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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시인 - 자크 프레베르
2017년 04월 11일 00시 22분  조회:5206  추천:0  작성자: 죽림
출생 1900년 2월 4일 프랑스의 뇌이-쉬르-센
사망 1977년 4월 11일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y)의 오몽빌-라-프티트
데뷔 1924년 <위대한 사람들>(Les grands,프랑스)

요약 자크 프레베르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다. 초현실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마르셀 카르네, 폴 그리모 등의 감독과 협력하면서 영화사에 기록될만한 작품을 다수 남겼다.

자크 프레베르
자크 프레베르

Jacques Prevert

생애와 이력

프랑스의 시나리오 작가, 시인. 1900년 2월 4일 프랑스의 뇌이-쉬르-센(Neuilly-sur-Seine)에서 태어났다. 자크 프레베르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로 시적 리얼리즘 시기에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자크 프레베르의 아버지 앙드레 프레베르(Andre Prevert)는 생계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다. 취미로 영화와 연극 비평을 병행했던 아버지 덕분에 프레베르는 어린 시절부터 공연장과 극장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는 학교생활에 싫증을 느껴 열다섯 살 되던 해에 학교를 그만 두었다. 
 

1925년에는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하면서, 마르셀 뒤하멜(Marcel Duhamel), 레이몽 크노(Raymond Queneau), 이브 탕기(Yves Tanguy), 앙드레 브로통(Andre Breton) 등과 교류하였다. 자크 프레베르는 프랑스 공산당에 참여하였던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Jean Renoir)와는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되었다. 장 르누아르와의 공동작업 <랑주씨의 범죄>(Le Crime de Monsieur Lange, 1936)는 두 예술가의 정치 성향이 잘 투영된 작품이었다. 또 한 사람의 참여파 감독인 장 그레미옹(Gremillon)과는 <여름의 빛>(Lumiere d’ete, 1943) 등에서 함께 작업하였다.

작품 세계

시나리오 및 대사 작가로서 자크 프레베르의 활동은 주로 1935년부터 1945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 시기에 프레베르는 마르셀 카르네(Marcel Carne)와 더불어 프랑스 시적리얼리즘 사조를 대표하는 숱한 걸작들을 남겼다. <이상한 드라마>(Drole de Drame, 1937), <안개 낀 부두>(Le Quai Des Brumes, 1938), <새벽>(Le jour se leve, 1939), <천국의 아이들>(Les enfants du paradis, Children of Paradise, 1945) 등이 프레베르와 카르네의 공동작업의 결과물이다. 
 

왕과 새
왕과 새

The King and the Mockingbird

자크 프레베르의 또 다른 영화적 동반자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인 폴 그리모(Paul Grimault)가 있었다. 프레베르와 그리모는 30년 가까이 함께 작업을 하였다. 두 사람의 공동작업으로는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한 작품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La bergere et le ramoneur, 1952), <왕과 새>(Le roi et l’oiseau, 1980), <회전 탁자>(La table tournante, 1988) 등이 있다. 특히 <왕과 새>는 프레베르가 병상에서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몰두하였던 작품이었다. 사망 전날까지도 폴 그리모에게 전보를 보낼 정도로 두 사람은 깊은 우정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크 프레베르는 그는 또한 평생에 걸쳐 사회 참여적 입장을 견지하였다. 또한 흔들림 없는 초현실주의자로서 문학적 동반자들과도 연대를 구축하였다. 유랑극단 10월 그룹(Le groupe Octobre)에 참여하여 파업 중인 공장 등을 순회하며 공연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영화사적 평가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자크 프레베르는 마르셀 카르네, 폴 그리모 등의 작가로 교류하면서 영화계에서 활동하였다. 프레베르는 스스로 ‘인민의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원했다. 사망 몇 해 전 인터뷰에서, 프레베르는 “유행을 따를지라도 나는 대중들에게 가까이 가고 싶다.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은 독자들을 얻는 것이다. 그들은 가장 위대한 비평가들이다”라고 말했다. 1977년 4월 11일, 자크 프레베르는 일흔 일흔의 나이에 노르망디(Normandy)의 오몽빌-라-프티트(Omonville-La-Petite)에서 폐암으로 사망하였다. 마르셀 카르네는 프레베르의 사망 직후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에 쓴 글에서 “유머와 시정이 가득했던 프랑스 영화의 유일한 시인”으로 프레베르의 죽음을 추모했다.

