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재외동포문학의 소중한 자산을 외연에 넓히고 장벽을 넘기...
2017년 10월 10일 22시 41분  조회:3335  추천:0  작성자: 죽림
재외동포 문인에게 거는 노벨상 기대
(ZOGLO) 2017년10월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와 노벨상 메달.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올해의 노벨 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에게 돌아갔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문단을 또다시 우울하게 했다. 노벨 문학상이 문화 국력을 재는 척도가 아니고, 문학 작품의 우열을 올림픽처럼 가릴 수 없지만, 수상자가 다름 아닌 일본인(계)이라는 사실은 100년 넘도록 한 명의 수상자도 내지 못한 한국인의 열패감을 더욱 자극한다. 부족한 번역 인프라와 척박한 독서 풍토 등 우리 문단의 해묵은 숙제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영국으로 건너간 이민 1.5세다. 영국에서 교육을 받고 영어로 작품을 써왔지만 원폭 투하 이후 일본의 풍경을 묘사한 '창백한 언덕풍경'이나 일제에 가담해 선동적 그림을 그린 노화가의 회고담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등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된 소설을 여러 편 발표했다.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프랑스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 폴란드 태생의 미국 시인 체스와프 미워시, 중국 출신의 프랑스 소설가 가오싱젠 등도 이민자로서 노벨상 수상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한국계 문인 가운데서도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명됐거나 노벨상감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노벨상 수상 소식이 알려진 뒤 그의 책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 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별도의 판매대를 꾸며 놓았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외동포 가운데 가장 먼저 세계 문단에 이름을 알린 인물은 강용흘(1903∼1972)이다. 그가 1931년 미국 뉴욕에서 발간한 장편 'The Grass Roof'(草堂·초당)는 한국인이 쓴 영문소설의 효시로 꼽힌다. 그에 앞서 독립운동가 서재필과 유한양행 창업자 유일한이 각각 1921년 'Hansu's Journey'(한수의 여행)와 1928년 'When I Was a Boy in Korea'(내가 어렸을 때)를 미국에서 발표했지만 문학적 요소가 부족한 회고록이어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넘겨주었다.

함경남도 홍원에서 태어난 강용흘은 함남 함흥 영생중학교를 졸업하고 1919년 상경해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수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그해 12월 캐나다 선교사를 따라 캐나다로 건너간 뒤 미국 보스턴대에서 의학, 하버드대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뉴욕대에서 비교문학을 강의하고 틈틈이 동양 시를 영어로 번역하다가 1930년 '아시아 매거진' 1월호에 '초당'의 연재를 시작한 뒤 이듬해 책으로 펴냈다. '초당'은 강용흘의 출생부터 도미까지의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로 한국의 아름다운 산하와 한국인의 소박한 삶이 일제의 침략 속에서 어떻게 황폐해졌는지를 폭로했다. 한국의 다양한 풍습과 함께 '황조가', '어부사시사' 등 한국의 옛 시와 현대시 90편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헤럴드트리뷴은 "가장 가치 있는 인간 기록"이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뉴리퍼블릭은 "잘못 알려진 한국 역사를 바로잡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치켜세우는 등 현지 유수 언론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초당'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체코 등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됐고 '금세기의 책'에도 뽑혔다.

한국인이 쓴 최초의 영문소설 '초당'의 표지.

 

그 뒤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펼치며 '재미동포 문학의 아버지'로 불린 강용흘과 비슷한 길을 걸으며 독일 문단에 우뚝 선 인물이 이미륵(본명 이의경, 1899∼1950)이다. 황해도 해주 태생의 이미륵은 1917년 경성의전에 입학했다가 3·1운동에 가담해 일본 경찰의 수배를 받자 1920년 독일로 망명했다. 뮌헨대에서 동물학을 전공해 1928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나 소설가로 활동하며 뮌헨대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했다. 1934년 아시아인 최초로 구겐하임 창작기금을 받아 유럽 여행에 나선 강용흘이 이미륵을 만나 자신처럼 자전적 소설을 쓸 것을 권유했는데, 그 결과 1946년 탄생한 작품이 'Der Yalu Fliesst'(압록강은 흐른다)이다. 이 장편소설은 독일 교과서에 실렸고 영어와 한국어로도 번역됐다.

