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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낯설게 하기도 하고 낯익게 하기도 하라...
2017년 02월 19일 10시 09분  조회:2192  추천:0  작성자: 죽림
수상비율을 높이는방법 



@@낯설게 하라 

심사위원들이 주로 선호하는 소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 소재들을 사진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이는 같은 소재라도 사진적 접근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진적 접근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낯설게 하기와 낯익게 하기인데 이는 심사위원(관람자)의 심리적 차원에서 접근해 가는 것이다. 
낯설게 하기란 문학용어로서 쉬클로프스키(Shklovsky)라는 사람이 한 말이다. 
말하자면 '뻔하고, 그저 그런 생각과 인식 속에서 역시 그러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인 데 이를 문학으로 옮길 때 전혀 새로운 충격과 인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낯설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자신의 경험으로 낯 선 사진거리를 발견 하라든가, 비 일상적 시각을 동원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낯설게 하라든가, 현미경적 시각으로 관찰하여 일상적으로 볼 수 없던 초대형 이미지로 바꾸거나 이미 알고있던 인식을 깨뜨리든가, 인습적인 인과관계에서 벗어나 역전적인 발견을 하라든가 낯선 대상과 낯익은 사물, 현상을 병치(竝置)함으로써 낯선 인상을 주라든가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를 사진에 대입해도 딱 맞아떨어진다. 
다른 예술보다 역사가 짧지만 그 대중성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찍어댄 결과 이제는 새로운 소재, 새로운 주제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멀리 떠나면 새로워질까 해서 해외 여행을 다녀본다. 낯 선 소재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발 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도 한 때, 너도나도 해외 여행 사진전시다. 그러다 보니 신선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도착한 곳에도 사진가가 있고 보면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대부분의 응모자가 출품한 사진을 거의 꿰뚫고 있다. 직접 찍어 보았거나 다른 방법을 통해서 익히고 있기가 일쑤이다. 찍을 게 없다는 결론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게 말하는 이 순간에도 우리는 숱한 필름을 소모하고 있지 아니한가? 
결론은 새롭게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진부한 소재라도 새롭게, 혹은 신선하게 느껴지도록 찍는 것 그것이 바로 낯설게 하기의 참 뜻이다. 
낯설게 하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앞에서 언급한 메이킹 포토를 비롯하여 어안렌즈를 이용해서 화상을 왜곡 표현하는 방법, 거북 등처럼 갈라진 바닥에 마네킹을 눕혀 놓기, 비현실적인 소품을 사용하기, 비현실적인 상황 연출하기, 암실기법 활용하기 등등. 방법이야 어떻든 자기 나름대로 낯설기에 성공한다면 수상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다만 뻔한 낯설기나 이미 많이 사용한 방법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자. 

@@낯익게 하기도 한 방법이다. 

낯설게 하기가 관람자에 대한 심리적인 접근 방식이라면 낯익게 하는 것 역시 그와 같은 방법이다. 하지만 낯선 소재를 찾아가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경험한 요소들, 또는 최근에 널리 진행되고 있는 현상들이어서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것들을 피사체로 삼는 경우를 말한다. 
새마을 운동으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는 초가집 정경은 이미 흔하지 않은 소재가 되었기에 그런 소재를 발견해 내면 옛날에 겪었던 분위기를 느끼게 함으로써 관람자를 반갑게 만들 수 있다. 만일 초가가 흔한 시절에 초가를 소재로 삼았다면 그는 당연한 현상이기에 심사위원의 손이 쉽사리 나가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은 초가집 찍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상을 탈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된다. 또, 요즘 길가에서 자주 접하는 것 중의 하나로 설탕을 녹이고 소다를 넣어 뽑기를 만들어 파는 광경이 있다. 중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한 번쯤 향수에 젖어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 수 없다. 그 맛이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면서도 자녀에게 사주거나 직접 사 먹어보는 행동은 낯익은 것에 대한 친숙감이자 심리라고 하겠다. 
그런가 하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과 같은 대형 행사와 관련된 범 국민 행동, 캠페인 등의 광경, 미군 장갑차 사건 같은 시국적인 시위나 관련 행사 장면,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같은 전 국민의 공감요소를 부각시켜 이미 알고 있는 기억에 접근하는 방법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복고풍, 우리 것 찾기 등 사회적으로 널리 유행하는 피사체나 소재들을 촬영 대상 화 함으로써 심사위원과 관람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방법들이 모두 낯익게 하기의 전형적 방법이라 하겠다. 낯익게 하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심사위원들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기에 평범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낯익은 소재를 선택하되 색다르거나 일상적이지 않은 방향에서 접근해야 좋은 효과를 얻는다. 어떤 것이 일상적이지 않은 방법인가 하는 것은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사진인이 아닌 일반인이 바라보아도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사진가의 시각에서만 나옴직한 그런 시각을 말하는 것이리라. 

