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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키스, 키스와 그림
2017년 01월 29일 17시 14분  조회:3694  추천:0  작성자: 죽림
사랑에서 가장 로맨틱한 순간은 언제일까. 여러 순간들이 있겠지만, 나는 단연코 ‘키스’라고 생각한다. 뽀뽀가 좋아하는 감정을 장난스레 드러내는 것이라면, 키스는 본격적인 사랑을 향한 육체의 수신호 같은 느낌이다. 키스를 통해야만 우리는 상대와 호흡을 맞추고 사랑을 감각적으로 느껴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생애 첫키스는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다. 물론 생애 처음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키스는 소중한 기억이다. 아, 빼놓을 뻔했다. 거칠게 싸운 다음에 화해하는 순간의 격정적인 키스. 서로를 향한 오만가지 증오와 격노도 격정적인 키스 뒤에는 눈 녹은 듯 사라져버린다.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1907~1908년

‘키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림이 있다. 바로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ㆍ1862~1918년)의 ‘키스’다. 찬란한 금빛 후광에 둘러싸여 있는 남녀 한 쌍이 서로에게 황홀하게 취해 있다. 이들 밑에는 만개한 꽃들이 찬란히 펼쳐져 있다. 말 그대로 꽃길 위에서 젊은 남녀가 꽃 같은 키스를 나누는 중이다.

둘의 키스가 더 빛나는 이유는 커플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황금빛 때문이다. 실제로 이 그림은 클림트가 금박과 금색 물감을 자주 사용한 1907-1908년, 이른바 ‘황금 시기(golden period)’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 그림에서 남녀의 자세가 흥미롭다.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안고 키스를 주도하고 있다. 그래선지 남자의 남성성이 잔뜩 강조돼 보인다. 여자는 남자의 황홀한 키스에 부끄러운 듯 살포시 눈을 감고 있다. 여자의 태도가 더 수동적으로 비치는 이유는 연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 때문인 것 같다.

===@"키스"가 있는 궁전@===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바로크 로코코양식의 벨베데레 궁전은

사보이 왕가의 프린츠 오이겐공을 위해
세워졌다고 해요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비엔나 벨베데레 궁전





로이 리히텐슈타인, 키스, 1961년

‘키스’하면 유명한 그림이 또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ㆍ1923~1997년)의 ‘키스’다.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듯 리히텐슈타인은 이미 발표된 만화를 차용해 그림을 그렸다. 그 이유는 대량 복제 시대에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대중 문화의 속성을 극대화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이러한 현실 인식은 미술의 영역을 대중 문화로까지 확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어찌 됐건 그림 속 키스는 화해의 키스가 아닐까 싶다. 두 사람은 격정적인 싸움으로 서로 마음을 헤집어 놓은 다음에야 사랑을 확인했을 거다. 그제야 둘은 눈물로 화해를 하고 열정의 키스를 나누고 있다. 클림트의 그림보다 이 그림 속의 여자는 키스에 적극적이다. 남자의 목을 팔로 두르고 그에게 밀착하며 키스를 만끽하고 있다.

 

카롤루스 뒤랑, 키스, 1868년

이 그림의 키스는 어떤가. 카롤루스 뒤랑(Charles Auguste Emile Durandㆍ1837~1917년)은 매혹적인 초상화에 타고난 재능을 발휘한 작가다. 고전적이지만, 촌스럽지 않은 도도한 기품이 그의 그림에 서려있다. 이 그림에도 그의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돼 있다.

그림 속 남녀의 키스는 매우 로맨틱하다. 누워 있는 여자 위에 있는 남자가 키스를 건넨다. 남자는 한 손으로는 여자의 머리를 받치고 있다. 오랫동안 유지할 자세는 아니다. 남자의 왼손 위치만 봐도 조만간 남자의 자세가 바뀔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다음 장면이 더 궁금해지는 그림이다.

 

르네 마그리트, 연인, 1928년

이 그림 속 키스는 다른 그림과 전혀 다르다. 얼굴에 하얀 천을 두른 남녀가 키스를 하고 있다. 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감각에 의존해 서로 얼굴과 입을 찾아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키스라니. 뭔가 더 로맨틱한 느낌이다. 시각이 차단된 상태의 키스는 아무래도 더욱 강렬할 것 같다.