가장 먼저 노벨 문학상 물망에 올랐던 한국계 작가는 김은국(1932∼2009)이다. 함흥에서 출생한 그는 평양고등보통학교를 다니다가 1947년 월남해 목포고를 졸업했다. 1950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6·25 전쟁이 발발하자 통역장교로 복무한 뒤 1955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1962년 아이오와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때 발표한 작품을 1964년 개작해 펴낸 데뷔작이 'The Martyred'(순교자)다. 6·25 때 북한군 치하에서 순교하지 않고 살아남은 목사의 이야기를 소재로 신과 인간의 관계를 천착한 이 작품은 20주간 미국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평단의 찬사와 독자의 인기를 함께 누렸다. 5·16 군사정변을 다룬 'The Innocent'(죄 없는 사람)와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 'The Lost Names'(잃어버린 이름)도 그의 대표작이다.

재미동포 1.5세 소설가 이창래가 2015년 5월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기념판 '영원한 이방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1995년 장편소설 'Native Speaker'(영원한 이방인)를 출간해 헤밍웨이문학상 등 6개 문학상을 휩쓸며 노벨상 단골 후보로 꼽혀온 재미동포 1.5세 이창래, 톨스토이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2세 아나톨리 김,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에 빛나는 재일작가 유미리, 한국으로도 활동 무대를 넓힌 조선족 소설가 허련순 등도 한민족의 뿌리와 이주민의 정체성을 거주국 언어로 표현해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인류 보편적 감성에 좀 더 가깝게 다가서 있고 번역의 장벽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재외동포 문인 중에서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이 먼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재외동포라고 해서 이주민 정체성을 담거나 디아스포라(이산)를 소재로 한 작품만 쓰라는 법은 없다. 이민자들도 세대가 내려갈수록 그에 관한 기억과 관심이 엷어져가고, 그들도 거주국에서 소수민족 작가로 분류되기보다 주류 문단에 속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도 비록 한국어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한국 문학의 외연을 넓히고 풍부하게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 이시구로의 붐이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우리도 이를 계기로 재외동포 문학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보면 어떨까 제안해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97 [동네방네] - 35년만에 영화관 문 활짝... 2018-04-22 0 4967
219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수달 보호협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413
219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황새의 방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633
21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조사연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309
21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반달곰관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087
219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루 서식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479
21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들아, 숲은 너희들 활무대... 2018-04-22 0 4688
2190 "내가 알기로는... 지금부터"다... 2018-04-21 0 4572
2189 장벽 무너뜨리기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쉽게... 2018-04-21 0 4036
2188 "이 벽을 허무시오"... 2018-04-21 0 5140
2187 [그것이 알고싶다] - "베를린 장벽"?... 2018-04-21 0 5617
218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벽을 허무는 "동심" 2018-04-21 0 3488
218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아기야, 무럭무럭 자라거라 2018-04-20 0 3250
2184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동물교감학교"가 있었으면... 2018-04-19 0 4442
2183 [별의별] - 돼지를 타고 다니다... 2018-04-19 0 4458
21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통증,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087
21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멸종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033
2180 [그것이 알고싶다] -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고릴라... 2018-04-19 0 5027
217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자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527
2178 [그것이 알고싶다] - 뻐꾸기는 "뻐꾸기"가 아니다... 2018-04-18 0 5030
2177 [지명유래] - 로과(盧菓), 죽림(竹林) 2018-04-17 0 3596
2176 [고향소식] - "죽림이여, 너는 나의 마음속에" 2018-04-17 0 5796
2175 [그때와 추억] - 동년이 그립다... 2018-04-17 0 4714
2174 언어는 인권이며 "한글 병신체"는 도구 장치, 모독 폭거이다... 2018-04-17 0 3593
2173 [쉼터] - 1만개의 금속실과 "천수천안" 법랑화 2018-04-16 0 5221
2172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축제다운 대표 축제"가 있어야... 2018-04-16 0 5561
2171 [그것이 알고싶다] - 한자 상형문자 알아보기... 2018-04-16 0 3751
217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랑스러운 동물들... 2018-04-16 0 3501
2169 [이런저런] - 간이 큰 할매... 2018-04-16 0 3098
2168 "믿거나 말거나"의 미국 화가 - 로버트 리플리 2018-04-15 0 5339
2167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두만강떼목축제"가 있었으면... 2018-04-15 0 5591
2166 [동네방네] - 문화 + 관광 2018-04-15 0 5436
21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경찰견과 녀경찰 2018-04-15 0 5025
21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커피찌꺼기도 보배... 2018-04-15 0 3469
2163 [그것이 알고싶다] - 제2의 인생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2018-04-14 0 3659
2162 [동네방네] - 심양 "윤동주문화원" 선다... 2018-04-14 0 3430
2161 [별의별] - "제비뽑기"와 징병제도 2018-04-12 0 5462
2160 [그것이 알고싶다] - "장백산석경(石磬)"?... 2018-04-11 0 3645
21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1 0 5287
2158 [그것이 알고싶다] - 문화와 력사를 배우는 "국기"... 2018-04-11 0 5497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