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고향의 력사] - "연집"이냐... "연길"이냐...
2017년 11월 18일 21시 39분  조회:3621  추천:0  작성자: 죽림
연집강과 연길(허성운)
2017년 11월 16일 작성자: netizin-1



지금까지 연길지명을 두고 많은 국내외 학자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풀어내고 그 안에 담긴 뒷이야기를 적어왔었다. 하지만 연길지명에는 사람을 경악케 하는 섬뜩한 이미지가 음밀하게 숨겨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어로 연길을 음역하면 엔기쯔로 발음되나 훈독하면 노부요시로 발음된다. 여기서 말하는 노부요시라는 단어는 옛날에 보검을 만드는 일본장인 이름으로서 그가 만든 류몬노부요시라는 보검은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노부요시라는 언어에는 무사가 기를 칼끝에 응집시켜 그 기가 검을 타고 밖으로 뻗어 나오게 되여 예리한 칼날이라는 숨은 뜻이 배여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광복 전에 룡정에 별명이 노부요시라는 한 일본 경찰서 서장이 있었는데 늘 자신의 군도가 노부요시 보검처럼 단단하고 예리하여 대적할 적수가 없다고 자랑하며 다녔기에 그 별명이 붙여졌다. 1945년 가을 쏘련군에게 잡혔다가 구치소에서 남모래 뛰쳐나온 경찰서장은 집으로 돌아와 어린 딸을 총으로 쏴 죽인 후 주택에다가 불을 지른 후 군도로 할복하여 자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그가 놓은 불은 이튼 날에 가서야 겨우 진화되었다.
 

그럼 이런 일본 검의 섬뜩한 그림자는 어떻게 되여 연길지명에 비껴졌을까. 역사를 거슬러 연길지명을 꼼꼼히 캐고 보면 1900년 로씨아가 만주에 침입하여 중국동북지구를 짓밟고 1901년 일본을 비롯한 열강 세력이 청 정부를 압박하여 신축조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 10월 26일 청 정부가 연집강(煙集崗)에 연길청(延吉廳)을 세우면서 연길이란 지명이 등장한다. 연집(煙集)이라는 한자음의 소리를 바탕으로 연길(延吉)이라는 문자로 고치여 표기한 것이다. 그리고 연길이라는 지명이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09년 연길청을 연길부로 고치고 1912년 연길현으로 개명한 후에 여러 력사 기록에 대량으로 나타난다. 연자(延字)가 ,길자(吉字)가 ,연희(延喜)정, 연평(延平)교 등 연길의 주요 거리 다리 건축물 이름도 일본인들의 속셈에 따라 연길지명에 초점을 맞추어 표기되어 있다.
 

사실 연길의 최초의 지명을 따지고 보면 개척초기에 화전민들이 화전 밭을 일구면서 연기와 안개가 자오록이 덮여 있었다는 의미로 연집강(煙集崗)이란 땅 이름이 기원되어 있는데 그 후 사용한 연길지명과 뒤섞이면서 화전민의 력사는 운무 속에 가리어 오늘날까지도 이렇다 할 력사기록 한줄 남기지 못한 채로 세월의 비바람 속에 씻기여 사라지어 가고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예로부터 연집강 구역은 뒤로 깃대봉을 사이에 두고 두 평풍(병풍의 방언)산이 둘레를 감싸고 바람을 막아주는데다가 그 안에 경사도가 완만한 구릉지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어 그야말로 천혜의 화전적지로 손꼽힌다. 완만한 경사지를 따라 개척초기에는 땅막집들이 감자처럼 여기저기에 박혀있고 그 사이로 석인골 태암 등지에서 흘러내리는 냇물이 남계마을 부근에서 연집강을 이루며 굽이굽이 휘돌아 남으로 부르하퉁하에 흘러든다. 경사진 화전 밭은 한쪽 발을 아래로 펴 딛고 한쪽 발은 구부려 허리를 펴고 일하는 모양이 되어 일 하는데 덜 피로 할뿐만 아니라 땅의 경사도에 따라 화전 불길이 세어지거나 약하게 조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세기말 뾰죽산아래 안방마을이라는 옛 동네에는 불붙이고래 라고 부르는 지명이 있었는데 최씨 성을 가진 사람이 화전을 하다가 산불을 내여 그 불이 평풍산을 타고 타올라 몇 십리까지 불길이 번진 적이 있다고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마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화전을 할 때 습기가 있는 눅눅한 날 밤을 골라 불꾸러미를 만들어 불을 지른다. 밤바람이 산 정상에서 아래로 불기 때문에 그리고 날이 어두워야 날아오르는 불티가 보이여 불길을 공제하기가 쉽다고 한다. 불을 생솔가지로 두드려서 막는데 밭 절반 넘어 불이 내려가면 밑에서 위로 맞불을 놓아 불이 잘 타오르게 하고 두 불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저절로 불이 꺼지게 하였다.
 

