 
야 참 궁금하다
잘록이들아
꿀 먹은 벙어리란
너네로구나
꼬물도 쉬임없이
보짐을 지고
하나로 똘똘 뭉친
개미무리들
 
게으른 매미 찾아
도우러 갈가
눅거리 세집으로
이사를 갈가
 
야 참 궁금하다
잘록이들아
꿀 먹은 벙어리란
너네로구나
 
 
 
사시절의 꿈
 
 
다정스런 선생님의
말씀속에서
잔디처럼 파래지는
봄날의 꿈
 
존경하는 선생님의
분필끝에서
들꽃처럼 웃음짓는
여름의 꿈
 
아 선생님은
나의 마음속에
봄날의 꿈 여름의 꿈
키워줍니다
 
인자하신 선생님의
웃음속에서
단풍처럼 붉게 타는
가을의 꿈
 
부모다운 선생님의
사랑속에서
눈꽃처럼 피여나는
겨울의 꿈
 
아 선생님은
나의 마음속에
가을의 꿈 겨울의 꿈
키워줍니다
 
 
 
할매의 솜씨
 
 
샛별눈에 손짓 발짓
재롱부리다
어느결에 포오옥
잠이 든 갓난이
 
손자곁에 앉으신
할매의 손끝에서 뜨개바늘 으쓱으쓱
어깨춤 성수난다
 
털실세타 뜨시는
정성어린 솜씨에
손자사랑 짜인다
겨울이 짜인다
 
볼우물에 웃음 짓고
캐득거리다
대낮인제 코올콜
꿀잠 든 복동이
 
회갑을랑 앞두신
할매의 손끝에서
뜨개바늘 쉬임없이
손자꿈 꽃피운다
 
털실세타 뜨시는
정성어린 솜씨에
손자사랑 짜인다
겨울이 짜인다
 
 
 
빠알간 단풍
 
 
하늘가에 곱게 비낀
노을인가요
 
앞산에도 뒤산에도
활활 불타네
시월의 빨간 단풍
활활 불타네
 
아 단풍
붉디붉은 시월단풍에
이 내 맘도
빠알갛게 물이 든다네
 
부모사랑 닮고닮은
사랑인가요
해님웃음 닮고닮은
웃음인가요
 
변강 마을 수놓으며
활활 불타네
시월의 빨간 단풍
활활 불타네
 
아 단풍
붉디붉은 시월단풍에
이 내 꿈도
빠알갛게 익어간다네
 
 
 
 
동시
 
 
바다와 하늘( 3)
 
김철호
 
 
바다는 너무 깊어 짜증난다
바다는 너무 넓어 싫증난다
 
꽃잎 하나 나르는 아기바람처럼
밥알 한알 지고가는 개미처럼
꽃과 노니는 벌나비처럼
풀밭에 뒹구는 망아지처럼
멋지게 파도 타는 고래처럼…
 
바다는 “난 왜 저렇게 작을수 없을가” 한숨이다
바다는 “난 왜 저렇게 깜찍할수 없을가” 속이 타다
 
하늘은 너무 커서 짜증난다
하늘은 너무 높아 싫증난다
 
동동 떠가는 한송이 구름처럼
아이 손에 녹고있는 아이스크림처럼
골짜기서 소곤대는 실개천처럼
작은 늪에 살고있는 미꾸라지처럼
통나무 나르는 코끼리처럼…
 
하늘은 “난 왜 저렇게 작을수 없을가” 한숨이다
하늘은 “난 왜 저렇게 깜찍할수 없을가” 속이 타다
 
 
 
바위와 바다
 
 
바위와 바다
누가 더 셀가
 
바위엔 바다의 무늬가 있지만
바다엔 바위의 무늬가 없다
 
바위와 바다
누가 더 맘 편할가
 
바위는 높은 벽으로 서있지만
바다는 푸른 주단으로 누워있다
 
 
 
진달래
 
 
새 책!
무슨 내용 담겨있을가?
책에 귀 대여본다
소곤대는 소리 들리는것 같다
 
아직 펼쳐보지 않은 새 책!
아름다운 이야기로 넘쳐날 새 책!
 
참다, 참다 살짝 펼쳤더니
따꿍!
따꿍!
따꿍!
 
핑크옷 입은 요정들이
와락 뛰쳐나와
옷자락에 매달린다
머리카락 잡아당긴다…
 
요정들에게 잡혀
이 산 저 언덕으로
해종일 끌려다닌다
 
 
 
노랑나비
 
 
꽃의 이름
어떻게 다 외울가?
 
채송화에 앉아
너 채송화지?
너 채송화지?
 
나리꽃에 앉아
너 나리지?
너 나리지?
 