작품 목록

<위대한 사람들>(Les grands,프랑스,1924)
<꼼 윈느 카르프>(Comme une carpe , 프랑스,1932,)
<확실한 사업>(L’affaire est dans le sac, 프랑스,1932)
<테네리프>(Tenerife, 프랑스,1932)
<산파>(Ciboulette, 프랑스,1933)
<자유교환 호텔>(L’hotel du libre echange ,프랑스,1934)
<라탈랑트>(L’Atalante, 프랑스,1934)
<희귀한 새>(Un oiseau rare , 프랑스,1935)
<무엇보다 젊음을>(Jeunesse d’abord , 프랑스,1935)
<만일 내가 사장이라면>(Si j’etais le patron , 프랑스,1935)
<평화의 거리 27번지>(27 rue de la Paix , 프랑스,1936)
<제니>(Jenny , 프랑스,1936)
<랑쥬씨의 범죄>(Le crime de Monsieur Lange, The Crime of Monsieur Lange,프랑스,1936)
<무토네>(Moutonnet , 프랑스,1936)
<리옹의 우편사업>(L’affaire du courrier de Lyon , 프랑스,1937)
<이상한 드라마>(Drole de Drame, 프랑스,1937)
<반역자 에르네스트>(Ernest the Rebel , 프랑스,1938)
<안개 낀 부두>(Le Quai Des Brumes, Port of Shadows , 프랑스,1938)
<소년들의 학교>(Boys’ School , 프랑스,1938)
<새벽>(Le jour se leve, Daybreak , 프랑스,1939)
<천사들의 지옥>(L’enfer des anges , 프랑스,1941)
<견인선>(Remorques, 프랑스,1941)
<저녁의 방문자>(Les Visiteurs du Soir , 프랑스,1942)
<안녕 로나르>(Adieu Lonard , Original Idea,프랑스,1943)
<여름의 빛>(Lumiere d’ete, 프랑스,1943)
<태양은 언제나 옳다>(Le soleil a toujours raison , 프랑스,1943)
<한밤의 여인>(Une femme dans la nuit, 프랑스,1943)
<마법>(Sortileges, 프랑스,1945)
<천국의 아이들>(Les enfants du paradis, Children of Paradise , 프랑스,1945)
<밤의 문>(Les portes de la nuit, 프랑스,1946)
<오베르빌리에>(Aubervilliers, 프랑스,1946)
<노아의 방주>(L’arche de Noe, 프랑스,1947)
<놀라운 여행>(Voyage surprise, 프랑스,1947)
<세월의 꽃>(La fleur de l’age, 프랑스,1947)
<베로나의 연인들>(Les amants de Verone , 프랑스,1949)
<잃어버린 기억>(Souvenirs perdus, 프랑스,1950)
<문 앞의 마리아>(La Marie du port , 프랑스,1950)
<양치기 소녀와 굴뚝 청소부>(La bergere et le ramoneur, 프랑스,1952)
<빔>(Bim, 프랑스,1954)
<카르네 드 바이유>(Carnet de Baile ,프랑스,1955)
<노트르담의 꼽추>(Notre-Dame de Paris, The Hunchback of Notre Dame, 프랑스,1956)
<센강 파리를 만나다> (La Seine a rencontre Paris, 프랑스,1957, 단편)
<유명한 연인들>(Amours celebres, 프랑스, 1961)
<왕과 새>(Le roi et l’oiseau, The King and the Mockingbird , 프랑스,1980)
<회전 탁자>(La table tournante, 프랑스,1988)



[Daum백과] 자크 프레베르 – 근현대 영화인사전, 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 김이석/차민철, 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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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프레베르[문학판 제공]
자크 프레베르

 

"오!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네/
우리가 다정했던 그 행복한 시절을/
그때 인생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웠고/
태양은 지금보다 더 뜨거웠지/
낙엽을 삽에 쓸어담아 치우는데…/
너는 알겠지 내가 잊지 못한다는 것을/
낙엽을 삽에 쓸어담아 치우듯/
추억과 회한도 그럴 수 있겠지" ///
=('고엽' 부분)

공원 / 자크 프레베르  

 

 

천년 만년 걸릴지라도

이 말

 다 할 수 없으리

  그대 내게 입맞추고

나 그대에게 입맞춘

이 영원한 순간을

겨울 햇살 비치는 어느 아침

  파리 몽수리 공원에서

파리에서

지상에서

  별의 하나인 지구 위에서.

