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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 쓰기전 공부하기
2016년 02월 05일 03시 23분  조회:4935  추천:0  작성자: 죽림

     산문시 쓰기ㅡ

                 일제강점기 시대의 여러 산문시

 

                           1. 1920년대의 산문시

  1920년대에 김소월이 향토적인 정서를 민요형의 정형시로 풀어냈다면, 한용운은 불교적인 사상을 바탕에 깔고 여성의 입장에서 조국해방을 주로 산문적인 연시 형태로 노래하였습니다. ‘님의 침묵’, ‘알 수 없어요’ 같은 시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임화는 사회개혁의 이념을 산문시로 썼는데, ‘우산 받은 요코하마 부두’, ‘우리 오빠와 화로’ 같은 시가 그러합니다.  

 

  민들레교실 1.

  1920년대 사회주의 이상을 추구하던 카프 계열의 시인들 중 대표적인 시인 중의 하나가 임화입니다. ‘우리 오빠와 화로’를 감상하고 시의 특징을 찾아보세요.  

 

 

  우리 오빠와 화로

                              임화

  사랑하는 우리 오빠 어저께 그만 그렇게 위하시던 오빠의 거북무늬 질화로가 깨어졌어요......... <중략>  언제나 철없는 제가 오빠가 공장에서 돌아와서 고단한 저녁을 잡수실 때 오빠 몸에서 신문지 냄새가 난다고 하면 / 오빠는 파란 얼굴에 피곤한 웃음을 웃으시며 / ...........네 몸에선 누에 냄새가 나지 않니 - 하시던 세상에 위대하고 용감한 우리 오빠가 왜 그날만 / 말 한 마디 없이 담배 여기로 방 속을 메워 버리시는지 우리 용감한 오빠의 마음을 저는 잘 알었어요........<중략> ....... 오빠 - 그러나 염려는 마세요 / 저는 용감한 이 나라 청년인 우리 오빠와 핏줄을 같이 한 계집애이고 / 영남이도 오빠도 늘 칭찬하는 쇠 같은 거북무늬 화로를 사온 오빠의 / 동생이 아니예요 / 그리고 참 우리 오빠 동무의 소식을 전해 주고 갔어요 / 사랑스런 용감한 청년들이었습니다 / 세상에 가장 위대한 청년들이었습니다 / 화로는 깨졌어도 화 적 같은 깃대처럼 남지 않았어요. 우리 오빠는 가셨어도 귀여운 피오닐(소년 운동단원) 영남이가 있고 / 그리고 모든 어린 피오닐의 따뜻한 누이 품 제 가슴이 아직도 더웁습니다 ........<이하 생략>.

                                                                            <조선지광, 1929. 창간호>

 

  이 시는 1980년대 후반기의 박노해나 백무산 등 민중시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산의 김진숙은 크레인에 올라가 200여일을 저항하고 있습니다. 요즘 이를 지원하는 희망버스가 그곳에 가고 있습니다. 김진숙과 희망버스를 중심으로 산문시를 한 편 써 보세요.

 

                                          2. 1930년대의 산문시

  1930년대에 독특한 산문시를 쓴 이는 백석, 오장환, 함형수 같은 시인입니다. 백석은 향토적인 정서를 함경도 토속어로 말 맛 나는 시를 썼고, 노동판을 전전한 함형수는 띄어쓰기조차 거부한 산문시를 썼으며, 오장환은 폐쇄적이고 억압적인 식민지시대를 벗어나려는 소망을 산문적이고 이야기체 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한 편씩 감상해 봅시다.  

 

 

  민들레교실 1.

  백석의 산문시 모닥불을 감상하면서 산문시적인 요소를 찾아보세요.

 

  모닥불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헝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갓신창 : 부서진 갓에서 나온, 말총으로 된 질긴 끈의 한 종류 *개니빠디 : 개의 이빨 *재당 : 서당의 주인. 또는 향촌의 최고 어른 *초시 : 초시에 합격한 사람으로 늙은 양반을 이르는 말 *갓사둔 : 새사돈 *붓장사 : 붓을 파는 직업의 장사꾼 *몽둥발이 : 손발이 불에 타버려 몸뚱아리만 남은 상태의 물건)

 

  갑오경상 이전의 서사적인 긴 시가로는 한문으로 된 사(辭), 부(賦), 그리고 음악보다 내용이 중심이었던 가사, 노래로 불려졌던 판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백석의 ‘모닥불’ 은 판소리의 특징인 늘어놓는 형식을 추구하여 시의 맛을 내고 있습니다. 판소리 ‘흥부가’ 중 박타령처럼 나열, 반복의 묘미를 살리면서 산문시를 한 편 써 보세요.

 

  민들레교실 2.

  함형수의 '신기루'를 감상하고 왜 띄어쓰기까지 거부하면서 산문적인 시를 썼는지 감상해 보세요. 