DA 300

 

이 그림은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ㆍ1898~1967년)의 ‘연인’이다. 마그리트의 작품은 익숙한 사물을 왜곡하거나 축소ㆍ과장해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가의 주특기대로 이 그림은 키스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부추기고 있다.

위 그림 가운데 당신이 해보고 싶은 키스는 무엇인가. 자세가 어떠하던 무슨 상관인가.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눈빛을 마주치고 묘한 끌림에 입술이 맞닿는 순간, 멈추지 못하고 더 큰 욕망의 불꽃을 지피는 순간, 키스는 그 자체로 아련하고 애틋하며 아름답다. 아, 황홀한 키스여! 그 기억이 아득하기만 하다.

KISSME


중앙일보 문화부

[출처: 중앙일보] [연애를 그림으로 배웠네] ‘키스’를 부르는 그림들


=========== 덤으로 더 보기 @@+


 

 

 

 

 

 

 

 

 

 

 

 

 

 

'클림트의 키스'를 주제로 한 컬러링 활동지입니다.

 

 

 

그림은 참쌤스쿨 3기 남양주 오남초 윤보연 선생님께서 그렸어요! 

 

시리즈로 제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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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키스" 그림ㅡ

원화로 봐도 아름답겠지만,
이렇게 미디어로 보니까 더욱 영롱하게 빤딱빤딱 효과를 주셔서

이렇게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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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영 포항시 칼럼니스트

동유럽 여행을 하면서 벨베데르 궁전에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여행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그 궁전에 그토록 유명한 클림트의 ‘키스’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었고 언젠가 어디선가 본 기억은 있는 그 그림이 ‘키스’라는 저명한 작품인지도 몰랐었다.

아무런 지식도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가이드가 ‘키스’ 작품 해설을 했을 때 작은 전율들이 가슴 저 밑에서 일어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클림트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 작품 속에 완전히 몰입이 되었고 그 작품에 반하여 키스 열쇠고리, 키스 손가방, 키스 엽서, 키스 우산 등 키스와 관련되는 것은 무슨 여행상품이던 다 사고 싶어져서 샀다.

지금도 가까운 곳에 나들이 갈 때면 내 어깨에는 크로스로 ‘키스’ 가방이 얌전히 매달려 있다.

금 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클림트의 ‘키스’는 사랑하는 연인 에밀리에를 품에 가득 안고 볼에 입맞춤을 하는 모습인데 여러 가지 도형들로 둘러 싸여서 남자는 네모로 여자는 동그라미로 곡선미를 표현하며 얼굴, 손, 발만 보이는데도 환상적인 사랑의 몽환적인 모습이 절로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떠나려는 사랑하는 여성 에밀리에를 떠나지 못하게 끌어안고 키스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작품 전체의 금빛이 원래 커튼도 금 색깔로 할 정도로 골드 색깔을 좋아하는 나는 이 작품 속에 완전히 빠져 버렸다.

에로틱하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무릎을 꿇고 있는 여성에게서 떠나야만 하지만 떠나지 못하고 눈을 감고 시간이 멈추어 주기를 바라는 여성의 모습이,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떠나 보내지 못하고 키스로서 여성을 붙잡으려는 남성의 남성미가 잘 어우러지는 애절하게 키스를 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을 잊고 완전한 하나가 되는, 반짝이는 금빛 별들이 우주 전체로 퍼져 나가는 듯한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아이리스 드라마에서 이병헌과 김태희가 했던 사탕키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여자의 몸 곳곳에 이름 모를 꽃들이 안개처럼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특별한 키스다.

"우주에서 가장 찬란한 진실, 가장 순결한 신의는 한 소녀의 키스 속에 들어 있다."고 로버트 브라우닝은 노래했고 '키스는 영혼이 육체를 떠나가는 순간의 경험'이라고 플라톤은 말했다.