 

 

매시지 / 자크 프레베르  

 

 

누군가 열어 놓은 문

누군가 다시 닫은 문

누군가 앉았던 의자

누군가 쓰다듬었던 고양이

누군가 한 입 먹은 과일

누군가 읽은 편지

누군가 쓰러뜨린 의자

누군가 열어 놓은 문

누군가 계속 달리는 길

누군가 질러가는 숲

누군가 몸을 던지는 강물

누군가 죽은 병원.

 

 

늦잠 / 자크 프레베르  

 

 

이건 무섭다

아연판 카운터 위에 삶은 달걀을 두들겨 깨뜨리는 이 작

은 소리는

이 소리가 배고픈 사람의 기억 속에서 움직일 때

이 소리는 정말 무섭다

사람의 얼굴도 또한 무섭다

배고픈 사람의 얼굴은

그가 아침 여섯 시 백화점 유리창에 비친

얼굴, 잿빛 자기 얼굴을

바라다볼 때

그러나 그가 포텡 가게 진열장 속에서 바라다본 것은

그의 얼굴이 아니다

이제 그로서는 사람의 얼굴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다

그런 건 염두에도 두지 않는다

그는 곰곰이 생각한다.

그는 다른 머리를 상상한다

예컨대 식초 소스를 친

송아지 머리 같은 것

또는 먹을 수 있는 모든 짐승의 머리를 상상한다

그리고 가볍게 아래턱을 움직인다

가볍게

그리고 가볍게 이를 간다

그 까닭은 세상 사람들은 자기를 놀림감으로 삼는데

자기는 이 사람들에 대항하며 아무 일도 할 수 없기 때문

이다

그리하여 그는 손가락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센다

하나 둘 셋

그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지 사흘째다

사흘 전부터 똑같은 소리를 되풀이하나 아무 소용 없다

이대로 그냥 지낼 수는 없다

그러나 계속하여

사흘 낮과

사흘 밤을

굶고 지낸다

그런데 이 유리창 뒤에 즐비한

이 고기 파이들 이 포도주병들 이 통조림들

죽은 물고기들은 통조림 깡통을 지키고

깡통들은 유리창이 지키고

유리창은 순경들이 지키고

순경은 공포가 지키고 있다

여섯 마리의 가엾은 정어리를 위해 이 많은 장애물들---

조금 떨어진 곳에 목로 술집

크림 든 커피와 따끈따끈한 반달 빵들

이 사람은 비틀거린다

그리고 그의 머리 속에는

말(언어)과 말이 혼돈이

말과 말의 혼돈이 일어난다

양념된 정어리들

완숙(完熟)의 달걀 크림 커피

럼술을 친 커피

크림 커피

크림 커피

피 뿌린 범죄 거피---

그의 구역에서 매우 존경받던 인사가

대낮에 목이 찔려 죽었다

그 살인자 부랑자는 그에게서

2 프랑을 훔쳤다

말하자면 술 친 커피 한 잔 값

0 프랑 70전과

버터 바른 빵 두 쪽 값

그리고 웨이터에게 준 팁 25전이다

이건 무섭다

아연판 카운터 위에 삶은 달걀을 두들겨 깨뜨리는 이 작

은 소리는

이 소리가 배고픈 사람의 기억 속에서 움직일 때

이 소리는 정말 무섭다.

=====================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자끄 프레베르

 

 

우선 문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릴 것

다음에는 새를 위해
뭔가 예쁜 것을
뭔가 간단한 것을
뭔가 유용한 것을 그릴 것

그 다음엔 새장을
정원이나 
숲이나
혹은 밀림 속
나무에 걸어 놓을 것

아무말도 하지 말고
움직이지도 말고...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여러 해가 걸려서
오기도 한다

실망하지 말 것
기다릴 것
필요하다면 여러 해를 기다릴 것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것은
그림의 성공과는 무관한 것

혹 새가 날아오거든
가장 깊은 침묵을 지킬 것

새가 새장에 들어가기를 기다릴 것
새가 새장에 들어가거든
살며시 붓으로 새장을 닫을 것

그리고
차례로 모든 창살을 지우되
새의 깃털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할 것

그리고는 가장 아름다운 가지를 골라
나무의 초상을 그릴 것

푸른 잎새와 싱싱한 바람과
햇빛 또한 그릴 것

그리고는 새가 노래하기를 기다릴 것
혹 새가 노래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나쁜 징조
그림이 잘못된 것

그러나 새가 노래하면 좋은 징조
당신이 싸인해도 좋다는 것

그러거든 당신은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아서
그림 한구석에 당신 이름을 쓰라.

