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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쓰는것이 아니라 받는것
2016년 04월 21일 08시 10분  조회:4007  추천:0  작성자: 죽림

"작은 아버지 장례 때 우연치않게 고인의 종아리를 두 손으로 잡아봤습니다. 돌아가셨는데도 여전히 물렁물렁했던 종아리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KBS1라디오 '김영하의 문화포커스'(밤 10시10분)에 세 번째 시집 <가재미>(문학과지성사. 2006)를 발표한 시인 문태준이 출연,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가 풀어헤쳐졌다.

이날 초대손님으로 온 문태준은 표제작 '가재미'를 직접 낭송했으며, 다듬어지지 않은 시인의 육성에서 깊은 울림이 전해졌다.

그는 '가재미'가 "어머니와 같았던 큰어머니가 위중하실 때 뵙고 나서 쓴 시"이며 '가재미2.3'은 "돌아가시고 장례를 치른 후에 쓴 시"라고 밝혔다.

"이번 시들이 많은 부분, 죽음에 관한 느낌들이 풍긴다"는 진행자 김영하의 말에 "옆에 계시던 분들이 떠나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문태준은 방송을 통해 시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드러냈다. 진행자가 <가재미> 뒷표지에 실린 시론을 화두로 꺼낸데에 대한 대답에서였다. 시론은 이렇다.

"새와 아내와 한척의 배와 내 눈 앞의 꽃과 낙엽과 작은 길과 앓는 사람과 상여와 ...(중략)... 목탁과 낮은 집은 내가 바깥서 가까스로 얻어온 것들이다. 빌려온 것이다. 해서 돌려주어야 할 것들이다"

이에 대해 문태준은 "나 말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든지 다른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를 열심히 부지런히 듣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받는다는 말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이어 "'받는다'는 깨달음은 어릴 때 얻은 것"이라며 아버지 이야기를 소개했다.

"논일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아버지를 마중나가면 '소를 받아라'고 말씀하셨고 막걸리를 받아오라고 하지. 가서 사오라고는 안하셨다"는 것.

이야기는 문태준이 요즘 일군다는 채마밭으로 옮겨갔다.

그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제 채소밭을 보고 웬 풀밭을 가꾸느냐고 묻는다"며 자신을 게으른 농사꾼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 채마밭은 문태준에게 시의 영감을 준다.

그는 채마밭에 "꽃이 막 피고 그렇게 남아있었는데 그런 꽃에 나비들이 날아와서 앉는 걸 봤다. 내가 저처럼 다른 사람한테 다른 존재한테 쉴 자리를 내준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에 '극빈'을 썼다고 전했다.

문태준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시를 열심히 받는 일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짧고 명쾌한 답을 밝혔다.

(사진 = KBS 제공) [북데일리 고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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