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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의 육성을 들려주는 책들이 잇달아 나왔다. 미국 문예지 '파리 리뷰'가 세계적 작가 36명을 인터뷰한 기록을 모은 '작가란 무엇인가'(전 3권·권승혁 외 옮김·다른 출판사)다. 미국의 뉴욕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폴 오스터의 대담 모음집 '글쓰기를 말하다'(심혜경 옮김·인간사랑)도 출간됐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원조(元祖)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의 가상 대화를 담은 연구서 '보르헤스의 지팡이'(양운덕 지음·재남)도 눈길을 끈다.
'작가란 무엇인가'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널리 읽히는 작가들을 엄선해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수록 작가들은 대부분 오전에 글을 쓰고, 원고 수정을 쉼 없이 하며, 책을 늘 곁에 두고 산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첫 권엔 노벨상 수상 작가 헤밍웨이, 포크너, 마르케스, 파무크가 실렸다. 늘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쿤데라, 로스, 에코, 하루키도 실렸다.
헤밍웨이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다 작품에 쓰진 않는다고 했다. "빙산은 전체의 8분의 7이 물속에 잠겨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쓰지 않은 부분이 눈에 보이진 않지만 작품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퇴고하면서 압축과 생략에 힘들게 공을 들인 소설이 바로 '노인과 바다'라는 것.
48세에 '장미의 이름'을 써서 세계적 작가가 된 에코는 "갑자기 소설을 쓴 게 아니다"고 했다. 기호학자로서 논문을 쓰며 이론 속에 '내러티브'를 넣으면서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설을 썼다는 것이다.
쿤데라는 출세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비결이 소설의 다성성(多聲性)이라고 일러줬다. 꿈, 서사, 성찰이 서로 분리되지 않은 채 완전한 흐름이 되길 바랐다는 것. 그의 소설은 '키치(싸구려 예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여러 사건이 뒤섞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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