키스를 한다는 것은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열려 이미 깊은 사랑의 문으로 들어섰다는 의미이며 하나의 우주 속에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로지 두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울림이며 떨림이며 잃어 버렸던 갈비뼈가 서로 맞추어져 온전한 하나가 되는 것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자신의 작품 모델들과 숱한 염문을 뿌리면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간 클림트가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에 빠졌지만 가장 사랑했던 여인은 아마도 키스 작품속의 에밀리에가 아니었을까 혼자 추측해 본다.

인간은 사랑하기 위해 또한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사랑을 갈망하기도 한다.

애틋한 사랑도 있고 이루지 못 한 사랑도 있고 이루고 싶은 사랑도 있고 소망대로 이루어지고 맺어져서 행복한 사랑도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노래들이 모든 시들이 모든 글들이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이 나는 것을 보노라면 우리들의 가장 큰 숙제도 사랑이고 가장 어려운 난제도 사랑이고 가장 행복한 것도 사랑이고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사랑인 것 같다.

요즘 남녀노소 모두가 소원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키스가 최고의 명약이라 한다.

키스는 사람의 수명을 길게 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키스를 많이 하는 사람은 오래 산다고 한다.

키스를 하는 순간 심장이 뛰고 체내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되는데 진통제의 일종으로 약물과 같은 작용을 하게 되며 이 화학물질은 핏속의 백혈구 활동을 활성화시켜 질병 발병의 기회를 차단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며 규칙적으로 키스 하는 사람은 평균 5년이나 더 장수한다고 하니 그 어느 보약 보다 좋은 키스를 에머랄드빛 파도 출렁이는 호젓한 바닷가에서 노을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클림트의 ‘키스’처럼 키스를...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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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베데레 상궁

 

 


전망 좋은 궁전 벨베데레
빈 중심가의 남쪽 언덕 위에 위치한 궁전 벨베데레(Belvedere)는 이태리어로 '아름다운 전망'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18세기 초 오스만 튀르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오이겐 장군(Prinz Eugen von Savoyen 1663-1736)을 위해 지은 여름별궁이다.
 
궁전 벨베데레는 바로크 양식의 건축가로 유명한 요한 루카스 폰 힐데브란트(Johann Lucas von Hildebrandt 1668-1745)가 맡아 건축했다.
 
상궁과 하궁, 두 개의 궁으로 이루어져  있고 언덕 사이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프랑스식 정원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상궁에서 바라본 벨베데레 정원의 모습

 

 


그 당시 귀족 자제들에게 프린스나 프린세스 같은 호칭을 붙였는데, 오이겐 장군 역시 프랑스와 이태리의 혈통을 잇는 사보이 가문의 귀족 자제였으므로 프린스 오이겐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는 다른 귀족 자제들과는 다르게 출신지에 관계하지 않고 자신을 장군으로 명한 오스트리아에 충성을 다해 싸웠다. 또한 성공한 다음에는 많은 예술가를 후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을 수집하는 데 조예가 깊어 벨베데레궁을 전시용도로 사용하였다.
 
오이겐 장군이 죽고 1752년 미망인 안나가 황후 마리아 테레지아에게 성을 매각하였는데 그 후로 벨베데레궁은 1890년 미술사 박물관이 완공될 때까지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쓰였다. 그리고 황태자 페르디난트가 1894년부터 사라예보에서 암살되기 전인 1914년까지 그의 거처로 사용하다가 1918년 오스트리아 국가 건물로 흡수되었다.
 
1903년 벨베데레 하궁은 현대작품 미술관으로 개관하게 되었다. 1897년 개관한 빈 분리파 미술관인 “세체시옹”(Wiener Secession)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는 분리파 화가들이 활동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1921년 오스트리아 국립미술관(Österreichische Galerie Belvedere)이라는 이름 불렸다.
 