연집강 구역은 화전민의 삶의 문화가 무르녹아 흐르던 곳이다. 이 지역의 숫둘고래 부싯돌밭 삼밭고래와 같은 명칭들은 지난세기까지 해도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널리 알리어졌던 땅 이름들이다.
 

그 옛날 화전민은 떠돌이 삶을 살면서 약초도 캐고 짐승도 잡았다. 이 지역 황초고래 방초고래 같은 지명은 오래전부터 사냥과 채집을 하면서 생겨난 명칭들이다. 연집강 구역은 두만강 강변과는 달리 생산된 작물을 회령 종성 온성으로 옮기는데 시간과 비용 그리고 위험이 따르기에 아예 산 여불때기(함경도 방언 비탈진 산기슭)밭 가장자리에 감자 움 같은 굴을 깊이 파서 저장하였고 겨울철에는 잡은 곰 가족을 벗겨 옷을 해 입고 곰처럼 구새 먹은 통나무 속에 들어가 잠을 자기도 하였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연무가 자오록이 뒤덮여 있는 연집강 지명에는 혹독한 세상과 맞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옛 선인들의 꺼지지 않는 삶의 불씨가 깜빡이고 빨갛게 연분홍 천지꽃이 물드는 산언저리에 안녕을 기원하던 화전민의 그 순박한 눈동자가 어리여 있다.
 

만일 석인골에 묻혀있던 돌사람이 입이 달려서 엉키고 설키여 있는 연길지명을 묻는다면 과연 어떤 답이 나올까. 하지만 석인골 있던 그 돌사람도 반세기 전에 어디론가 가뭇없이 사라지어 행적조차 묘연하니 연길지명 속에 감추어진 그 정체는 언제가야 사람들 앞에 드러날까.
 

화전민들의 파란만장한 력사가 아로새겨진 연집지명이 일제 침략자의 칼자루에 휘둘리어 연길지명으로 뜯어 고쳐지는 과정은 서글픈 우리 과거사가 숨겨져 있는것이다.

///연변일보 2017.11.8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97 [동네방네] - 35년만에 영화관 문 활짝... 2018-04-22 0 5116
219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수달 보호협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567
219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황새의 방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687
219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조사연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361
21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반달곰관리,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103
219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노루 서식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22 0 3497
219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들아, 숲은 너희들 활무대... 2018-04-22 0 4711
2190 "내가 알기로는... 지금부터"다... 2018-04-21 0 4612
2189 장벽 무너뜨리기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쉽게... 2018-04-21 0 4221
2188 "이 벽을 허무시오"... 2018-04-21 0 5208
2187 [그것이 알고싶다] - "베를린 장벽"?... 2018-04-21 0 5692
218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장벽을 허무는 "동심" 2018-04-21 0 3520
218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아기야, 무럭무럭 자라거라 2018-04-20 0 3275
2184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동물교감학교"가 있었으면... 2018-04-19 0 4462
2183 [별의별] - 돼지를 타고 다니다... 2018-04-19 0 4500
21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호랑이 통증,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137
21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멸종위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075
2180 [그것이 알고싶다] -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고릴라... 2018-04-19 0 5060
217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자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9 0 5619
2178 [그것이 알고싶다] - 뻐꾸기는 "뻐꾸기"가 아니다... 2018-04-18 0 5056
2177 [지명유래] - 로과(盧菓), 죽림(竹林) 2018-04-17 0 3620
2176 [고향소식] - "죽림이여, 너는 나의 마음속에" 2018-04-17 0 5843
2175 [그때와 추억] - 동년이 그립다... 2018-04-17 0 4753
2174 언어는 인권이며 "한글 병신체"는 도구 장치, 모독 폭거이다... 2018-04-17 0 3623
2173 [쉼터] - 1만개의 금속실과 "천수천안" 법랑화 2018-04-16 0 5265
2172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도 "축제다운 대표 축제"가 있어야... 2018-04-16 0 5603
2171 [그것이 알고싶다] - 한자 상형문자 알아보기... 2018-04-16 0 3779
217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사랑스러운 동물들... 2018-04-16 0 3555
2169 [이런저런] - 간이 큰 할매... 2018-04-16 0 3166
2168 "믿거나 말거나"의 미국 화가 - 로버트 리플리 2018-04-15 0 5400
2167 [타산지석] - 우리 연변에서도 "두만강떼목축제"가 있었으면... 2018-04-15 0 5628
2166 [동네방네] - 문화 + 관광 2018-04-15 0 5461
216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경찰견과 녀경찰 2018-04-15 0 5043
216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커피찌꺼기도 보배... 2018-04-15 0 3509
2163 [그것이 알고싶다] - 제2의 인생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2018-04-14 0 3687
2162 [동네방네] - 심양 "윤동주문화원" 선다... 2018-04-14 0 3459
2161 [별의별] - "제비뽑기"와 징병제도 2018-04-12 0 5490
2160 [그것이 알고싶다] - "장백산석경(石磬)"?... 2018-04-11 0 3677
215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4-11 0 5404
2158 [그것이 알고싶다] - 문화와 력사를 배우는 "국기"... 2018-04-11 0 5605
‹처음  이전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