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이 아침 신선한 詩 한잔 드시소잉]- 정식
2016년 03월 18일 07시 03분  조회:3899  추천:0  작성자: 죽림

정식(正式)

                          이상

너는 누구냐 그러나 문 밖에 와서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외치니 나를 찾는 일심(一心)이 아니고 또 내가 너를 도무지 모른다고 한들 나는 차마 그대로 내어버려 둘 수는 없어서 문을 열어주려 하나 문은 안으로만 고리가 걸린 것이 아니라 밖으로도 너도 모르게 잠겨 있으니 안에서만 열어주면 무엇을 하느냐 너는 누구기에 구태여 닫힌 문 앞에 탄생하였느냐

---------------------------------------------------------------------------------------------------------------

/시평;-

알파고가 왔습니다. 열흘 사이 우리 앞에 나타난 가장 뜨거운 외계어입니다. 너도 나도 알파고 얘기입니다.

택시 기사 분은 바둑을 잘 아는 손님이 말해줬다는 정보를 쉴 새 없이 들려주고는, 그런데 기계하고 왜 싸우냐고 합니다.

다양한 분석과 뉴스, 네티즌의 반응, 이세돌 기사의 화법도 생각 못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계속 찾아보게 되었지요(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오랜만에, 대립되는 흑과 백이 아니라, 흑과 백이 만들어가는 기발함, 아름다움, 심오함을 본 듯합니다.

생각 못한 시를 쓴 시인이 이상이죠. 1910년에 태어나 37년에 생을 마감한 그가 여전히 한국 현대시의 전위에 있는 까닭입니다. 지금도 형식, 내용 모두 난해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이상의 많은 시가 그러하듯 이 시의 원문은 띄어쓰기를 안 합니다. 마치 알고리즘처럼 보이지요. 그러나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면 이상만큼 선명한 시가 없어요. 바둑과 닮아 있죠. 한 수가 한 수를 뒤집는 방식입니다.

열어주려는 안의 나와 밖에서도 잠겨있는지 모르는 너가 있습니다. 너는 열라고 문을 두드립니다. ‘구태여’라는 단어는 여러 방향을 품고 있습니다. 단정적일 수도 있고 모험, 능청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계속 고수해온 것만이 기준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없던 것, 즉 새로운 것은 생생한 ‘정식’이 되는 것이지요. 너는 누구기에 구태여 닫힌 문 앞에 탄생하였느냐? 지금까지 없던 종입니다!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 못한 수를 두었다’고 하지요. 인간도 인간이 생각 못한 수를 두면서 인간을 보여주지요. 인간을 돌파하며 인간을 갱신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뉴스 헤드라인 중에서 ‘미안해 인간’에서, 아! 했지요. 알파고가 인간과 닮은 감정을 발설할 수 있다니요. 그 시간의 현실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가 곧 도착할 거라니요.

웰컴 알파고! 낙관도 비관도 아니죠. 생각의 대국이 시작되죠.

/ 이원 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43 누구룰 위하여 종은 울리나... 2016-05-19 0 4204
1442 {자료}- 김철 시인 / 김응준 시인 2016-05-18 0 7219
1441 시문학 부흥의 묘약은 어디?... 2016-05-18 0 4109
1440 이승의 버스가 씨근거리고... 새가 된 꽃이라며... 2016-05-18 0 4735
1439 [한밤중 詩와 함께]- 배꼽 2016-05-18 0 4134
1438 詩論을 알면 시쓰기 힘들다... 2016-05-17 0 4440
1437 55년만에 발굴된 민족시인 - 심련수 / ... 2016-05-16 0 5302
1436 詩人과 詩 그리고 갱신의 길 / ... 2016-05-16 0 4627
1435 詩의 언어는 과학적 언어가 아니다 2016-05-16 0 4520
1434 순화된 언어속에서 건져 올리는 낯설기라야 가치 있다 2016-05-16 0 4263
1433 [초저녘 詩 읊다]- 초승달 카페 // 송몽규를 다시 떠올리다 2016-05-16 0 4664
1432 詩의 언어는 음악적이여야... 2016-05-16 0 4675
1431 그 새벽, 시인이 서 있는 곳은,ㅡ 2016-05-16 0 4939
1430 동심이라는 이름의 마법 2016-05-16 0 4955
1429 비긋는 아침, 당신의 고해소는 어디?... 2016-05-16 0 4240
1428 교훈조의 詩는 좋은 詩가 아니다 2016-05-15 0 4878
1427 잊혀진 시인 찾아서 - 설창수 시인 2016-05-14 0 4793
1426 잊혀진 시인 찾아서 - 김종한 시인 2016-05-14 0 5459
1425 동시인 김득만 "365밤 동요동시" 출간 2016-05-14 0 4905
1424 사랑의 방정식 2016-05-14 0 4718
1423 울음상점에서 만나다... 2016-05-13 0 4431
1422 시인의 몸에 몇개의 지문이 없다... 있다... 2016-05-13 0 4723
1421 시작의 첫 줄에 마음 써라... 2016-05-12 0 4393
1420 시의 이미지는 진화한다... 2016-05-12 0 5204
1419 [안개 푹 설레이는 아침 시 한컷]- 옛 엽서 2016-05-12 0 4490
1418 왁자지껄한 평화속에서 꽃 피우라... 2016-05-11 0 3993
1417 아이는 삶으로 뛰여든다... 2016-05-10 0 4231
1416 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 2016-05-10 0 4291
1415 살구나무에 몸을 비벼본다... 2016-05-10 0 4546
1414 하이쿠 = 17자 2016-05-10 0 4386
1413 구체시 = 구상시 2016-05-10 0 4744
1412 혁명시인 - 김남주 시모음 2016-05-07 1 4981
1411 민족시인- 김남주를 알아보기 2016-05-07 0 5540
1410 [한밤중 詩 읊다]- 우리 엄니 2016-05-07 0 4741
1409 눈(안眼)인가 눈(설雪)인가... 2016-05-07 0 4490
1408 {이것도 詩라고 하는데...} 5월이 시작되다... 2016-05-07 0 4201
1407 詩人은 언어의 마술사이다... 2016-05-06 0 4181
1406 詩人은 현대의 돈키호테이다... 2016-05-06 0 4549
1405 詩人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2016-05-06 0 6726
1404 詩人은 골목길을 좋아한다... 2016-05-06 0 5446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