여기서 하궁은 바로크 시대 전시관으로, 상궁은 19세기 전시관, 오랑제리를 현대 전시관으로 열어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와 에곤 쉴레(Egon Schiele 1890-1918)의 유명한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2008년 상궁은 오스트리아 중세 시대 작품에서부터 바로크, 19~20세기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 전시 미술관으로 정착하였으며, 하궁과 오랑제리는 시즌마다 작품이 바뀌는 특별전시관으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벨레데레 미술관에는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대작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클림트의 대작 《키스》는 상설 전시관인 상궁에서 언제든지 만나볼 수가 있다. 하지만 다른 유수의 작품들은 다른 나라의 미술관으로 대여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상궁에서도 클림트실과 에곤 실레실의 그림이 자주 바뀐다.
 
《키스》만큼이나 사랑받는 클림트의 또 다른 걸작 《유디트》가 6월 말부터 다시 전시되었다. 특히 올해 10월 11일까지 하궁에서는 "클림트와 링 도로(KLIMT UND DIE RINGSTRASSE)"라는 특별전시회가 열리는데,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클림트의 작품과 벽화들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벨베데레 상궁의 모든 것
벨베데레 상궁의 입장권은 2015년 7월 현재 14유로이다. 하궁에서의 클림트 특별전시를 함께 볼 수 있도록 만든 패키지 상품이 클림트 티켓으로 20유로이며, 특별전시 기간인 10월 11일 까지 30일 내에 상궁과 하궁을 모두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상궁 위의 매표소 건물에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상궁 안으로 들어서면 4명의 아틀라스가 힘겹게 기둥을 지고 있는 살라 테레나(Sala terrena)에 이른다.
 
원래 상궁의 입구는 기둥이 없이 큰 살롱의 형태였다. 그런데 건축 상의 문제로 건물이 내려앉을 위기에 놓이자, 이를 대비하여 오늘날의 바로크식 둥근 아치형 지붕의 네 기둥에 아틀라스를 조각해 넣었다.
 
오른편 전시실에는 중세 시대의 조각상과 그림이 전시되고, 왼편에는 20세기의 작품을 전시하는 현대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작가는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1928-2000)와 헤르베르트 보클(Herbert Boeckl 1894-1966)이다.
 

살라 테레나 (Sala terrena)

 

 


벨베데레 상궁의 정중앙 계단으로 올라가 마주하는 1층 전시실 첫 번째 방에는 오이겐 장군 초상화가 걸려있다. 이곳은 초상화 전용실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초상화를 지나 대리석실에 이르기까지는 역사적인 사건들을 담은 풍경화 전시실, 종교화 전시실, 바로크 시대 전시실 등 18세기까지의 그림들로 배치되어 있다.
 
벨베데레 궁전 건축의 꽃은 바로 붉은 대리석으로 지은 대리석실이다. 큰 규모의 연회도 가능한 이 방은 조각처럼 다가오는 천장의 프레스코화가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이다. 이 천장벽화는 이태리의 화가 카를로 이노센조 카를로네(Carlo Innocenzo Carlone 1686-1775)가 완성하였다.
 

《오감》(Die Funf Sinne 1879)

 

 


대리석실까지 관람하였다면 다음의 전시관부터는 본격적으로 클림트와 에곤 쉴레를 만날 준비를 해야 한다. 첫 번째 방은 “감각의 화가” 한스 마카르트 (Hans Makart 1840-1884)의 전시실이다.
 
그의 대표작인 《오감》(Die Fuenf Sinne 1879)이 우리 눈을 사로잡는다. 촉각, 청각, 시각, 후각, 미각의 오감각을 다섯 여인의 누드로 표현하였다. 클림트와는 스무 살 이상 나이 차가 있지만 어린 클림트를 동료로서 인정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화가 마카르트. 언제나 그의 아틀리에에는 당대의 이름난 예술인과 귀족들로 가득했고 그가 직접 만든 공예품과 장식품은 큰인기를 끌었다.
 
당시 빈에서는 링 도로 주변의 건축물들이 한창 완성되어 가는 시기였으며, 부유한 중산계층들은 실내 인테리어를 그의 스타일처럼 화려하게 꾸미기를 바랐다.
 
마카르트를 지나면 빈 분리파들의 그림과 분리파에 영향을 끼친 해외 인상주의와 표현주의 작가들의 그림도 함께 볼 수 있다.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 1863-1944)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다.
 
클림트 방을 나오기 전에 상징주의 방이 있다.
 
