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世界 색점선

땡!~ 미술의 세계로 보는 광고
2016년 04월 09일 07시 49분  조회:2295  추천:0  작성자: 죽림

압생트 광고는 빈센트 반 고흐를 술 취한 남성으로 묘사했다.

환각 일으킨 술 모델로 반 고흐

자본주의의 꽃이 광고라지만 압생트 광고는 해도 너무하다. 얼굴보다 큰 술병을 들고 얼굴이 세 개쯤 겹쳐 표현된 광고 속 남성은 누가 봐도 ‘고흐’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화가를 조사하면 늘 손가락 안에 드는 ‘빈센트 반 고흐’ 말이다. “아니, 고흐가 압생트를 그렇게 팔아 줬다는데 술꾼으로 써먹다니.” 그러나 애정에서 비롯된 분노를 잠시 내려두고 광고를 뜯어 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

술에 취한 게 고흐라면 셋으로 보이는 건 세상이어야 하는데 셋으로 표현된 건 고흐다. 이 의문은 고흐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즐겨 그렸던 작가라는 사실을 알면 금방 풀린다. 고흐는 왜 압생트를 즐겨 마시게 됐을까? 알고 보니 압생트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다 환각 작용까지 일으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가난한 예술가들이 즐겨 마시곤 했다고 한다. 덤으로 알아가는 지식이다.

이집트의 대형 나이트클럽은 죽어가는 인간을 표현한 '라오콘 군상'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했다.

어떤 광고는 그 자체로 미술사이자 삶이지만 그에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해왔다. ‘광고로 읽는 미술사’(2016)는 그런 광고들의 권리 찾기를 주장하며 나왔다. 책에 수록된 이집트의 한 대형 나이트클럽 광고도 흥미롭다. ‘No music no life’라는 카피와 함께 사용된 이미지는 트로이 전쟁 당시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인간들을 표현한 ‘라오콘 군상’이다. ‘무언가를 알리고 팔아야 하는’ 숙명을 타고 태어난 광고가 잘 사용하지 않는 끔찍한 장면이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복잡하게 돌아가는 이집트 정세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지 싶다. 광고 속 인물들은 뱀이 온몸을 휘감는 듯한 현실 사회에서 ‘에라 모르겠다 춤이나 추자’는 처절한 춤사위를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책은 광고가 차용한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독자가 미술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독자는 동시에 미술 작품이 탄생한 당대의 삶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작품 소개가 거의 없어 “우리 조상의 삶도 알고 싶어요”라며 서운해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비슷한 시기 출간된 ‘조선의 아트저널리스트 김홍도’(2016) 로 그 아쉬움을 달래본다.

김홍도의 풍속화첩 중 '새참'.

특유의 익살스러운 묘사로 유명한 김홍도의 그림은 사실 원근법이나 구도 등에서도 완성도가 높다. 인물 표현은 익살스럽지만 과하지 않고 개 한 마리 묘사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김홍도의 그림은 백성의 삶을 정교하게 표현해 당시 정조의 정치에 지표가 됐다. 김홍도는 화가면서 동시에 백성의 실상을 알아야 정치를 잘 할 수 있다고 믿었던 한 왕의 기록자였던 셈이다.

왕의 이상정치를 가능케 하는 기록자였지만 정작 김홍도 본인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 ‘조선왕조실록’에 김홍도에 대한 기록은 단 세 줄뿐이고, 당시 최고 대우를 받은 자비대령화원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다. 그러니 그 동안 김홍도에 대한 접근은 단편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은 김홍도가 주변 인물과 ‘했을 법한’ 대화를 통해 그를 풀어낸다. 허구의 이야기지만 오히려 그의 삶을 깊이 있게 살펴 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두 권의 책은 수많은 이미지들을 소개한다. 다루는 대상도 다르고 접근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두 책이 공유하는 메시지 하나는 확실하다. 그림을 읽어라, 세상이 보일지니!

