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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 "띠"의 기준을 알고 "사용" 잘 하기...
2016년 12월 30일 20시 54분  조회:3491  추천:0  작성자: 죽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제가 새해 인사를 드리면서 'xx년(px年)'이라는 말을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몇번째 간지(干支)'인 'px (px年)'에 대해 그 적용을 제 개인적으로는 설날(음력 1월 1일)부터로 알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언론, 학계, 인터넷을 위시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서로 다르게 주장하고 있는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서입니다.

 

xxxx년 1월 1일이 되자, 사회의 각계각층과 수많은 국민들께서는 "희망의 xxxx년 px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px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저는 음력 1월 1일(양력 2월 8일)이 되기 전에는 'px년'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간지'는 '양력'이 아니라 '음력'으로 따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게 틀리지 않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올해 음력 1월 1일이 돼야 비로소 'px년'이 되는 것을 미리 가불(?)이라도 해서 쓰고 있다는 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TV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언론에서도 새해의 동이 트기가 무섭게 "px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하면서 미리(?) 친절하게 인사를 하고 있으며 화려하게 찍어 나오는 xxxx년 달력에는 1월 달력부터 'px년'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인쇄돼 있습니다.

 

이를 두고 저는 그분들이 무식해서, 상식이 없어서 그러신다고 보지 않습니다.

저 자신도 이런 주장을 하면서 '지금은 양력 1월 1일부터 간지가 시작되는 것이 상식'처럼 돼 버린 현실 앞에서 만의 하나라도 '정부 측에서 간지의 기준을 양력으로 변경 공지'했는데 제가 그걸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알아본 바로는 그런 변경 공지를 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정부의 관련 부처나 학계, 언론계 등의 책임 방기를 간과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언제부터 양력이 '간지'의 기준처럼 잘못 착근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다면 그와 관련하여 책임 있는 자리에 계신 분들,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분들께서는 그 잘못을 바로잡는 일에 백방으로 발을 벗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한 해에 'r m년(r m年)', 'px년(px年)'의 두 해가 동시에 들어 있는 게, 합리적인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학설이라고 보신다면 '인문학적 혁명'을 해서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양력'을 간지의 기준으로 삼는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혼란이 있든 말든 그냥 너희 민초들이 알아서 맘대로 해라라는 식으로 뒷짐을 지고 어물쩍 넘어가시는 것은 국록을 먹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것이며 학자들은 진리를 고양해야 할 학문의 양심을 저버리는 비겁한 처신일 것입니다.

 

그러면 말이 나온 김에 '띠'에 관련해서 언급해 보겠습니다.

이 '띠'에 대한 기준도 각양각색입니다.

저는 '열두 가지의 지지(地支)'인 '띠'의 기준 역시, 음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요즘 들어서는 은근히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왜냐하면 '다음'에서는 '띠 자동 계산기'를 검색하면 '음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띠'가 바뀌는 것으로 나오지만 '네이버'에서는 당해 연도의 입춘(立春)을 기준으로 '띠'가 바뀌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주역파(周易派), 역경파(易經派) 등에서는 '동지(冬至)'를 '띠'가 바뀌는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님들도 지금 인터넷을 여기저기 검색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즘은 명리학(命理學)을 하시는 분들의 논리 정연(?)한 이론에 힘입어 '입춘이 띠가 바뀌는 기준'이라는 주장이 질풍노도처럼 번지면서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현장에서도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입춘 기준설'의 목소리가 워낙 크다 보니 저 자신도 주눅이 드는 심정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명리학 쪽에서는 같은 입춘이라도 태어난 시각에 따라 '띠'가 다르다고 주장하고 계시니 이쯤 되면 '국가 공인 실시간 띠 자동 계산기'라도 가정마다 한 대씩 구비해야 하는 게 아닌지 기우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역시 '국가 공인', '학계 공인'이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국립국어원이나 그 어느 백과 사전에서도 '띠'의 기준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로라하는 국어 전문가들이 집필하고 있다는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에서조차 이러한 문제에 대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학문에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그것은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띠'의 문제는 '백화제방'을 적용할 일이 아닙니다.

'띠'는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이 돼야 진정한 '띠'인 것이지, 각자의 입맛대로 '띠'를 정한다면 그게 무슨 '띠'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우습지 않습니까?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난 사람이 서로 '띠'가 다르다는 게 말이 됩니까?

올해의 경우, 1월 1일부터 2월 7일까지 출생한 아기는 그 부모가 '띠'의 기준을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같은 날에 태어났어도 '띠'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잘들 아시겠지만 신문 같은 데 보면 '오늘의 운세'라는 게 있습니다.

'오늘의 운세'에서는 대부분 '띠'로 분류해서 그날그날의 운세를 봐 주고 있는데 거기에는 예를 들어 '원숭이띠'를 얘기하면서 1992년생, 1980년생, 1968년생... 이라고만 표시돼 있지, 음력이나 당해 연도 입춘을 기준한다는 말은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오늘의 운세'가 나름대로 인기가 있는 기사인데 음력 1월 1일 이전이나, 입춘 이전에 태어나신 분들 중의 많은 분들이 다른 사람의 운세를 자신의 운세로 읽었을 것을 생각하니 아무리 재미로 보는 거라고 해도 쓴웃음이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잘난 학자님들 누구 한 분,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 삼지 않고 계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식인'들의 '비겁한 침묵'을 개탄해 마지않습니다.

 

'띠'는 우리나라에서 결코 무시 못 하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문화이며 정서입니다.

그런데도 책임 있는 관련 공직자나, 전문 지식이 있는 학자들께서 이를 나 몰라라 하며 방관만 하시면 되겠습니까?

하다못해 인터넷을 여기저기 찾아봐도 관련 부처나 명망 있는 학자님들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런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난 사람이 서로 '띠'를 다르게 알고 있는 것을 바르게 알려 주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올해도 입춘(2월 4일) 이전에, 음력 1월 1일(2월 8일) 이전에 소중한 새 생명은 태어날 것입니다.

그 새 생명들한테 '띠'를 '양띠'라고 해야 합니까?

'원숭이띠'라고 해야 합니까?

...의 교육 과정이 눈부신 발달을 했어도 '띠의 기준' 하나 제대로 못 가르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런 것까지 정부가 나서고 지식인들이 굳이 나설 필요가 있냐구요?

하기는 그런 거 신경 안 쓰셔도 금배지 다시는 데 지장 없고 월급 타 드시는 데 지장 없고 교수 재임용되시는 데 하등의 지장이 없으실 테니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그럼, 임시방편으로 이렇게 하시면 어떨까요?

매년 새해가 되면 설날이 입춘보다 앞에 있으면 입춘 전날까지, 입춘이 설날보다 앞에 있으면 설날 전날까지 출생한 사람은 '가죽띠'로 정하는 걸로요.

이 띠, 저 띠 골치 아프게 따지지 않고 '2016가죽띠', '2017가죽띠'... 이런 식으로 정해 보시지요?

뭐, 이왕이면 그 비싸다는 '소가죽'을 붙여 '소가죽띠'로 명명하셔도 괜찮겠네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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