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동시야 놀자]- 오줌싸개 지도
2016년 03월 07일 21시 47분  조회:4310  추천:0  작성자: 죽림

세탁기가 없던 시절, 아이가 요에 오줌을 싸면 어떻게 했을까. 요를 말리려면 빨랫줄에 널고 바지랑대로 빨랫줄이 처지지 않게 튼튼히 받쳐놓아야 했다.

요에 오줌 얼룩이 생긴 것을 보면 사람들은 ‘지도를 그렸다’고 놀리곤 했는데, 이 시는 오줌싸개 동생을 보고 그와 같이 놀리는 내용이다. 그런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부재한 상황이다. 엄마가 가 계신 ‘별나라’는 꿈에나 가볼 수 있고, 아빠는 멀리 만주로 돈 벌러 갔다. 표면으로는 오줌을 잘 싸는 동생을 재미가 나서 놀리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있어야 할 것이 모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윤동주 시인은 스무살 전후에 시를 쓰기 시작하면서 동시도 함께 썼다. 간도 용정에서 발간되던 ‘가톨릭 소년’지에 1936, 37년에 여러 차례 동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오줌싸개 지도’도 그 중의 한 편이다. 그는 만주 명동촌에서 태어나 1938년 고종사촌 송몽규와 함께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주로 만주에서 성장하고 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돈 벌러 간 아빠 계신/만주 땅”이라는 표현을 보면 화자인 아이의 자리는 만주가 아니다. 만주에 살았지만 시인의 의식이 뿌리내리고 있는 곳은 고국 땅임을 짐작할 수 있다.

“동주를 보고 울었습니다. 몽규를 보고 울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서 입술을 다문 채 소리없이 눈물만 연신 흘렸습니다. 영화가 끝났는데 가슴이 저려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서 울었습니다.” 동시를 쓰는 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삼일절에 나도 가족과 함께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를 보았다. 시를 쓴 해맑은 청년 동주와 그 시대 젊은이들이 헤쳐간 삶이 흑백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윤동주의 ‘서시’를 다 외지 못했다고 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그 구절이 너무 와 닿기 때문에. 막 출간된 김응교의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와 지난해 나온 안소영의 ‘시인 동주’를 펼쳐도 윤동주의 시와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다.

/김이구 문학평론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043 생태문학과 소통해보다... 2016-02-01 0 4656
1042 력사속의 시인 모윤숙... 2016-01-31 0 4648
1041 력사속의 시인 노천명... 2016-01-31 0 5180
1040 詩는 언어를 통해 언어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2016-01-31 0 5646
1039 예쁜 詩는 좋은 詩가 아니다... 2016-01-31 0 5732
1038 詩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 2016-01-31 0 6575
1037 詩씨기에서 동심적 발상을 하라 2016-01-31 0 4728
1036 詩쓰기에서 고정관념 깨고 상상의 날개를 활짝... 2016-01-31 0 4561
1035 독서광 - 책벌레 - 1억1만3천번 읽다... 2016-01-26 0 4821
1034 문덕수시론 2016-01-22 0 5759
1033 詩를 왜 사랑하는가?! 2016-01-22 0 4471
1032 (자료) 중국조선족문학 개요 2016-01-22 0 5231
1031 잊혀진, 잊지말아야 할 조선족천재시인 - 주선우 2016-01-22 0 5198
1030 건국후, 조선족시인으로서 첫 개인시집 출판한 주선우 2016-01-22 0 5385
1029 詩의 시대, 詩의 위기, 詩의 소멸... 2016-01-21 0 5656
1028 詩와 함께 평생을 살기로... 2016-01-21 0 5957
1027 詩는 언어로 짓는 寺院 2016-01-21 0 5868
1026 '2016 신춘문예 童詩 당선작 2016-01-21 0 4428
1025 (자료) - 현대시 흐름 2016-01-21 0 5272
1024 詩를 주문제작해 드리는 시대가 왔다... 2016-01-21 0 4798
1023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리유?- 2016-01-21 0 4959
1022 문학을 기존안에 가두려는것 폭력? 전통시는 死亡? 2016-01-21 0 4180
1021 <론쟁> = 시인는 언어질서 파괴자? / 극단적 "미래파 시"는 사기? 2016-01-21 0 4312
1020 시문학의 현주소? / 오감도! 육감도? 2016-01-21 0 4527
1019 이상한 시나라에서 이상한 시인모임 2016-01-21 0 4297
1018 김철호 詩評/ 최삼룡 ... 김철호론/ 김만석... 2016-01-20 0 4663
1017 시에 안부를 묻다... 김영건 시인 2016-01-20 0 4403
1016 미래파 = 전위예술운동 2016-01-20 0 4235
1015 사전에 없는 말, 장난처럼 꺼낸 말... 2016-01-20 0 4436
1014 <<서정시파>>냐?! <<미래파>>냐!?... 2016-01-20 0 4053
1013 미래파시와 미래파시인은 미래가 있을가... 2016-01-20 0 5060
1012 詩밖의 詩의 낯선 세계에로 들어가 보다... 2016-01-19 0 4458
1011 왜 미래파?... 시, 시인, 독자... 2016-01-19 1 6540
1010 詩를 보면 詩人을 알것 같은, -시의 문을 두드려라... 2016-01-19 1 4327
1009 미래파 시인들과 다시 보는 李箱, 그리고 白石 2016-01-19 0 4603
1008 시, 시인, 그리고 그 가족들 - 이육사시인 형제들 2016-01-18 0 7215
1007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형은 시인, 동생 둘 中 한사람은 소설가, 다른 한사람은 극작가... 2016-01-18 0 6314
1006 시다운 詩, 시인다운 詩人을 찾아보기... 2016-01-17 0 4709
1005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이은상 시인 2016-01-15 0 9905
1004 시의 구석진 곳에서 시인을 만나다 - 황지우 시인 2016-01-14 0 5149
‹처음  이전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