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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을 할때 위장술(아이러니)을 변덕스럽게 사용하라...
2016년 08월 18일 19시 19분  조회:4321  추천:0  작성자: 죽림
[36강] 시와 아이러니.1 

강사/김영천 


오늘부터는 아이러니와 역설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시인이면서 동국대학교수로 계시는 홍신선 박사님의 글을 참 
고로 하시겠습니다. 

1.아이러니 
이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그 목적은 무엇인가.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죽음을 피할 수는 없는가, 
하는 것들과 이성과 감정, 주관과 객관, 개인과 집단, 절대와 
상대 등 우리의 삶과 세계 속에는 근본적이면서도 우리가 해 
결할 수 없는 모순과 부조리가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서 세계와 삶은 조화를 이룰 수 없는 상반된 두개의 
체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 하나는 합리적 의미와 가치,합목 
적성의 세계이요. 다른 하나는 우연이나 부조리로 인식되는 
불가지적인 세계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반대의 입장에 있는 것 같아도 아주 긴밀 
한 관계에 있습니다. 이 두 체계는 서로 모순 대립이 되면서도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사실은 아이러니를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 좋게 우선 이런 
장황한 말을 늘어놓습니다만 혹시 철학 강의가 아닌가 할지도 
모르겠군요. 

1)아이러니의 어원과 정의 
우린 여러 사람 앞에서 설명하라고 하면 약간 곤란한 지경에 
처하긴 하지만 아이러니란 말을 많이 듣고 또 써왔으리라 믿 
습니다. 
아이러니는 에이로네이아(eironeia)에서 파생된 말로 "은폐" 
즉 감추는 것을 뜻하는 것이지요. 본래의 모습이나 실제를 
숨기는 철저한 위장술을 의미하였던 것입니다. 
이 말들은 플라톤이 처음 사용한 언어이지만, 그 당시 그리 
스의 희극에 주인공으로 에이론(eiron)이 등장하였는데 이 
주인공의 성격이 겉보기에는 유약하고 어리석게 보이면서도 
현명한 체 허풍떠는 알라존을 늘 골탕을 먹였습니다 여기에서 
'아닌척 하는' 이라는 의미가 더 생겼다고 합니다. 또 이 말 
은 '모른 척 하는"이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엉터리로 하거나,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아주 잘났어"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정말 잘 났다 
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못났다는 의미이지요. 
이처럼 겉으로 나타나는 표현과 실제 속내의 의미가 정반대인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면 이 것이 풍자나 비꼼과 거의 같게 생각하지만, 풍자는 
보통 상대의 부도덕이나 악덕을 강하게 공격하고 비판하나 
아이러니는 그 공격성이 아주 미약할 뿐입니다. 

여기에서 W.워스워드의 <웨스터민스터 다리 위에서>의 전문 
을 이상섭 번역으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땅 위에 저보다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떨리게 장엄한 저 광경을 그냥 지나치는 이는 
정녕 영혼이 무딘 이어라. 
도시가 아름다운 아침을 
두루마기처럼 입었구나. 말없이 벗은 채로, 
배, 뾰쪽탑, 둥근 지붕, 극장, 사원들이 
들판으로 하늘로 열려 있구나 
한 점 연기 없는 대기 속에서 반짝이면서, 
태양이 그 첫 광채로 계곡 바위 언덕을 
저보다 더 곱게 물들인 적이 있을까? 
저처럼 깊은 고요를 나 일찍 맛본 적이 없다! 
강물은 스스로 착한 뜻 따라 미끌어 간다. 
놀라와라! 집들마저 잠든 듯하다 
그리고 저 웅대한 심장이 통째로 조용히 누웠구나 

이 작품의 화자는 탬즈강 위의 웨스트민스트 다리 위에 서서 
잠든 도시의 시가지들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보진 못했어도 가끔 사진으론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린 아무래도 여기에서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없습 
니다. C. 브룩스의 이야기를 참고로 해보겠습니다. 

그에 의하면 이 시는 두 겹의 아이로니를 내장하고 있다 
합니다. 하나는 근대문명의 대표적 산물인 도시 자체가 보여 
주는 매우 이질적인 요소에서 인지되는 아이러니로 곧 깨어 
나서 활발하게 북적대는 도시가 실은 가장 죽은 상태이고 
오히려 죽은 듯 고요한 순간의 도시야말로 가장 아름답게 
살아있다는 것이 그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문명과 자연의 상호 대립적인 관계에서 빚 
어지는 아이러니입니다. 즉 자연과 문명은 서로 상극적이면 
서도 그 둘이 서로 보완될 때 자연보다 문명이 더 아름다운 
것이라는 시적 인식이라는 것입니다. 

김광규님의 <墓碑名(묘비명)>의 일부를 읽겠습니다. 

한 줄의 詩는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史料(사료)가 될 것이니 

이 작품은 화자가 시적 대상인 묘비에 대하여 맘먹고 
비아냥대는 진술들로 이루어졌습니다. 곧 화자에 의하여 
의도된 아이러니의 담론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질 
높은 정신의 삶보다는 세속적 가치(부귀와 명예, 권력 등) 
만을 추구한 속물적 인간이 도리어 성공한 듯 기려지는 
세상을 비록 소극적이지만 아이러니 형식으로 공격 비판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의 이론이 아주 복잡하지만 모두 생략하고 
아이러니의 유형에 대해 공부하기로 하지요. 물론 유형도 
학자에 따라 분류가 다 다르지만 여기서는 홍신선의 분류 
를 따릅니다. 

