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0월 2024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시조는 정형을 벗어나지 말아야...
2016년 04월 13일 00시 45분  조회:4265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조는 정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 봉 수 (시조시인, 문학평론가)

 

 

 

시조는 아무리 내용이 문학적이고 예술성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형을 무시하면 시조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 정형을 일탈한 시조는 이미 시조가 아니다. 따라서 자유시로서 평가를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시조작품으로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시조는 3,4조의 율격과 3장 6구 12음보를 기본 정형으로 한다. 이에 더하여 종장 3.5.4.3의 변화를 의무화 하고 있다.

시조시인이나 심사위원, 평론가, 학자는 물론, 등단지망생과 시조를 공부하는 학생들 까지도 이런 시조정형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시조문예지에는 시조정형을 제대로 갖춘 작품을 찾기 어렵다. 수 천 편에 달하는 출품작에서 골라 뽑은 신춘문예 당선작 중에서도 정형과 내용을 제대로 갖춘 시조를 만나기가 어렵다.

 

혹자는 시조는 융통성이 있는 정형시이므로 어느 정도의 파격은 허용된다고 한다. 한두 자의 가감은 무방하다는 것이다.

물론 음보율이 맞으면 자수율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음보율은 한국어의 의미마디, 발음 및 호흡이 맞을 때 무리가 없는 것이지 억지로 짜 내어 음보율을 주장하면 정형의 파괴로 이어진다. 한두 자 가감도 어쩌다 부득이한 경우에 예외로 허용되는 것이지 음보마다 무제한 가감하는 것은 이미 시조정형이 아니다.

 

“누가 시조는 .......3장 6구의 제약에 꼭 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고집스런 한정된 공식의 누각만 짓는다면 시조문학은 현대인으로부터 멀어지고 말 것이다. 시 같은 시조, 시조 같은 시를 우리는 시도할 때이다....”

이런 중견 시조시인의 글이 있다(조옥동, 새시대시조2007겨울호 P218). 시 같은 시조를 시도해야 한다 즉 시조는 정형이 필요 없이 시와 같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시조장르를 해체 하자는 주장이다.

 

시조정형은 수백 년의 시간을 투입하여 얻어낸 결과이다. 유명 무명의 수많은 문인들이 대를 이어 오면서 갈고 다듬은 결과이다. 가장 좋다고 인정되었기 때문에 정형으로 굳어진 것이다. 마치 물이 과학적인 원리에 의하여 흐름을 이루다가 오랜 세월이 지나서 폭포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현대는 개성(個性)의 시대라고 한다. 그렇다고 시조정형을 개성에 따라 각인각색으로 정할 수는 없다. 이는 시조정형의 파괴에 다름 아니다.

 

시조정형을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서 큰 역할을 하는 일번 타자는 신춘문예 심사위원, 각종 문예지등단 심사위원, 각종시상 심사위원, 시조평론가 등 시조비평계에 있다.

극소수에 불과한 비평계가 절대다수의 창작계와 독자를 향도(嚮導)한다.

 

이들 중 적지 않은 사람이 시조정형을 무시하고 각양각색의 개인적인 주장으로, 새 지평을 여는 선구자인 양,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거장(巨匠)인 양, 자기도취에 빠져 심사하고, 평론하고, 시상을 함으로서 시조는 나날이 병들어 가고 있다.

 

시조정형을 더 다듬고 굳히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적인 공명심과 이해관계에 빠져 여러 형태의 시조 분열에 일조하고 마침내 시조장르해체의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시조가 교과서에서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특히 언론사 신춘문예는 파괴력이 절대적이다. 화려한 등단(실제로 신춘문예등단은 문예지 등단보다 화려하지도 않고 반짝 인기가 아닌지 의문)을 목표로 하는 수많은 응모자들은 심사위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을 관건(關鍵)으로 인식하고 심사위원의 구미를 맞추는데 창작에너지를 낭비한다.

 

이런 환경에서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정형을 파괴한 작품을 당선시키면 수많은 지망생들이 그런 작품만 쓰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독자인 전 국민이 시조를 오해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다.

