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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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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안 뜯어보면 한 사람이 죽는다?..."
2017년 02월 08일 19시 09분  조회:6084  추천:0  작성자: 죽림
전라북도 군산시 성산면 고봉리에서 채록된 설화. /집필자: 박순호

1989년 6월 당시 57세의 최운택에게서 채록된 「정월 대보름 오곡밥의 유래」 설화는
2000년에 간행된 
『군산 시사』에 기록되어 있다. (주:전라도 사투리로 된 글) 



그전 고구려 시대 때 어느 왕이 참, 이 농촌에 시찰을, 지금으로 말허자먼 시찰이나 한가집니다. 나와서 신하를 멫을 데리고 참 어느 어느 산골짝을 가는디, 가그매깐치[까막까치]가 꽉꽉 그 가는 질 앞으서 울고 있다 이거여. 하, 그런게 그 왕이 있다가,

“멈춰라. 이거 질이, 질 앞으 신작로 앞으 가서 가그매[까마귀]가 울고 있으니 묘헌 일이다. 멈춰라.”

그런게 신하들이 딱 뭐 멈추고 본게, 왕이 동서 남방을 죽 훌트리 보니 아무 거시기도 없고 저 서행쪽으로 연못이 있는디. 연못이라는 것, 둠벙이나 한가집니다. 못이 있는디 못에서 사람 하나가 빠져 가지고 모가지만 들어갔다 나왔다. 그 이렇게 허드라 이거여. 왕이 치다본게. 근게 그 임금이 있다가 신하를 부름서

“너 저그 좀 갔다 와봐라. 저 연못에 가면, 느덜 눈에는 안 뵈냐? 내는 뵌 게 사람 빠졌으니 금방 죽는다. 올라갔다 앉았다 헌게 어서 가봐라. 가서 그 사람을 구해라.”

신하가 참 그 말을 듣고서나 바로 그 못 가에 갔어요. 갔더니 아니나다를까 사람이 빠져 가지고 모가지만 폭 들어갔다 나왔다 들어갔다 이짓을 허드라 이거여. 그런게 신하가 인자 벗을 여가도 없고 사람이 죽게 생겼은게 그냥 옷 입은 그대로 막 그 못가를 들어갔시요. 그 사람을 구헐, 들어가 본게 인자 모가지가 쏙 빠지고 손만 이러고 있어요 손만. 그 손이가 편지 한 장을 들고 있드라 이거요. 그서 인자 꼭 잡고 손을 잡고 이렇게 끄시내[끌어내]볼란게[보려니까] 손도 없어지고 사람도 없어지고 편지만 자기 주먹으로 쥐어 있드라 이거요. 그려서 이상허다 허고 그 부근을 훑어봤더니 사람은 시체가 없어요. 아까 빠진 사람, 모가지 내놓다 들어간 사람이 그서 그냥 와서나 임금에게 고(告)허기를,

“가 봤더니 사람은 읎고, 편지 들고 이렇게 있습니다. 그서 찾아봤더니 읎고 그서 건지든 못허고 그서 이렇게 편지만 갖고 왔시요.”

그맀어. 그서 왕기다, 인자 임금기다 딱허니 그 편지를 전해본게 임금이 있다가 읽어본게 ‘뜯어보면 두 사램이 죽고 안 뜯으면 한 사램이 죽는다.’ 이 겉봉으가 써 놨다. 이거여. 뜯으면 두 사람이 죽어요, 안 뜯으면 한 사램이 죽고, 헌게 그 임금님이 참 묘허거든, 근게.

“야, 내가 이 농촌 이런 거시기를 살피로 왔더니 오늘 일수가 나쁘고 되로 대궐로 돌아가자.”

그 신하를 데리고 감서, 인저 데리고 간 신하를 데리고 도로 대궐로 들어갔어요. 들어가서나 즉시 이 좌의정 우의정 다 불러가지고 인자 회의를, 회를 혔답니다. 회를 혔는디,

“내가 아무디 아무디를 갈라고 힜더니 가그매간치가 있어서 이런이런 꼴이 있으니 이 편지를 받었는디 다 해석혀서 내 놔라.”

그맀어. 근게 우의정이나 좌의정이나 다 한 패는,

“뜯어보면 두 사램이 죽고 안 뜯어보면 한 사램이 죽은게 사람 목숨이 귀헌게 뜯어볼 것이 읎이 한 사람만 죽입시다.”