 

 

   신기루(蜃氣樓)

                                                함형수

  멀―리안개낀나루끝에어느날인가소년(少年)들이보았다는그이상(異常)한혼례(婚禮)의행렬(行列)은그후한번도나타나지않았다우두머니모래불에섰다가도하―얀파도가밀려와서발을벗으면그만아모것도잊어버리고소년(少年)은물에뛰어들었다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과 꿈을 신기루로 비유하여 상징적인 산문시를 한 편 써 보세요.

 

 

  접시꽃교실 1.

  1930년대에 가장 각광 받던 시인은 서정주, 백석, 오장환이었다고 합니다. 오장환의 ‘성벽’을 감상하고 오장환 시의 특징을 파악해 보세요.

 

 

  성벽(城壁)

                                                    오장환

  세세전대만년성(世世傳代萬年盛)하리라는 성벽은 편협한 야심처럼 검고 빽빽하거니 그러나 보수(保守)는 진보(進步)를 허락치 않어 뜨거운 물 끼얹고 고춧가루 뿌리든 성벽은 오래인 휴식에 인제는 이끼와 등 넝쿨이 서로 엉키어 면도 않은 턱어리처럼 지저분하도다.

 

  강남의 보수와 강북의 진보를 중심으로 ‘자기 성벽’을 소재로 하여 산문시를 한 편 써 보세요.

 

  쑥부쟁이교실 1.

  정지용은 ‘백록담’이란 기행 산문시를 썼습니다. 감상해 보고 그 특징을 파악해 보세요.

 

 

  백록담(白鹿潭)

                                        정지용

                                1

  절정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 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위에서 모가지가 없고 나중에는 얼굴만 갸웃 내다본다. 화문(花紋)처럼 판 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채 키는 아주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星辰)처럼 난만하다. 산 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렇지 않아도 뻑국채 꽃밭에는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2

  엄고란(巖古蘭), 환약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아 일어섰다.

 

                                 3

  백화(白樺) 옆에서 백화(白樺)가 촉루가 되기까지 산다. 내가 죽어 백화처럼 흴 것이 숭 없지 않다.

 

                                 4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 모롱이, 도체비 꽃이 낮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5

  바야흐로 해발 육천 척 위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수롭게 아니 여기고 산다. 말이 말끼리, 소가 소끼리, 망아지가 어미 소를 송아지가 어미 말을 따르다가 이내 헤어진다.

 

                                 6

  첫 새끼를 낳노라고 암소가 몹시 혼이 났다. 얼결에 산길 백리를 돌아 서귀포로 달아났다. 물도 마르기 전에 어미를 여윈 송아지는 움매- 움매- 울었다. 말을 보고도 등산객을 보고도 마구 매어 달렸다. 우리 새끼들도 모색이 다른 어미한테 맡길 것을 나는 울었다.

 

                                  7

  풍란이 풍기는 향기, 꾀꼬리 서로 부르는 소리, 제주 휘파람새 휘파람 부는 소리, 돌에 물이 따로 구르는 소리, 먼데서 바다가 구길 때 솨- 솨- 솔 소리, 물푸레 동백 떡갈나무 속에서 나는 길을 잘못 들었다가 다시 칡넌출 기여간 흰 돌바기 고부랑길로 나섰다. 문득 마주친 아롱점말이 피하지 않는다.

 

                                 8

  고비 고사리 더덕순 도라지꽃 취 삿갓나물 대풀 석용(石茸) 별과 같은 방울을 달은 고산식물을 색이며 취하며 자며 한다. 백록담 조촐한 물을 그리어 산맥 위에서 짓는 행렬이 구름보다 장엄하다. 소나기 놋낫 맞으며 무지개에 말리우며 궁둥이에 꽃물 익여 붙인 채로 살이 붓는다.

 

                           9

  가재도 기지 않는 백록담 푸른 물에 하늘이 돈다. 불구에 가깝도록 고단한 나의 다리를 돌아 소가 갔다. 쫓겨 온 실구름 일말에도 백록담은 흐리운다. 나의 얼굴에 한나절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조차 잊었더니라.

 

 

  자기의 감동적인 여행을 산문시로 써 보세요. 대신 서정과 묘사를 섞어서 윤율이 살아나게 해 보세요.   

 

                                     3. 1940년대의 산문시

  1940년대 우리 문단은 암흑기라고 불렸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탄압으로 붓을 꺾거나, 아니면 친일적인 작품을 쓰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이 시기에 민족적인 자세를 보인 시인은 이육사와 윤동주입니다. 이육사는 한시의 선비 기질이 표출된 자유시를 썼고, 윤동주는 다양한 서정시를 썼습니다.

 

  민들레교실 1.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은 퍽 자유로운 시입니다. 고독과 그리움, 비애, 그리고 광복에 대한 동경이 산문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잘 녹아 있습니다. 감상해 보세요.

 

  별 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랜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고독과 그리움을 주제로 자유로운 산문시를 한 편 써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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