봉선화에 앉아
너 봉선화지?
너 봉선화지?
 
아차, 아까 누구였지?
 
다시 채송화에 앉아
맞아, 너 채송화였지!
나리꽃 보고
옳거니, 너 나리였지!
ㅋㅋㅋ…
알어, 다 안다니까…
 
나머지공부 하느라
바쁜
넌 누구니?
 
나풀나풀
노랑이구나!
까불까불
노랑이구나!
 
 
 
동시
 
 
 
시내물(외 2수)
 
허송절
 
 
조잘조잘
작은 목소리
엄마의 고운 목소리
 
살랑살랑
작은 다독임
아빠의 따스한 손길
 
부르며
뒹굴며
 
커가는
작은 파도
 
 
 
가을
 
 
빨갛게 불타는 단풍은
아버지 마음일가!
 
노랗게 빛나는 단풍은
어머니 마음일가!
 
산에 산에 번지는
빨간 불빛
 
들에 들에 넘치는
노란 별빛
 
불빛
별빛
 
가을을 익힌다
 
 
 
바위와 나무
 
 
바위가 말했어요
내몸에 뿌리내려
 
나무가 말했어요
아파도 참아요
 
수십년
세월 흐른뒤
사람들 우러러요
 
동시
 
 
 
아침안개 (외 3수)
 
한동해



이른 아침
얄포름한 아침안개 새하얀 면사포


이 산 저 산
푸른 머리
스리살살 씻어주네요

    방글방글 
    해님이 떠오르자
은구슬 반짝반짝

    푸른 머리
푸른 물이 뚜-욱뚝
야-하 멋져요
내 고향산은…


 
파란 나비

 
따사로운 봄빛 안고
봄아씨 날아오더니
앞뜨락 백양나무가지에
아기나비 파란 나비
줄줄이 줄쳐 앉았네

    소낙비 쏟아지는
한여름에도
앉은 자리 떠날줄 모르더니


외날개 큰 나비 무리지여
서늘한 그늘 지어주네


하늬바람 부는 가을
저 큰 파란 나비들
노란 나비 빨간 나비되여
훨ㅡ훨
무리지여 날아가네


야-하
어디로 어디로 날아갈가…



 
그물

 
5대주에
그물을 친다
노란 줄

    4대양에
그물을 친다
파란 줄


저 하늘에
그물을 친다
하얀 줄


사람들은
그 그물길 따라
자동차, 기차를 몰며
배를 띄우며
비행기를 날리며


지구촌을 꽃피운다



 
이불깃이

 
나의 집은
머-나먼
떡갈나무 우거진
오호동네
할머니 홀로 계신


나의 학교는
머-나먼
두만강가 변강마을
삼십여명 학생의
기숙제학교


나는 그 학교 학생

    휴식날 아침
침상에서 깨여나보면
왜 젖어있을가
이불깃이...


꿈속에서
타향 가신 어머니를
뵈인 날 아침이면...


동시
 
 
 
무섭겠다( 2)
 
황희숙
 
 
하늘이
쾅- 꽈르릉꽈르릉-
꽹과리 두드리는 날에
혼자 집에 있으면 무섭겠다
 
검은 구름
번쩍번쩍
채찍에 맞아 울부짖는 날에
혼자 집에 있으면 무섭겠다
 
처마밑에
새끼제비도
무서워 짹짹 울며
엄마-
소리 높이 찾을거야.
 
 
 
금메달
 
땀방울로
빚어진 동그란 금덩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이
맺은 열매이다.
 
노랗게
영근 열매가
 
온 세상에
반짝반짝 빛을
뿌린다.
 
 
 
가을산
 
딱친구인
나무와 나무잎은
서로 손잡고
노란 눈물 빨간 눈물 글썽이며
작별의 인사 나눈다.
 
지나가던 바람은
대롱대롱 맺힌
노랗고 빨간 눈물들을
사알살
닦아주며
어깨를 다독여준다.
 
 
 
 동시
 
 
 
 
가을편지( 2)
 
한철
 
 
톡톡톡
풋밤송이
빈 숲을 산책한다
 
귀뚜라미
또르륵
내 귀를 열어준다
 
신이 난
가을바람이
할딱할딱 숨 쉰다
 
 
 
그리움
 
 
똑똑똑
노크소리
마음창문 두드린다
 
파아란
하늘가에
엄마얼굴 그려본다
또올랑
그리움 하나
나무잎 미끄럼질
 
 
 
백의민족
 
 
토닥토닥
방치소리
흰옷 입은 족속들
 
휘영청 보름달
빙글빙글
강강수월래
 
둥기당
장고소리에
훈민정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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