크게 말의 아이러니와 상황의 아이러니로 나누고 
말의 아이러니에는 풍자,패러디,말놀음 등이 있고 
상황의 아이러니엔 극적 아이러니, 실존적 아이러니, 낭 
만적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1)말의 아이러니 

일반적인 의미의 아이러니를 말합니다. 
겉으로 표현한 것과 속으로 의미되는 것이 상반되는 것을 
말합니다. 말의 아이러니는 보통 시인이나 시 속의 화자가 
아이러니를 기획하고 의도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말의 
아이러니 속에는 풍자, 패러디, 말놀음(pun), 축소법과 과 
장법이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풍자:풍자는 사회적 부조리나 인간생활의 결함, 악덕, 
어리석음 등을 드러내어 비꼬고 조소하는 아이러니의 한 
형태입니다. 아마 요즘 각종 언론 매체나 책들이 정치풍자 
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풍자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김영태님의 <결혼식과 장례식>의 전문을 읽겠습니다. 

한 아이는 꽃처럼 
밤에 피어 있다 
무척 두려울 것이고 
처음으로 꽃으로 밤에 
피고 있다. 

葬禮式(장례식) 날엔 비가 내렸다 
멜빵끈을 잡은 환도도 서 있다. 
그 옆에 죽은 리스도 서 있다. 
개 한 마리가 앞발을 들고 서 있다. 
솔 담배를 거꾸로 물고 
불을 붙이는 사람도 있다. 
대여섯명 

이 시는 결혼과 장례라는 사람의 두 가지 큰 통과의례를 
대조시키고 있습니다. 약간의 두려움 속에서 성인으로 꽃 
을 피우는 결혼과 모두가 황망한 가운데 슬픔에 젖는 장례 
의 상반된 정황과 의미를 한 작품의 공간에 나란히 두었 
습니다. 이 상반된 상황이 이야기하는 극단의 부조화를 
통해서 우리는 정말 쓰디쓴 아이러니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런 것과 비슷하게 지나치게 순진하고 무지한 사람과 매 
우 약고 현명한 자가 동일 상황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는 
순진과 무지에 의하여 현명한 자의 위선이나 편견이 폭로 
됩니다. 

또한 자기비하, 혹은 자기폭로의 아이러니는 풍자가 자기 
자신을 지향하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자신의 형편 없는 모습 
이나, 위선, 편견, 어리석음 등을 보여주고 드러냄으로서 
겸손한 척 은근히 안그런척 독자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김수영님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의 일부를 읽어보지요.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는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일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나 일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만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이 시는 자기를 戱畵化(희화화)하여 웃음거리로 만듦으로써 
역으로 상대의 우스꽝스러운 약점을 찌리는 아이러니입니다. 
그냥 시에서 드러나쟎아요? 
그렇지요, 여러분들이 아시는 그대로 입니다.화자가 자신의 
옹졸함을 여러 가지 사례를 들면서 여지없이 폭로하는 형식 
을 취하고 있습니다. 힘없는 이발쟁이나 야경꾼에게 그것도 
돈 몇 푼에 반항하고 있는 화자 자신의 옹졸하고 비겁한 
모습을 직접적인 진술로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신을 
철저하게 풍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 화자는 역으로 독자들의 
반성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

 

 

 

지우개 
―김경후 (1971∼ )


1

자정의 책상엔
지우개 또는 얼룩진 종이
지우고 지우고 또 지운다

한때 사람들은 빵 조각으로 글씨를 지웠지
빵이 아니라 망각을 달라

2

 

 

지우개, 외딴 성당의 고해소
그것에겐 흙바닥에 떨어진 미사보
끊어진 장미 묵주 냄새가 난다
어둡게 피 흘리는 기억들
내 혀에서 떨어져 가루로 흩어져라

모든 기억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지웠다는 기억
입속에서 잿빛 성체가 부서져 떨어진다

3

핏자국을 핥는 혓바닥, 지우개
흉터들의 감옥이자 숙성실
문지르고 문지르고 또 문지른다

 

 

이제 지우개가
나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그린다


화자에게는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다. 그게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다. ‘어둡게 피 흘리는 기억들’, 추악하고 고통스러워! 기억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기억이 난다. 제 잘못은 아무리 무거운 거라도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이 있지만, 화자는 그런 사람이 못 된다. 화자는 예민하고,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다. ‘지우개, 외딴 성당의 고해소.’ 기억을 지운다는 건 그저 숨겨버린다는 게 아니라 참회한다는 의미도 있다. ‘모든 기억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지웠다는 기억!’ 화자가 얼마나 많은 한숨을 쉬었으면, 그 속이 썩어 문드러졌으면, ‘잿빛 성체’가 가루가 됐을까. 죄의식의 고독이 절절히 전해진다. 화자처럼 나도 잊고 싶은 일이 있다. 지워버리고 싶은 과거가 있다.

시와는 상관없는 얘기지만, 이제 어느 누구도 자기의 과거를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게 돼버렸다. 폐쇄회로(CC)TV나 e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등에 우리의 행적이 기록되고 보존되고 심지어 유통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너무 놀라지 마시라.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어느 날 불쑥 나타나 뒤통수를 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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