 

 

절망은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네모진 곳 안의 벤치 위에
한 사내가 앉아 지나가는 당신을 부른다
코안경을 쓰고 낡은 회색 옷을 입고
조그마한 담배를 피우며 그는 앉아 있다 
그리고 그는 당신이 지나갈 때 당신을 부른다
아니면 단지
손짓을 한다
당신은 그를 쳐다봐선 안 된다
당신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선 안 된다
당신은
마치 그를 못 본 양
마치 그의 말을 못 들은 양
지나가야 한다
당신은 걸음을 재촉하여
지나가야 한다
당신이 그를 보면
당신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는 당신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당신이 그 사람 곁에 가서 앉는 것을 
누구도 말릴 수 없다
그래서 그는 당신을 보고 웃는다
그리고 당신은 쓰디쓴 고통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계속 웃는다
그리고 당신은 같은 웃음을 웃는다
똑같은 웃음을
당신은 웃을수록 더 쓴 고통을 느낀다
쓰디쓴
고통이 클수록 당신은 더 웃는다
어쩔 수 없이
그리고 그 곳에 당신은 붙박이마냥 머문다
벤치 위에서 웃으며
아이들이 당신 가까이 놀고 있다
행인들은 지나간다
조용히
새들은 머물던 나무를 떠나 
다른 나무로 날아들 가지만
당신은 그 자리 
그 벤치에 머무른다
그리고 당신은 깨닫는다 깨닫는다
더 이상 당신은 이 아이들처럼 놀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은 깨닫는다
더 이상 이 행인들처럼 조용히 지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더 이상 새들처럼 
살던 나무를 떠나 다른 나무로 날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자크 프레베르(1900~1971): 이브 몽땅이 부른 유명한 샹송 "고엽"의 작사자는 자크 프레베르이다. 그는 파리 서쪽 변두리 태생의 파리지엥으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교는 사립 중학교 밖에 다니지 못하였고, 15세부터 시장과 백화점에서 사동이나 점원으로 일했다.

 그러나 일찌기 시나 예술에 뜻을 두었던 그는 1926년에는 당시 유행하기 시작하던 초현실주의 운동에 가담하였다. 그러나 이 운동의 대장이라 불리던 브르통이나 아라공 등과 뜻이 맞지 않아 이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이때부터 그는 그의 동생인 피에르 프레베르와 친구 마르셀 뒤아멜 등과 영화 시나리오, 샹송의 작사가로 활약하였으나 신통치 않았다. 후일에 마르셀 카르네와 함께 '제니의 집(1936)' '안개 낀 부두(1938)' '저녁의 손님(1942)' '천국의 아이들(1945)' '밤의 문(1946) 등 유명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 영화의 시나리오와 대사는 그의 작품이다. 또한 '바르바라' 등 많은 샹송의 가사도 지었는데 전기한 샹송 '고엽'은 원래 '밤의 문'의 주제가였다.

 그런데 1946년 출판사 <신문학 평론>에서 그의 옛날 시를 모아 <말>이라는 시집을 펴냈는데 이것이 가히 이변(異變)이었다. 이 시집은 발간된 지 수주일 동안에 10여 만부가 팔렸으며 프레베르는 하루 아침에 일약 가장 인기 있는 시인이 되었다. 이 <말>이라는 시집은 그 후 10 년 동안 500여 판 56만 부가 팔려 시집 출판 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지금도 그의 시는 본국인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퍼져 각계 각층의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후 그는 <구경거리(1951)>, <비와 좋은 날씨(1955)>, <잡동사니(1965)> 등 세 권의 시집을 내놓았는데 여기서도 그의 기지와 서정과 반항과 허무의 불꽃을 엿볼 수 있다

 이 동안 그는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계속 영화-사진-샹송 방면에서 일하였으며 특히 어린애들을 위한 사진과 그림을 곁들인 많은 동화를 출판하여 이 방면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기도 하였다. 그는 1977년 4월 북부 프랑스의 셀부르에서 폐암으로 죽었다.

 

 
 

시 비평 전문 평론가 오생근 교수
프레베르 詩 재번역, 시화집 출간
 

샹송 '고엽'의 시인 자크 프레베르(1900~1977·사진)의 시선집이 새롭게 번역됐다.
 