그맀어 그 정승들이, 또 정승들 한 사람은,

“그나지나 뜯어 봅시다. 한 사람을 더 죽이더라도 목숨이 귀허지만 뜯어 봅시다.”

그 정승들이 있다가 서로 이러쿵 저러쿵 허네, 그 수도 등등허고 뜯어 보자커니 안뜯어 보자는 숫자가 동등혀요. 근게 임금이 있다가,

“야, 내가 결정헐 테니 나 허잔 대로 혀라.”

그맀어. 임금님이 결정을 뭐라고 내렸나먼,

“이걸 뜯어보얀다.”

그서 그걸 그 자리서 뜯어 봤어요. 뜯어 봤더니 오늘 저녁으, 지금은 시간적으로 인자 시간 있은게, 밤 한 시랄지 두 시랄지 그런 자시네 뭐 축시네 뭐 인시네 아니요? 지금 시간으로 바서 한 두어 시나 됐든 겝디다. 근게 자시나 되지.

그런데 인자 임금님이 칼 잘 쓰는 무사, 무사면은 칼 잘 쓰는 사람을 무사라고 혀요. 〔조사자 : 예, 그렇죠〕무사를 막 대궐인게 앞뒤로 한 이십명 막 순시히 놓고서나 그 두 시쯤인게 자시나 될, 될 것이며, 그 시간에 무사를 불러가지고,

“농문을 열어 봐라.”

그맀어. 근게 농문을 딱 허니 열은게 머리 빡빡 깍은 중이 나오더라 이거여. 그 중을 내다가,

“너 무신 이유로 이 내방에 와서, 이게가 어느 방이가니…”

임금님 말씀이,

“이게 어느 방에, 니가 내 방으 내 농 속에 들어 있냐?”

그렇게 물었어. 그놈 보고, 물으먼 그냥 묻겄어? 인자 주리를 틀트지. 근게 이뇜이.

“예, 죽기를 작정헌 몸입니다.”

“어찌서 죽기를 니가 작정헌 몸이냐?”

“예….”

임금님이 나이가 많았던게 벼. 그러고 임금쯤 되먼 각시가 여럿이 많이 있을 거여. 작은이가 되았던가 근게, 이 임금님이 그 각시 보고, 후딱 말허자먼 뭐라고 허딘가? 대비 마마라고 허던가? 근디,

“대비 마마가 나를 청을 혔습니다.”

그맀어.

“그서 대비 마마의 청을 안 들어도 죽고, 내가 그 청을 안 들어도 죽고 청을 들어도 죽을지는 알고 있습니다.”

“멫 달이나 됐냐?”

근게,

“석 달 됐다.”

고, 그렇게 말을 허드래요. 근게,

“응, 그렇겄다.”

그러고서나 인자 그놈을 집어내고서나 목을 빌 판여. 근디 인자 후딱 말허자먼 임금님 각시까지 둘이 목을 비여. 목을 딱 허니 막 비어 버렸어. 인자 물어 볼 만큼 물어보고 중도 목비고 임금님 각시도 목을 비고 딱 비었어. 그런게 그 핀지 내용이 뜯어봤은게 중허고 임금님 각시허고 죽었어. 말허자먼, 근게 뜯어봐서 중허고 각시하고 죽고 안 뜯어 보면 그 중이 칼을 품고 농속에 숨어서 그날 저녁은 쥑이기를 약속했어 왕을, 그 나라 왕을 죽이기로 약속을 혔당게. 그래가지고 인자 안 뜯어 보먼 그날 임금님이 죽어. 그날 저녁으 뜯어봤은게 살고, 그런게 ‘하, 이게 참 내 운명이 참 하늘이 돌봤구나!’ 물팍[무르팍]을 탁 침서 신하들 보고

“여봐라 오늘 날, 날짜가 메친 날이냐?”

그랐어.

“예 정월 보름날입니다.”

“어, 정월 보름날이냐? 그러먼 가그매 간치가 나를 살렸으니 오곡을 혀서 막 사방으다 뿌려라. 오곡밥을 혀서….”

아, 보름달 오곡밥 안 혀 먹어요? 오곡밥을 혀서 사방에다 막 질이고 문 앞이고 다 뿌려라. 그렇게 백성기다 통보를 혀라 그맀어. 그려서 ‘보름달 오곡밥을 먹는 것이 원인이 거기가 있다.’ 소리를 내가 들었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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