신은별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3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413 상상을 초월하는 "콜라주" 작품들... 만들고싶어지다...(2) 2017-10-22 0 7908
412 매력적으로 미쳐라... 그리고 상상속에서 살아보쟈... 2017-10-22 0 1890
411 새들에게는 두번 다시 반복되는 하루가 있을가... 2017-10-22 0 1656
410 [이런저런] - 소금으로 조각품 만들다... 2017-10-21 0 1520
409 시작도 극적인 성격과 조각적인 성격을 융합해야... 2017-10-21 0 1947
40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자연아, 이야기하라... 2017-10-21 0 3204
407 상상을 초월하는 "콜라주" 작품들... 만들고싶어지다... 2017-10-21 0 1803
406 상상을 초월하는 "콜라주" 건축물들... 살고싶어지다... 2017-10-21 0 2672
405 지도를 오려 붙혀 그림 작품 탄생시키다... 2017-10-21 0 2839
404 그림과 그림 밖에서 봐야 할 그림과 그림 밖... 2017-10-21 0 4445
403 독일 녀성 화가 파울라 최초로 누드 자화상 낳다... 2017-10-21 0 3557
402 시작에서도 이미지의 무게가 손에 잡히는 느낌을 주어야... 2017-10-20 0 2533
401 [쉼터]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요지경... 2017-10-19 0 2176
400 조형언어가 추상적으로 표현된 형태시의 력작 그림... 2017-10-19 0 2359
399 전생애에 오직 4점의 풍경화만 그린 "인물화가" 2017-10-19 0 2108
398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3D 벽화 마을"이 있었으면... 2017-10-16 0 2097
397 시작에서 자아(自我)의 결산을 발달된 색채의 극치로 보여주기 2017-10-16 0 1740
396 거대한 마음의 상징물들을 그림화한 "귀를 잘라 버린" 화가 2017-10-14 0 2415
395 사군자화(四君子畵) =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그린 그림 2017-10-13 0 2824
3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나무 구멍 사이에 그려진 그림들... 2017-10-13 0 2241
393 시작을 토속적인 방언으로 영원한 시의 지평을 열어야... 2017-10-13 0 1683
392 시작도 형(形)과 색(色)의 교향(交響)의 조합을 실현해야... 2017-10-12 0 1784
391 시인들도 시작에 자아도취하지말고 평생 만족할줄 몰라야... 2017-10-12 0 1895
390 시작도 실제 경험과 모순되는것의 합리적 느낌으로 쓰기... 2017-10-11 0 2794
389 시와 그림은 사촌지간이다... 2017-10-11 0 2037
388 2차원의 평편 위에 3차원 공간을 만든 화면의 연금술사- 에셔 2017-10-11 0 1707
387 네덜란드 판화가, 초현실주의 화가 - 에셔 2017-10-11 0 2176
386 [이런저런] + "그림의 마술사" =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 2017-10-11 0 2501
385 詩도 세로가로 이등분법(二等分)적 그늘과 양지로 표현해야... 2017-10-10 0 2353
384 한글, 우리 민족 이어주는 위대한 공동 유산 2017-10-09 0 1498
383 그림의 여백부분이 훌륭한 웅변적 표현력을 과시, 암시효과 2017-10-09 0 2090
382 과거와 현재를 한꺼번에 그리기... 2017-10-08 0 1998
381 [쉼터] - 같은 사진을 찍어도 좀 남다르게... 2017-10-05 0 2162
380 [쉼터] - 위인 초상화 2017-09-29 0 1641
379 [이런저런] - 마광수님, "문인화" 범주에서 "외도"해보기... 2017-09-26 0 1465
378 [중국 이모저모] - 중국 하르빈 "건축예술광장"에서- 2017-09-25 0 2478
377 [고향자랑] - 중국 연변 황금가을 구경 오이소... 2017-09-25 0 1418
376 [그림한점] - "인생아리랑" 2017-09-23 0 1485
375 [미술시장] - 청록색 전면점화 "무제" 새 주인 찾았다... 2017-09-19 0 1397
374 마광수님은 화가의 꿈도 꿨었다... 2017-09-14 0 2346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