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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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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 주자청
2018년 04월 15일 23시 26분  조회:2977  추천:0  작성자: 죽림
 

 

 

                     

 

                               주자청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바람이 불어온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 온다, 새봄이 온다.

 

   삼라만상이 방금 잠에서 깨여난듯 넘치는 기쁨 안고 눈들을 뜬다.
산은 산뜻이 단장을 하고 개울물은 찰찰 넘쳐흐르고 해님은 얼굴에 홍조를 띤다.

 

   연두색풀싹이, 파란 풀싹이 땅속에서 뾰족뾰족 고개를 쳐든다.
뜰에도 들에도 온통온통 잔디천지다.
조무래기들은 봄잔두우에 앉아도 보고 누워도 보고 뒹굴어도 보며 공도 차고
달음박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한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이 야드르르한 풀잎을 살살 스치며 지나간다.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배나무들이 서로서로 뒤질세라 앞을 다투며
꽃을 활짝 피운다. 불같은 빨간 꽃 노을같은 연분홍꽃, 백설같은 하얀꽃,
송이송이 꽃송이에선 달콤한 향기가 풍겨온다. 눈을 감으면 복숭아며 살구며
배들이 벌써 주렁주렁 탐스러이 열린것 같다.
무수한 벌떼들이 꽃을 찾아 붕붕 날아다니고 큰 나비, 작은 나비 분주히 넘나든다.
무연한 봄날의 들판엔 들꽃이 만발하였다.
가기작색 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눈동자처럼, 별처럼 깜박깜박 반짝인다.

 

   "버들가지 스치는 살바람, 차가운줄 모를레라." 참으로 신통한 말이다.
봄바람은 자애로운 어머니의 손길마냥 우리를 정다이 쓰다듬어준다.
갓 갈아번진 논밭의 구수한 흙냄새와 싱그러운 봄풀냄새가 한데 어울려
바람 타고 풍겨온다. 갖가지 꽃향기들이 저으기 습기를 머금은 공기속에서
보글보글 괴고있다. 꽃숲에, 애어린 잎사귀속에 보금자리를 트는 새들은
기쁨을 못이겨 맑은 목청 자랑하며 벗을 부른다.
은방울, 금방울을 굴리는듯한 그 곡조는 산들바람과 흐르는 물에 화답을 한다.
소먹이는 목동들의 피리소리도 온종일 류량하게 울려퍼진다.

 

   제일 흔한것이 비다. 한번 시작하면 사날동안 그칠줄을 모른다.
그렇단들 걱정할것 무엇이랴. 보라, 소털같고 꽃술같고 명주실같은 비발이
촘촘히, 비스듬히 하늘을 누비며 지붕에 실안개를 포근히 덮어놓는다.
푸르러가는 나무잎엔 윤기 흐르고 푸르디푸른 잔디는 유난히 돋보인다.
환혼이 깃들자 등불이 켜졌다. 아리송한 불빛이 반짝거리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밤을 이야기한다. 마을에서, 오솔길에서, 돌다리에서
우산 든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가고 밭에서는 도롱이와 삿갓을 쓴 농민들이
여적 일을 하고있다. 띠염띠염 널여있는 농가들은 비속에서 고요히 주인을 기다린다. 

 

   하늘에는 날마다. 연이 늘어가고 들에는 날마다 아이들이 늘어간다.
거리에서, 마을에서, 집집마다에서 남녀로소가 너도나도 앞을 다퉈 떨치고 나온다.
네 활개를 쭉쭉 펴고 기운을 북돋아 저저마다 일을 시작한다.
"한해의 계획은 봄에 달렸다."
방금 첫 출발이다. 시간은 우리를 재촉한다. 희망은 끓어넘친다. 

 

   봄은 방금 태여난 갓난애처럼 모든것이 새롭다. 봄은 바야흐로 자라만 간다. 

 

   봄은 처녀애처럼 아릿답기 그지없다. 봄은 바야흐로 방실거리며 걷는다. 

 

   봄은 건장한 젊은이처럼 무쇠같은 팔다리를 가졌다.
봄은 바야흐로 우리를 이끌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주자청(1893~1948)은 중국의 유명한 현대작가이다.
                     그의 자는 패현이고 강소성사람이다.

 
 

========================

朱自淸

 

  盼望着,盼望着,东风来,春天的脚步近了。

 

 

  一切都像睡醒的,欣欣然张开了眼
山朗
,水,太脸红
 

 

  小草偷偷土里,嫩嫩的,绿绿
子里,田野里,,一大片一大片是的
坐着,
,打两个滚踢几脚球赛几趟跑,捉回迷藏风轻悄悄,草绵软软
 

 

   、杏、梨,我不让你,都开满了花趟儿
的像火,粉的像霞,白的像雪。
花里
了眼仿佛已经满是桃、杏、梨!花下成千成百的 
蜜蜂嗡嗡着,大小的蝴蝶飞来飞
野花遍地是:
杂样儿,有名字的,名字的,散在草,像眼睛,像星星,还眨呀眨