@@회화적 접근 - 소재를 형태와 형상적 특성으로 분석해 보라 

이는 사진을 회화적이고 시각적으로 접근해나가는 방식을 말한다. 또 인간의 육안에 의존하는 방법보다는 렌즈가 가진 초능력 - 인간의 육안을 뛰어 넘는 -을 빌리는 사진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거시적(巨視的) 시각과 미시적(微視的) 시각이 있다. 이 용어 역시 필자가 편의상 사용하는 것으로써 거시적 시각은 아주 작은 물체를 크게 확대해 보는 것 즉, 클로즈업 사진이나 매크로 사진을 말하는 데 보통 오래되어 검게 변한 목조 건물의 기둥에서 옹이가 노랗게 보일 때 옹이의 형태가 이상한 동물의 모양을 하고 있다던가 초봄의 강가에서 녹아 내리는 얼음 덩어리가 묘한 형상을 하고 있을 때 이를 근접촬영으로 플레밍 해 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 예는 아주 많기 때문에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거시적 시각에 대한 인식만 하고있다면 언제 어느 때건 어렵지 않게 발견해 낼 수 있고 효과적으로 작화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하다. 
미시적 시각이란 아주 크거나 넓은 피사체를 찍을 때 인간의 시각으로는 한 번에 볼 수 없는 것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광각렌즈로 한 화면에 담아 일상적이지 않게 표현하거나, 항공사진에 의한 부감 촬영, 매스게임과 같은 집체(集體)나 군중 대회 등 엄청난 스케일을 작은 화면에 담아 각 개체가 지닌 고유의 이미지나 크기를 잃게 하고 화면 구성의 작은 요소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월드컵 개막식에서 운동장 가득 펼치는 군무(群舞)를 화면에 잡는다면 그 군무를 하는 사람이나 기구는 분명 크기와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개체이지만 화면에서는 군무 전체의 이미지 속에서 하나의 작은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한다. 
거시적 시각과 미시적 시각 외에 형태나 형상적인 특성으로 접근하는 방법에는 카메라가 지닌 특수한 능력 즉, 슬로셔터나 고속셔터를 이용한 떨림, 흔들림, 펜닝, 순간정지 등 육안이 감지 할 수 없는 독특한 시각에 의존하는 사진도 있다. 이는 그동안 화면의 흔들림에 비교적 인색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화면을 흔들거나 그런 느낌을 도입했다는 판단이 들 경우 용인하는 것을 말한다. 공모전이 변하고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인데 작가의 의도와 흔든(흔들린) 소재가 잘 어울릴 경우 어렵지 않게 수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철저하게 사진의 평면성을 활용하여, 달리는 자동차가 슬로우 촬영에서 볼륨 감을 잃고 선으로 처리된다든지 유리벽으로 장식된 건물의 외벽을 한쪽 방향에서 촬영하여 단순한 반사체(反射體)의 평면으로 처리하는 등 입체를 평면화 하거나 평면적인 요소만 잡아내는 방법이 있다. 이때의 특징이라면 부피를 잃을 때 색채가 강하게 부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색이 강한 피사체를 특별하게 처리하고 싶다면 부피는 느끼게 하는 입체 촬영대신에 그를 버리는 평면 촬영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덧붙인다면 회화의 특징은 평면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찍어야 형태와 형상이 강하게 부각되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회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가장 확실한 소재 - 희노애락과 생로병사를 찍으라 