큐레이터 그라브너 씨의 말에 따르면, 클림트는 상징주의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의 그림 안에 숨겨진 모형이나 물체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림을 감상 할 수 있다.
 
설렌 마음으로 기다린 클림트 방에 닿으면 사람들이 몰려 있는 그의 대표작 《키스》를 마주한다. '루브르의 모나리자' 크기에 실망했다는 혹자들의 말이 들리기도 하는 것을 보면, 클림트의 《키스》는 한 벽면에 홀로 걸려 있어도 꽉 찬 느낌을 준다.
 

클림트의《키스》(Der Kuss 1908)

 

 


1908년《키스》가 처음 전시되었을 때 당시 벨레데레를 관장하던 문화부에서는 2500크로네를 지불하고 이작품을 사들였다. 이는 오늘날의 24만 달러의 가치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당시 비싸게 팔린 그림이 500크로네 내외인 것을 보면 《키스》는 이미 다른 그림보다 5배 더 비싸게 팔린 것이다.
 
요즘 상영되는 《우먼인골드》(women in gold) 속의 화제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Adele Bloch-Bauer) 초상이 2006년 135밀리언 달러에 팔린 것과 비교해 볼 때, 국가가 선견지명으로 대작 《키스》를 사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라브너 씨의 말에 의하면, 클림트는 이미 팔린 그림 《키스》를 여인의 발가락이 꺾이는 포즈로 수정하여서 오늘날의 작품이 되었다 한다.
 
여행에서 영감 받은 비잔틴 스타일의 모자이크 양식과 금을 직접 녹여 만든 물감으로 다양한 명도와 채도를 표현한 클림트의 《키스》는 매우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의 황금기 시대 대표작품 《키스》에서 키스를 하고 있는 땅딸막한 남자는 직사각형 도형으로, 키스를 받으며 살포시 눈감고 있는 여인은 꽃 모양을 연상케 하는 둥그런 모양으로 표현하여 음과 양의 조화를 나타내고 있다.

후세에 사람들은 여인과의 이분법적 사랑을 화폭에 담은 클림트 "키스" 주인공의 정체를 궁금해 하였는데, 남자는 클림트 자신이고 여인은 그의 영원한 정신적 사랑이었던 에밀리 플뢰게(Emilie Flöge 1874-1952)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금색의 사용이 자유로웠으나 지나치지 않고 따뜻함을 풍기는 《키스》는 오늘날 가장 많이 복제된 그림 중의 하나이다. 여성용 장신구에서부터 일상생활의 달력, 식기 등에 그의 그림들이 들어가지만 그 어떤 복제품도 원본이 지닌 따뜻하고 찬란히 빛나는 황금빛을 살려내지는 못한다. 그것은 안타까운 일이랄 수도 있다. 이는 클림트의 《키스》를 벨레데레에 와서 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클림트 그림은 대부분의 소재가 여성이다. 심오한 철학, 인생의 굴곡과 같은 내용도 여성으로 담아낸다. 그에게 어머니의 자궁은 "태초의 시작과 끝"과도 같은 의미를 갖는다.
 
심오한 내용을 포장하는 여성들의 거침없는 누드 포즈에서 사람들은 몽환적 에로티시즘을 이야기하거나 천박함을 느낄 수 있지만, 상류층 여성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인기 있는 화가였다. 하나같이 클림트 초상화를 소장하고 싶어 했으므로 상류층 부인들과 여성을 담은 그림이 클림트 전시실에 즐비하였다.
 
《키스》 맞은편의 다른 한쪽에는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Judith und Holofernes)가 액자마저 아름답게 빛난다. 액자는 특별히 클림트의 동생 에른스트가 제작하였으며, 1901년 뮌헨에서 열린 '제8회 국제예술 박람회' 때 처음으로 선보였다.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Judith und Holofernes 1901)

 

 


유디트는 구약 성경 외전에 나오는 성스러운 인물로, 이스라엘을 침략한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죽이고 조국을 구한 여인이다. 이전까지의 화가들은 유디트를 나라를 구한 인물로 성스럽게 묘사하거나 여성의 몸으로 적장과 맞서 싸우는 영웅으로 신격화했다. 그러나 클림트는 유디트를 눈이 반쯤 감기고 입술이 황홀경에 빠지듯 벌리고 있는 팜므파탈 여성상으로 그려냈다. 반나체 여성의 모습에 모든 시선이 사로잡혀 있을 때 발견하게 되는 것은 바로 목이 잘린 장군 홀로페르네스다. 황홀한 모습에서 이내 죽음의 공포가 엄습해 오는 반전이 있는 작품이다.
 