시인 자크 프레베르
/문학판
오생근 서울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프레베르의 대표시에 가브리엘 르페브르의 삽화를 붙인 시화집(詩畵集) '장례식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문학판)를 냈다. 오 교수는 "개인적인 고백부터 하자면, 예전에 나는 프레베르를 잘 알지 못했다"며 "나는 그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반성하기 위해 그의 시 전집을 구해 읽었고, 프레베르가 대단한 시인임을 깨달으면서 그의 시들을 번역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난해한 초현실주의 문학을 전공한 학자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책 '감시와 처벌'을 우리말로 번역하기도 했다. 문단에선 시 비평을 전문으로 해 온 평론가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대중 시인으로 여겨진 프레베르에 대해선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뜻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수년 전부터 프레베르에 대한 프랑스 문인들의 평론을 읽으면서 '잘못된 이해와 선입견'을 바로잡았다고 한다. "프레베르는 대중적 시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존의 가치와 질서에 대한 위반과 전복과 변화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

오 교수는 지난해부터 프레베르의 시를 번역하고 해설을 올리는 작업에 매달렸다. 그는 '노래하는 건 내 목소리만이 아니지/ 다른 목소리들 많은 목소리들'이라며 시작하는 시 '마음의 소리'로 번역 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에디트 피아프가 부른 샹송으로도 알려진 작품이다. 오 교수는 "사회의 폭력과 불평등에 저항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실에 대한 믿음과 우정의 연대감을 표현한다"고 풀이했다. 프레베르를 개인적 감상(感傷)에 젖은 대중 시인으로 폄하한 관점에서 벗어나 진솔한 언어로 공동체의 사랑과 우정을 추구한 시인으로 재평가한 것.

 
프레베르의 시 '장례식에 가는 달팽이들의 노래'는
'죽은 나뭇잎의 장례식에/
두 마리 달팽이가 조문하러 길을 떠났다네'라며 시작한다.
달팽이들의 걸음이 느린 탓에 가을과 겨울이 지나 버린다.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봄이 와 죽은 나뭇잎들이 부활한다.
달팽이들은 상복(喪服)을 벗고 주변의 동식물과 함께 주연(酒宴)을 즐기며 노래한다.
취한 달팽이들이 느릿느릿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 달님이 그 앞을 보살펴준다는 것.

오 교수는 달팽이를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존재'인 시인으로 해석하면서
"죽음과 슬픔의 겨울을 지나 기쁨과 생명의 봄으로 전환된 축제의 분위기를
초현실적 상상력으로 노래한다"고 풀이했다. 프레베르는 거리와 카페에서 영감이 떠오르는 대로 초현실주의적 시를 쓴 시인이란 점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 오 교수는 "그는 문학보다 영화에 더 관심이 많았고, 시인이나 작가 행세를 한 적도 없다"며 "다만 시인이란 사람들이 꿈꾸고, 상상하고, 마음속 깊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가졌다"고 평했다.
 
/조선일보 박해연 문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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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8 "백두산"과 조기천 2016-11-01 0 4171
1737 "백두산", 완결물이 아니라 미완물이다... 2016-11-01 0 5022
1736 체코 문학을 알아보다... 2016-10-31 1 5920
1735 시인이 된다는것은... 2016-10-31 0 3786
1734 "풀"의 시인 김수영을 다시 떠올리다... 2016-10-31 0 5157
1733 "곰팡이는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것처럼..." 2016-10-31 0 4161
1732 "내가 저의 섹스를 개관하고 있는것을 아는 모양이다"... 2016-10-31 1 3803
1731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2016-10-31 0 4253
1730 한국적 모더니즘 대변자 김수영 작품 공자에 젖줄 대다... 2016-10-31 0 3929
1729 변변한 불알친구 하나 없어도 문학이란 친구는 있다... 2016-10-31 0 3891
1728 니체은 니체로 끝나지만 공자는 공자로 지속되다... 2016-10-31 0 3593
1727 詩란 사자의 울부짖음이다... 2016-10-31 0 3796
1726 참말이지 과거는 한줌 재일 따름... 2016-10-30 0 3677
1725 정지용, 김기림과 "조선적 이미지즘" 2016-10-30 0 4089
1724 김기림, 그는 누구인가... 2016-10-30 0 4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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