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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등단의 道
2016년 04월 13일 01시 36분  조회:5137  추천:0  작성자: 죽림
문인등단의 길

등단의 길 문예 추천제도


오늘날 시인(詩人)이나 소설가(小說家) 등 작가(作家)가 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연말에 각종 일간지에서 실시하는 신춘문예(新春文藝)와, 각종 문예지(文藝誌)에서 매달 또는 격월 간 모집하고 있는 신인작품상(과거에는 추천제)과 신문과 문예지에서의 현상모집이 그것이다.


이중 모든 문학도가 가장 선망하고 있는 길은 가장 권위가 있다는 일간지 신춘문예(新春文藝)다.
일간지 신춘문예란 새해의 문예당선자를 뽑는 연중행사로, 매년 연말 문학 작품을 공모하여 신년 초두에 당선자들과 그들의 작품을 지면에 발표하고 상금을 주며 축하해주는 제도다.


이런 신춘문예의 효시(嚆矢)는 1925년<동아일보>였다.
당시의 주필이며 편집국장이었던 홍명희의 주장으로,그 상금은 일등에게 고료(稿料)는 산문이 50원, 시와 동요가 10원, 2등은 그 절반이었다.
이어서 1928년에 <조선일보>가 , 1954년에 <한국일보>가, 1963년 <중앙일보>가 신춘문예를 시작하였고, 오늘날 더 많은 신문사들이 이를 확대하여 가는 추세다.
그 초기에 등단한 문인과 작품으로서 우리의 기억에 남는 이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동아일보> 제1회 소설 "오빠의 이혼사건"(최자영), 신시 "봄"(김창술), 동화극 "올뺌이의 눈"(윤석중), 신시 "이어 우리의 새날을 피바다에 떠서"(황순원), 단편소설 "산화(山火)"(김동리), 신시 "벽" (서정주) 등 이외 다수다.
<조선일보>를 통해 나온 문인으로는 제1회에 시가로 하태용의 <이 거리로>, 유동민의 <조선의 마음>, 감병호의 <오호 大奈翁>, 배상철의 <새> ,장지영의 <새해의 선언> 이원조의 <餞迎辭>, 김해균의 <겨울밥> 등 22편이었으며, 현응팔의 전설 <용의 소감일속> 김성욱의 전설 <왕화상과 독롱>, 우성규의 실(실) <무뢰배와 不絶한 싸움> 등이 있다.
소설에 白石의 "그 모(母)와 아들,1930", "모범경작생"(박영준,1934), "소낙비"(김유정,1935), "성황"(정비석,1937),최인호의 <견습환자,1967>,황석영의 소설 <탑>이 있다.
희곡에서는 차범석의 희곡 <밀주1955>, 오태석의 <웨딩드레스> 등이 있었고 장백일의 문학평론 <현대문학론,1958), 등이 있다.
시조에는 <조선일보>에서 소설과 시조로 등단한 김정환(金廷漢)이 보인다.

우리 나라에 소설가에는 춘원 이광수, 시인에는 육당 최남선 한 분씩이던 시대가 있었다. 국문학사에서 말하는 1910년대 2인 문단시대(文壇時代)였다. 1920년대에 이르러서 다수 동인지 시대로 들어서게 된다. <폐허,1920>, <장미촌,1921>, <백조,1922> 등이 다투어 발간 되던 시대다.
이 무렵에는 신문 잡지 동인지에 한두 편의 습작 물을 내면 그대로 문인(文人) 대우를 받을 수 있던 시절이어서 습작기의 치졸한 작품이거나, 심지어 남의 글을 표절하여 한두 편 발표하고 작가임네 하고 군임하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다.
김동인도 이를 한탄하여 "지금 우리 나라에는 별거가 시(詩)다 소설(小說)이다"(창조5호)란 글로 문사연(文士然)하는 당시의 문단 무질서를 꾸짖고 있다.
이런 난잡한 풍토는 신인 작가의 선발 메커니즘을 필요로 하였다.
따라서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여 이를 통과하는 사람에게 문인 대우를 해주는 것은, 작가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문단의 저변 인구를 확대해 주는 일이기도 하여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다.

이런 생각에서 문예지(文藝誌)의 본격적인 현상모집(懸賞募集)의 최초는 1917년「청춘」지에서였다. 육당과 춘원이 선(選)을 맡아 특별현상문예를 7월에 공모하였고 이상춘, 주요한, 김명순이 소설로 당선되었다. 이 제도는 <개벽>에서도 채택되어 염상섭, 김정진의 심사로 최석주의 "파멸", 이기영의 "옵바의 비밀편지", 익명 생의 "버림바든 자"(희곡)가 등단하였다.

처음에는 모집 종목도 일정하지 않았다. <동아일보>에서는 단편소설, 신시 ,가정소설, 동화극, 가극, 동요 6개 분야였으나 가극 가요까지 들어가 혼란의 과정을 거쳐 30년경에 오늘날의 신춘문예와 같은 고정된 형태를 취하게 된다.

문예지 추천제는 방인근이 사재를 털어 만든 24년 「조선문단」창간호부터 시작되었다.
-「조선문단」창간 일화 한 토막. 방인근 이야기다.
"친상(親喪)을 치른 후 어머니와 처자를 대리고 상경했는데 늘봄 전영택을 만났어요. 그가 이광수와 함께 문예지 하나를 만들자고 권해요. 처음에는 친척 이완영에 기댔지만 여의치 않아 6백원 짜리 시골 땅을 판돈을 은행에 넣고 곶감 빼먹듯 잡지 「조선문단」경비를 대기 시작했습니다."
선자(選者)는 이광수, 주요한, 전영택이었고, 장르는 단편소설 희곡 시 시조 논문의 5종으로 추천, 입선, 가작으로 등급을 나누어 1회 추천으로 기성문인 대우를 해주었다.

「조선문단」을 통하여 등단한 작가 중 우리들의 기억에 남는 작가들은 창간호에 최학송이 「고국」으로, 풍자작가로 유명한 채만식의 "세길로" ,"그 날밤의" 의 설야 한병도, "추석전야"의 박화성, "난륜(亂倫)"의 임영빈에 이어, 1930년 "적십자병원장" 안수길을 배출한 다음 「문장」으로 이어져 오늘날 같은 추천제로 발전하였다.

1939년 2월에 창간된 「문장」은 일제말기 암흑기 식민지 문학의 마지막 보루로서 조선문학을 지킨 교두보였다. 그러나 2년만에
"조선어를 반분(半分)하고 일본어를 반분(半分)하여 황도정신(皇道精神)에 적극 협력하라"
는 조선총독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용감하게도 자진 폐간한다.
탁월한 작품집을 다투어 출간 시킨 데서도 유명하지만 그러나 「문장」지의 공로는 무엇보다 유력한 신인을 추천하여 국문학의 중추가 되는 인재를 발굴한 것이었다.
이 추천제는 해방 후에도 「문예」,「현대문학」으로 오늘에까지 이어져 왔다.
「문장」지를 통하여 나온 작가 시인들은 다음과 같다.
시인에는 청록파로 일컬어지는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을 비롯하여 김종한, 박남수, 이한직 시인들이 그들이고, 소설가에 최태응, 곽하신, 임옥인 지하련(임화의 아내)과, 시조시인으로 조남령, 김영기, 김상옥, 이호우. 장응두 오신혜 등 그들이었다.
- 1973년 문단반세기 조선일보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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