클림트의 인물화를 충분히 감상하고 나면 다음 전시실에서 그의 풍경화를 볼 수가 있다. 모자이크 기법으로 색채를 풍부하게 표현한 풍경화들은 클림트가 말년에 지냈던 곳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그는 나이가 들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연인 에밀리 플뢰게와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상류층의 여름별장으로 유명한 잘츠캄머굿의 아터 호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림은 당시 호수에 비치는 자연모습과 농가의 풍경인 것이다.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반 고흐를 높이 평가했던 클림트의 풍경화는 언뜻 반 고흐 화풍을 느끼게 한다.
 
오스트리아에서 음악의 천재가 모차르트라고 한다면 미술의 천재는 클림트의 수제자 에곤 쉴레이다. 화려한 클림트 전시실을 지나면 곧 어둡고 음울한 화풍이 도는 그림을 만난다. 에곤 쉴레의 예술성 깊은 그림은 당시에는 스승 클림트만큼 인기를 얻지 못했으나 오늘날에는 그의 천재성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다섯 살 때부터 식탁보에 스케치를 해댔던 에곤 쉴레의 그림 솜씨를 보고 클림트는 그를 수제자로 거두었다.
 
클림트 문하에서 화가의 길을 걷던 에곤 쉴레는 스물한 살 무렵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 빈 외곽도시의 호텔에서 어린 소녀와 문란한 생활을 하며 그림을 그린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그는 불행하게도 교도소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 사건 이후 스물다섯 살에 평범한 집안의 여성과 결혼을 하고 군인으로 입대해 군인미술관에서 작업 활동을 하는 등 안정된 생활을 꿈꾸었으나 1918년 10월 28일 부인이 임신 6개월째 들어 스페인 독감에 걸려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자신은 며칠 뒤인 31일에 같은 병으로 2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포옹》(Die Umarmung 1917)

 

 


에곤 쉴레의 대작 《포옹》(Die Umarmung 1917)은 그가 죽기 1년 전에 행복한 결혼생활을 반영하듯 격정적이면서도 애틋한 남녀의 사람을 표현하였다. 하지만 그의 굴곡 있는 인생을 담은 그림들은 대부분 높은 값을 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실레의 작품을 자신의 모든 걸 던져 사들인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수집가 루돌프 레오폴드(Rudolf Leopold)이다.
 
레오폴드는 에곤 쉴레의 작품 외에도 당시에 인정받지 못했던 표현주의 작품들을 수집했는데, 훗날 국가에 헌정하여 레오폴드 미술관이 탄생하게 되었다. 에곤 쉴레의 작품은 레오폴드 미술관에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벨베데레에서 쉴레의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레오폴드 미술관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에곤 쉴레와 표현주의 화가들의 전시실을 마지막으로 1층의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게 된다.
 
벨베데레의 중요 전시품들은 거의 둘러보았으니 시간이 촉박한 관람객은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도 좋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한 층을 더 올라가 2층에 마련된 전시실을 한 바퀴 돌아보면 아주 유익한 미술관 관람이 될 것이다. 2층 전시실은 고전 ․ 낭만주의 작품들과 비더마이어 시대(Biedermeier:1815-1848)의 살롱 문화를 잘 반영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외에도 《이삭줍기》《만종》《씨 뿌리는 사람》 등 농부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유명한 현실주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1814-1875), 여성의 육체를 뛰어나게 묘사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Auguste Renoir 1841-1919), 풍경 묘사에 인상주의 기법을 잘 살린 클로드 모네(Claude Monets 1840-1926), 에드가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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