일상이자 현실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 작품 중에서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사진 즉 희노애락과 생로병사가 담긴 사진이다. 
사진의 문학성과 걸작 주의 편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사진의 본래 목적 즉, 기록성에 입각해서 볼 때 사건을 기록하되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와 연결되는 것이 바로 이 것이다. 
기쁨과 분노와 슬픔과 환락, 나서 살다 시들어 죽는 이것 외에 인간의 감정을 달리 표현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때문에 인간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사진은 모두 이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바닥을 예로 들어보자. 5일장이 되었건 상설 장이 되었건 관계없다. 
치열하게 손님을 부르는 행위, 폭염이나 엄동으로 손님이 잔뜩 줄어들어 오지 않는 그들을 마냥 기다리면서도, 이제는 달관했다는 표정의 무심한 상인 얼굴, 흥정을 하긴 하되 깎아줄 수도 아니 팔 수도 없어 난처해하는 표정, 겨우 마수 거리를 한 뒤에 안도의 표정을 지을 때 스며 나오는 그 눈 빛, 오가는 이의 눈초리쯤은 이제 면역이 된 듯 펼쳐놓은 바닥에서 입안 가득 떠 넣는 늦은 점심, 장사도 안 되는 데다 새벽잠을 서둘러 나온 탓에 쏟아지는 잠을 주체할 수 없어 펼쳐놓은 채소더미 옆에 그대로 쓰러져 선잠을 청하는 아낙네의 모습, 마을 뒷산에서 캐온 듯한 산나물 한 소쿠리를 펼쳐놓고 다듬으랴 손님 부르랴 연방 고개를 돌리는 할머니 모습은 통째로 사진 소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희노애락은 인간 본성에 기초한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다. 원초적인 감정이란 학습이나 경험 또는 태어난 이후에 후천적으로 획득하여 지니게 된 감정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을 뜻한다. 그런 광경이야말로 관람자나 심사위원을 자극하는 가장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인간 삶의 현장은 배경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같다는 결론이다. 
삶과 죽음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종교의 본질적 요소인 만큼 무엇보다 무거운 소재이면서 항상 누가 다루어도 가슴 찡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삶과 죽음이라는 소재는 그런 특성 때문에 실제 상황 아닌 민속 재현 같은 사진도 촬영의 대상이 되고 가끔은 큰상을 타기도 한다. 
감상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이런 소재의 특성은 그 효과가 매우 큰 반면에 접하기는 까다롭고 어렵지만 대중적 기호도가 떨어진다는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보기 좋은 사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렇듯 자신이나 남들이 걸어놓고 보기 좋아하는 사진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피하는 소재가 되기도 하지만 공모전 수상이 목표라고 한다면 반드시 눈 돌려보아야 할 소재이기도 하다. 

@@구색 맞추는 사진을 찍고 있지는 않은가 

공모전 사진에서 구색 맞추기라? 의아해할 독자가 많을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구색(具色)이라면 여러 가지 물건을 고루 갖추어 놓는 것을 말한다. 공모전에서 구색을 맞춘다는 말은 이렇다. 많이 뽑는 사진을 주류라고 한다면 뽑아 주기는 하되 많이 뽑지는 않는 사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류를 이루는 장르가 따로 있는가? 있다면 구분이 가능한가? 
대답은 '예스'이다. 주류를 구분하는 방법은 많이 뽑았다고 해서 뽑아 올린 숫자를 줄이자고 하지 않는 것이 주류이고 그만 뽑자고 하는 것이 구색 맞추기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발했는데 스무 점쯤 상권에 올렸다고 그런 사진을 그만 뽑자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사진에 담긴 내용과 표현이 전부 다를 경우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내용과 표현이 전부 다르다고 해도 누드 사진이 한 열 점쯤 올라왔다고 하면 대뜸 '누드 사진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하고 심사위원 간에 이의가 제기된다. 그리고 그런 이의는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누드 사진 공모전이 아닌 경우 누드 사진은 구색 맞추어 몇 점쯤 뽑아주는 사진이 된다는 말이다. 이렇듯 특별하게 지정한 장르가 아니면 많이 뽑지 않는 소재의 사진으로 말하는 것으로써 스포츠 사진, 생태사진, 엮음 사진, 환경사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여기서 단서를 붙인다면 이런 구색 맞추기 사진이 큰상을 타지 못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것도 밝힌다. 그런 사진 중에서도 큰상을 타는 사진이 아주 많다. 하지만 그건 역설적으로 아주 뛰어난 작품일 경우를 말하고 보통의 경우에는 구색 맞추기 사진이 분명 존재하는 만큼 내 사진적 취향이나 활동이 혹시 그런 방향이어서 효율성 떨어지는 사진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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