 

 

 

  “吹面不寒”,不,像母的手摸着
带来些新的泥土的,混着草味有各花的香,都在微微润湿的空酝酿
鸟儿将窠巢安在繁花嫩,高,呼朋引伴地脆的喉,唱出宛的曲子
与轻风流水和着。牛背上牧童的短笛,这时候也成天在亮地

 

  雨是最常的,一下就是三。可别恼,看,像牛毛,像花,像细丝,密密地斜
人家屋
上全着一薄烟树叶子却绿,小草也得逼的眼
晚时,上,一点点黄晕的光,烘托出一片安而和平的夜
下去,小路上,石桥边,撑起慢慢走着的人有地里工作的,披着蓑,戴着笠的。
的草屋,稀稀疏疏的在雨里默着

 

 

 

  天上风筝渐渐多了,地上孩子也多了。城里,家家户户,老老小小,
趟儿似的,一个个都出。舒活舒活筋骨,擞抖擞精神,各做各的一事去
“一年之
在于春”;头儿,有的是工夫,有的是希望。

 

  春天像落地的娃娃从头到脚都是新的
  春天像小姑娘,花枝招展的,笑着,走着。
  春天像健,有一般的膊和腰脚,他着我上前去

 

 

 

 

 

봄     / 주자청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바람이 불어오고봄의 발걸음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천지만물이 막 잠에서 깬 듯 기쁜 마음으로 눈을 뜹니다
산에는 산뜻함이 더해지고물은 힘차게 흘러가며태양은 얼굴에 붉은 빛을 띠었습니다.

 

  새싹들이 살며시 땅을 비집고 나와여리고 푸르른 제 몸을 보입니다
꽃밭에도들판에도둘러보면 온통 다 새싹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앉고눕고뒹굴고공을 차보기도 하고달리기 시합을 해보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해보는 동안바람은 보드라운 풀 위로 살랑이며 불어옵니다.

 

  복숭아나무살구나무배나무가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 앞 다투어 꽃을 만개합니다
붉은 꽃은 불꽃처럼분홍 꽃은 노을처럼흰색 꽃은 눈처럼.

  꽃은 달콤한 향기를 품고 있어눈을 감으면 마치 나무마다
이미 복숭아며
살구며배들이 한가득 열려 있는 듯합니다
꽃 주위에는 수많은 벌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크고 작은 나비들도 주변을 배회합니다.

 이름 있는 혹은 이름 모를 여러 들꽃들이 수풀에 흩뿌려져 있고
그 모습은 마치 눈동자처럼또 어떤 때는 수많은 별들처럼 하염없이 깜빡거리는 것 같습니다.

 

  “버드나무를 흔드는 바람은 얼굴을 스쳐도 차갑지 않다.”라는 말처럼
봄바람은 어머니의 손길이 당신을 어루만지는 것 같이 부드럽습니다
바람은 산뜻한 흙의 숨결을 몰고 오며여기에 싱그러운 풀내음과
가지각색의 꽃향기가 더해져 조금은 축축한 공기 속에서 무르익어 갑니다
.

  새들은 무성한 꽃들과 부드러운 잎사귀 사이에 둥지를 틀며 기뻐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들을 불러 모으려는 듯 낭랑한 목소리를 자랑하며 구성진 노래를 불러대고
노랫소리는 이윽고 산들바람과 개울물을 타고 흘러갑니다
소 등에 올라탄 목동의 피리소리도 같은 시각쟁쟁한 메아리로 온종일 울려 퍼집니다.

 

  비는 아주 평범한 것이며내렸다 하면 2-3일은 내리 내립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고 가만히 보십시오소의 털처럼자수바늘처럼가느다란 실처럼
아주 촘촘하게 뜨개질한 것 같은 저 모습을사람들의 옥상 위에 뒤덮여진 한 꺼풀의 옅은 연기를.

  나뭇잎은 도리어 초록빛을 내고새싹 또한 눈이 부시도록 푸릅니다
저녁 무렵이 되면 불이 켜지고노르스름하고 어지러운 빛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밤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시골에 가면작은 길 위에 놓인 돌다리 주변에 우산을 받쳐 들고 천천히 걷는 사람과
도롱이와 삿갓을 쓰고 밭에서 일하는 농부가 있습니다

그들의 초가집은 드문드문 자리를 지키고 빗속에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하늘 위 연은 점점 많아지고땅위에 아이들 또한 많아집니다.
 
도시시골아이어른 할 것 없이 집집마다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두 밖으로 나옵니다
그들은 몸을 풀고
정신을 가다듬고는 다시 각자의 일터로 돌아갑니다.

  “일 년의 계획이 봄에 달려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시간도 희망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로운 갓난아기 같아서계속해서 성장해나갑니다.

봄은 꽃단장을 한 소녀 같아서히죽 웃으면서 걸어갑니다.

봄은 무쇠 같이 단단한 팔다리를 가진 건장한 청년 같아서우리를 이끌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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