 

왜곡된 당선심사와 각종 시상이 해를 거듭하면서 시조는 회생불능의 상태로 병들어 가고 이대로 방치하면 마침내 한국에는 정형시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723 김립 시모음 2016-10-30 0 5420
1722 대만 현대시 흐름 알아보기 2016-10-30 0 3988
1721 구름도 가고 순경도 가고 남은건 나와 나의 그림자와... 2016-10-30 0 3140
1720 대만 모더니즘 선도자 - 예웨이롄 2016-10-30 0 3319
1719 대만 녀성시인 - 옌아이린(옌艾琳) 2016-10-30 0 3418
1718 대만 시인 - 余光中 2016-10-30 0 3611
1717 나를 오리신고는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2016-10-30 0 3183
1716 "동주" - 그는 가깝고 그리운 한 사람이다... 2016-10-29 0 3854
1715 5 + 7 + 5 = 17 2016-10-28 0 4008
1714 깨여나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2016-10-28 0 3771
1713 ...바로 탐욕이다... 2016-10-28 0 3592
1712 새들은 왜 록색별을 떠나야만 하는가... 2016-10-28 0 3523
1711 우리가 언젠가는 "사막의 꽃뱀"이 될지도 모른다... 2016-10-28 0 3638
1710 어느 날 페허 잔해속에서 원자로 화석을 발굴하라... 2016-10-28 0 3919
1709 詩人은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저항하라... 2016-10-28 0 3814
1708 詩는 희곡을 "언어예술의 집"으로 건축하는 벽돌이다... 2016-10-28 0 3127
1707 詩와 비평은 쌍두마차이다... 2016-10-28 0 3507
1706 비평가의 詩, 詩人의 비평,- 립장을 바꿔보다... 2016-10-28 0 3296
1705 詩란 "내가 나의 감옥"에서 뛰쳐나가기이다... 2016-10-28 0 4062
1704 詩란 유일무이한 그릇에 유일무이하게 헌것을 새롭게 담는것... 2016-10-28 0 3313
1703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시인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3689
1702 아랍의 詩는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눈물... 2016-10-28 0 4429
1701 詩적 상상력을 중첩, 확대하는것은 실체(체험)를 바탕하기... 2016-10-27 0 3665
1700 현대시의 난해한 벽을 허물어보기 2016-10-26 0 3900
1699 불온한 상상력들이 광란의 춤사위에 나으다 2016-10-26 0 3804
1698 눈뿌리가 아플 정도의 포스터모더니즘의 한계 2016-10-26 0 3727
1697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는 언어가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와 련관된다... 2016-10-26 0 4457
1696 즐거움의 순간과 죽음의 망령은 삶의 련속이다... 2016-10-25 0 4069
1695 詩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2016-10-25 0 3804
1694 詩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시를 쓰라... 2016-10-25 1 3660
1693 詩란 태음신과 같은 현무(玄武)로서 시첩(詩帖)속에 잘 가두기를... 2016-10-23 0 3824
1692 詩어는 꽃잎에 닿자 나비, 꿀벌이 되다... 2016-10-21 0 3617
1691 詩리론은 하나의 울타리로서 늘 시인을 괴곱게 한다... 2016-10-21 0 4628
1690 詩여, 독침이 되라... 2016-10-21 0 3599
1689 詩의 첫행은 시인과 독자가 만나는 최초의 순간이다... 2016-10-21 0 3916
1688 한국 현대시사 최초의 선시리론자 - 김종한 2016-10-21 0 3940
1687 냄새가 나는 "조감도"(鳥瞰圖)냐, "오감도(烏瞰圖)냐... 2016-10-21 0 4067
1686 다시 떠올리는 정지용 시모음 2016-10-21 0 3469
1685 훌륭한 詩란 뼈를 저미는 고통의 작업에서 빚어진다... 2016-10-21 0 3797
1684 詩作에서 "창조적 변용"아냐, "몰상식적 표절"이냐가 문제면 문제 2016-10-20 0 4820
‹처음  이전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