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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 911점 다이아몬드가 박힌 검
2017년 10월 06일 22시 22분  조회:3305  추천:0  작성자: 죽림

[경향신문]
작센의 선제후 요한 게오르크 3세의 둘째 아들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투스(1670~1733)는 10대 후반 마드리드, 리스본, 제노바, 베네치아, 피렌체, 빈 등 유럽의 주요 도시, 특히 루이 14세의 궁정을 여행했다. 유럽의 귀족 자제들이 문화적으로 발달한 나라들을 여행하는 ‘그랜드 투어’의 일환이었다. 형 게오르크 4세가 3년간의 짧은 선제후 통치후 일찍 세상을 뜨자, 자리를 물려받은 동생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투스는 엄격한 절대 군주로서의 지위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그는 폴란드 왕위를 쟁취하기 위해 루터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결국 폴란드의 왕이자 리투아니아 대공 자리에 올랐다. 권력을 과시하고자 했던 아우구스투스는 아름다운 궁전과 화려한 보물을 원했다. 그의 롤모델은 ‘태양왕’ 루이 14세였다. 훗날 ‘강건왕 아우구스투스’라 불린 그는 권력, 재력, 예술에 대한 조예로 숱한 보물들을 수집했다. 그가 모은 보물들은 오늘날 독일 드레스덴의 여러 박물관에 남아있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 ‘왕이 사랑한 보물-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은 18세기 유럽 바로크 왕실 문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눈이 부신 유럽의 보물들...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생김새를 본뜬 태양 가면. 1709년 폴란드 왕으로 복위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에서 직접 이 가면을 착용했다. 아우구스투스는 이 가면을 착용함으로써 자신이 아폴론 신의 화신임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
강건왕 아우구스투스는 윗면이 돔 형태로 컷팅된 로즈 컷 다이아몬드 세트를 소장하고 있었다. 이 검에는 총 911점의 다이아몬드가 사용됐다. 왕이 칼을 휘두르다 다아아몬드가 떨어지는지 살피는 사람이 분명 있었을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우구스투스의 사냥 도구. 다이아몬드 검에 비하면 소박하지만, 도금, 황동 소재다. 칼집은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악타이온 신화를 표현했다. 아우구스투스는 잡은 사슴의 마지막 숨을 이 칼로 끊었다고 한다.
아테나. 은으로 만들었다. 아우구스투스의 컬렉션을 전시한 ‘그린볼트’ 중 ‘은의 방’에 소장된 보물이다. 은의 방 바닥과 벽에 장식된 식기 무게만 925㎏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7년 전쟁 이후 재정난이 심해지자 아테나 등 몇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녹여 동전으로 만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6세기 중엽부터 유행한 여성 형상의 술잔은 결혼식 ‘술자리 놀이’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랑이 종 모양의 치마에 술을 담아 마시면, 신부는 여성이 머리 위로 들고 있는 작은 잔을 비워야 했다. 짖궃은 피로연은 만국 공통의 행사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타원형의 뚜껑이 있는 잔. 물레를 사용한 상아 세공술이 사용됐다. 잔의 몸통은 두 부분으로 나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상아 조각이다. 상아는 희귀하면서 섬세한 재료였기에 다루는데 고도의 주의력이 필요하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앵무새 형상의 음료용기. 머리 부분이 열리도록 설계됐다. 은으로 만든 잔의 몸통 위에 자개판을 타일처럼 겹쳐 배열했다. 각 자개판은 음각으로 깃털의 세부를 묘사했다. 깃털 떨어질까봐 조심해서 마셔야할 것 같다.
악타이온 형상의 음료 용기. 사냥꾼 악타이온이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다가 사슴이 되는 벌을 받은 신화를 표현했다. 은에 도금을 했다. 사슴뿔은 산호로 표현했다.
타조 형상의 타조알 술잔. 실제 타조알을 사용해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에 술잔, 음료잔이 많은 걸 보면, 당시 유럽 사람들은 술을 많이 마신 것 같다.
일본 장식 자기 세트. 중국과 일본 도자기는 당시 유럽 지배층 사이에 사랑받는 사치품이었다. 유럽 수출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자기들은 바로크 취향에 맞게 대칭적으로 배치됐다. 아우구스투스는 방대한 자기 컬렉터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중국 관음상(왼쪽, 가운데)과 마이센 복제품. 아우구스투스는 중국과 일본 도자기를 수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자기를 만들라고 명했다. 그 결과 드레스덴 근교 마이센에서 유럽 최초의 자기가 탄생했다. 아우구스투스의 한 마디가 오늘날 ‘마이센 자기’의 명성을 만들었다. 오늘날 마이센 자기는 두 가지 놀라움을 준다고 한다. 고도의 아름다움과 고도의 가격.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붉은 용’ 식기 세트. 마이센에서 처음으로 제작한 연회용 식기로, 1735년부터 궁정에 공급됐다. 일본 자기의 문양을 본따 만들었기에, 이를 일본산 진품으로 속여 엄청난 수익을 얻은 사기꾼도 있었다. 접시, 수프 그릇, 버터 접시, 나이프 손잡이, 소금 그릇, 소스 그릇 등이 갖춰진 세트다. 이런 접시를 사용하면 라면에 신 김치를 먹어도 고급스러울 것 같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백승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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